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이 짜증 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점장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점원들은 조심스럽게 '그린 판타스틱'을 포장한 후 공손하게 김예훈한테 건네주었다.그중에 예쁘게 생긴 한 점원이 김예훈을 향해 끊임없이 웡크하며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의 손을 건드렸다.그러나 김예훈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몇 분 후, 김예훈은 정교한 선물 박스를 들고 방금 그곳으로 돌아갔다.이때, 여민수, 양단아 두 사람은 선우정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하지만 선우정아는 전혀 두 사람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여씨 가문의 체면을 봐서 참고 있을 뿐이다.바로 이때, 김예훈이 걸어와서 손에 든 선물 박스를 선우정아에게 건네주며 웃었다. "내일 떠나잖아요, 작별 인사예요, 다음에 또 남해시로 놀러 와요, 언제든지 환영이니까."선우정아는 기뻤다, 김예훈이 특별히 선물을 사러 간 것은 마음속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이때, 그녀는 얼굴을 약간 붉히며 말했다. "고마워요."말하면서 그녀가 선물 박스를 열었다, 김예훈이 선물한 것이니 무엇인지 보고 싶었다."열어보지 마요," 김예훈은 웃었다, "귀중한 선물 아니에요, 그냥 기념으로 산 거니까 나중에 돌아가서 봐요."비싼 물건이니 만약 선우정아가 받으려 하지 않는다면 귀찮게 될 것이다.선우정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난 다른 사람이 주는 선물을 잘 받지 않아요, 내가 받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에요."바로 이때, 양단아가 갑자기 웃었다."선우정아, 한번 열어봐봐, 데릴사위가 너한테 무슨 선물을 했는지 궁금해." 양단아는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선물을 샀는데 나중에 돌아가서 보라고?내놓기 부끄러운 선물이니 남에게 비웃음당할까 봐 두려운 거야?선우정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내 친구가 준 선물이야, 여기서 열어보고 싶지 않은데, 나중에 또 얘기해, 우리는 볼일이 있어서 그만."말을 마치고 그녀는 떠날 준
김예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우정아조차도 단번에 100억을 꺼내 목걸이를 살 수 없을 것이다!이건 분명 훔친 거야 !어쩐지 꼭 집에 가서 선물 박스를 열어보라고 하더니, 남한테 들키는 것이 두려웠던 거지!여민수가 차갑게 웃으며 선우정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몰라봤네, 선우정아, 남자 보는 눈이 이렇게 없고서야, 도둑놈을 만나다니.""근데 그 도둑놈이 솜씨가 좋은가 봐! 고작 몇 분밖에 안 됐는데 100억짜리 물건을 훔치다니! 대단해!"선우정아의 안색이 어두워지고 차갑게 말했다. "여민수, 경고하는데 말 가려서 해.""내가 말을 함부로 했다고?" 여민수가 크게 웃었다.그리고 그가 손뼉을 치며 큰 소리로 말했다. "다들 여기 보세요! 누가 물건을 훔쳤어요! 100억짜리 목걸이를 훔쳤어요, 이런 극적인 시나리오가 또 어디 있을까요! 도망가게 놔두면 안 됩니다!"와르르-이내,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하나같이 김예훈을 향해 손가락질했다.특히 김예훈 옆에 있는 도도한 미인을 보고 많은 사람이 질투심에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돈이 없으면 연애를 하지 말지! 여자한테 도둑질해서 선물을 하다니?""점잖게 생겼는데 도둑놈일 줄이야?""대낮에 감히 도둑질을 해?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내가 보기에는 저 미인이 눈이 먼 것이야, 저런 놈을 좋다고!""..."주위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오자 김예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여민수를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여민수, 그쪽이 가난해서 사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도 당신이랑 같은 줄 알아요?""가난? 내가 가난하다고요?"여민수는 웃으면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주위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 도둑놈이 나한테 가난하다고 합니다, 다들 한번 말해봐요!"여민수는 오늘 옷차림이 캐주얼하지만 왼손 손목에는 금빛 찬란한 롤렉스 시계를 하고 있었다.순금 스타일에 그린 골드가 섞여 있다.이건 올해의 베스트 상품으로 8천만 원 가까이하는 시계다!이걸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누군가 시계를 보고 아부하듯이
