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 역시도 임찬혁이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우승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핮 ㅣ않았다.“과찬이십니다. 용무 대회에 참석한 이유는 국고에 보선왕이라는 약재가 있다고 하여 참석했습니다. 혹시 그게 사실인가요?”임찬혁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냈다.“역시 대단한 정보력을 가졌네요. 국고에 뭐가 있는지도 미리 파악하고 오셨다니 감탄만 나오네요.”전에는 단순히 임찬혁이 꽤 괜찮은 능력을 가진 청년이라고 생각했다면 오늘 보여준 임찬혁의 모습은 거의 충격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국고는 한 번도 대외로 개방할 수 없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는 곳인데 보선왕이 강주 국고에 있다는 것을 알고 왔으니 그만큼 대단한 정보력을 가졌다는 애기였다.“잘됐네요. 제가 원하는 건 보선왕입니다.”임찬혁은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강주 국고에 보선왕이 있다는 얘기는 손이림에게서 들은 것이었다.장호민과 서성림은 앞에서 길을 안내하며 국고 안으로 들어갔다.주변을 둘러보니 수많은 금은보화와 형형색색의 그림들이 국고에 쌓여 있었다.장호민은 임찬혁을 데리고 맨 뒤쪽으로 안내했다. 안쪽으로 가자 두껍게 봉인된 투명한 항아리 하나가 보였다.“임 선생, 보선왕은 이 안에 있어요.”장호민이 말했다.바깥에서 보니 항아리 안에 아기 팔뚝만한 사이즈의 교룡 모습을 한 보선왕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그것은 사람이 접근하자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며 싸늘한 눈빛으로 침입자들을 노려보았다.“역시 보선왕 맞네요!”임찬혁이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그는 항아리를 챙기고 장호민, 서성림과 작별한 뒤 1호 별장으로 돌아와서 창고에 보선왕을 넣었다.귀한 약재였기에 다른 곳보다는 아무도 침입할 수 없는 이곳이 보관하기에 적합했다.잠시 숨을 돌리는데 유효진에게서 연락이 왔다.“어떻게 됐어요?”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줄곧 손이림과 함께 용무 대회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이 결과가 그들에게는 아주 중요했기 때문이었다.“우승했어요. 3개월 뒤에 서울로 가
유효진은 빙빙 돌려서 말했지만 사실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컸다.최근 많은 일을 겪으며 점점 임찬혁에게 마음을 주게 되었다.손이림이 이제 그의 옆에서 떠나라고 했을 때 그 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만약 물건이었다면 얼마든지 양보했을 것이다.하지만 자신의 평생 행복과 관련된 일은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임찬혁처럼 잘난 남자에게 흔들리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어?”“차라리 우리 같이 임찬혁에게 시집 가자. 어차피 넌 내 소중한 친구고 다른 여자랑 공유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손이림은 다 예상했다는 듯이 당당하게 생각을 밝혔다.“어떻게 그래?”유효진은 손이림의 대담한 발상에 기겁했다.고대도 아니고 현대에 한 남자를 두 여자가 나눠가지다니?“어차피 재벌가 사람들 겉으로는 일부일처제를 잘 지키고 있지만 실제로는 밖에 애인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임찬혁 잘났고 우리 둘 다 임찬혁 좋아하니까 우리가 옆에서 즐겁게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손이림은 말할수록 기대감에 차서 흥분한 얼굴로 떠들었다.“너 참 대담한 발상이다.”유효진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어차피 난 신경 안 써. 네가 안 괜찮다면 공정하게 경쟁하는 거지 뭐.”말을 마친 손이림은 예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아직 하찬림과 혼약이 있었고 상대는 3년 전 전국 용무 대회의 우승자였다.만약 이번에 임찬혁이 전국 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면 집안에서 하찬림과의 혼약을 파기하는데 절대 동의할 리 없었다.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경쟁하고 싶어도 그럴 자격이 없었다.잠시 후, 유효진은 명주 호텔에 축하연을 준비했다.집으로 돌아온 임찬혁은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외출 준비를 했다.오늘을 위해 유효진은 특별히 의상에 신경 썼다. 몸매를 강조하는 하얀색 드레스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라인과 굴곡진 허리라인을 더 돋보이게 했다.평소처럼 도도한 인상 대신 오늘의 유효진은 훨씬 여성스럽고 매력적이었다.