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호텔 꼭대기 층의 회전식당은 레스토랑이 있는 곳으로 남해 호텔 회원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이 예약해야 자리가 있고 보통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자리가 잡힌다. 꼭대기 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전용이고, 김예훈도 처음이었다. 이때 김예훈은 이미 송도현에게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고 했고, 유나는 화장실로 달려가 화장을 고쳐 엘리베이터 앞에서 김예훈은 우두커니 서있었다. 바로 이때 양복을 입은 사람이 갑자기 김예훈 앞에 멈추었다. 그는 위아래로 김예훈을 훑어본 후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 “김예훈, 네 놈이 왜 여기 있어?”김예훈이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말한 사람은 정지용, 옆에는 성형한 얼굴을 가진 여인이 있었다. 김예훈도 어이가 없었다. 밥 먹으러 왔을 뿐인데, 왜 자꾸 이런 쓰레기만 만나지?김예훈이 무시하려고 했지만 정지용 옆에 있던 성형녀가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도련님, 이분이 정씨 댁에서 소문난 데릴사위죠? 데릴사위까지 남해호텔에 와서 돈을 쓸 만큼 돈이 많으신가 봐요?” 정지용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데릴사위 주제에 걔가 무슨 자격이 있겠어?”그리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 “좋아, 정민아가 회사의 재무 매니저를 맡은 지 얼마 안 됐는데, 너를 데리고 이런 고급스러운 곳에 오다니, 걘 틀림없이 회사 돈에 손을 댄 거야! 기다려봐, 내가 반드시 할아버지께 이를 거야!” 부대표가 되고 나서 정지용이 날뛰었다. 정민아가 아무리 대단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할아버지가 가장 믿는 사람은 나잖아? 다만 김예훈이 남해 호텔에 온 것을 보고 그는 마음이 언짢았다. 김예훈은 원래 상대하기 귀찮았는데, 정지용이 이렇게 선을 넘자 콧방귀를 뀌었다. “정지용,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아니면 사람을 시켜서 널 쫓아버릴 거야.” “쫓아버리겠다고?” 정지용은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누구인 줄 알아? 남해 호텔의 사장이라고 생각해? 우리 정씨 집안 데릴사위 주제에 이렇게 날뛰다니, 네가 또 쓸데없는 말을 하면 나는 오늘 너를 가만두지 않을
주변의 달라진 태도에 정지용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며칠 전에 하은혜와 송문영한테서 연이어 꼴을 먹고 화가 잔뜩 났었다. 오늘 오랜만에 얼굴과 몸매가 그 두 여자 같은 여신급 인물에 비할 수 있는 유나를 만났는데 그가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정지용을 올려다보면서 유나는 무덤덤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세요?” 정지용은 멀지 않은 전용 엘리베이터를 가리키며 “꼭대기 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장 좋은 자리를 예약했는데 같이 식사해도 될까요?”라고 말했다. 유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성형녀가 바삐 앞으로 다가갔다. “정도련님, 밖에서 딴 여자 꼬시는건 눈감아드릴 수 있지만 오늘 특별히 저를 레스토랑으로 불러놓고 저를 따돌리면 어떡해요?” 정지용은 성형녀를 돌아보고는 눈앞의 귀여운 유나와 비교하며 괜히 짜증이 나 돈다발을 꺼내 내던졌다. “네가 원하는 게 이거 아니야? 돈 가지고 꺼져!”“감사합니다.” 성형녀도 화를 내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돈을 받더니 유나를 힐끗 보고 가버렸다. 워낙 정지용과 원 나잇 관계여서 돈만 벌면 그만이지 다른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유나는 “정말 죄송하지만 파트너 분하고 식사하세요. 전 선약이 있어요”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정지용은 이 말을 듣자 물었다. “누구랑요?” 유나 곁에는 그와 김예훈 두 남자만 있었다. 이때 김예훈은 정지용을 쳐다보지도 않고 유나에게 “어서 올라갑시다”고 말했다. 유나는 빙긋 웃으며 김예훈을 따라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김예훈과 유나의 다정한 모습에 정지용은 화가 치밀었다. 자신이 어렵게 여신 같은 미녀를 만났는데, 결국 또 김예훈 이 병신새끼가 초를 치다니,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그는 냉소하였다. “김예훈, 넌 와이프가 있는 사람이야, 우리 정씨네 데릴사위 주제에 딴 여자를 꼬시고 우리 민아가 준 돈으로 사람을 데리고 이런 곳에 온다니, 너 참 뻔뻔하구나?” 그러면서 유나에게 말했다. “절대 이 사람한테 속지 마세요. 우리 정
