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는 웃으며 말했다:"임설희, 넌 학교 다닐 때랑 변한 게 없구나, 걸핏하면 날 가르치려 하잖아.""농담 아니야! 지난번 동창회 때, 애들이 너한테 의견이 많았어, 직장 구해서 착실하게 살아, 맨날 헛된 꿈만 꾸지 말고." 임설희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넌 지금 행복해? 돈 몇 푼 때문에 제비 짓이나 하지 말고, 차라리 마음 잡고 경비원이나 하는 게 낫겠다."임설희는 김예훈한테 참 좋은 친구였다, 지금 이 상황에도 김예훈을 생각하는 걸 보면.김예훈은 손을 뻗어 예전처럼 임설희의 얼굴을 꼬집었다:"솔직히 예전에 네 말 듣지 않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거 후회했어, 하지만 나 지금 잘살고 있어."비록 3년 동안 데릴사위 노릇을 했고 지금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의 그는 YE 투자 회사의 대표이다, 김예훈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물론 오늘 병원에서 정민아와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너..." 임설희가 미간을 찌푸렸다, "너 진짜 전혀 노력할 마음이 없구나."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임설희도 조금 실망했다, 더는 김예훈한테 충고하지 않고 옆에 있는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됐고, 더 이상 말 안 할게, 조운 선배의 차와 부딪힌 건 너니까 신고하지 말고 그냥 돈 좀 내서 수리하게 해."바로 이때, 뒤에 있던 조운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방금 김예훈이 임설희의 얼굴을 꼬집을 때 그는 이미 많이 불쾌했다, 그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김예훈, 설희를 봐서 너한테 따지지 않을게, 200만 원만 줘, 수리는 내가 알아서 할게."200만 원? 이 인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자기 전기 스쿠터도 상태가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운의 차는 긁힌 자국이 몇 개 생겼을 뿐이고 조운이 자기한테 와서 부딪혔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김예훈의 책임이 아니었다.게다가 조운의 차는 혼다의 오딧세이라는 모델이다, 가격은 4000만원 정도이다, 지금 페인트칠하는데 200만 원을 요구한다고? 이
김예훈은 담담하게 웃을 뿐 미쳐 날뛰는 조운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떠날 준비를 했다.김예훈의 모습을 보고 조운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김예훈을 막아서며 말했다:"자자, 얼른 배상해! 아니면 당장 고소할 거니까!"뒤에 있는 임설희는 마음이 약해져 말했다:"김예훈, 만약 도저히 돈을 내놓을 형편이 안 되면 내가 빌려줄게."김예훈이 이렇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이런 일로 김예훈이 직장을 잃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나도 다 알아차렸다, 눈앞의 이 남녀는, 한 사람은 김예훈의 선배이고 한 사람은 김예훈의 짝꿍이다.근데 선배라는 사람이 이리 억지를 부려도 되는 건가?그녀는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이봐요, 왜 이렇게 막무가내예요? 당신이 우리한테 와서 부딪힌 거잖아요? 왜 우리한테 배상하라고 하는 거예요?”조운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난 이미 많이 양보한 거예요, 그리고 왜 김예훈 같은 사람과 친구 해요? 이런 놈이 뭐가 볼 게 있다고? 전기 스쿠터나 타고 다니는 신세잖아요."조운은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의 공용 전기 스쿠터 앞에서 그가 대출로 산 세단은 훨씬 우월했다.찌질한 사람? 찌질한 사람이라면 그 결정적인 순간에 날 구할 수 있었을까? 찌질한 사람이라면 날 병원 부원장 자리에 앉혔을까? 찌질한 사람이라면 남해인민병원 배후의 대주주가 김예훈을 깍듯하게 모실까?유나가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바로 이때 남해호텔의 로비 쪽에서 정장을 입은 여인이 하이힐을 신고 걸어 나왔다."이 사람이 남해호텔의 로비 매니저인가?""보아하니 호텔 쪽에서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 이러는 거야, 이런 일로 영업에 영향을 주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거겠지.""저 자식은 끝장이야, 경비원이든 설거지 도우미이든,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남해호텔에서 저 자식이 손님한테 무례를 범했으니 옳든 그르든 여기서 잘리게 될 거야!""요즘 젊은이들은 참을 줄을 몰라, 아까 사과하면 그만인
