만약 임찬혁이 용운 그룹에서 횡포를 부린다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업계에서 블랙 리스트에 들어갈 수도 있고 심지어는 유씨 가문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었다.모든 사람들이 싸늘하게 웃으며 임찬혁을 쳐다보았다. 사실 지금 그들에게 누가 유이의 마음을 움직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임찬혁, 운명을 받아들여. 당신은 평생 매니저님을 이길수 없을 테니까.”“현실을 똑똑히 인식해. 설령 당신이 유이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해도 매니저님 말 한 마디면 당신은 해고야. 그런데 뭘 가지고 맞서려는 거야?”“한 번 실패하면 그만큼 현명해지지. 다음 직장에선 좀 얌전하게 행동해. 상사한테 적당히 아부도 하고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직장을 옮겨도 바로 해고될 걸?”동명훈, 주우영, 왕범수 등은 모두 팔짱을 끼고 미친듯이 웃었다.“매니저님, 너무한 거 아니에요? 계속 이러시면 저도 그만두겠습니다!”임찬혁 뒤에 서 있던 양금희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서 나서서 말했다.도대체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도 유이가 임찬혁 때문에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장동해는 임찬혁의 공로를 가로챘을 뿐만 아니라, 그를 해고하려고까지 했다. 권력을 믿고 남을 괴롭히는게 분명했다.용운 그룹에 들어와서 좋은 미래가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상사를 만날 줄이야. 그녀도 더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찬혁아, 우리 같이 가자!”양금희는 사원증을 벗어 바닥에 던졌다.장해동의 얼굴은 굳어졌다. 양금희가 그의 고백을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임찬혁을 따라 같이 나가려고 하니까.남자로서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상황이었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바보를 보는 것처럼 양금희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런 행위가 매우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용운 그룹에 직원은 전혀 모자라지 않으니까.지금 이 충동적인 행동으로 양금희는 좋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확실히 누군가는 가야 하지만, 가야 할 건 우리가 아니야.”임찬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양금희의 손목을 잡았다.“가야되는 것이 당신들
“저 사람이 있으면 제가 없을 겁니다!”“제가 있으면 저 사람이 없어야 할 겁니다!”...그의 인솔하에 장해동과 동명훈의 주위에 서있던 사람들이 다같이 임찬혁을 해고하라고 소리쳤다.만약 장해동만 임찬혁이 잘못이 있다고 말한다면 위이수가 의심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함께 말한다면 가짜라도 진짜가 될 것이다.군중의 입은 쇠도 녹인다는 말과 삼인성호라는 말 처럼 여론의 중요성은 누구나 다 알았다.그러니 임찬혁은 오늘 반드시 해고될 것이다.“위 대표님, 그렇지 않습니다. 저 사람들은 모두 허튼소리를 하고 있은 거예요!”양금희가 나서서 임찬혁을 대신하여 말 하였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재빨리 사람들의 목소리에 묻혔다.장해동은 지금 철저히 마음을 놓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말을 하니 위 대표는 반드시 그를 믿게 될 것이다.위이수는 예리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본 뒤, 앞으로 두걸음 걸어가 장해동의 바로앞에 도착했다.짝!곧이어 그녀는 장해동의 뺨을 세게 때렸다. 장해동은 멍해져서 얼굴을 가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위이수를 바라보았다.위이수가 왜 자신을 때렸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나 감히 어떠한 원망도 할 수 없었다. 홀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만큼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동시에 모든 사람들의 입은 크게 벌려쟜다. 위이수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그들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설마 임찬혁 한 명을 위해 모든 사람들을 자르려는 건가?’‘아니, 그건 불가능하다. 임찬혁은 겨우 신입사원에 불과해. 위이수는 용운 그룹의 부대표로서 그럴리가 없어.’사람들은 생각이 복잡해졌다.“대표님, 왜 저를...?”장해동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협박하는 거예요? 제가 협박 따위를 당할 것 같아요?”위이수가 싸늘하게 웃었다.“사람이 많다고 절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거란 생각마요. 오기 전부터 이미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지 다 알았으니까.”"장해동 씨, 당신은 저를 너무 실망시켰어요.
