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웅웅.”이내, 봉황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손이림과 임찬혁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어서, 그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멀리에서 날아온 형형색색의 드론들이 봉황산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다. 드론들은 훈련을 잘 받은 군인 부대처럼 일정한 순서에 따라 줄을 서기 시작했다. 곧, 커다란 글자가 하나둘씩 만들어져서, 하늘 상공에 가지런히 배열되있었다. [이림아, 생일 축하해. 매일매일 행복해야 해.]|“와, 너무 아름다워. 이림이라는 여자가 대체 누구지?”사람들 틈에서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많은 여학생들이 부러워하며 펄쩍펄쩍 뛰었다."저건 남자친구가 특별히 준비한 서프라이즈임이 틀림없어.”“저렇게 많은 드론에, 기술력도 상당하니 돈이 엄청 많이 들었겠지? 남자친구는 분명 재벌 2세일 거야.”“만약 누군가 나를 위해 이런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면 그 사람에게 당장 시집갈 거야.”순식간에, 봉황산의 분위기는 들끓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드론들로 이뤄진 생일축하 메시지는 한순간에 봉황산의 풍경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더 사로잡았다. 손이림의 눈에는 감동의 물결이 일렁거렸다. 그녀는 그동안 생일 때마다 많은 귀중한 선물을 받았었다. 하지만 오늘의 선물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발하고 그녀를 가장 기쁘게 한 것이었다. 그런데 누가 준비한 걸까? 혹시 임찬혁일까? 손이림은 그 사람이 임찬혁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에 임찬혁이 정말 이런 것들을 준비할 시간이 있었을까?“이림아, 생일 축하해.”그때, 임찬혁의 따뜻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시간이 촉박해서 이것밖에 준비 못했어. 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고마워 찬혁아. 너무 마음에 들어.”손이림은 감동의 눈물을 글썽이며 임찬혁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정말 임찬혁이 준비한 것일 줄은 미처 몰랐다. 두 사람의 모습에 사람들은 손이림이 오늘의 주인공임을 금세 눈치챘다.“우와, 저 여자가 손이림이라는 여잔가 봐요.
상대방의 목소리는 왠지 익숙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누군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양운호에게 이미 어머니를 보호하도록 사람을 보냈는데 왜 어머니가 잡혀갔는데도 양운호에게서는 아무 소식도 없는 걸까? 임찬혁은 의심이 들었다. 단 한 가지 가능성은, 바로 상대방의 실력이 너무 강한 나머지 양운호가 배치한 사람들을 전부 제압했다는 것뿐이었다. “고작 그깟 실력으로 날 부셔버리겠다고?”“개미 같이 천한 것이 감히 우리 하씨 가문에 덤벼들어? 오늘 네가 오든 말든 나는 너를 매장할 곳도 없이 죽게 할 거야.”그 사람은 매우 오만방자했다. 그에게는 임찬혁의 위협이 웃음거리처럼 느껴졌다. “하영림.”임찬혁은 그제서야 그 사람은 손이림을 서울에 데려가려고 강주에 온 하영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상대가 하씨 가문 사람이니 반드시 배후에 다른 사람이 숨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아무도 몰래 조용히 그의 어머니를 잡아가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너 딱 기다려. 곧 갈테니까.”전화를 끊자마자 그는 산 아래로 뛰어갔다. “하영림이 아주머니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손이림도 서둘러 임찬혁을 따라갔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그녀는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했다. “그래. 난 지금 엄마를 구하러 가야 하니까 알아서 혼자 돌아가.”임찬혁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엄마는 그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엄마가 조금의 상처를 받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도 같이 갈래.”“아니. 이번 일은 아주 위험해. 네가 가면 너까지 지켜줘야 할거야.”임찬혁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내가 안 갈 이유가 없잖아. 그리고 여기는 택시를 잡기 어려워. 내가 내 차로 데려다 줄게. 난 손씨 가문 사람이야. 하영림이 간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나를 해칠 용기는 없을 거야. 내가 같이 가면 오히려 하영림한테 위협이 될지도 몰라.”손이림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임찬혁은 결국 손이림과 함께 가기로 했다. 두 사람은 주차