조운의 VIP 카드를 보고 로비 매니저는 이내 공손하게 그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것이 바로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남해호텔의 규칙이다. 그러고나서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저기요, 저희 호텔의 회원이 아니면 이곳에서 소비할 수 없어요, 저희 주차장은 고객분들께 제공하는 곳이에요, 외부인은 함부로 주차할 수 없어요, 지금 당신이 함부로 주차한 관계로 저희 고객분의 차가 훼손되었으니 배상해야 해요."로비 매니저가 자신의 편을 들자 조운이 득의양양한 얼굴로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들었지? 촌놈, 당장 배상해,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해호텔에 이런 규정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매니저님, 비록 제 개인적으로 VIP 카드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저희 비서한테 이미 예약해놓으라고 했습니다, 설마 그래도 이곳에 주차하면 안 되는 겁니까?"오늘은 유나한테 식사를 대접하러 왔으니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설명하고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로비 매니저와 조운 두 사람이 마주 보더니 이내 조운이 "하하" 하고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여러분, 제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죠? 이 자식이 비서한테 예약하라고 지시했대요? 이런 놈이 비서가 있다고? 비서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있긴 한지? 잘난 척도 정도껏 해야지, 웃겨 죽겠어, 하하하..."임설희도 가볍게 한숨을 쉬며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김예훈, 정말 여기서 밥 먹고 싶으면 얼른 선배한테 사과하고 예약해달라고 부탁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잖아...""그래, 사과해, 무릎 꿇고 사과하면 내가 돈도 안 받고 자리도 예약해줄게, 어때?" 조운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예전에 임설희를 쫓아다닐 때 바로 이 김예훈 이 자식이 계속 장난질을 쳤다, 오늘 무릎을 꿇게 한다면 배상하지도 않아도 괜찮다.임설희 앞에서 체면만 세우면 그녀를 자기 여자로 만드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었다. 김예훈은 차갑게 조운을 쳐다볼 뿐 전혀 상대하고 싶지
"그건..." 임설희가 망설였다.그녀는 아직까지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다,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것도 조운이 하도 졸라서 심지어 인맥을 동원해 그녀의 가족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녁을 먹기로 약속한 것이다.남녀 사이의 감정은 도리가 없다, 싫으면 싫은 거다, 만약 조운한테 마음이 있었다면 대학교 때 이미 그의 구애를 받아들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조운이 김예훈의 일로 그녀를 핍박하여 난처한 상황이 되었다.대학교 때 김예훈과 친한 사이였다, 심지어 한때 두 사람은 썸을 탄 관계였다, 하지만 김예훈이 졸업하고 정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 후 두 사람은 완전히 연락이 끊겼다.근데 지금 그녀한테 김예훈이 이곳에서 기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라니...임설희가 망설이고 있을 때, 김예훈은 화가 잔뜩 났다.별일도 아닌 일로 조운이 너무 심했다, 이런 일로 임설희를 핍박하여 사귀자고 한다니, 임설희를 자기 여자로 꼭 만들겠다는 자신만만한 표정, 정말 뺨을 한 대 치고 싶을 심정이었다.하지만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먼저 손을 대면 도리어 일을 그르치게 된다.김예훈이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데, 그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김예훈이 전화를 받자 맞은 편에서 하은혜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습니다, 남해호텔에도 투자를 해서 저희가 대주주입니다, 방금 예약을 하는데 호텔 대표가 직접 대표님을 맞이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표님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줘도 괜찮겠습니까?"김예훈은 이런 사람들과 함부로 접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광경을 보고 그가 차갑게 말했다, "1분 내로 날 데리러 주차장으로 오라고 해요, 안 그러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해요.""네!" 하은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대표가 화가 났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재빨리 남해호텔의 대표한테 전화를 걸었다.