정지용은 ‘픽’ 웃었다. “김예훈, 너 정말 헛소리 잘하네. 전에는 YE 투자 회사의 대표라고 하더니 지금은 자기가 예약한 자리가 우리 정씨 집안이 참견 못한다고 하고, 네가 누군 줄 알아? 그렇게 대단하다면 왜 우리 정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됐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어디서 식사를 하든 너와 무슨 상관이야? 뭘 그렇게 참견을 해?” 정지용은 차갑게 말했다. “난 정씨네 부대표야. 우리 정씨네 돈으로 여자 꼬시는데 내가 참견하지 않을 수 있겠어?” 유나는 김예훈이 끊임없이 비난받는 것을 보고 말했다. “김예훈씨, 아니면 우리 다른 곳에 갈까요?” “그럴 필요없어요.” 김예훈은 더 이상 정지용과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유나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좋아, 네가 어떤 자리를 예약했는지 봐야겠어!” 이 장면을 보고 정지용도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는 김예훈이 무슨 수작을 부릴지 지켜봐야 했다. 김예훈이 정씨네 회원 카드를 쓴 걸 발견하면 현장에서 예약 취소만 하면 된다. 정지용은 이 병신새끼가 그 미녀 앞에서 어떻게 창피를 당하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 꼭대기 층의 레스토랑은 장식이나 각종 가구 등은 모두 유럽풍이고 램프가 수정으로 만들어져 아주 럭셔리하다. 김예훈도 이곳의 장식을 보고 약간 놀랐다. 어쩐지 이곳이 남해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으로 돈이 있어도 소비할 수 없다는 걸 이해했다. 유나는 어린 소녀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이 레스토랑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역시 예쁘네요. 전 여기 처음 와봐요.”김예훈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옆에서 정지용이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아가씨, 이따가 식사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요. 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면, 제가 이미 자리를 준비해 놓았어요.” 그러더니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며 비꼬았다. “전 아직도 냉정한 척하는 그 사람과 달라요, 우리 정씨 집안의 덕을 보지 않았다면 평생 여기 올 기회조차 없었을 걸요?” 정지용은 김예훈이 오늘
김예훈이 유나와 VIP존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정지용의 얼굴에는 싸늘한 빛이 떠올랐다. 이 데릴사위가 감히 자기 면전에서 여자를 꼬시고, 정씨 집안의 돈을 그렇게 쓰다니, 오늘 그를 꼭 내쫓아 버릴 거야. ... 저녁을 먹고 방에서 쉬고 있던 정민아의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정지용,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둘의 사이가 좋지 않아 정지용은 좀처럼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정민아, 그 쓰레기 남편이랑 집에 있지 않았어?” 정지용의 웃는 듯 마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뜻이야?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정민아의 목소리가 싸늘했다. “원래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지. 근데 데릴사위가 정씨네 돈으로 다른 여자를 데리고 남해호텔 레스토랑의 가장 좋은 자리를 예약하고 우리 돈을 마음대로 쓰고 있는데 정씨네 부대표로서 당연히 상관이 있지.” 정지용은 간사하게 말했다. “네가 데릴사위를 어떻게 관리하든 상관 없어. 하지만 우리 회사의 재무 매니저가 된지 얼마나 됬다고 그 새끼가 우리 회사 돈을 마음대로 쓰게 놔두면 절대 널 내버려두지 않을거야!”정민아가 흠칫했다. “김예훈은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거참...” 정지용은 냉소를 터뜨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흐릿한 사진 한 장이 정민아의 전화로 전송됐다. 흐릿하지만 여전히 남녀의 다정한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 의사잖아…” 정민아는 원래 김예훈과 의사 사이가 이상하다고 의심했지만, 이 사진을 보고 그녀는 한동안 마음이 복잡했다. 그녀는 자신이 김예훈에게 마음을 두지 않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터무니없이 틀렸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김예훈 그 쓰레기 같은 남자가 병원에 있을 때 그 의사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더니 둘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고? “나도 아직 그 호텔에 안 가봤어!” 정민아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퍽!”잠시 후 김예훈의 이불과 옷이 복도에 버려졌고, 정민아의 방문이 '탁' 닫혔다. 정소현은 어
