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은 멍해 있었다. 일이 너무 빨리 변화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잠시 후 그가 화를 냈다. “무슨 근거로 나한테 돈을 물어내라는 거야. 나도 이 호텔의 회원이라고. 회원카드는 내가 천만 원으로 만든 거야.” “남해호텔은 회원만 소비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어? 왜 전기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놈이 들어올 수 있어?” 송도현은 “고객님을 대신해 예약한 분은 우리 남해호텔의 최고급 고객이기 때문이에요. 이런 등급의 회원카드는 연간 10억 원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나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천만 원의 회원 카드도 큰 마음을 먹고 만든 것인데, 10억 원이 얼마람? 그의 집 모두를 합해도 10억 원이 안 된다!그는 어안이 벙벙하여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도무지 갈피를 못 잡았다. 방금 회원 자격으로 김예훈를 비꼬았지만 지금 자신이 망신을 당했다. “사장님, 방금 그 사람한테 배상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왜 갑자기 말을 바꿔요?”조운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잠시 후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 재빨리 로비 매니저의 손을 잡았다. “찰싹!”로비 매니저는 뺨을 한 대 휘둘러 조운이 무릎을 꿇게 하고 그의 얼굴을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언제 이 귀한 손님에게 돈을 배상하라고 했어?”“빨리 이놈을 끌어내!”로비 매니저는 조운이 또 함부로 말할까 봐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조운 같은 사람은 그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는 센척 하지만, 그보다 강한 사람을 만나면 찍소리도 못 낸다. 지금 이 로비 매니저가 뺨을 치니, 바로 무릎을 꿇었다. “김선생, 이 일은 어떻게 처리해야 합니까?”경비원들이 조운을 붙잡고 떠나려 하자, 송도현은 김예훈을 쳐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지시 내리기를 기다렸다. 김예훈은 조운의 약간 부어오른 얼굴을 힐끗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전기 스쿠터는 공용이니, 그 사람이 직접 회사에 연락해서 처리하게 하면 되…”
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쪽의 유나는 어리둥절했다. “김예훈씨, 방금 분명히 경비원을 시켜 당신을 때리도록 하고, 그 사람에게 돈을 물어주라고도 하고, 또 우리가 예약한 위치를 알아봐 주지도 않았는데, 왜 이 송사장님이 그녀를 승진시켜주도록 하는건가요?” 유나는 정말 궁금했다. 혹시 남해 호텔의 규칙이 이런 건가?옆에서 실실 웃던 송도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충 알아챘다. 이 로비 매니저가 사람을 깔보고, 김예훈을 도와 예약을 확인 해주지 않고, 방금 그 녀석을 도와 김예훈을 상대해 온것이다. 이 모든짓은 정말 죽음을 자처한 것이다. 송도현은 식은땀을 흘렸다. 다행히 김예훈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고 자신이 제때에 나타나서 다행이였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 그는 정말 끝장났을 것이다. 생각을 마치자, 로비 매니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얼음같이 차가웠다. “짝!”그는 로비 매니저의 따귀를 쳐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게 했다. 송도현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그녀를 발로 걷어차 바닥에 엎어뜨리고 욕을 퍼부었다. “고객님을 도와 예약을 확인하는 것은 원래 너의 직책이다! 너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님이 이런 일을 당했잖아, 오늘 그 대가를 보여주마…”그는 경비원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때려라, 그 년의 성형한 얼굴에 대고 마구 쳐라! 