모두들 넋이 나가서 서로를 쳐다보며 한참 동안 반응하지 못했다.‘어떻게 된 거야?’‘방금까지만 해도 해고될 뻔했던 임찬혁이 마케팅부의 매니저로 승진했다고?’‘그것도 회사에 온지 겨우 이틀만에 연달아 두 단계를 승진했다고?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야?’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었지만 살갗을 파고드는 통증은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설명해줬다.“찬혁아, 축하해!”양금희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임찬혁은 웃으면서 양금희가 땅에 던진 사원증를 주워 상대방의 손에 건네주었다.“말했잖아, 나가야 할 건 우리가 아니라고. 용운 그룹은 아주 좋은 회사야. 난 네가 계속 여기서 일했으면 좋겠어.”임찬혁은 이미 상사의 어투로 말했다.“금희 너는 오늘부터 2팀의 팀장을 맡아.”임찬혁은 바로 양금희를 2팀의 팀장으로 임명했다.마케팅부의 매니저로서, 마케팅부의 사람들을 좌지우지할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야? 고마워 찬혁아!”양금희는 너무 갑작스럽게 온 행운에 기분이 붕 떠서 구름 위에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진짜지. 전에 말했었잖아, 내가 팀장 자리를 그만두면 그 자리는 네 거라고.”“어차피 너는 이미 팀장의 업무 내용을 잘 알고 있으니까 나는 네가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임찬혁이 격려했다.“감사합니다, 매니저님. 반드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방금 전까지도 용운 그룹에 실망했던 양금희였지만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열정이 차올랐다.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의 임찬혁과 양금희와는 달리, 나머지 사람들은 지금 매우 난감했다.특히 장해동, 동명훈과 방금 전 집단적으로 임찬혁을 배척한 직원들의 표정은 마치 파리를 먹은 것처럼 매우 어두웠다. 지어는 곧 울 것 같았다.이수지도 깜짝 놀라서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전에 임찬혁이 면접에서 합격되는 것조차 매우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현재, 상대방은 면접에 통과했을 뿐만 아니라 팀장, 심지어는 매니저까지 되었다.“임... 매니저님! 제가
왕범수도 튀어나와 임찬혁의 아부를 하기 시작했다.“그게 무슨 소리야?”장해동의 얼굴은 지금 완전히 굳어있었다. 가장 충성스러워 보이던 두 사람이 이렇게 그의 면전에서 자신을 배신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임찬혁의 신을 닦는 것 조차 과분하다니?’상대방의 말에 그는 따귀를 맞은 것 마냥 얼굴이 화끈화끈했다.“아이고, 아직도 인정 안 하셨구나?”“유이가 무료로 용운 그룹을 위해 광고를 찍으려 한 건 모두 임 매니저님 덕분이잖아요. 그런데 그걸 자기 공로라고 하다니, 정말 뻔뻔하다니까.”주우영은 임찬혁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장해동과 맞붙었다. “나쁜 놈, 죽여버릴 거야!”장해동은 주우영 등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그도 부잣집 도련님인지라 상대의 적수가 전혀 아니었다. 그는 돌진함과 동시에 땅에 눌려 얻어맞았다.“매니저님, 이 녀석이 매니저님을 욕보여서 제가 손 봐줬습니다!”장해동을 손 봐주고 주우영은 곧바로 알랑거리며 임찬혁에게 말했다.“잘했어, 이제 꺼져도 돼!”임찬혁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네?”임찬혁이 그냥 남으라고 할 줄 알았던 주우영은 대답을 다 한 뒤, 이상함을 감지했다.‘지금 나보고 꺼지라고 한 거야?’“너가 말했잖아. 너 있으면 나 없고 나 있으면 너 없다고.”임찬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 그건 다 농담이었습니다!”주우영은 더 이상 웃지 못하고 울상을 지었다.“미안하지만, 나는 진짜로 받아들여서 말이야.”“여기 이 사람들 쫓아내요.”임찬혁은 주우영, 왕범수 그리고 그가 남아있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는 몇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매니저님,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제가 잘못 했어요!”울부짖는 소리가 지금 이 곳을 꽉 채웠다. 임찬혁의 한마디로 그들의 거취가 결정됐지만 그들은 정말 용운 그룹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용운 그룹의 직원이라고 하면 홍표 같은 거물도 공경한 태도로 대해준다. 이건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었다.하지만 이런 대우도 용운 그룹을 나가게 되면 모두 없어진
