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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2화

작가: 낭아감자
다음 날 점심, 운전해서 부산 국제공항에 도착한 김예훈은 VIP 통로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도 상대방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김예훈은 그만 미간을 찌푸리더니 익숙하게 누군가에게 전화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김예훈은 표정마저 일그러졌다.

약속 시간을 칼같이 지키던 정민아는 약속 시간이 12시라면 무조건 12시에 제때 나타날 사람이었다.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정민아가 탑승한 비행기는 이미 1시간 전에 도착했다고 했다.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한 표정으로 정소현에게 전화했다.

정소현은 전화를 바로 꺼버리고 문자로 한 주소를 보내왔다.

부산 타임 가든.

김예훈은 두 눈이 반짝거렸다. 부산 타임 가든의 소비는 일반인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곳을 자주 드나들지 않는 정소현이 이 주소를 보내올 줄 몰랐다...

김예훈은 액셀을 밟아 쏜살같이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

반 시간 뒤, 김예훈은 부산 타임 가든 앞에 주차하고 3층으로 향했다.

3층에 도착하자마자 익숙한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임은숙, 정군, 정민아, 정소현 그 일가가 전부 다 있었다.

그 외에도 이곳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하는 두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육미선과 방호철이였다.

육미선은 한껏 방호철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이와 반면, 방호철은 차가운 표정이었지만 두 눈은 반짝거리고 있었다.

임은숙과 정군 역시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오직 정민아와 정소현만이 차가운 표정을 하고서 앉아있었다.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 비록 육미선이 임은숙을 도와 방호철과의 소개팅을 주선할 거라고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다급히 진행할 줄 말랐다.

심지어 정민아의 핸드폰을 꺼버리고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으로 끌고 올 줄 몰랐다.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서 이들에게 접근했다.

이 소개팅 자리는 그의 자존심을 짓밟는 거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부부 사이인데 서로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민아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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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왔어?”주선자 육미선의 표정은 어둡기 그지없었다.“이 자리가 무슨 자리인 줄 알고 온 거야. 마음대로 오고 싶으면 오는 자리인 줄 알아? 너 자신의 처지를 알기나 해? 당장 꺼져!”육미선은 처음부터 김예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아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외제 차를 팔아 몇백억 원을 벌었으면서 이 둘 모자에게 한 푼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염치없는 자식! 지후가 차를 박지 않았다면 이렇게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겠어?’육미선은 김예훈이 차를 팔아서 번 돈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다.‘우리한테 줄 생각도 하지 않고 사라져 버려? 이런 젠장!’바로 이때, 임은숙은 방호철이 있는 곳을 힐끔 보더니 일어나 김예훈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누가 오라고 했어? 내가 말해주는데, 네가 나한테서 4천억 원을 뜯어간 이후로 넌 내 사위가 아니야! 네가 양심이 있으면 그 4천억 원을 나한테 다시 돌려주고 꺼져! 내일 이혼합의서를 보내줄 테니까 얼른 사인해. 우리 민아의 앞길을 막지 말고! 방 도련님은 서울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 너랑 비교도 안 돼.”김예훈이 임은숙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이혼하든 말든 어머님께서 상관할 바가 아닌 것 같은데요? 저랑 민아 사이에 다른 사람은 절대 끼어들지 못해요.”“그래?”육미선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번 소개팅에 성공하면 소개비로 6억 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성사되었으면 하는 사람이 바로 육미선이었다.그녀는 김예훈에게 삿대질하기 시작했다.“염치없는 자식. 그딴 소리할 거면 꺼져! 예전부터 자식 결혼은 부모가 결정하는 거라고 했어. 장모님이 너를 인정해 주지 않는데, 넌 아직도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빨리 꺼지지 않고 뭐해!”김예훈이 가지고 있는 몇백억 원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지만 6억 원의 소개비는 어떻게든 받아내려고 했다.임은숙은 조급한 마음에 방호철 쪽을 또 힐끔 쳐다보았다. 다행히 아직 전화하고 있어 작전을 바꿔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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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166화