그리고 전 남해시에 누가 감히 이 여자를 채용하면 나 송도현이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야!” 로비 매니저는 놀라 기어가서 오열했다. “송사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송도현은 차갑게 말했다. “널 용서해 달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우리 남해호텔에서 고객님이 최우선이라고, 내 말을 귓등으로 들었어? 이제 나보고 용서해 달라고? 오늘 고객님이 아니었으면 내가 바로 너를 죽였을 거야!”로비 매니저는 멘탈이 붕괴해 무릎을 꿇고 빌었다. 김예훈에게 다가가 계속 절을 하며, “고객님, 제가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제발 저를 용서해
남해 호텔 꼭대기 층의 회전식당은 레스토랑이 있는 곳으로 남해 호텔 회원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이 예약해야 자리가 있고 보통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자리가 잡힌다. 꼭대기 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전용이고, 김예훈도 처음이었다. 이때 김예훈은 이미 송도현에게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고, 유나는 화장실로 달려가 화장을 고쳐 엘리베이터 앞에서 김예훈은 우두커니 서있었다. 바로 이때 양복을 입은 사람이 갑자기 김예훈 앞에 멈추었다. 그는 위아래로 김예훈을 훑어본 후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 “김예훈, 네 놈이 왜 여기 있어?”김예훈이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말한 사람은 정지용, 옆에는 성형한 얼굴을 가진 여인이 있었다. 김예훈도 어이가 없었다. 밥 먹으러 왔을 뿐인데, 왜 자꾸 이런 쓰레기만 만나지?김예훈이 무시하려고 했지만 정지용 옆에 있던 성형녀가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도련님, 이분이 정씨 댁에서 소문난 데릴사위죠? 데릴사위까지 남해호텔에 와서 돈을 쓸 만큼 돈이 많으신가 봐요?” 정지용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데릴사위 주제에 걔가 무슨 자격이 있겠어?”그리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 “좋아, 정민아가 회사의 재무 매니저를 맡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너를 데리고 이런 고급스러운 곳에 오다니, 걘 틀림없이 회사 돈에 손을 댄 거야! 기다려봐, 내가 반드시 할아버지께 이를 거야!” 부대표가 되고 나서 정지용이 날뛰었다. 정민아가 아무리 대단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할아버지가 가장 믿는 사람은 나잖아? 다만 김예훈이 남해 호텔에 온 것을 보고 그는 마음이 언짢았다. 김예훈은 원래 상대하기 귀찮았는데, 정지용이 이렇게 선을 넘자 콧방귀를 뀌었다. “정지용,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아니면 사람을 시켜서 널 쫓아버릴 거야.” “쫓아버리겠다고?” 정지용은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남해 호텔의 사장이라고 생각해? 우리 정씨 집안 데릴사위 주제에 이렇게 날뛰다니, 네가 또 쓸데없는 말을 하면 나는 오늘 너를 가만두지 않을
주변의 달라진 태도에 정지용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며칠 전에 하은혜와 송문영한테서 연이어 꼴을 먹고 화가 잔뜩 났었다. 오늘 오랜만에 얼굴과 몸매가 그 두 여자 같은 여신급 인물에 비할 수 있는 유나를 만났는데 그가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정지용을 올려다보면서 유나는 무덤덤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세요?” 정지용은 멀지 않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며 “꼭대기 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장 좋은 자리를 예약했는데 같이 식사해도 될까요?”라고 말했다. 유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성형녀가 바삐 앞으로 다가갔다. “정도련님, 밖에서 딴 여자 꼬시는건 눈감아드릴 수 있지만 오늘 특별히 저를 레스토랑으로 불러놓고 저를 따돌리면 어떡해요?” 