한편, 주차장 안, 조운이 김예훈의 핸드폰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김예훈, 뭔 그런 거지 같은 핸드폰을 써? 너도 참 대단하다!"말을 하고는 그가 임설희를 한 번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임설희, 아직도모르겠어? 김예훈은 가난하고 찌질한 놈이야, 네가 계속 저놈 편을 든다고 해서 저놈이 너한테 고마워할 것 같아? 두 사람이 예전에 썸타는 사이였다는 걸 알고 있어, 근데 너 봐봐, 지금 저놈이 어떤 꼴인지? 나랑 같이 서 있을 자격도 없는 놈이야, 설마 김예훈 때문에 날 거절하고 있는 거야?"보아하니 조운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 당시 임설희를 쫓아다녔을 때, 김예훈이 중간에서 훼방 놓은 걸 알고 있었다, 오늘 이런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김예훈한테 모욕감을 줘야 한다.그래야만 복수도 하고 임설희가 김예훈에 대해 실망하게 될 테니까, 그러면 임설희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예훈이 고개를 들어 임설희를 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임설희, 저 인간 요구에 대답할 필요 없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이따가 내가 밥 사줄게."그러고는 그가 조운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조운, 만약 내가 선배라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고 꺼질 거예요, 안 그러면 이따가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할 테니까.""지금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꺼지라고?" 조운이 화를 벌컥 냈다, "김예훈, 네가 뭔데! 매니저님, 이놈을 때려요, 이런 쓸모없는 놈은 다리를 부러뜨려야 해요, 자기 주제를 몰라요! 얼마든지 때려요,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지금 조운은 화가 나서 펄쩍 뛰고 있다, 임설희가 자신을 받아줄 것 같았는데 김예훈 이 자식이 또 일을 망쳤다."알겠어요!" 로비 매니저는 미소를 지으며 주위의 경비원들에게 말했다, "다들 들었죠? 저 사람을 때려요, 다리를 부러뜨려요, 우리 남해호텔이 아무나 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줘요!""확실해요?"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 "나한테 손 대면 당신은 오늘 당장 남해호텔에서 꺼져야
송도현은 남해 호텔의 사장이다. 남해에서 권세가 있는 편이다. 이 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그는 상류 인사들을 사귀었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남해시에서는 일부 이, 삼류 가문의 어르신이 그 앞에서 찍소리도 못 낸다. 그러나 송도현은 자기가 남해시에 아무런 기반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최상류 가문들이 기른 개와 같다.이 가문들 중에서 가장 큰 가문이 바로 경기도 김씨 가문이다. YE 투자 회사는 남해시에서 경기도 김씨 가문을 대표한다. 자신이 맡고 있는 남해호텔에 YE 투자 회사의 대표가 나타났는데 어찌 송도현이 당황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하은혜의 말투를 보면 대표님의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로비 매니저가 김예훈을 계속 비꼬려고 했지만, 이때 그녀 주변의 경비원들이 다 자신의 뒤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을 보았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돌아서자 제황처럼 높으신 송도현이 허둥지둥 로비에서 뛰쳐나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어리둥절했다. 이것은 무슨 상황인가?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송도현은 이미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실례합니다만…김예훈님이 어느 분이십니까?” 이때 송도현의 말소리가 약간 떨렸다, 하은혜의 말뜻대로라면 자신이 1분 안에 김대표님을 찾지 못하면 자신은 끝장이다. 다른 사람들은 송도현의 표정을 보고 하나같이 어안이 벙벙했다. 이 남해시를 손에 놓고 노는 송사장이 지금 이렇게 당황하고 있다니?김예훈이 대답했다. “바로 나야.”송도현은 다리에 힘이 빠져 하마터면 무릎을 꿇을 뻔했다. 그는 곧바로 김예훈에게 달려들어 공손히 말했다. “김…”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예훈은 “난 단지 식사하러 왔어…”라고 말을 끊었다. 송도현은 이 말을 듣고 온몸이 움찔하며 억지로 “대표”라는 두 글자를 삼켰다, 그도 똑똑한 사람이었다. 지금 김예훈이 심플한 옷을 입고 명품차를 운전하지 않는 것을 보니, 만약 자신이 그의 신분을 폭로한다면, 아마 나중에는 끝장 날 것이다. 이에 그는 재빨리 호칭을 바꾸고 공손하게 말했다.