    정민아의 성격을 잘 알고있는 김예훈은 설명하려다 방호철이 전화를 끊고 뒷짐 쥐고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았다.두 눈이 마주치고, 공기 속에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에 상류 인사의 분위기를 풍기는 방호철을 임은숙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겉으로만 봤을 때, 방호철한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김예훈한테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많아 보였다.“세상이 참 좁아.”방호철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경매장에서 보고 한 번도 못 봤네. 잘 지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럼요. 부산 버뮤다 H 번지 곧 시공 들어갈 예정이에요. 모두 다 방 도련님 덕분이죠.”김예훈의 도발에 방호철은 눈을 파르르 떨었다.하지만 그래도 곧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마침 오늘 정민아 씨랑 소개팅하는 자리인데 별일 없으면 같이 밥 한 끼 하는 거 어때?”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설마 민아가 제 와이프인 거 몰랐어요?”방호철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네가 몰랐나 본데, 내 취미가 바로 다른 사람의 와이프를 뺏는 거야. 오늘도 네가 많이 도와줘야겠는데?”쨕!김예훈은 바로 방호철의 뺨을 때렸다.“이런 요구는 정말 처음 들어보네. 어때, 마음에 들어? 마음에 안 들면 더 때려줄까?”“뭐 하는 짓이야!”“네가 감히?”“죽고 싶어?”김예훈이 방호철의 뺨을 때리는 순간, 사람들이 사면팔방에서 벌떡 일어나 김예훈에게 총을 겨냥했다.방호철 한마디면 바로 방아쇠를 당길 것만 같았다.임은숙 등이 제자리에 얼어붙어 있을 때, 정소현이 외쳤다.“형부!”정민아 역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의 손짓하나면 밖에서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뛰어 들어와 대격전이 벌어질지도 몰랐다.바로 이때, 방호철이 자기 뺨을 어루만지더니 웃으면서 말했다.“뭐 하는 거야! 어떻게 감히 김 도련님한테 총을 내밀 수 있어! 뺨 맞아 죽고 싶어?”보디가드들은 방호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머리를 갸우뚱거렸다.

  • 지존 사위   제2167화

    결국 이곳에는 김예훈, 정민아와 정소현 세 사람만 남게 되었다.김예훈은 표정 관리를 하면서 정민아를 향해 웃었다.“민아야, 날 걱정했어?”김예훈은 정민아의 손을 덥석 잡았다.부부 사이에 이런 스킨십은 지극히 정상이었다.이 모습을 지켜보던 정소현은 급격히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했다.“왜 이러는 거예요! 형부! 제대로 설명하기 전까지 우리 언니 터치하지도 말아요! 언니가 용서한다고 해도 저는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요.”정소현은 한 웅큼의 자료를 테이블에 던졌다.김예훈은 눈가를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어디서 온 사진인지는 몰라도 차 안에서 우현아가 김예훈의 품에 안겨있는 모습이었다.비록 위급한 상황이었지만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김예훈과 우현아가 연인 사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었다.이 외에도 김예훈과 우현아가 손을 잡고있는 모습, 함께 링 대결을 구경하던 모습...얼마나 묘한지 누가 일부러 각도를 맞춰 찍은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민아야, 이 사람은 우현아라고 해. 부산에 있는 친구. 이 사진들은 누가 일부러 날 모함하려고 찍은 거라고. 우린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 결백해.”“그래? 확실해?”정민아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좋을 거야. 아니면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해.”“그래. 그러면 이것도 설명해 봐.”정민아는 녹음기 하나를 꺼내 재생 버튼을 눌렀다.“현아는 제 여자예요. 아무도 강제로 결혼시킬 수 없어요...”자기 목소리에 김예훈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정민아가 코웃음을 쳤다.“네 여자라고 직접 인정했잖아. 시집도 못 가게 하고! 김예훈, 네가 쓰레기인 거 우현아 씨도 알아? 내가 직접 전화해서 알려줄까? 내가 너 와이프라고?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차로 너를 박아버리지 않을까? 안 그래?”김예훈은 또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민아야, 넌 똑똑한 사람이잖아. 모르겠어? 이 모든 것이 누군가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 지존 사위   제2168화