정지용은 성형녀를 돌아보고는 눈앞의 귀여운 유나와 비교하며 괜히 짜증이 나 돈다발을 꺼내 내던졌다. “네가 원하는 게 이거 아니야? 돈 가지고 꺼져!”“감사합니다.” 성형녀도 화를 내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돈을 받더니 유나를 힐끗 보고 가버렸다. 워낙 정지용과 원 나잇 관계여서 돈만 벌면 그만이지 다른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유나는 “정말 죄송하지만 파트너 분하고 식사하세요. 전 선약이 있어요”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정지용은 이 말을 듣자 물었다. “누구랑요?” 유나 곁에는 그와 김예훈 두 남자만 있었다. 이때 김예훈은 정지용을 쳐다보지도 않고 유나에게 “어서 올라갑시다”고 말했다. 유나는 빙긋 웃으며 김예훈을 따라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김예훈과 유나의 다정한 모습에 정지용은 화가 치밀었다. 자신이 어렵게 여신 같은 미녀를 만났는데, 결국 또 김예훈 이 병신새끼가 초를 치다니,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그는 냉소하였다. “김예훈, 넌 와이프가 있는 사람이야, 우리 정씨네 데릴사위 주제에 딴 여자를 꼬시고 우리 민아가 준 돈으로 사람을 데리고 이런 곳에 온다니, 너 참 뻔뻔하구나?” 그러면서 유나에게 말했다. “절대 이 사람한테 속지 마세요. 우리 정
정지용은 ‘픽’ 웃었다. “김예훈, 너 정말 헛소리 잘하네. 전에는 YE 투자 회사의 대표라고 하더니 지금은 자기가 예약한 자리가 우리 정씨 집안이 참견 못한다고 하고, 네가 누군 줄 알아?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우리 정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됐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어디서 식사를 하든 너와 무슨 상관이야? 뭘 그렇게 참견을 해?” 정지용은 차갑게 말했다. “난 정씨네 부대표야. 우리 정씨네 돈으로 여자 꼬시는데 내가 참견하지 않을 수 있겠어?” 유나는 김예훈이 끊임없이 비난받는 것을 보고 말했다. “김예훈씨, 아니면 우리 다른 곳에 갈까요?” “그럴 필요없어요.” 김예훈은 더 이상 정지용과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유나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좋아, 네가 어떤 자리를 예약했는지 봐야겠어!” 이 장면을 보고 정지용도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는 김예훈이 무슨 수작을 부릴지 지켜봐야 했다. 김예훈이 정씨네 회원 카드를 쓴 걸 발견하면 현장에서 예약 취소만 하면 된다. 정지용은 이 병신새끼가 그 미녀 앞에서 어떻게 창피를 당하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 꼭대기 층의 레스토랑은 장식이나 각종 가구 등은 모두 유럽풍이고 램프가 수정으로 만들어져 아주 럭셔리하다. 김예훈도 이곳의 장식을 보고 약간 놀랐다. 어쩐지 이곳이 남해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으로 돈이 있어도 소비할 수 없다는 걸 이해했다. 유나는 어린 소녀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이 레스토랑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역시 예쁘네요. 전 여기 처음 와봐요.”김예훈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옆에서 정지용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아가씨, 이따가 식사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요. 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면, 제가 이미 자리를 준비해 놓았어요.” 그러더니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 “전 아직도 냉정한 척하는 그 사람과 달라요, 우리 정씨 집안의 덕을 보지 않았다면 평생 여기 올 기회조차 없었을 걸요?” 정지용은 김예훈이 오늘