조운은 멍해 있었다. 일이 너무 빨리 변화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잠시 후 그가 화를 냈다. “무슨 근거로 나한테 돈을 물어내라는 거야. 나도 이 호텔의 회원이라고. 회원카드는 내가 천만 원으로 만든 거야.” “남해호텔은 회원만 소비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어? 왜 전기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놈이 들어올 수 있어?” 송도현은 “고객님을 대신해 예약한 분은 우리 남해호텔의 최고급 고객이기 때문이에요. 이런 등급의 회원카드는 연간 10억 원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할 수 있나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천만 원의 회원 카드도 큰 마음을 먹고 만든 것인데, 10억 원이 얼마람? 그의 집 모두를 합해도 10억 원이 안 된다!그는 어안이 벙벙하여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도무지 갈피를 못 잡았다. 방금 회원 자격으로 김예훈를 비꼬았지만 지금 자신이 망신을 당했다. “사장님, 방금 그 사람한테 배상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왜 갑자기 말을 바꿔요?”조운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잠시 후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 재빨리 로비 매니저의 손을 잡았다. “찰싹!”로비 매니저는 뺨을 한 대 휘둘러 조운이 무릎을 꿇게 하고 그의 얼굴을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언제 이 귀한 손님에게 돈을 배상하라고 했어?”“빨리 이놈을 끌어내!”로비 매니저는 조운이 또 함부로 말할까 봐 재빨리 명령을 내렸다. 조운 같은 사람은 그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는 센척 하지만, 그보다 강한 사람을 만나면 찍소리도 못 낸다. 지금 이 로비 매니저가 뺨을 치니, 바로 무릎을 꿇었다. “김선생, 이 일은 어떻게 처리해야 합니까?”경비원들이 조운을 붙잡고 떠나려 하자, 송도현은 김예훈을 쳐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지시 내리기를 기다렸다. 김예훈은 조운의 약간 부어오른 얼굴을 힐끗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전기 스쿠터는 공용이니, 그 사람이 직접 회사에 연락해서 처리하게 하면 되…”
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쪽의 유나는 어리둥절했다. “김예훈씨, 방금 분명히 경비원을 시켜 당신을 때리도록 하고, 그 사람에게 돈을 물어주라고도 하고, 또 우리가 예약한 위치를 알아봐 주지도 않았는데, 왜 이 송사장님이 그녀를 승진시켜주도록 하는건가요?” 유나는 정말 궁금했다. 혹시 남해 호텔의 규칙이 이런 건가?옆에서 실실 웃던 송도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충 알아챘다. 이 로비 매니저가 사람을 깔보고, 김예훈을 도와 예약을 확인 해주지 않고, 방금 그 녀석을 도와 김예훈을 상대해 온것이다. 이 모든짓은 정말 죽음을 자처한 것이다. 송도현은 식은땀을 흘렸다. 다행히 김예훈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고 자신이 제때에 나타나서 다행이였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 그는 정말 끝장났을 것이다. 생각을 마치자, 로비 매니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얼음같이 차가웠다. “짝!”그는 로비 매니저의 따귀를 쳐 그녀의 얼굴이 일그러지게 했다. 송도현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그녀를 발로 걷어차 바닥에 엎어뜨리고 욕을 퍼부었다. “고객님을 도와 예약을 확인하는 것은 원래 너의 직책이다! 너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님이 이런 일을 당했잖아, 오늘 그 대가를 보여주마…”그는 경비원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때려라, 그 년의 성형한 얼굴에 대고 마구 쳐라! 그리고 전 남해시에 누가 감히 이 여자를 채용하면 나 송도현이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야!” 로비 매니저는 놀라 기어가서 오열했다. “송사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송도현은 차갑게 말했다. “널 용서해 달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 우리 남해호텔에서 고객님이 최우선이라고, 내 말을 귓등으로 들었어? 이제 나보고 용서해 달라고? 오늘 고객님이 아니었으면 내가 바로 너를 죽였을 거야!”로비 매니저는 멘탈이 붕괴해 무릎을 꿇고 빌었다. 김예훈에게 다가가 계속 절을 하며, “고객님, 제가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제발 저를 용서해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
“어디서 감히!”진주·밀양에서 활개 치면서 다니던 라이언 킹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명문가에서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정도였는데 말이다.심지어 홍성파보다도 더 명성이 있었는데 피도 안 마른 놈한테 이런 치욕을 당할 줄 몰랐다.다음 순간, 쓸데없는 말하기 싫은 라이언 킹은 바로 쏜살같이 김예훈 앞으로 날아가면서 그의 멱을 따려고 손을 뻗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 움직이지도 않았다.라이언 킹의 손이 김예훈에게 닿기도 전에 옆에서 당도가 날아왔다.멈칫한 라이언 킹은 본능적으로 뒤돌아서면서 오른손으로 당도를 막았다.둥!거대한 파동에 사람들의 옷자락과 머리카락마저 흩날렸다.그저 부잣집 도련님인 줄로만 알았던 추문성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 몰랐는지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당도 부대는 역시나 장병급 실력자만 양성해 내는 곳이었다.‘부잣집 도련님이 당도 부대에 얼마나 있었길래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추문성은 뒤로 세 발짝 물러나 당도를 든 채 김예훈 앞을 가로막았다.