    부산 타임 가든 밖, 김예훈의 안색이 어두워져 있을 때, 토요타 센추리 한대가 방호철 앞에 멈추더니 왼쪽 뒷좌석 문이 서서히 열렸다.이때 낙엽 한 장이 바람에 따라 흩날려 방호철 앞에 떨어졌다.방호철은 낙엽을 주워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는 바람에 흩날려 보냈다.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바람이 멈췄으니 김예훈 죽을 때가 됐네.”...부산 타임 가든 내, 직원들은 어느샌가 사라진 지 오래였다.정민아는 무슨 말을 하려다 움찔하고 말았다.정소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 어지러운 느낌에 테이블 위에 엎드려 쓰러지고 말았다.깜짝 놀란 정민아 역시 정소현을 부축하려다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씌워져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중독?”김예훈은 당황도 잠시, 전에 전남산한테서 받았던 해독제와 진통제를 꺼냈다.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민아와 정소현에게 먹였다.정민아와 정소현은 오바이트를 하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숨소리마저 긴박해졌다.김예훈은 맥을 짚어보고는 표정이 순간 어두워지고 말았다.비록 의사는 아니었지만 살인술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정민아와 정소현에게 먹인 해독제는 아무런 쓸모도 없었고, 오히려 독이 더 빨리 퍼지기 시작했다.누군가 김예훈이 이 해독제를 먹일 줄 알고 일부러 더 강한 독을 퍼뜨린 것이 틀림없었다.그렇다면 김예훈을 노리고 있는 자는 그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아니면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이대로 독이 퍼지는 걸 내버려 둔다면 정민아와 정소현이 무조건 죽을 수밖에 없었다.김예훈은 급하게 아까 먹였던 해독제를 토해내게 만들었다.하지만 이마저도 독이 퍼지는 것을 늦출 뿐, 아무런 작용도 없었다.김예훈은 독이 빨리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혈관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알맞은 해독제를 구하지 못하거나, 제때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지 못한다면 기껏 해 2시간밖에 살지 못했다.김예훈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 전남산에게 전화했다.

  • 지존 사위   제2169화

    따르릉.김예훈이 겨우 한숨 돌리는 사이, 누군가한테서 전화가 왔다.전화를 받자 진윤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방금 들은 소식인데 반 시간 전에 우현아 씨를 보호하던 보디가드들이 전부 다 암살당했다고 합니다.”김예훈이 깜짝 놀라고 말았다.“뭐라고? 용문당 제자들이 보호해 주고 있었잖아.”진윤하가 씁쓸하게 말했다.“용문당 제자들도 희생당했습니다. 죽은 모습들을 보면 상대방이 강적이라 손댈 기회조차 없었나 봅니다. 회장님, 저의 잘못입니다. 제가 우현아 씨를 잘 보호하지 못했습니다.”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더니 평정심을 되찾았다.“오정범한테 은혜 씨 안전을 책임지라고 해! 그리고 용문당 제자들은 우리 장인, 장모님을 보호하고, 나머지는 부산 타임 가든으로 오도록 해.”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김예훈은 명령을 마치고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늘 언제 어디서나 갑자기 적이 나타나긴 했지만 처음으로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곧 문제 하나를 발견했다.전체 부산에서 임강호, 심현섭, 최산하, 진윤하를 포함해서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그들이라면 절대 김예훈이 몸에 지니고 있었던 해독제를 목표로 이런 함정을 만들 리는 없었다.그렇다면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알고있는 유일한 사람은 부산 야마자키파 제1 검객 나카노 타로우일 수밖에 없었다...전에 김예훈의 실력에 놀란 척 굽신거렸던 것은 이런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만약 사실이라면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것이 진짜 목적이 아니라 김예훈을죽이는 것이었다.김예훈은 본능적으로 정민아와 정소현을 안전지대에 옮기고는 뒤로 물러섰다.샤샥!김예훈이 뒤로 물러선 순간, 은밀한 곳에 숨어있던 누군가가 두 손에 검을 들고 김예훈을 향해 덮쳤다.검을 휘두르는 솜씨는 야마자키파에서 다년간 유실된 검술이었다.만약 김예훈이 제때 피하지 않았다면 두 동강이 났을 수도 있었다.뒤로 물러선다고 물러섰지만 워낙 테이블과 의자가 많아 손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퍽!