김예훈이 유나와 VIP존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정지용의 얼굴에는 싸늘한 빛이 떠올랐다. 이 데릴사위가 감히 자기 면전에서 여자를 꼬시고, 정씨 집안의 돈을 그렇게 쓰다니, 오늘 그를 꼭 내쫓아 버릴 거야. ... 저녁을 먹고 방에서 쉬고 있던 정민아의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정지용,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둘의 사이가 좋지 않아 정지용은 좀처럼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정민아, 그 쓰레기 남편이랑 집에 있지 않았어?” 정지용의 웃는 듯 마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뜻이야?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정민아의 목소리가 싸늘했다. “원래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지. 근데 데릴사위가 정씨네 돈으로 다른 여자를 데리고 남해호텔 레스토랑의 가장 좋은 자리를 예약하고 우리 돈을 마음대로 쓰고 있는데 정씨네 부대표로서 당연히 상관이 있지.” 정지용은 간사하게 말했다. “네가 데릴사위를 어떻게 관리하든 상관 없어. 하지만 우리 회사의 재무 매니저가 된지 얼마나 됬다고 그 새끼가 우리 회사 돈을 마음대로 쓰게 놔두면 절대 널 내버려두지 않을거야!”정민아가 흠칫했다. “김예훈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거참...” 정지용은 냉소를 터뜨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흐릿한 사진 한 장이 정민아의 전화로 전송됐다. 흐릿하지만 여전히 남녀의 다정한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 의사잖아…” 정민아는 원래 김예훈과 의사 사이가 이상하다고 의심했지만, 이 사진을 보고 그녀는 한동안 마음이 복잡했다. 그녀는 자신이 김예훈에게 마음을 두지 않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터무니없이 틀렸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김예훈 그 쓰레기 같은 남자가 병원에 있을 때 그 의사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더니 둘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고? “나도 아직 그 호텔에 안 가봤어!” 정민아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퍽!”잠시 후 김예훈의 이불과 옷이 복도에 버려졌고, 정민아의 방문이 '탁' 닫혔다. 정소현은 어
임설희는 당황했다. “선배, 정말 오해예요. 예전에 친하지 않아서 그랬었지만, 최근에 선배가 아주 훌륭한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 저도 선배를 받아들이려고 노력중이에요.” “오늘 저녁에 특별히 선배랑 같이 밥 먹으러 나왔잖아요. 우리 앞으로 좋은 날이 올 거예요. 나 좀 놔주고 우리 야식 먹으러 갈래요?”임설희는 불쌍하게 보이려고 애썼다. 그녀는 여대생이 아니야, 사회에서 몇 년 뒹굴어 조운을 더 건드려 만약 그가 충동적인 행동을 한다면, 자신은 침범 당할 뿐만 아니라 죽게 될지도 몰라. 조운은 천천히 임설희에게 다가서며 “좋은 날이 올 거예요? 임설희, 너 정말 듣기 좋은 말만 하는구나! 내가 권세가 없었다면, 날 똑바로 쳐다보기라도 할 거야? 암튼 여자들의 눈에는 돈만 보이지!”임설희가 흠칫했다. “선배, 정말 오해예요. 전 선배의 진취심과 끈질김이 마음에 들어요!”“내가 이렇게 훌륭한 줄 몰랐구나. 그럼 이러자. 오늘은 내가 손해를 좀 볼 게, 그리고 내일 같이 가서 혼인 신고 하자. 내 호적에 네 이름을 올려줄게. 조운은 간사하게 웃으며 말했다.“나를 따르는 여자도 적지 않아, 하지만 모두 너처럼 예쁘지 않아…”그렇게 말하면서 조운은 이미 임설희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더니 내친김에 몸을 끌어안았다. “선배, 이러지 마세요!”임설희는 가볍게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치려고 했지만, 완전히 시트에 묶여 있어 전혀 힘을 쓸 수 없었다. 이 순간 조운은 그의 진면목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임설희가 외치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그녀의 상의를 찢어버렸다. “쾅!”바로 이때, 전동 스쿠터 한 대가 사업용 차의 앞문을 들이받았다.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스쿠터에서 뛰어내렸다. 한창 흥이 오른 조운은 흠칫하다가, 곧 화를 내면서 호통을 쳤다. “어느 새끼가 와서 내 흥을 깨?”그는 김예훈이 정씨네 데릴사위라고만 생각했다. 전에 정씨네 회원카드로 자기를 망신주었고, 지금은 전동 스쿠터를 타고 하필 이때 와서 흥을 깨는 것이 아주 거슬렸다.