이때 라이언 킹이 골드 장갑을 마찰시키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이때 그녀가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 장병급 실력자 보디가드를 옆에 두고 있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내가 이 자기 주제도 파악 못 하는 추씨 가문 도련님을 죽인 뒤에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라이언 킹은 딱 봐도 김예훈이 아무런 실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김예훈이 추문성을 믿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줄 알고 있었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두고 보시죠.”라이언 킹은 피식 웃더니 또다시 추문성을 향해 공격해 왔다.홍성파 고수라고 불리는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겉으로는 비쩍 마른 미친 할머니처럼 보였지만 공격이 날카롭기만 했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피비린내가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그녀가 추문성의 당도를 맨손으로 막아버리는 바람에 끝내 피를 보고 말았다.비록 중요 부위는 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장병급 실력자인 추문성 앞에서는 아무리 홍성파라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았다.표정이 확 변한 진세은은 룸을 벗어나고 싶었다.“진세은 씨, 저를 아직 죽이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도망치려고요? 너무 예의가 없는거 아니에요?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도 되는 그런 곳인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일어나 진세은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툭툭 쳤다.마법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린 진세은은 뒤로 물러서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뭘 어쩌려고 이러는 거예요? 어디 제 털끝 하나 건드려 보든가요!”밖에서 달려 들어오려던 홍성파 부하들은 추문성과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다.“그게 어려운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검지로 진세은의 턱을 들어 올리더니 뺨을 두 대 때렸다.쨕! 쨕!진세은의 얼굴은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태생 미인이라 여전히 예뻤다.“얼굴에 손댔는데 뭐 어쩔 거예요?”어릴때부터 맞아본 적 없는 진세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이 또 그녀의 뺨을 때렸다.“나를 죽여버리겠다고? 지금 네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거 몰라?”쨕!“이 바닥에서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거 몰라? 그런데 감히 날 협박해? 미쳤어?”쨕!“어떻게 일본인을 도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을 괴롭힐 수 있어. 넌 치욕스러운 것이 뭔지 몰라?”쨕!“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야. 어디서 나온 용기인 거냐고.”한마디 할 때마다 때린 바람에 진세은은 뺨을 열몇 대씩이나 맞고 말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진세은은 마지막 오만감과 자존심마저 모두 상실했다.퍽!김예훈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허유주 앞에 무릎을 꿇렸다.“허유주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있어. 함부로 일어서는 순간 죽은 목숨일 거야
퍽!바닥에 무릎 꿇고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시체로 변해 온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분명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데 어떻게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한테 패배할 수 있는지 몰랐다.아무리 이해되지 않고, 믿기 어렵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었다.현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당도를 쥐고 있는 추문성을 쳐다보았다.몇몇 일본인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해 보려고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그렇게 대단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대한민국의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하다니.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던 무신 급 실력자인 김현민은 바로 추문성이 최근에 고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실력을 보일 수가 없었다.그러다 시선이 김예훈을 향하게 되었다.‘설마 저 새끼가 추문성을 가르친 건가? 그래서 추씨 가문에서 기꺼이 저 자식을 모시는 건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눈빛에는 살기가 더욱 진해졌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가 김현민의 가장 든든한 뒤패였기 때문에 아무도 이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이 없어야 했다.김예훈을 죽이진 못해도 그를 철저히 짓밟아 버리고 싶었다.이때 정신을 차린 진세은이 이를 꽉 깨물면서 사악한 미소로 말했다.“우리 홍성파, 야마구치파랑 끝까지 해보시겠다? 그러면 기꺼이 함께해 드리죠.”진세은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사카모토 류이치가 죽고, 타케이도 목숨을 구제할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야마구치파에 제대로 설명을 내놓기 전에 자기가 모든 죄를 뒤집어쓸지도 몰랐다.그래서 자기 앞날을 위해서든, 홍성파의 체면을 위해서든, 야마구치파한테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김예훈을 죽여버려야만 했다.이때 진세은의 명령하게 수십 명의 홍성파 부하들이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죽여버려!”