주위에서 의견이 분분하자 선우정아도 미간을 찌푸렸다.이런 사람들과 골동품 시계의 가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골동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물건의 가치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이 생각을 하고 선우정아는 여민수를 보며 말했다. "여민수, 넌 여씨 가문의 사람이잖아, 설마 몰라보겠어? 예훈씨의 시계가 진짜라는 걸? 몇천억짜리 시계도 하고 다니는 사람이 고작 몇백억짜리 목걸이를 훔치겠냐고? 쓸데없이 시비 걸지 마!""몇천억?" 여민수가 비웃었다, "만약 정말 전설 속의 그 시계라면 가치가 몇천 억 맞지만, 근데 만약 가짜라면 몇만 원도 안 해!""선우정아, 너희 선우 가문은 골동품 사업으로 유명해진 집안이야, 도둑놈 하나 때문에 선우 가문의 명예에 먹칠을 해야겠어? 선우 어르신께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너..." 선우정아는 어이가 없었다, 왜 사실대로 말해도 믿지를 않는 것인지?바로 이때, 주위에서 수군대는 소리는 일파만파 커졌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백화점 직원 몇 명이 다가와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100억짜리 목걸이를 훔치다니, 이건 엄청난 일이다!바로 이때, 사람들 속에서, 한 여인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이 사람은 도둑이 아니에요!"말을 한 사람은 바로 유나였다.지나가는 자리였는데 여기서 김예훈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그녀를 보고 김예훈도 흠칫했다.유나는 오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몸매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게다가 그녀의 청순한 얼굴까지 더해져 청춘 그 자체였다."와-"유나가 나타나자, 순식간에 많은 사내의 눈길을 끌었다.여민수도 지금 이 순간, 무의식적으로 곁눈질을 몇 번 했다, 그러더니 참지 못하고 조용히 침을 삼켰다.이게 무슨 상황이지?남해시 같은 작은 도시에, 여행하러 오지 않았다면 그는 평생 오지 않을 것이다, 근데 이런 곳에 미인이 이렇게 많다고?그러나, 지금 유나의 옆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양복 차림에 금색 테두리 안경을 한 그는 분위기
양단아는 유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질투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자기 외모에 대해 그녀는 자신감이 있었다.근데 오늘 만난 이 두 여자는, 하나는 도도하고 하나는 청순하고, 외모는 말할 것도 없고 단순히 분위기만 봐도 그녀가 비교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그게 양단아를 더욱 불쾌하게 했다, 그녀가 비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결백하다고 하면 결백한 거예요? 이 목걸이는 100억짜리예요, 무슨 의미인지 알기나 해요? 당신을 팔아도 그 값이 안 나온다고요!""이 사람이 어디 100억이 있게 생겼어요? 이런 사람이 훔치지 않고서야 이런 물건을 살 수 있다고요? 꿈꾸는 거예요?"유나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치 여름에 활짝 핀 연꽃처럼 말이다. "난 김예훈 씨가 물건을 훔쳤다고 믿지 않아요, 그리고 그건 내 인격으로 장담할 수 있어요!"이 말을 듣고 양단아가 피식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인격으로 장담이요? 당신이 누구인데요? 어느 집 여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낮에 그 차림으로 누구를 꼬시려고? "이 말을 꺼내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의견이 분분했다.양단아는 유나가 그런 장사를 하는 아가씨이니 인격 따위는 없다고 비꼬는 것이었다.유나는 화를 내지 않고 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말했다. "난 인민병원의 부원장 유나라고 해요."뭐라고?이렇게 젊은 사람이, 인민병원의 부원장이라고?말을 마치자, 거의 모든 사람이 경악했다!인민병원은 남해시에서 가장 유명한 병원이다, 거기의 의사들은 의술이 좋을 뿐만 아니라 인품도 훌륭하다고 소문났다.응급센터에 유 선생님은 환자를 돕기 위해 여러 차례 자신의 월급으로 병원비를 대신 지불해줬다고 소문이 자자하다.설마 그분이 바로 이분이란 말인가?만약 그렇다면, 이분의 인품은 절대적으로 믿을 만하다.바로 이때, 사람들 속에서 한 노인이 돋보기를 들고 자세히 한 번 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유 선생님, 정말 선생님이시군요! 지난번 수술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전 벌써 죽은 목숨이였어요."유나가