임설희의 안색이 붉어졌다. 그녀는 소녀도 아닌데 어떻게 결말을 모를 수 있는가?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동안 전혀 말을 하지 못했다. “김예훈, 감히 다시 나를 건드리면, 내가 너를 감옥에 처넣을 거야!” 조운은 벌벌 떨며 일어나 김예훈을 향해 소리쳤다. 사람들이 경멸하는 데릴사위, 장모님을 도와 발 씻는 물을 뜨고 집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 사람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대다니, 그를 죽이는데 자신은 수백 가지 방법이 있다!하지만…“퍽!”다음 순간, 김예훈은 뺨을 후려갈겼고, 조운의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났다. “네가 감히 나를 때려…” 조운이 화가 치밀어올랐다. 임설희도 어리둥절했다. 김예훈이 데릴사위가 된 후 줄곧 무능하여 정씨 집안에서는 누구나 그를 괴롭힐 수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그는 정말 상남자였다…김예훈에게 맞아 얼떨떨해진 조운은 조금 진정된 후에야 침을 뱉고 핸드폰을 꺼내며 김예훈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너 담이 있으면 오늘 가지 마!”말을 마치자 그는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김예훈은 이 모습을 보고도 서두르지 않고 차에 올라타서 임설희의 밧줄을 다 풀고 차갑게 조운을 바라보았다. “사람을 부르는 거지? 그래, 오늘 여기서 기다릴게. 네가 누구를 불러올 수 있는지 봐야겠어!”한편 임설희는 긴장해서 옷을 정리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김예훈에게 말했다. “김예훈, 빨리 가자. 조운은 최근에 높은 분을 알게 되어 돈을 많이 벌게 된 것 같아. 그 분이 그를 마음에 들어해, 그를 건드리면 넌 끝장일거야.” 임설희는 걱정하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은 아무런 배경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어서 조운 같은 사람의 눈밖에 나면 안 된다. 하지만 김예훈이 더 비참하다, 데릴사위인데다 오늘 자기 때문에 이 일에 엮어들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괜찮아, 넌 내 짝꿍인데 내가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지켜볼 수 있겠어? 그리고 이 일은 내가 해결할 수 있어.” 김예훈이 다리를 꼬고 말했다. 네가 해결한다고? 임설
남윤지는 원망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번에 김현민이 만반의 준비를 한 것도 오직 김예훈을 한 번에 짓밟아 버리기 위해서였다.강준이 장현준의 부름을 들었다는 소식에 특별히 김현민과 함께 구경하러 온 것이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장면을 볼 줄 몰랐다.항상 거만하고 기세등등하던 강준은 장무준을 도와줄 생각은커녕 오히려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남윤지, 내가 몇번을 말해. 사람이 차분해야 한다고. 그렇게 초조해할 필요가 뭐가 있어?”김현민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듯이 담담하기만 했다.“내가 이미 소식을 들었는데 전에 진주·밀양 용전 사건 때 용문당 당주님이 나타나서 김예훈의 편을 들어줬다는 거 강준이 알게 되었다고 했어. 여우 같은 성격을 봤을 때 쉽게 누구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아니야. 오늘 김예훈에게 저녁을 사는 것도 강해 보이니까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려는 의도일 것이야. 김예훈이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인 걸 알게 된 순간 지금 공손한 만큼 잔인해질지도 몰라. 사실 마리아가 한 말도 틀리지 않았어. 강씨 가문은 영국 제국 덕분에 일어난 것이 맞거든.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직접 김예훈을 죽여버릴 거야. 한편으로는 영국 제국에, 한 편으로는 용문장 집법부대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는 거지. 마지막으로 장씨 가문에도,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도 할 말이 있지 않겠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인 거지.”김현민은 확신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이때 남윤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정말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이 확실해요?”“당연히 아니지.”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용문당은 오직 용씨 가문의 용문당일 뿐, 다른 사람의 용문당이 될수 없어. 외부인을 후계자로 선택한다면 용문당 내부의 사람들이 동의하더라도 용 도련님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용문당 집법부대가 머나먼 진주까지 찾아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들이 회장님을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제 문을 닫고 개를 풀어 저를 물어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눈가를 파르르 떨던 장무준은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낮춰 말할 수밖에 없었다.“강 회장님, 오해예요. 다 저희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잊어버려서 급한 마음에 헛소리한 것뿐이에요. 부디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는...”쨕!강준은 장무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실크 손수건으로 손바닥을 닦으며 말했다.“법을 어긴 놈들을 다 끌어내. 그리고 손과 발을 다 부러뜨려.”