  • 지존 사위   제2170화

    나카노 타로우는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가소롭게 쳐다보고 있었다.“대한민국 국방부 전설, 살아있는 신화라고 해도 그저 그렇네요. 방 도련님도, 사쿠라 씨도 당신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네요. 지난 성과를 봐서 신이라고 불러드렸더니 인제 와서 보니 아무런 의미도 없네요. 오늘 당신을 죽여버리면 이제는 신도 존재하지 않는 거네요. 대한민국의 전설은 오늘부로 사라지겠네요.”“부산 야마자키파 제1 검객, 역시 소문대로 만만찮은 분이었네요. 제가 너무 과소평가했어요.”김예훈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그런데 정말 비겁하네요. 저를 상대하려고 저의 와이프와 처제를 인질로 삼다니.”“존경하는 총사령관님, 이건 몰랐죠? 이 두 분 외에도 다른 분을 모셔 왔는데.”바로 이때, 로비에 있던 빔프로젝터 스크린이 밝아지더니 화면에 사쿠라의 모습이 나타났다.공해에 있는 한 크루즈의 갑반 위에는 사쿠라, 미야모토 외에도 익숙한 모습의 우현아도 보였다.온몸이 젖은 그녀는 사지가 묶여 입에 무언가 물고 있는 채로 반쯤 혼절한 상태였다.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사쿠라!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해! 여자를 잡아놓고 뭐 하는 짓이야! 매너는 좀 지키시지?”사쿠라가 피식 웃었다.“총사령관님, 이렇게 된 마당에 그깟 매너가 중요해? 깜짝 놀랐네. 무시만 당하던 데릴사위의 진짜 신분이 전설 속의 총사령관이었다니. 너의 신분을 아는 순간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그때부터 생각했지. 너를 죽이기만 한다면 우리 일본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제대로 보여줄 수 있겠다고! 그러면 우리나라는 다시 이 대한민국을 점령할 수 있겠지!”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사쿠라를 쳐다보더니 말했다.“이 여자들이 죽든 말든 내가 상관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나? 일본이 나중에 치러야 할 대가가 무엇이라고 생각해? 야마자키파를 싹쓸이해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데.”사쿠라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총사령관님, 당신이 정말 그렇게 독한 사람이라면 할 수 없지.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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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여자의 말을 들은 장무준은 역겨움과 혐오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바라보았다.그는 동하임을 위아래로 훑어본 후 김예훈을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입을 삐죽거렸다.“어쩐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어디서 악취가 진동하더라니, 네 몸에서 나는 냄새였구나!”“동하임, 마리아 씨가 너한테서 어떤 악취가 난다고 했는지 알아?”“궁상맞은 냄새가 난다고 했어!”“동씨 가문은 어떻게 보면 별 보잘것없는 가문인데 자기네가 무슨 상류층 가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감히 진주 상류층에 끼려고 해?”“너희 동씨 가문의 그런 염치없는 모습이 참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역겨워!”“특히 동하임 넌 영국 제국의 황녀에 비하면 길가의 개에 불과해!”장무준의 눈에는 거리낌 없는 경멸이 깃들어 있었다.“당장 이 기생오라비를 데리고 꺼져!”“앞으로 절대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참, 혼약은 할아버지한테 취소하라고 할 거야.”“그전에 조건이 하나 있어.”“바로 너랑 이 기생오라비가 장씨 가문 문 앞에서 3일 밤낮으로 무릎을 꿇고 비는 거야!”“3일 채우면 넌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어!”장무준의 빈정거림에 매서운 기운이 동하임의 온몸을 휘감아 돌았다.