"고객님!" 이내, 점장은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다음 선물 박스를 다시 잘 정리하고 예를 갖추어 말했다. "고객님, 아까는 너무 빨리 가셔서 미처 영수증을 드리지 못했습니다.""그리고, 고객님의 소비 금액이 높은 이유로 본부 쪽에서 고객님께 최고 레벨의 VIP 회원 카드를 발급해드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연락처를 남겨주시겠습니까? 앞으로 전시회나 신제품이 있으면 저희 쪽에서 특별히 연락드릴 것입니다!"뭐라고?영수증?최고 레벨의 VIP 회원?게다가 전시회 초대까지?그러니까... 이 목걸이를 정말 이 자식이 산 거라고?순식간에 사방이 고요해졌다.거의 모든 사람이 입을 크게 벌리고 놀랍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100억!돈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양단아는 멍해졌다,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말도 안 돼!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100억짜리 목걸이를! 10만 원짜리도 아니고!이때, 양단아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와서 영수증을 보았다, 그걸 확인한 그녀는 멍해졌다.영수증에 가격이 똑똑히 적혀있었다, 김예훈이 산 것이 틀림없었다.게다가 점장의 공손한 태도를 보면 절대 거짓일 수 없다.이때, 주위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다들 창피하다고 느꼈다.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여민수와 양단아를 보고 혀를 차며 손가락질했다.두 사람이 정신이 나간 거지?남이 직접 산 목걸이를 훔쳤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고?멍청한 게 설마 정신 병원에서 뛰쳐나온 인간들 아니야?그리고 저 남자, 롤렉스 시계를 하고 있다고 이리 잘난 척해도 되는 거야? 결국 남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무심하게 핸드폰 번호를 남기고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행사나 신제품이 있으면 문자로 해요, 전화하지 말고.""네, 알겠습니다, 절대 귀찮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어떤 행사든 핸드폰 번호만 제시하시면 뜻대로 다른 분을 모시고 참석할 수 있습니다." 점장은 공손하게 말했다.부자들은 성격이 각자 다
김예훈은 무의식적으로 선우정아를 쳐다보았다.선우정아는 바보가 아니다, 자연히 눈앞에 이 여자가 김예훈한테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근데 잠시 생각하더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전 괜찮아요, 이렇게 귀중한 선물도 받았는데 저녁은 뭐로 해도 좋아요."이 말을 듣고 유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선우정아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김예훈이 이렇게 비싼 물건을 정민아한테 선물했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근데 딱 봐도 시크한 이 여자는 또 누구일까?바로 이때, 유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지도교수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전화가 연결되자 맞은편에서 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나야, 강천이랑 왜 아직이야? 설마 두 사람 몰래 데이트하러 간 건 아니지?"유나와 강천 두 사람의 교수님도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기로 되어있다.그러나 두 제자가 아직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서 전화를 걸어 농담한 것이다.유나가 점잖은 강천을 힐끗 보고는 대답했다. "교수님, 농담하지 마세요, 우연히 친구를 만났을 뿐이에요, 저와 강천 선배는 곧 도착할 거예요, 그리고 친구 두명을 데리고 갈 생각인데 괜찮으시죠?""당연히 괜찮지, 이번 세미나는 친구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야, 네가 친구를 데리고 온다면 난 환영이야, 빨리 오거라." 지도교수는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유나가 신나서 전화를 끊고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선우정아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받고 그녀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예훈씨, 미안해요, 할아버지 쪽에 급한 일이 생겨서요, 얼른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식사는 다음에 해요.""데려다줄까요?" 김예훈은 조금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아니요, 할아버지 차가 이미 백화점 앞에 와있어요, 저 혼자 가도 돼요, 예훈씨는 유나씨랑 세미나에 참석해요." 선우정아가 미소를 지었다. "경기도에 오면 꼭 연락하는 거 잊지 말고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선우정아는 도도하게 하이힐을 신고