강준은 장무준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김예훈 같은 냉혹한 사람 앞에서는 사과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용문당 당주님이 그를 이 정도로 신경 쓰는 걸 보니 어쩌면 후계자로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이참에 김예훈에게 잘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을 위해 집법부대와 맞서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김예훈을 위해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강준의 명령을 들은 건장한 용문당 제자들은 장무준을 끌고 나가 그의 손발을 부러뜨리려 했다.“강준! 넌 무준 씨를 해칠 자격이 없어!”마리아가 앞을 막으면서 영국 제국 시민권을 꺼내 자랑스럽게 말했다.“이거 잘 봐. 무준 씨는 이미 영국 제국의 사람이라고! 무준 씨를 건드리는 건 나 마리아, 그리고 영국 제국과 맞서는 거라고!”쨕!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준은 직접 나서서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년도 데려가서 손발을 부러뜨려! 아, 그리고 아까 우릴 보고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했댔지? 이참에 혀까지 잘라버려!”...한 시간 뒤, 구급차 몇 대가 동씨 가문에 도착해 장무준과 마리아를 데려갔다.이들은 최소한 병원에서 반년은 보내야 할 운명이었으며, 언제 퇴원할지는 아무도 몰랐다.추문성은 추씨 가문에 전화해
체면을 안 준다고?이 말은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친구 사이의 대화였다.그런데 이 간단한 한마디로 별장 전체가 조용해지고 말았다.장무준과 마리아 등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김예훈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알다시피 강준은 겸손한 사람이긴 해도 항상 거만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유명했다.그런데 어떻게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한테 이 정도로 공손할 수 있겠는가.진주 1인자조차, 홍성파 우두머리조차 그에게는 별로 대접받지 못하는데 말이다.장무준이 장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마리아가 영국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준을 만날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다.이 순간, 강준은 공손하게 김예훈 앞에 서서 심지어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보였다.추문성과 동하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충격일 뿐이다.김예훈이 강준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희 초면이 아닌가요?”“비록 초면이긴 하지만 용문당 당주님이 저번에 진주·밀양을 방문하셨을 때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저도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요.”강준의 진지한 표정에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용전의 일이 끝난 지가 언젠데 내내 오지도 않다가 용문당 집법부대를 건드렸다고 와? 이게 무슨 뜻이지? 집법부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 타이밍에 온 건가?’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김예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강 회장님 말씀이 맞으세요.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죠. 사실 강 회장님을 연회에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양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장무준과 마리아는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거의 욕이 나올 뻔했다.‘김예훈, 이 뻔뻔한 자식. 감히 강 회장님을 이용하려고 하다니.’방금 강준이 나타났을 때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김예훈을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두세 마디에 강준이 총구를 돌릴 줄 몰랐다.강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 회장님, 진주·밀양은
“전체 진주 상류 인사들이 전부 영국 제국에서 키우던 개라고? 그렇게나 대단해?”김예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그러면 개 한 마리 불러와서 나한테 겁줄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한 마리로 부족하면 얼마든지 불러와. 내가 무서워할 만한 사람을 불러오는 것이 좋을 거야.”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이런 사람은 내가 한 달에 열 명은 짓밟아 죽였을 거야. 시간 절약도 할 겸 한 번에 짓밟을 수 있게 전부 다 불러와.”“악!”마리아는 얼굴을 감싼 채 바닥에 널브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오늘 무조건 김예훈을 죽여버리라 다짐했다.김예훈을 죽이기 전까지 오늘 이 일은 끝나기가 어려웠다.김예훈이 전화를 걸라고 마리아에게 핸드폰을 던졌을 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멀리서 토요타 프라도 열몇 대가 갑자기 동씨 가문 별장 앞에 나란히 나타났다.차 문이 열리고, 수십 명의 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상대방이 진주·밀양 용문당 사람인 것을 확인한 순간 추문성과 동하임은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김예훈 역시 상대방을 알아보고 뒷짐을 쥔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고릴라처럼 키 크고 제복을 입은 네모난 얼굴의 노인이 차 뒷좌석에서 내렸다.