그때, 한 남자가 이미 예리한 칼을 들고 양홍선에게 다가왔다. “네 아들이 감히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지금 네 귀부터 잘라주마.”그 사람의 얼굴에는 잔인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의 표정은 흉악하고 무서웠다. “흑.”양홍선은 너무 놀란 나머지 고개를 돌려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자신이 죽든 살든 상관없었지만, 임찬혁이 온다는 말에 절망을 느꼈다. “무서워해도 소용없으니, 순순히 운명에 따르면 돼.”남자는 양홍선의 귀를 잡고 칼로 벨 준비를 했다. 바로 이때.쾅.입구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그 두꺼운 강철 대문은 한순간에 부셔서 바닥에 쓰러졌다. 때문에 먼지가 사방에서 일어나 사람들의 시야을 가렸다. 이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영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모두가 정신을 집중하여 한껏 경계하며 대문을 바라보았다. 연기와 먼지 속에서 한 남자가 힘차게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일 뿐이다. 그의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기세는 마치 날카로운 검과 같아서, 사람들은 감히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하영림. 간이 배밖으로 나왔지? 감히 우리 엄마를 인질로 잡다니… 빨리 풀어주지 않으면 네 뼈를 부러뜨릴 거야.”임찬혁이 말했다. “하하. 네가 조금이라도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다면 내가 네게 전화하는 순간, 너는 멀리 도망쳤어야 했어. 하지만 네가 감히 이곳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이 대문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넌 이미 죽은 사람이야. 정말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긴 건지 알 수 없군.”하영림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특별히 서울에서 이름난 헌터를 데리고 왔는데, 임찬혁이 아무리 대단하도 해도 죽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흑흑.”아들이 온 것을 보고, 양홍선의 얼굴은 공포로 휩싸이고 말았다. 그녀 혼자라면 죽어도 상관없지만, 임찬혁이 이곳으로 온 이상,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녀는 죽어서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양홍선은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실력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서울에서도 상대는 흉명이 자자한 실력자였다. 그는 하씨 가문을 대신해 이렇다 저렇다 할 떳떳하지 못한 일들을 많이 처리했었다. 임찬혁이 아무리 경주에서 싸움 랭킹 1위를 차지한다 해도 철민과 싸워서 이길 승산이 없었다. “손이림, 뜻밖에도 네가 목숨을 걸고 저 천한 남자를 보호하려 들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 우리 사촌 형이 무술 랭킹 1위를 차지했어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더니, 지금 저런 가난한 녀석과 만나는 거야? 정말 어이가 없군. 오늘, 난 네가 죽더라도 하씨 가문의 명예를 지킬 거야. 철민 씨, 어서 그를 죽이세요.”하영림은 두 눈이 새빨개졌다. 그는 한껏 기고만장한 상태로 철민을 시켜 임찬혁을 죽이라고 했다. 하영림은 오늘 임찬혁이 반드시 오늘 죽는다고 생각했었다. “임찬혁, 죽어버려.”철민은 큰 소리를 지르며 칼날같은 팔을 휘두르며 임찬혁의 숨통을 쥐어왔다. “네 실력으로?”임찬혁은 주먹을 휘둘러 정제된 강철로 만들어진 철민의 손을 콱 내리쳤다. 잠시 후, 두 사람은 난투극을 벌였다. 철민은 기괴하고 아찔한 몸놀림에 음험한 수를 써서 임찬혁을 여러 번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임찬혁은 위급한 순간을 모면해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적으로 상대방의 기술을 눈치챘고, 몸놀림도 점점 더 여유로워졌다. 펑.그는 바로 철민의 허점을 찾아 그의 가슴에 주먹을 날렸다. 피식.잠시 후, 철민은 무너지고 말았다. 그의 몸에서는 선혈이 뿜어져 나오고, 얼굴에는 극한의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이런 모습에 사람들은 모두 아연실색했다. 눈 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하영림은 임찬혁의 싸움 실력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철민은 하씨 가문의 4대 최고 전력이었다. 하지만 그는 임찬혁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주먹 한 방에 중상을 입고 말았다. 손이림도 깜짝 놀랐다. 