김예훈이 여기 있었다면, 지금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 사람이 바로 김리정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경기도에서 대단한 인물인 김리정은 지금 창백한 얼굴에 땀이 뚝뚝 떨어져 정교한 메이크업이 지워졌다.10m도 채 안 되는 앞에서 당복 차림에 준수해 보이는 25세 미만의 남자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그는 바둑판 위에서 검은 돌과 하얀 돌을 동시에 두었다.텅 빈 홀에서는 바둑을 두는 소리만 간간이 울렸다. 김리정은 벌벌 떨고 있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30분 후 '탁'하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한 수가 떨어지자 옥으로 된 바둑판이 깨져 감미로운 소리가 났다.'퉁'하는 소리와 함께 김리정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지만 여전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홀에서 소리가 다 사라지고 나서야 김리정은 이마를 땅에 대고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제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으니 벌을 내려주십시오!” 침대에 앉아 있던 남자는 일어나 왼손을 바라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 사람 만났어요?”“네!”김리정이 대답했다.“어땠어요?”“아주 능력이 있는 사람이에요…” 김리정은 한참을 고민하고 천천히 말했다.“능력이 있다고요? 고모한테서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경기도에서 많지 않은데…” 남자는 빙긋 웃었다. “그럼 나보다 어때요?”김리정은 식은땀이 등을 적셨다.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말했다. “개미가 어떻게 용과 비하겠습니까?”“뺨 때려요.” 남자가 담담하게 말했다.김리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스스로 “짝짝”하며 자기 따귀를 때렸다. 남자가 멈춰라 하기 전에 멈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잠시 후 남자는 김리정에게 동작을 멈추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웃으며 물었다. “존경하는 고모님, 제가 왜 따귀를 때려라고 하는지 아세요?”“모르겠습니다.” 김리정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은 여튼 우리 경기도 김씨 가문의 혈맥이고, 나 김병욱의 형인데, 그가 개미라고 하면 나도 개미라는 것이 아닙니까?”김병욱은 담담하게 말했다.“절대
김병욱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이 가득했고 눈을 가늘게 뜨고 문의 입구를 바라보았다.긴 무지 치마를 입고 화장을 하지 않았지만, 마치 그림 속 사람 같은 여자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만약 선우정아가 얼음의 여왕이라면, 그녀는 인간 세상에 없을 선녀다. 그녀를 한 번 더 보기만 해도 그녀의 카리스마에 매혹될 것이다.부들부들 떨고 있던 김리정은 더 심하게 떨고 있다.김청미다.그녀는 김씨 가문에서 다섯 째, 유일한 여성이다.그녀가 김씨 가문의 혈통이 아니라 더 무섭고 오래된 가문 출신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아무도 이 일의 진위를 모른다.김청미는 담담하게 김병욱을 보며 말했다. “그 사람의 무서움을 우리는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잖아요.” “그의 능력은 우릴 십여 년 동안 제압해 왔고, 3년 전 사람들이 계획하고 그가 안되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아마 김씨 가문에서 우리의 지위는 없없을거예요.”“이런 사람을 상대하는데, 둘째 오빠가 아직도 김예훈을 얕보다면 어렵게 쌓아온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거예요.”김병욱은 여전히 자신의 왼쪽 손바닥을 쳐다보며 손금을 자세히 응시하였다. 그는 한참 후에야 손바닥을 내려놓으며 웃는 듯 말 듯 말했다. “그럼 네가 나설 셈이냐? 그렇다면 내가 좋은 구경을 볼 수 있겠구나.”“군자는 인자해야 한다는 이치를 오빤 몰라요?” 김청미는 담담하게 말했다. “둘째 오빠 밑에 유능한 사람이 무수히 많은데, 이런 작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 봐 걱정해요?”“안타깝게도 남해시는 양성이 아니야. 비록 내가 이 판국에 가담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아직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아. 하지만 네가 좋은 수가 많으니 나를 도와준다면 내가 아주 기쁠거야.”김병욱이 웃으며 말했다.“남해시에서 하기 어려우면 김예훈을 다시 양성에 돌아가게 하면 된다는 이치를 오빠가 모른다구요?”김청미는 돌아서서 말했다.“셋째, 넷째 오빠가 모두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날 손을 댄 사람은 둘째 오빠니까…”“그 사람이 복수를 하려면 둘째 오빠가 가장 큰 타겟이에요.