그는 기운이 넘치고, 걸음걸이가 힘찬 것이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장무준은 본능적으로 예의를 갖췄다.“강 회장님!”마리아도 상대방을 확인하고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 넌 이제 끝났어!”표정이 미세하게 변한 동하임은 본능적으로 동태원을 불러오려고 했다.눈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바로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인 강준이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은 이 사람을 상대로 김예훈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똑같이 용문당 36대 회장이긴 하지만 강준은 진주·밀양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제자가 거의 8만 명에 달해 세력이 어마어마했다.홍성파, 그리고 남양파조차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다만 강준이 평소에 겸손하고 공식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마리아도 반응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난 영국 귀족이야. 네가 내 물건을 훔쳤다고 하면 훔친 거지. 넌 변명할 자격도 없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면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된 거네?”“이성적으로 말하라고?”장무준은 여전히 경멸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우리랑 이성적으로 말할 자격이 있기나 하고? 우리 마리아가 네가 도둑이라고 하면 도둑인 거지. 오늘 내로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이때 장무준의 손짓 하나에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건들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그래. 어차피 너희들도 도리를 안 따지겠다는데 나도 따질 필요가 없는거지. 안 그래?”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까짓 게?”장무준은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왜? 나를 때리기라도 하게? 내 몸에 손대는 순간 너희 온 가족을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은 아무렇지않게 한 걸음 다가가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악!”장무준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처참한 모습으로 대여섯 명의 보디가드를 넘어뜨렸다.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된다고 다시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큰소리쳤다.“이런 제기랄! 감히 나를 때려? 너...”쨕!김예훈은 또 손을 들어 장무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이때 옆에 있던 마리아가 분노했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자기야를 때려? 넌 이제 죽었어. 국제 사건으로 외국 언론에 폭로해 버릴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쨕!김예훈은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 바닥에 눕히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시끄러워.”“이런 제기랄!”이때 한 무리의 외국 보디가드들이 소리치며 달려왔다.하지만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뺨도 때리고 발로도 차서 한 명씩 날려 보냈다.눈깜짝할 사이, 외국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바닥에 쓰러져 앓는 소리를 냈다.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장무준과 마리아는 아무리 사람을 많이 데려와봤자 김예훈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저마다 보잘것없는 상대일 뿐이다.장무준은 저 멀리
“언제부터 추씨 가문에서 장씨 가문의 일에 간섭했다고 그래. 어울린다고 생각해?”분노한 장무준은 거만한 표정으로 추문성에게 삿대질했다.추문성이 발끈하려고 하는 순간, 동하임이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장무준, 다시 한번 말하는데 김예훈 도련님은 너의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그리고 총사령관님의 칼은 도련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아무런 의미도 없다고?”마리아는 콧방귀를 뀌었다.“1조 원을 들여서까지 나랑 경쟁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의미 없다고 하는 거야? 반드시 얻으려는 것 같은데? 그리고 진주에서 나랑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은 김예훈밖에 없다고. 가슴만 컸지, 머리는 텅 빈 너 같은 대한민국 여자는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 한마디라도 더하는 순간 국제 경찰에 같이 잡힐 줄 알아.”동하임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녀는 이 일이 커져서 김예훈이 결국 다시 오륜 사찰과 맞붙게 될까 걱정이었다.그리고 장씨 가문과의 옛정을 생각해서 장무준이 김예훈에게 짓밟히는 모습도 보고싶지 않았다.그런데 진신 어린 충고를 했다가 뺨 맞은 것도 모자라 무차별적으로 모욕까지 당할 줄 몰랐다.동하임은 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동하임이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고 마리아는 더욱더 의기양양해하면서 김예훈에게 삿대질했다.“김예훈, 너 그러고도 남자야? 남자구실은 하냐고. 설마 책임감이라곤 없는 사람이었어? 대한민국에 먹칠하지 말고 얼른 내 물건 내놔! 내가 말해주는데, 오늘 내로 물건 내놓지 않으면 내일 바로 국제 경찰이 찾아올 거야. 그때되면 대한민국은 너 때문에 망할 줄 알아.”마리아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국제경찰 앞에서는 예수님이 오셔도 너를 구하지 못해.”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정말 내가 훔친 거라고 확신한다면 국제 경찰을 불러보든지. 다 같이 천천히 조사해 보자고. 어떻게 조사하든 상관없어. 이 과정에서 내가 훔쳤다는 증거를 찾으면 2조 원을 배상할게. 그리고 이 두 손까지 잘라서 너