임설희는 당황했다. “선배, 정말 오해예요. 예전에 친하지 않아서 그랬었지만, 최근에 선배가 아주 훌륭한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되 저도 선배를 받아들이려고 노력중이에요.” “오늘 저녁에 특별히 선배랑 같이 밥 먹으러 나왔잖아요. 우리 앞으로 좋은 날이 올 거예요. 나 좀 놔주고 우리 야식 먹으러 갈래요?”임설희는 불쌍하게 보이려고 애썼다. 그녀는 여대생이 아니야, 사회에서 몇 년 뒹굴어 조운을 더 건드려 만약 그가 충동적인 행동을 한다면, 자신은 침범 당할 뿐만 아니라 죽게 될지도 몰라. 조운은 천천히 임설희에게 다가서며 “좋은 날이 올 거예요? 임설희, 너 정말 듣기 좋은 말만 하는구나! 내가 권세가 없었다면, 날 똑바로 쳐다보기라도 할 거야? 암튼 여자들의 눈에는 돈만 보이지!”임설희가 흠칫했다. “선배, 정말 오해예요. 전 선배의 진취심과 끈질김이 마음에 들어요!”“내가 이렇게 훌륭한 줄 몰랐구나. 그럼 이러자. 오늘은 내가 손해를 좀 볼 게, 그리고 내일 같이 가서 혼인 신고 하자. 내 호적에 네 이름을 올려줄게. 조운은 간사하게 웃으며 말했다.“나를 따르는 여자도 적지 않아, 하지만 모두 너처럼 예쁘지 않아…”그렇게 말하면서 조운은 이미 임설희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더니 내친김에 몸을 끌어안았다. “선배, 이러지 마세요!”임설희는 가볍게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치려고 했지만, 완전히 시트에 묶여 있어 전혀 힘을 쓸 수 없었다. 이 순간 조운은 그의 진면목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임설희가 외치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그녀의 상의를 찢어버렸다. “쾅!”바로 이때, 전동 스쿠터 한 대가 사업용 차의 앞문을 들이받았다. 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스쿠터에서 뛰어내렸다. 한창 흥이 오른 조운은 흠칫하다가, 곧 화를 내면서 호통을 쳤다. “어느 새끼가 와서 내 흥을 깨?”그는 김예훈이 정씨네 데릴사위라고만 생각했다. 전에 정씨네 회원카드로 자기를 망신주었고, 지금은 전동 스쿠터를 타고 하필 이때 와서 흥을 깨는 것이 아주 거슬렸다.
임설희의 안색이 붉어졌다. 그녀는 소녀도 아닌데 어떻게 결말을 모를 수 있는가?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동안 전혀 말을 하지 못했다. “김예훈, 감히 다시 나를 건드리면, 내가 너를 감옥에 처넣을 거야!” 조운은 벌벌 떨며 일어나 김예훈을 향해 소리쳤다. 사람들이 경멸하는 데릴사위, 장모님을 도와 발 씻는 물을 뜨고 집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 사람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대다니, 그를 죽이는데 자신은 수백 가지 방법이 있다!하지만…“퍽!”다음 순간, 김예훈은 뺨을 후려갈겼고, 조운의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났다. “네가 감히 나를 때려…” 조운이 화가 치밀어올랐다. 임설희도 어리둥절했다. 김예훈이 데릴사위가 된 후 줄곧 무능하여 정씨 집안에서는 누구나 그를 괴롭힐 수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그는 정말 상남자였다…김예훈에게 맞아 얼떨떨해진 조운은 조금 진정된 후에야 침을 뱉고 핸드폰을 꺼내며 김예훈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너 담이 있으면 오늘 가지 마!”말을 마치자 그는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김예훈은 이 모습을 보고도 서두르지 않고 차에 올라타서 임설희의 밧줄을 다 풀고 차갑게 조운을 바라보았다. “사람을 부르는 거지? 그래, 오늘 여기서 기다릴게. 네가 누구를 불러올 수 있는지 봐야겠어!”한편 임설희는 긴장해서 옷을 정리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김예훈에게 말했다. “김예훈, 빨리 가자. 조운은 최근에 높은 분을 알게 되어 돈을 많이 벌게 된 것 같아. 그 분이 그를 마음에 들어해, 그를 건드리면 넌 끝장일거야.” 임설희는 걱정하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은 아무런 배경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어서 조운 같은 사람의 눈밖에 나면 안 된다. 하지만 김예훈이 더 비참하다, 데릴사위인데다 오늘 자기 때문에 이 일에 엮어들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괜찮아, 넌 내 짝꿍인데 내가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지켜볼 수 있겠어? 그리고 이 일은 내가 해결할 수 있어.” 김예훈이 다리를 꼬고 말했다. 네가 해결한다고? 임설