남윤지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아까까지만 해도 화를 내던 주우섭은 바로 기가 죽어 뻘쭘하게 다시 자리에 가서 앉았다. 고개를 숙인 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다른 재벌 2세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남윤지는 진주 4대 명문가인 남씨 가문의 따님일 뿐만 아니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인 김현민과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남윤지를 건드리는 것은 김현민을 건드리는 것과도 같았다.이 자리에 있는 재벌 2세들은 김현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바로 겁이 나서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강서연 씨, 남윤지 씨가 오겠다는데 다 설명이 된 거 아니에요?”손다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강서연을 쳐다보았다.“괜찮으시다면 화장실 옆에 있는 테이블로 옮겨주실 수 있을까요? 잠시 후에 음료수와 맥주 같은 걸 보내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얼마든지 드릴게요.”웃을 듯 말 듯 한 손다미의 표정에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여자는 충분히 처벌받아도 마땅했다.만약 오늘 밤 강서연이 정말 남윤지라는 이름에 겁을 먹는다면 강씨 가문, 그리고 진주·밀양 용문당의 체면은 아마도 거의 다 잃게 될 것이다.강서연이 꼬리를 내릴 거로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아름다운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이다.그러고선 뒷짐을 쥔채 손다미 앞으로 걸어갔다.“매니저님, 옥루정의 매니저님이면 이곳 주인이 누군지는 알고 있겠죠?”강서연이 웃으며 물었다.그런데 손다미가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당연히 알죠. 강씨 가문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쨕!손다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서연은 바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주인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여기서 날뛰고 있다고? 개 한 마리를 방치해 뒀더니, 자기가 주인인 줄 착각하고 있나 보네.”“악!”손다미는 얼굴을 감싼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얀 얼굴에 손바닥이 닿은 곳은 메이크업이 지워져 있었다.그 외에도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와 매우 처참해 보였다.손다미는 퉁퉁 부어오른 얼
“손다미 매니저님, 어떻게 된 일이에요? 주문한 지 반 시간도 되어가는데 왜 음식이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예요? 지금 저 주우섭을 무시하는 거예요?”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주우섭이 일어나 손목에 있는 오메가 시계며 BMW 차 키를 흔들며 거만하게 말했다.“여러분, 안녕하세요.”손다미는 피식 웃을 뿐 주우섭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대신 한 바퀴 쭉 둘러보고는 강서연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여러분, 죄송해요. 방금 알게 되었는데 이 룸은 이미 예약된 룸이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여유 있는 룸도 없는데 밖에 나가서 드시면 안 될까요? 회장실 옆에 테이블 하나 추가했거든요. 제 성의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20% 할인해 드릴게요.”손다미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이미 예약된 룸이라고요?”주우섭은 바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서연이가 예약도 했고, 들어와서 앉아있는지도 언젠데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이 먼저 예약했다고 했어요? 저희보고 나가라고요? 무슨 농담을 하시는 거예요.”“그래요? 그런 일이 있었어요? 직원이 저한테 미리 말하지 않았나 봐요. 제가 잘 조치하도록 할게요.”손다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그런데 진주에서 내로라하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 룸은 웬만한 신분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들어오지 못한다는 거 아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러분은 이곳에 들어올 자격도 없는데 제가 특별히 화장실 옆에 테이블을 마련해 드린 것만 해도 여러분들의 체면을 세워준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여러분들도 예의를 좀 지켜주시기를 바랄게요.”손다미가 계속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따 귀한 분들이 오셔서 여러분들이 여전히 여기에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될지 저희도 모르는 일이에요. 저도 여러분들을 위해서 이러는 거 못 느끼겠어요?”제벌 2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어두워졌다.옥루정은 원래 진주·밀양 용문당에서 운영하던 곳으로 현재 일부 지분을 내놓았다고 해도 그중에 강씨 가문에서 30%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간단히 말해서 손다미를 포함한 직원들은