홍성파 부하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김예훈과 추문성에게 총구를 겨눴다.긴장감의 극치에 도달한 순간, 어느 누가 움직이기라도 한다면 여기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누구인가?’일본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 그는 곧 무신 급 실력자로 거듭날 사람이었다.그런데 진세은은 추문성이 그저 밀양 추씨 가문의 도련님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그런데 탑 장병급 실력자를 이렇게 쉽게 무너뜨린다고?’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추문성은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다가가 또다시 당도를 휘둘렀다.아무런 기교도 없이 그저 쏜살같이 휘두를 뿐이었다.김예훈의 말대로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이었다.사카모토 류이치는 그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다시 검을 들었다.쨍그랑!당도와 검이 서로 마주친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다음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타케이가 있는 곳까지 연신 물러서서야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카모토 류이치는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진세은 등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언제부터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거야?’김현민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힐끔 쳐다보게 될 정도였다.그제야 사람들은 김예훈이 왜 허유주 대신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추문성 같은 고수가 지켜주고 있어서 그럴만한 용기가 있었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의 실력에 감탄하고 있던 진세은 일행은 의기양양해하는 김예훈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이런 제기랄!”대한민국 젊은이한테 패배하자 사카모토 류이치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이때, 그가 오른손을 휘두르는 순간 수십 자루의 비수가 날아왔다.쨍! 쨍! 쨍!이때 추하린이 손에 쥐고 있던 당도로 모든 비수를 막아냈다.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홍성파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비수들은 그들의 몸에 박히고 말았다.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이들은 하나같이 시커메진 얼굴을 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홍성파 사람들이 순식간에 몇십 명이 쓰러지자, 현장 분위기는 얼어붙고 말았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진세은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이런 제기랄!”자기 공격으로 자기편을 죽여버린
사카모토 류이치가 최선을 다해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타케이가 더이상 거품도 토해내지 않고, 경련을 일으킬 힘도 없는지 호흡이 고르지 않는 것을 보니 더이상 오래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았다.진세은은 타케이가 이대로 자기 앞에서 죽어버리면 야마구치파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무섭기 그지없었다.진세은은 김예훈이 무섭긴 해도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1분만 줄 테니 타케이 도련님을 당장 살려내요. 아니면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니까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그래요? 그러면 어떻게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건지 한번 지켜볼까요?”딱.이때 김예훈이 또 한 번 손가락을 튕기자, 타케이는 온몸이 굳어버리면서 눈알까지 튀어나와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참담한 모습은 마치 언제든지 숨을 거둘 것만 같았다.아까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보려던 진세은은 더이상 움직이지도 못했다.바로 이때,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김현민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말했다.“타케이 도련님은 심장병을 앓고 있어. 거기다 파란색 알약을 드셨으니 자극적인 소리만 내도 심장이 견디지 못하는 거고. 그러니까 손가락을 튕기는 건 파란색 알약을 드신 타케이 도련님한테나 먹히는 기술이라고.”김현민은 그래도 눈앞에 보이는 것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바로 진실을 밝혔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이러한 상황에서 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현장을 압도한 것에 감탄하고 있었다.멈칫한 허유주는 다시 아까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았다. 타케이가 파란색 알약을 먹었을 때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 어쩌면 정말로 심장병을 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진세은도 정신 차리고 김현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 다시 안색이 밝아졌다.김예훈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이제는 그를 죽여버릴 자신이 있었다.“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지 않는 이상 타케이 도련님은 다시 살아날 수 있어. 그런데 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무조건 목숨을 잃게 돼.”김현민의 판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