동명훈과 장해동은 한통속이므로 임찬혁은 동명훈을 회사에 남겨둘 생각이 없었다. “임찬혁 씨... 그럴 필요까진 없지 않아요?”“수지는 당신의 처제잖아요. 그리고 전 수지의 남자친구죠. 그러니까 저까지 해고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동명훈이 지금까지 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수지는 임찬혁 와이프의 사촌 여동생이다. 즉 그와도 어느정도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처제? 직접 물어봐요, 나를 형부로 삼은 적이 있나.”임찬혁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그리고 수지는 수지고, 그쪽은 그쪽이죠. 용운 그룹은 당신 같은 사람 못 받아들이니까 다른 일 찾아봐요.”임찬혁은 조금도 인정사정없이 말했다.동명훈 같은 사람은 절대 본분을 지킬 수 없다. 그러니 회사에 남기면 귀찮아질 수밖에 없었다.일말의 희망도 없는 걸 보고난 뒤, 동명훈의 얼굴에는 밝은 웃음 대신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너가 뭐 우쭐할게 있어? 그냥 운이 좋아서 위이수의 인정을 받았을 뿐이잖아. 정말 네 자신이 대단한 것 같아?”“우리 집에는 수 백억의 재산이 있어. 네가 용운 그룹에서 한평생을 일해도 벌지 못할 돈이란 말이야.”말을 마친 동명훈은 주위에 있던 경비들을 확 밀치고 화가 난 채로 떠났다.임찬혁은 경멸 어린 눈빛으로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용운 그룹 전부가 다 그의 것인데 동명훈 집의 그까짓 재산 따위가 뭐란 말인가?“당신은 너무 자신만만해요. 당신 같이 오만한 성격은 회사에 어울리지 않아. 이쯤하고 앞으로 그 성격 좀 고쳐요.”이수지는 임찬혁이 자신에게 조금의 체면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상대방을 노려본 후 몸을 돌리고 떠났다.이씨 가문은 현재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만약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파산하는 것도 한순간의 일일 것이다.그녀가 자세를 낮추고 용운 그룹에 입사한 이유도 바로 용운 그룹에서 한 자리 차지해 회사의 능력으로 이씨 가문을 기사회생 시키기 위해서였다.
용운 그룹이 세상에 나옴에 따라 위이수도 그 명성이 자자해졌다.용운 그룹의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부대표인 그녀가 대표의 대신이었다.그녀는 순식간에 해주시에서 유명한 인물로 되었으며, 모든 사람들 마음속의 비지니스 계의 여신이자 닿지 못 할 위치의 인물이 되어버렸다.하지만 임찬혁 앞에서 위이수는 매우 공손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지금 그녀에게서는 평소 대외적으로 보이던 차가운 아우라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심지어 임찬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약간 매혹적이기도 했다. 시시각각 상대방을 유혹하는 것처럼.“주인님, 이제 용운 그룹을 직접 관리하시 게요?”“이렇게 큰 그룹을 저 혼자 경영할 수는 없어요. 요며칠 정말 피곤해 죽을 뻔 했어요. 주인님, 시간 되시면 저한테 제대로 상 한 번 주세요...”위이수는 눈을 깜빡이면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겨우 이정도로 힘들어?”임찬혁은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나에게 투항할 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해? 나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한 지 며칠 만에 지금 힘들다고 칭얼 거리는 거야?”임찬혁은 흥미진진하게 위이수의 표정을 관찰했다. 상대방이 지금 보이고 있는 이런 모습은 전에 위씨 가문을 이끌던 모습과 정반대였기에 나름대로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었다.“저는 단지 주인님이 저를 관심 해주셨으면 해서 그런 걸요.”위이수는 살짝 원망 어린 눈빛으로 임찬혁을 쳐다본 뒤, 그의 뒤로 걸어가 자신의 하얀 손으로 그의 어깨를 가볍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건방져.”임찬혁은 위이수가 이렇게 대담할 줄은 몰랐다. 위이수가 이렇게 손을 대자 임찬혁은 상대방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상대방 앞에서 그는 절대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는 곧 약간 기분이 이상했다.‘너무 편한데?’“됐어, 계속해!”생각을 마친 임찬혁은 위이수가 계속 마사지를 할 수 있도록 더 편한 자세로 바꾸었다.임찬혁에게 호통을 받아 긴장했었으나 곧 계속하라는 말을 들은 위이수는 그제서야 긴장을 풀