손이림은 그에 비해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반대편에 앉은 유효진도 직접 새우를 발라 그의 접시에 놓아주었다.“이런 건 내가 할게요. 고마워요.”갑작스러운 환대에 임찬혁은 어색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부부사이에 감사하다는 인사는 생략해도 돼요.”유효진이 눈매를 곱게 접으며 예쁜 미소를 지었다.임찬혁은 순식간에 얼굴이 화끈거렸다.정말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는 걸까?오늘은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말이라도 해볼까?유효진과 손이림이 임찬혁에게 호감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을 때, 강주 4대 가문 수장들이 한곳에 모였다.송 회장과 온 가주, 그리고 조 회장에 위이수까지 자리했다.오랜 시간 경쟁자로 있으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임찬혁이라는 평민 청년 때문에 그들이 이렇게 모이게 될 줄은 아마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아버지, 임찬혁 그 녀석 기를 꺾어줘야 해요.”“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서 놈이 가져간 걸 빼앗아 와야 해요!”“안 그러면 사람들이 우리 4대 가문을 어떻게 보겠어요?”송시후가 똥 씹은 얼굴을 하고 분노를 토로했다.이들 중에서 상태가 가장 심각한 사람이 송시후였다. 얼굴도 얼굴이지만 손가락을 대놓고 부러뜨리던 것을 생각하면 복수를 하지 않고서는 참을 수가 없었다.“무슨 수로 복수하겠어?”송 회장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한숨을 쉬었다.“임찬혁 그 녀석 현재 강주 용무 대회 우승자야. 3개월 뒤면 강주를 대표해 전국 대회에 참석할 거라고. 이 시점에서 놈을 어떻게 건드려?”“그럼 이대로 당하고만 있자고?”온 가주가 책상을 치며 살기를 드러냈다.“송 회장, 과거의 패기는 다 어디로 갔어? 우리 4대 가문이 강주에서 활약할 때….”“쿨럭!”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 회장이 말을 잘랐다.“온 가주, 옛날 얘기는 하지 말자고.”송 회장과 조 회장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위이수는 세 사람의 표정을 조용히 관찰하고 있었다. 예전에 무슨 짓을 했길래 저렇게 긴장하는 걸까?위진그룹도 4대 가문에 속하지만 그들이 한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아
송시후의 분석을 들은 사람들의 얼굴에 다시 희열이 차올랐다.임찬혁이 아무리 대단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어도 절대 모영걸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임찬혁만 죽으면 강주는 여전히 그들의 천하가 될 것이다.“오늘부터 우리 4대 가문끼리 똘똘 뭉쳐서 연맹을 맺고 임찬혁을 상대합시다!”“유신 뷰티든 유신 그룹이든 아니면 효우 광장이든 임찬혁과 연관된 산업에는 모두 압력이 들어갈 겁니다.”송시후가 앞장서서 말했다.“송 대표 말이 맞아. 임찬혁이 요즘 잘나가긴 하지만 우리가 손을 잡으면 그놈 하나 감당하지 못하겠어?”온 가주도 동의를 표했다.“며칠 뒤에 송 회장 생일 아니었나?”“우리 파티를 열고 사람들을 초대한 뒤에 연맹을 선포하자고. 그러면 자연히 사람들은 우리 쪽으로 움직일 거고 임찬혁은 고립될 거야. 놈이 아무리 재주가 있어도 혼자서 뭘 할 수 있겠어?”조 회장도 동의를 표했다.“그런데 연맹을 맺으려면 연맹의 수장을 선발해야 하는데 송 대표가 적합한 것 같아.”온 가주가 송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임찬혁과 가장 많이 접촉한 사람이 송 대표니까. 그리고 다른 후배들에 비해서 능력이 뛰어나기도 하고.”다른 사람들도 동의를 표했다.온세훈은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위이수는 여자라서 패기가 부족하고 조천우는 리더를 맡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다.“어르신들의 믿음에 감사드립니다. 어떻게든 연맹을 잘 이끌어서 잃어버린 존엄을 찾아오겠습니다!”“다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나현풍을 신달파로 돌려보내는 일입니다.”송시후는 입가에 음산한 미소를 머금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임찬혁, 이번에는 아무리 너라도 살아남지 못할 거야!’그 시각, 명주 호텔.임찬혁의 축하 파티는 유효진과 손이림 두 여자의 미묘한 신경전 끝에 마무리되었다.날이 어두워지고 손이림과 작별한 뒤에 임찬혁은 유효진과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다치지는 않았죠?”방으로 돌아온 유효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그럼요.”다소 다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정도의 상처는 배원단을 복용한