10여 분 지나 검은색 벤츠 S클래스가 멈추더니 흰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두 명의 경호원이 있었는데, 눈빛이 날카롭고 보기만 해도 솜씨가 보통이 아니였다. 백씨 가문의 후계자 백욱은 손용석을 빽으로YE 투자 회사도 건드릴 수 있다. 지난번 정민아 동창회 이후 백씨네가 손용석에게 한바탕 혼쭐이 나서 지금은 원기가 좀 손상됐다. 그런데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먹고 산다고 백씨네는 요즘 좀 하락세를 보이고 장사에서도 줄줄이 적자를 보고 있지만, 여전히 보통 사람들 보다 앞서있다. 요즘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백욱도 마음속에 악을 품고 있었다. 조운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전에 마음에 들었던 임설희가 그에게 묶였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신이 나서 왔다. 그 계집애는 아직 남자 친구를 사귀지 못했으니, 오늘 밤 처녀와 하룻밤을 보내 불운을 떨쳐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차에서 내리자 백욱은 군소리도 하지 않고 “그 여자는 어디 있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조운은 허리 굽히고 공손히 말했다. “백 도련님, 오셨습니까, 절 도와주세요!” 임설희는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망했다, 이 악마가 정말 왔다니, 오늘 밤 끝장이야.이 생각을 하자 임설희는 그냥 죽고 싶었다. 그녀는 유교적인 여자여서 그런 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살아서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깨끗하게 죽는 게 낫다. 백욱은 조운을 상대하지도 않고, 한 걸음 다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임설희, 정말 세상이 참 좁기도 하지. 전에 너를 만졌었는데, 감히 나의 뺨을 때리더니, 오늘 네가 내 손에 넘어올 줄이야. 하하하하...” 임설희는 입술을 깨물며 백욱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애처롭게 말했다. “김예훈, 빨리 가, 경찰에 신고해…” “그럴 필요 없어.”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러자 뒤에 있던 조운이 소리쳤다. “너 이놈 빨리 무릎 꿇고 빌어. 백도련님 앞에서 어디서 큰소리야?”“김예훈, 너, 빨리 도망가, 그렇지
김예훈은 좀 어이가 없었다. 이건 또 무슨 심리일까. 조운은 사이코패스인 것 같은데?하지만 그가 더 이상 말을 하기 전에 백욱은 이미 좀 짜증났다.그는 자신의 외투를 벗는 대로 옆에 한 경호원에게 던지고 나서 담담하게 말했다. "저기. 그쪽이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당장 꺼져. 분위기 깨지 말고. 아니면 내가 죽여버릴 거야."말하는 동안 그는 뒤에 있는 경호원을 한 번 쳐다보았고, 경호원은 알았다는 표정으로 알록달록한 지폐 뭉치를 꺼내 바닥에 던졌다.백욱은 이런 하등 인간들을 상대하는 경험이 많아 몇 마디 협박하고 돈을 좀 넣어주면 상대방은 무슨말은 해도 되고 무슨 말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오늘 밤 즐기러 왔는데,하등한 인간을 혼내줄 마음이 없다.이 광경을 보고 조운은 당황했다. 만약 김예훈이 돈을 가지고 떠난다면, 자신은 게도 가재도 다 놓친 거 아닌가?이때 그는 큰소리로 말했다. "백 도련님, 이 사람 보내면 안 돼요. 이 사람은 임설희가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이예요. 이 사람 보는 데서 임설희를 망가뜨리면 더 짜릿하지 않을까요?"백욱은 원래 화를 내려고 했지만, 이 말을 듣고 그는 눈을 번쩍 뜨고 말했다. "재밌네. 조운, 생각 밖에 너 뭐 좀 아네…."그러더니 그는 직접 돈다발을 꺼내 바닥에 던지며 담담하게 말했다. "들었지? 그 여자 스스로 거기에 눕게 하고 너는 옆에서 보고 있어…."이 얘기를 듣고 임설희는 절망한 얼굴이었으며 이 악마가 이렇게 끔찍하며 이런 일까지 해낼 줄은 몰랐다.이때 김예훈은 마침내 웃으며 일어서서 차에서 내렸다: "백 도련님, 지난 번에 손용석이 너무 편하게 대했나봐요."귀에 익은 목소리를 듣고 미소를 짓던 백욱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김예훈의 얼굴을 똑똑히 보는 순간 그의 얼굴은 더욱 볼 수가 없었다.김예훈! 김예훈이라니!백욱의 신분으로 이 데릴 사위를 안중에 둘 리가 있을까?하지만 이전의 일들이 눈앞에 선했다. 정씨 가문을 위해 손용석은 그를 쓰레기처럼 밟았고, 요즘 손용석의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