위이수는 지금 더욱 임찬혁의 밑에 들어간 것이 자신이 했던 선택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 됐다.“넌 날 마케팅부 매니저로 승진시킨다는 임명장을 만들어. 하지만 그건 다 가림막이야. 난 또 해야 할 일이 있거든.”“진짜 매니저는 다른 사람을 시키도록 해. 양금희는 내 동창이고 능력과 인품이 모두 보장되어 있는 사람이니까 안심하고 키워도 돼.”임명장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이원훈의 입을 막기 위해서다.이원훈의 견해가 유효진과의 결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와이프의 외할아버지이기 때문에 그녀를 위해서라도 상대방의 입을 막아야 했다.하지만 이번에 해주시에 온 것은 주로 윤만성을 조사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장기간 용운 그룹에 출근할 수 없었다.“알겠습니다.”위이수는 임찬혁이 왜 그러는지 몰랐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참, 주인님, 어디 사세요?”위이수가 물었다.“그냥 익스프레스 호텔에 묵어.”임찬혁이 대답했다.“익스프레스 호텔이요?”위이수는 잠시 당황하더니 곧 황급히 황금으로 만든 카드를 꺼내 두 손으로 임찬혁에게 건네주었다.“이건 중화원 호텔의 최고급 회원카드예요. 제가 지금 거기에서 머물고 있는데, 주인님도 가서 묵으세요. 무슨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분부하시고요.”위이수는 다소 겁 먹은 어투로 말했다.용운 그룹의 대표인 임찬혁은 익스프레스 호텔에 묵는데 그의 노예인 자신은 해주시에서 가장 좋은 호텔에 묵고 있다니. 이게 어디 말이 되는 일인가?“그래.”임찬혁은 카드를 받고 주머니에 넣었다.그는 원래 이런 것들에 대해 아무런 요구가 없었다. 어릴 때부터 절약하는 것이 습관이었으니까. 그러나 위이수가 회원카드가 있는 이상 거절할 생각도 없었다.임찬혁이 더 이상 분부할 것이 없는 것을 보고 위이수는 마저 일하러 갔다.그녀가 나간 뒤, 임찬혁은 청룡에게 전화를 걸어 세계 일류의 경영팀을 준비하게 하고 되도록 빨리 해주시로 보내라고 분부했다.“안심하세요. 아주 간단한 일이니까요. 내일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해주시에 있어? 다행이다!”“나랑 내 동창이랑 내일 해주시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거든. 장소는 금봉 클럽이야. 내일 아침 일찍 가!”손이림이 기분 좋게 말했다.“그래, 알았어.”임찬혁은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금봉 클럽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왜냐하면 그곳은 홍표의 장소이기 때문이었다.해주시에 오기 전에 손이림은 그더러 하룻동안 자신의 남자친구가 돼서 자신의 절친을 만나주면 안되겠냐고 물었었다.절친도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기로 했기 때문에 그녀는 임찬혁이 자신을 도와 체면을 세워주기를 바랐다.만약 상대가 손이림이 아니었다면 그는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좀 멋있게 입어. 내 체면이 깎이지 않게”손이림은 전화 너머로 임찬혁에게 쪽 하고 뽀뽀를 한 번 날리고서야 전화를 끊었다.임찬혁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손이림 같은 수도의 명문가 아가씨가 왜 그에게 관심을 가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손이림과 유효진이 사적으로 내기를 했었다는 것을 몰랐다. 그가 경주 무도에서 랭킹 1위를 차지하면 유효진은 그를 손이림에게 넘겨야 했었다.나중에 유효진이 번복했지만 마지막에는 공평하게 경쟁하기로 약속했었다...임찬혁은 이날 오후 대표실에서 용운 그룹의 모든 상황을 파악했다.그는 그제야 위이수가 왜 힘들다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용운 그룹이 막 설립되어 각종 업무가 많았지만 모두 질서정연하게 처리된 걸 보면 그녀가 확실히 매우 고생한게 알렸다.퇴근 후 임찬혁은 용운 그룹을 떠나 중화원 호텔에 가서 체크인 했다.중화원 호텔은 해주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호텔답게 인테리어나 서비스 품질을 막론하고 모두 명주 호텔보다 몇 십배는 좋았다. 그가 위이수가 준 회원카드를 프론트에 건네주었을 때, 상대방은 매우 공손하게 그에게 모든 입주 수속을 해 주었고, 게다가 돈을 줄 필요도 없으며 앞으로 임찬혁의 모든 소비는 다 무료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위이수가 준 카드는 중화원 최고 레벨의 지존 회원 카드로, 총 5장만 발행되었다.그래서 호텔에서는 카드를 가지고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