임찬혁이 다급히 말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아니 내가 언제 안 예쁘다고 했나?’그는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당신이 제일 예쁘다고 할걸 하고 후회했다.임찬혁이 후회로 가슴을 치는 사이, 유효진은 진부한 말을 듣고도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이림이보다 내가 더 예쁜가요?”“당연하죠. 효진 씨는 강주 제일 미녀인데 어떻게 손이림이랑 둘을 같이 놓고 비교하겠어요?”임찬혁은 그제야 눈치를 챙긴 듯이 달콤한 말을 내뱉었다.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으면 느끼하다고 느꼈겠지만 어쩐지 임찬혁의 입에서 들으니 진부하지도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사랑을 하면 바보가 된다는 말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까?“흥! 그런데 조금 전에는 왜 둘 다 똑같이 예쁘다고 대답했죠? 대체 어떤 게 진심이에요?”그녀는 기분은 좋았지만 타고난 도도한 성격 때문에 절대 표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하지만 임찬혁에게는 어쩐지 그런 모습이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느껴졌다.“거짓말 아니에요. 한번 느껴볼래요?”임찬혁은 이제야 남자들이 왜 여자 앞에서 뻔뻔하게 닭살멘트를 늘어놓는지 알 것 같았다. 이게 이렇게 유용한 줄 알았으면 진작에 써먹을걸.유효진 같이 평소에 냉기를 풀풀 흘리고 다니는 여자마저 사탕발림 말에 넘어갈 줄이야.그는 더 용기를 내서 침대로 다가가서 앉은 뒤에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댔다.유효진은 기적처럼 거절하지 않고 몽롱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효진 씨, 너무 예뻐요.”완벽에 가까운 그녀의 얼굴을 지척에서 보고 있자니 임찬혁은 취할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는 끝내 고개를 숙이고 꽃잎 같은 그 입술을 입에 물었다.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지자 점점 정신이 아득해지고 온몸에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을 이불 안으로 더듬어 들어갔다.“아!”그런데 이때, 그녀가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힘껏 그의 어깨를 밀쳐버렸다.“거짓말쟁이! 전에는 가짜 DNA 감
수련에 매진하는 동시에 아이는 뭐만 보이면 파괴하는 버릇이 생겼다.정원에 있는 석산이라든가, 돌로 된 테이블과 의자 모두 아이의 손을 피해가지 못했다.아이는 화강암으로 된 단단한 테이블도 손쉽게 부술 수 있었다.임찬혁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스승님은 그에게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말했지만 연우에 비하니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연우는 어느새 내공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다.아마 지금 연우가 양운호와 붙어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작 다섯 살짜리 꼬마아이가 강주 지하세력의 두목과 비등비등한 실력을 가졌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역시 내 딸이야!’연우는 돌산을 파괴하는 것보다 임찬혁과 같이 수련하는 것을 즐겼다.두 부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임찬혁의 핸드폰이 울렸다.“임찬혁, 오늘 시간 돼?”수화기 너머로 손이림의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우에게 권법 가르치고 있는데 무슨 일이야?”“오늘 내 생일인데 같이 있어주면 안 돼?”“생일? 진작에 얘기하지 그랬어? 선물도 준비 못했는데!”임찬혁은 약간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손이림 같은 재벌가 아가씨들은 원래 생일 때면 요트에서 파티나 즐기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생일 아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선물 필요 없으니까 같이 바람이나 쐬자. 영광으로 알고 당장 튀어와!”손이림이 도도한 말투로 말했다.“알았어. 지금 어디야?”임찬혁은 황당한 웃음을 지으며 DNA 감정은 내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지금 그쪽으로 이동하는 중이니까 밖으로 나와.”“알아.”전화를 끊은 그는 연우를 가정부에게 맡기고 밖으로 나갔다.길가에 나서자 손이림의 페라리가 문 앞에 멈춰서 있었다.손이림은 차창을 내리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어디 갈 거야?”차에 오른 임찬혁이 물었다.“봉황산. 거기 풍경이 좋다고 들었어.”그렇게 손이림은 다시 시동 버튼을 누르고 임찬혁과 함께 봉황산으로 출발했다.낙엽으로 뒤덮인 봉황산은 전설에 봉황