강씨 가문 따님인 강서연은 평소에 옥루정에서 소비하는 일이 드물었다.지금 친구들까지 불러온 걸 보면 허영심이 크게 만족을 얻은 모양이다.이 순간 그녀는 김예훈의 의견도 묻지 않고 태블릿 PC로 거침없이 요리를 주문했다.그러고서 친구들과 크게 웃고 떠들기 시작했다.김예훈은 그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비록 강준이 이 둘을 맺어주고 싶어 했지만 김예훈은 이 어린 계집애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그냥 온 김에 밥이라도 먹고 가려고 했다.아무 말도 없는 김예훈과 달리, 강서연과 그녀의 친구들은 자꾸만 힐끔힐끔 쳐다보았다.강준이 직접 소개해 준 남자인데 분명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남자친구들은 김예훈이 조용히 있는 것을 보고 옥루정의 스케일에 깜짝 놀란 줄 알고 하나같이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서 서로를 칭찬하기 시작했다.꽤 유명한 제벌 2세만 아니었다면 강서연과 어울릴 수도 없었다.이들은 가끔 손목에 있는 롤렉스 시계며, 오메가 시계며, BMW 차 키, 그리고 벤츠 차 키까지 꺼내 부유함을 과시했다.강서연의 여자친구들은 여기에 넘어가 하나같이 매력 발산하기 시작했다.오직 강서연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진주·밀양 용문당이 겸손하긴 해도 충분히 진주 4대 명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었다.그래서 이런 어린아이 같은 장난에 강서연은 전혀 관심도 없었다.오히려 항상 침묵을 지키고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는 김예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물론 부잣집 따님이라 김예훈이 먼저 말을 걸기 전까지 절대 먼저 다가갈 리가 없었다.시간이 일분일초 흘러 반 시간쯤 지나고, 김예훈이 보이차 한 주전자를 다 마시기까지 여전히 주문한 음식은 감감무소식이었다.이때 주우섭이라는 재벌 2세가 벌떡 일어나 문을 벌컥 얼면서 소리쳤다.“웨이터 어디 갔어! 왜 지금까지 음식이 올라오지 않는 거냐고! 문 닫고 싶어?”옥루정은 진주에서 오래된 브랜드의 술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상류 인사들은 거의 모두 이곳 주인이 사실 진주·밀양 용문당인 것을 알
남윤지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평범한 사람이 전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이 바닥에서는 재벌 2세든, 3세든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했는데 말이다.거만한 자가 때로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리면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될수도 있었다.남윤지가 감탄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그녀는 재빨리 전화를 받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강준 그 늙은 여우가 김예훈을 직접 접대하지 않았대요. 옥루정에 데려가서는 자기는 핑계를 대고 떠나고 강서연더러 접대하라고 했대요. 정말 손녀를 팔아먹을 생각인가 봐요. 아니면 정말 김예훈과 우정을 쌓으려는 생각일까요?”남윤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만약 김예훈이 강준과 친분을 쌓게 된다면 진주·밀양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이것은 김현민에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니었다.“강서연이라...”김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강준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제대로 경고해야지. 나 김현민 구역을 벗어나려면 쉽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알려줘야지. 진주·밀양은 결국엔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야. 김예훈일지라도 아무도 이 구역에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어.”...진주 옥루정. 김예훈은 메인 자리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그의 맞은편에는 보기에 스무 살도 채 안 된 소녀가 수줍게 웃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날씬한 몸매에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었다.강준이 자리에 앉자마자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떠나는 바람에 이곳에는 김예훈과 강서연뿐이다.바로 소개팅 자리였다.맞은편의 소녀가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길래 김예훈은 강준이 뭘 하려는지 바로 이해했다.그는 자기의 소중한 손녀를 김예훈에게 소개하려는 것이다.이 순간 김예훈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비록 나쁜 일은 아니었지만, 아무 이유 없는 소개팅은 결사반대였다.김예훈이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강서연은 일어나 그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도련님, 저희 할아버지께서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가셨으니 절대