별장 앞에는 마리아와 장무준 외로 동하임과 추문성도 있었다.이 두 사람이 나서서 막지 않았다면 살기가 가득한 외국인들이 진작에 동씨 가문을 쳐들어가서 난리 쳤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씨 가문의 몇몇 경호원들은 얼굴도 얻어맞고, 발에 차여 넘어져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뭐하는 거야.”김예훈이 걸어 나와 무표정으로 말했다.“누가 경호원을 때렸어?”“내가 때렸다. 왜!”양복을 입은 장무준은 씩씩거리면서 김예훈을 노려보고 있었다.“김예훈, 드디어 나타났구나! 어젯밤 낙찰받지 못해 도둑질까지 해? 너 같은 인간은 정말 비겁하고 천박해! 어떻게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칵! 퉤! 너는 인간도 아니야. 너 같은 사람을 볼 때마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창피해.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 난 내 피를 모두 뽑아내고 외국인 피로 바꿔버리고 싶어. 그렇게라도 너와의 관계를 끊고 싶다고!”장무준은 이를 갈고 있었다. 그에게는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모욕처럼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짐승보다도 못한 그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김예훈, 당장 총사령관님의 칼을 내놔! 아니면 총으로 쏴버릴 거야. 너를 죽이고 직접 찾으면 되지.”마리아 역시 자존심을 세우며 말했다.“빨리 물건 내놔. 아니면 외교 사건으로 국제 경찰까지 불러올 거야.”“장무준! 마리아! 함부로 말하지 마!”동하임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는 시즌 호텔을 떠나 바로 동씨 가문으로 왔다고. 너희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계속 헛소리할 거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버릴 거야.”쨕!김예훈의 편을 들어주는 동하임의 모습에 장무준은 화가 나서 그녀의 뺨을 때렸다.“이 년이. 어디서 감히 편을 들어줘. 여긴 네가 말할 곳이 아니야. 아직 동씨 가문에 따지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감히 내 앞에서 떠들어! 죽고 싶어?”동하임이 본격적으로 반격하려 했지만 외국인 보디가드가 손목을 꽉 잡는 바람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동하임 얼굴에
동하임은 애정이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가끔은 한발 물러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감정을 드러내면 결국 자신만 해칠 뿐이라고요. 심지어 오늘 저녁의 일은 오륜 사찰에 사과해야 한다고 봐요. 멀지 않아 곧 다시 저희 체면을 되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김예훈은 그저 웃으면서 쓰디쓴 차를 한 모금 마셨다.띵.바로 이때, 동태원은 핸드폰이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전화를 받았다.그런데 잠시 후, 표정이 심각해지는 것이다.“장무준과 마리아가 낙찰받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장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난당했다고?”김예훈 역시 보복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는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마리아는 돈을 내자마자 장무준과 함께 경매장을 떠났다.그런데 시즌 호텔을 벗어난 지 1킬로미터도 안 되는 십자 거리에서 갑자기 열 몇 명의 마스크를 쓰고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올 줄 몰랐다.이들은 마리아와 장무준의 보디가드를 쉽게 제압한 것도 모자라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서야 멋지게 떠났다.경찰은 신고받고 CCTV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마침 고장 나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당연히 누가 범인인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전 재산을 털어 총사령관의 칼을 낙찰받은 마리아는 현장에서 피를 토해내면서 기절한 바람에 응급실까지 긴급 호송되었다고 했다.김예훈은 깨 고소한 기분이긴 해도 과연 누가 진주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비록 총사령관의 칼이 매우 높은 수집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때문에 영국과 진주 장씨 가문을 건드리는 것은 별로 가치 없는 일이었다.이 일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김예훈은 약식을 먹은 후에 쉬기로 했다.하지만 동태원은 김예훈이 오륜 사찰을 건드린 관계로 시즌 호텔에 있기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설득 끝에 김예훈을 동씨 가문의 별장으로 초대하게 되었다.김예훈은 그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바다와 가까운 방에서 휴식하기로 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스위트룸보다 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