“웅웅웅.”이내, 봉황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손이림과 임찬혁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어서, 그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멀리에서 날아온 형형색색의 드론들이 봉황산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다. 드론들은 훈련을 잘 받은 군인 부대처럼 일정한 순서에 따라 줄을 서기 시작했다. 곧, 커다란 글자가 하나둘씩 만들어져서, 하늘 상공에 가지런히 배열되있었다. [이림아, 생일 축하해. 매일매일 행복해야 해.]|“와, 너무 아름다워. 이림이라는 여자가 대체 누구지?”사람들 틈에서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많은 여학생들이 부러워하며 펄쩍펄쩍 뛰었다."저건 남자친구가 특별히 준비한 서프라이즈임이 틀림없어.”“저렇게 많은 드론에, 기술력도 상당하니 돈이 엄청 많이 들었겠지? 남자친구는 분명 재벌 2세일 거야.”“만약 누군가 나를 위해 이런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면 그 사람에게 당장 시집갈 거야.”순식간에, 봉황산의 분위기는 들끓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드론들로 이뤄진 생일축하 메시지는 한순간에 봉황산의 풍경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더 사로잡았다. 손이림의 눈에는 감동의 물결이 일렁거렸다. 그녀는 그동안 생일 때마다 많은 귀중한 선물을 받았었다. 하지만 오늘의 선물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발하고 그녀를 가장 기쁘게 한 것이었다. 그런데 누가 준비한 걸까? 혹시 임찬혁일까? 손이림은 그 사람이 임찬혁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에 임찬혁이 정말 이런 것들을 준비할 시간이 있었을까?“이림아, 생일 축하해.”그때, 임찬혁의 따뜻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시간이 촉박해서 이것밖에 준비 못했어. 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고마워 찬혁아. 너무 마음에 들어.”손이림은 감동의 눈물을 글썽이며 임찬혁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정말 임찬혁이 준비한 것일 줄은 미처 몰랐다. 두 사람의 모습에 사람들은 손이림이 오늘의 주인공임을 금세 눈치챘다.“우와, 저 여자가 손이림이라는 여잔가 봐요.
상대방의 목소리는 왠지 익숙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누군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양운호에게 이미 어머니를 보호하도록 사람을 보냈는데 왜 어머니가 잡혀갔는데도 양운호에게서는 아무 소식도 없는 걸까? 임찬혁은 의심이 들었다. 단 한 가지 가능성은, 바로 상대방의 실력이 너무 강한 나머지 양운호가 배치한 사람들을 전부 제압했다는 것뿐이었다. “고작 그깟 실력으로 날 부셔버리겠다고?”“개미 같이 천한 것이 감히 우리 하씨 가문에 덤벼들어? 오늘 네가 오든 말든 나는 너를 매장할 곳도 없이 죽게 할 거야.”그 사람은 매우 오만방자했다. 그에게는 임찬혁의 위협이 웃음거리처럼 느껴졌다. “하영림.”임찬혁은 그제서야 그 사람은 손이림을 서울에 데려가려고 강주에 온 하영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상대가 하씨 가문 사람이니 반드시 배후에 다른 사람이 숨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아무도 몰래 조용히 그의 어머니를 잡아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너 딱 기다려. 곧 갈테니까.”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산 아래로 뛰어갔다. “하영림이 아주머니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손이림도 서둘러 임찬혁을 따라갔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그녀는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했다. “그래. 난 지금 엄마를 구하러 가야 하니까 알아서 혼자 돌아가.”임찬혁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엄마는 그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엄마가 조금의 상처를 받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도 같이 갈래.”“아니. 이번 일은 아주 위험해. 네가 가면 너까지 지켜줘야 할거야.”임찬혁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내가 안 갈 이유가 없잖아. 그리고 여기는 택시를 잡기 어려워. 내가 내 차로 데려다 줄게. 난 손씨 가문 사람이야. 하영림이 간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나를 해칠 용기는 없을 거야. 내가 같이 가면 오히려 하영림한테 위협이 될지도 몰라.”손이림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임찬혁은 결국 손이림과 함께 가기로 했다. 두 사람은 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