남윤지는 원망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번에 김현민이 만반의 준비를 한 것도 오직 김예훈을 한 번에 짓밟아 버리기 위해서였다.강준이 장현준의 부름을 들었다는 소식에 특별히 김현민과 함께 구경하러 온 것이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장면을 볼 줄 몰랐다.항상 거만하고 기세등등하던 강준은 장무준을 도와줄 생각은커녕 오히려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남윤지, 내가 몇번을 말해. 사람이 차분해야 한다고. 그렇게 초조해할 필요가 뭐가 있어?”김현민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듯이 담담하기만 했다.“내가 이미 소식을 들었는데 전에 진주·밀양 용전 사건 때 용문당 당주님이 나타나서 김예훈의 편을 들어줬다는 거 강준이 알게 되었다고 했어. 여우 같은 성격을 봤을 때 쉽게 누구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아니야. 오늘 김예훈에게 저녁을 사는 것도 강해 보이니까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려는 의도일 것이야. 김예훈이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인 걸 알게 된 순간 지금 공손한 만큼 잔인해질지도 몰라. 사실 마리아가 한 말도 틀리지 않았어. 강씨 가문은 영국 제국 덕분에 일어난 것이 맞거든.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직접 김예훈을 죽여버릴 거야. 한편으로는 영국 제국에, 한 편으로는 용문장 집법부대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는 거지. 마지막으로 장씨 가문에도,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도 할 말이 있지 않겠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인 거지.”김현민은 확신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이때 남윤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정말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이 확실해요?”“당연히 아니지.”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용문당은 오직 용씨 가문의 용문당일 뿐, 다른 사람의 용문당이 될수 없어. 외부인을 후계자로 선택한다면 용문당 내부의 사람들이 동의하더라도 용 도련님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용문당 집법부대가 머나먼 진주까지 찾아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들이 회장님을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제 문을 닫고 개를 풀어 저를 물어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눈가를 파르르 떨던 장무준은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낮춰 말할 수밖에 없었다.“강 회장님, 오해예요. 다 저희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잊어버려서 급한 마음에 헛소리한 것뿐이에요. 부디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는...”쨕!강준은 장무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실크 손수건으로 손바닥을 닦으며 말했다.“법을 어긴 놈들을 다 끌어내. 그리고 손과 발을 다 부러뜨려.”강준은 장무준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김예훈 같은 냉혹한 사람 앞에서는 사과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용문당 당주님이 그를 이 정도로 신경 쓰는 걸 보니 어쩌면 후계자로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이참에 김예훈에게 잘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을 위해 집법부대와 맞서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김예훈을 위해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강준의 명령을 들은 건장한 용문당 제자들은 장무준을 끌고 나가 그의 손발을 부러뜨리려 했다.“강준! 넌 무준 씨를 해칠 자격이 없어!”마리아가 앞을 막으면서 영국 제국 시민권을 꺼내 자랑스럽게 말했다.“이거 잘 봐. 무준 씨는 이미 영국 제국의 사람이라고! 무준 씨를 건드리는 건 나 마리아, 그리고 영국 제국과 맞서는 거라고!”쨕!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준은 직접 나서서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년도 데려가서 손발을 부러뜨려! 아, 그리고 아까 우릴 보고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했댔지? 이참에 혀까지 잘라버려!”...한 시간 뒤, 구급차 몇 대가 동씨 가문에 도착해 장무준과 마리아를 데려갔다.이들은 최소한 병원에서 반년은 보내야 할 운명이었으며, 언제 퇴원할지는 아무도 몰랐다.추문성은 추씨 가문에 전화해