그는 임찬혁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그의 이런 패악무도한 주먹 한 방에 마치 산도 무너질 것 같은데, 임찬혁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하영림의 눈에 광기 어린 흥분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임찬혁이 이번에 반드시 철민의 주먹에 죽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부서져버려.”하지만 임찬혁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똑같이 주먹으로 내리쳤다. 어떤 화려한 기교도 없이 그저 주먹으로 내리치기만 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임찬혁이 제 자리에 우뚝 서서 조금 전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철민은 온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게다가 철처럼 단단하던 주먹은 그대로 산산이 부서져 뼈마저 가루가 된 채 바닥에 흩어져 처참한 꼴을 당했다는 것이다. “아아아악.”철민은 비명을 질렀다. 그는 마치 하나의 포탄처럼, 거꾸로 날아가 두꺼운 벽에 부딪혀버렸다. 그 바람에 벽은 와르르 무너졌고, 벽돌은 바닥에 우스스 떨어져 버렸다. 그는 벽돌 틈에서 막 기어 나왔다. 그러자 임찬혁이 이미 자신의 앞에 와 있는 것을 보고 마치 악마처럼 그를 노려보았다. “네가 말한 풍모감수단이 이 정도 위력 밖에 안 되는 거야? 내가 조금만 더 힘을 주면 네 머리는 금방 수박처럼 부서져버리고 말거야. 내 말 믿어?”“난…”임찬혁의 살의가 어린 얼굴을 보고, 철민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는 온몸을 떨고 있었는데 조금 전의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 순간, 온 장내가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술을 덜덜 떨고 있었다. 철민이 임찬혁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명성이 자자한 하씨 가문의 최고 전력이 풍모감수단을 먹어도 임찬혁의 일격에 굴복하고 말았다. 하영림도 깜짝 놀랐다. 철민은 풍모감수단을 먹은 후에도, 여전히 임찬혁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임찬혁은 겨우 스무 살 남짓이 되어 보이는데, 도대체 어떻게 내공을 수련한 거지? 이런 천부적인 재능은 그의 사촌 형인 하찬림과 비교도 전혀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손이림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임찬혁의 조금 전 그 펀치는 그녀를 숨막히
임찬혁의 실력에 양홍선을 그냥 풀어주면 더 이상 임찬혁을 협박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이번에 결판을 봐야했다. 때문에 하영림은 그의 효심에 도박을 걸었다. “하영림…”아니나 다를까, 하영림은 망설이기 시작했다. 하영림은 철민의 목숨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그는 자기 어머니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찬혁아, 안 돼.”그때, 손이림이 옆에서 소리쳤다.“만약 네가 스스로 너를 찌른다면, 너랑 아주머니 둘 다 무사하지 못할 거야. 하지만 네가 살아 있는 한, 그들은 아주머니에게 감히 손을 대지 못 해.”양홍선의 하영림의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에 양홍선이 죽으면 임찬혁은 그들 모두를 죽일 것이다. 때문에 하영림은 감히 양홍선을 건드릴 수가 없었다. “네 말이 맞아. 임찬혁이 살아 있는 한, 나는 감히 그의 어머니를 죽일 수 없어.”속마음을 들켜버린 하영림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녀를 죽일 수 없다고 해서 그녀를 다치게 할 수 없는 건 아니야. 내 인내에도 한계가 있어. 임찬혁. 내 말대로 안 하면 네 어미의 귀부터 베어버릴 거야. 그런 다음 눈알을 도려낼 거고.”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칼이 무언가에 빨려 들어간 것처럼 그의 손에 그대로 날아들었다. “하영림, 나도 바보가 아니야. 내가 전투력을 잃어도 넌 우리 어머니를 절대 풀어주지 않을 거야.”임찬혁의 눈에서는 살의가 뿜어져 나왔다. 그의 눈빛은 모두를 섬뜩하게 했다. “난 네 말대로 할 수 있어. 대신 우리 엄마부터 풀어줘.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 모두 죽여버릴 거야.”임찬혁은 손이림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의 어머니도 아마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 그럼 우리 동시에 움직이자.”하영림은 양홍선을 묶은 밧줄을 끊어 그녀를 품에 잡아당겼다. “이건 내 마지막 양보야. 네가 스스로 너를 찌른 다면 나도 네 어머니를 놓아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도 이제 더 이