체면을 안 준다고?이 말은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친구 사이의 대화였다.그런데 이 간단한 한마디로 별장 전체가 조용해지고 말았다.장무준과 마리아 등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김예훈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알다시피 강준은 겸손한 사람이긴 해도 항상 거만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유명했다.그런데 어떻게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한테 이 정도로 공손할 수 있겠는가.진주 1인자조차, 홍성파 우두머리조차 그에게는 별로 대접받지 못하는데 말이다.장무준이 장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마리아가 영국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준을 만날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다.이 순간, 강준은 공손하게 김예훈 앞에 서서 심지어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보였다.추문성과 동하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충격일 뿐이다.김예훈이 강준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희 초면이 아닌가요?”“비록 초면이긴 하지만 용문당 당주님이 저번에 진주·밀양을 방문하셨을 때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저도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요.”강준의 진지한 표정에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용전의 일이 끝난 지가 언젠데 내내 오지도 않다가 용문당 집법부대를 건드렸다고 와? 이게 무슨 뜻이지? 집법부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 타이밍에 온 건가?’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김예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강 회장님 말씀이 맞으세요.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죠. 사실 강 회장님을 연회에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양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장무준과 마리아는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거의 욕이 나올 뻔했다.‘김예훈, 이 뻔뻔한 자식. 감히 강 회장님을 이용하려고 하다니.’방금 강준이 나타났을 때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김예훈을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두세 마디에 강준이 총구를 돌릴 줄 몰랐다.강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 회장님, 진주·밀양은
“전체 진주 상류 인사들이 전부 영국 제국에서 키우던 개라고? 그렇게나 대단해?”김예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그러면 개 한 마리 불러와서 나한테 겁줄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한 마리로 부족하면 얼마든지 불러와. 내가 무서워할 만한 사람을 불러오는 것이 좋을 거야.”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이런 사람은 내가 한 달에 열 명은 짓밟아 죽였을 거야. 시간 절약도 할 겸 한 번에 짓밟을 수 있게 전부 다 불러와.”“악!”마리아는 얼굴을 감싼 채 바닥에 널브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오늘 무조건 김예훈을 죽여버리라 다짐했다.김예훈을 죽이기 전까지 오늘 이 일은 끝나기가 어려웠다.김예훈이 전화를 걸라고 마리아에게 핸드폰을 던졌을 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멀리서 토요타 프라도 열몇 대가 갑자기 동씨 가문 별장 앞에 나란히 나타났다.차 문이 열리고, 수십 명의 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상대방이 진주·밀양 용문당 사람인 것을 확인한 순간 추문성과 동하임은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김예훈 역시 상대방을 알아보고 뒷짐을 쥔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고릴라처럼 키 크고 제복을 입은 네모난 얼굴의 노인이 차 뒷좌석에서 내렸다.그는 기운이 넘치고, 걸음걸이가 힘찬 것이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장무준은 본능적으로 예의를 갖췄다.“강 회장님!”마리아도 상대방을 확인하고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 넌 이제 끝났어!”표정이 미세하게 변한 동하임은 본능적으로 동태원을 불러오려고 했다.눈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바로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인 강준이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은 이 사람을 상대로 김예훈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똑같이 용문당 36대 회장이긴 하지만 강준은 진주·밀양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제자가 거의 8만 명에 달해 세력이 어마어마했다.홍성파, 그리고 남양파조차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다만 강준이 평소에 겸손하고 공식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