손이림도 깜짝 놀랐다. 임찬혁의 친모가 양홍선인 줄 알았는데, 그에게 다른 어머니가 있다고? “미쳤어.”하영림은 깜짝 놀랐다. 그는 임찬혁의 출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다만 양홍선이 자살하려고 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었다. 그는 그녀를 죽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다시는 임찬혁을 조종할 수 없을 테니까. 하영림은 서둘러 양홍선의 배를 걷어찼다. 그러자 그녀는 머리를 한쪽 기둥에 부딪치더니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어머니.”임찬혁은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그는 한순간에 하영림 앞으로 돌진했다. 툭.하영림은 마치 기관차에 부딪힌 것처럼 콧대가 무너지고,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것같았다. 그는 순식간에 폐허 속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검에 찔려 많은 양의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 이런 격렬한 동작 때문에 그의 상처에서는 새빨간 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그러다 피가 다 말라가겠어.”“어서, 임찬혁을 공격해. 어서 죽여버려.” 하영림은 아픔을 참으며 미친 듯이 고래고래 소리쳤다. “임찬혁은 오래 못 버틸 거야. 어서 죽여.”그때,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임찬혁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철민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에게 달려갔다. “날 죽이려고? 그래, 덤벼.”임찬혁은 몇 십명의 하씨 가문의 전력들을 마주하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이 용감하게 사람들 틈으로 뛰어들었다. 툭.그는 주먹으로 상대방의 가슴을 관통하여 그의 심장을 잡아당겼다. 칙.이어서 그는 또 다른 사람을 반으로 찢어버렸다. 그는 마치 사신 마냥 한 번 손을 쓸 때마다 한 명씩 죽어갔다. 정말로 비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의 생기 또한 빠르게 사라지고, 가슴의 상처에서 출혈도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었다. 쿵.그때, 한쪽에 잠복해있던 철민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임찬혁을 향해 매섭게 발을 내디뎠다. 위험을 감지한 임찬혁이 제때에 몸을 피해 치명타는 모면했지만 그만 어깨를 명중하고 말았다. 칙.
“임찬혁. 버텨. 병원까지 데려다 줄게.”손이림은 눈물을 흘리며 임찬혁 곁으로 달려가 그를 차에 태우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힘에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임찬혁은 보기에는 말랐지만 무술을 익힌 사람이라 몸은 매우 무거웠다. 그녀는 임찬혁을 전혀 업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그만 실수로 땅에 넘어져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버텨야 해. 내가 차를 가지고 올게.”손이림은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었다. 그녀는 전에 자신이 임찬혁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가 자신의 병을 고쳐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그녀는 확실히 깨달았다. 자신이 구제불능으로 임찬혁을 사랑하게 되었음을. 그래서 그녀는 임찬혁이 영원히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웠다. 손이림은 차를 몰고 임찬혁에게로 향했다. 많은 힘을 쏟아부어서야 마침내 그를 차에 태웠다. 그리고 시체 한 구를 뛰어넘어 양홍선도 차에 싣고 시내로 질주했다. 가는 길에 그녀는 유씨 가문 산하에 있는 한서의 병원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진료를 볼 준비를 하라고 알려주었다. 그들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응급처치를 시작할 예산이었다. “임찬혁. 제발 버텨. 곧 병원에 도착할 거야.”손이림은 조수석에 있는 임찬혁을 힐끔 보고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도중에 빨간 신호등을 위반하는 바람에 몇 번이나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 목숨을 건 듯한 광기 어린 가속에 한 시간 가까이 걸리던 시간을 단축해 2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50대 쯤 되는 병원 원장 심국현은 이미 병원 고위층 의사를 데리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씨 가문이 이 병원의 배후를 책임지고 있었다. 조금 전 손이림이 직접 전화를 했을때, 말투가 급해보이는 걸로 보아 분명 아주 중요한 사람이 응급처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그도 자연스럽게 엄숙한 분위기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빨리.”“사람 좀 살려주세요.”차가 멈추자, 손이림은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의료진은 다급히 임찬혁과 양홍선을 들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