그녀는 장무준을 차갑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장무준, 고작 며칠 동안 외국인 행세를 했다고 해서 자기가 무슨 영국 제국의 개라도 된 줄 아나 봐?”“잘 들어!”“파혼의 결정권은 나한테 있어!”“장무준 네놈이 3일 밤낮으로 우리 가문 문 앞에서 무릎 꿇고 빌면 파혼을 동의할 거야!”“그렇지 않으면 이 내연녀랑 부부가 될 생각은 꿈도 꾸지 마!”“내연녀?”장무준은 동하임을 차갑게 바라보았다.“더러운 년, 말조심해!”“네 눈앞에 있는 여인은 영국 제국의 황녀고 영국 제국 황위의 49번째 계승자야!”“이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공주고 네가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존재야. 너랑 너희 동씨 가문이 평생 떠받들고 모셔야 하는 존재라고!”“감히 누구한테 내연녀라고 하는 거야?”“미친 거 아니야?”“마리아 씨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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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무준 저 자식이 어렸을 때부터 영국 제국에서 자라서 결국 영국 제국 황실 방계의 여자 친구를 찾은 듯해요.”“저런 친밀한 모습이 해외에서 일어난 거라면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심지어 저 자식이 우리 가문이랑 진작에 파혼했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도 저희 동씨 가문이랑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근데 지금 우리 동씨 가문이랑 파혼도 하지 않고 내가 마중 나올 거란 걸 뻔히 알면서도 외국 여자를 데리고 와서 내 뒤통수를 치잖아요.”“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죠!”동하임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자신의 약혼자인 저 남자한테 관심이 없지만 자신과 동씨 가문에 먹칠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이 일이 일단 진주·밀양 두 도시에서 퍼지게 되면 동씨 가문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다.김예훈은 동하임의 심정을 이해했다. 그는 살짝 웃으면서 물었다.“그럼 이제 어쩌려고요?”“저 남자한테 가서 당신을 좋아하는지, 결혼은 할 것인지 물어볼 건가요?”“죽어도 싫어요!”동하임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간단하네요. 이왕 여기까지 온 거 가서 분명히 말해줘요.”“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없는 거면 장씨 가문 쪽에서 자발적으로 파혼하게끔 만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거 아니에요?”김예훈은 장무준이 장현준의 손자란 걸 알고 있었지만 동하임이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랐다.어찌 됐든 동씨 가문과 장씨 가문이 이 지경에 이른데에는 자신한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으니 동씨 가문을 도와 이 일을 최대한 조용히 해결해야 했다.자신이야 나중에 진주·밀양을 떠날 거라서 상관이 없지만 동씨 가문은 여기에 뿌리를 박고 살아야 할 사람들이었다.동하임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파혼하고 싶은 건 맞아요. 하지만 일이 그렇게 간단할 것 같지 않아서 그래요.”“장무준이 지금 이 관건적인 시기에 돌아왔는데 순순히 파혼할까요?”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순순히 파혼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그 남자 교육

  • 지존 사위   제2569화

    다음 날 시즌 호텔 로얄 스위트 룸에서 깊이 잠들어 있던 김예훈은 다시 한번 끊임없는 노크 소리에 잠이 깼다.김예훈은 시계를 보고 나서 힘없이 문 열러 갔고 문 앞에 단정하게 차려입은 동하임을 보자 한숨을 쉬며 말했다.“동하임 씨, 지금 아침 9시예요. 나 조금만 더 자게 해줘요!”“좀 푹 쉬게 내버려둬요!”화장한 동하임의 안색이 안 좋았고 그녀는 김예훈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나랑 같이 공항에 누구 좀 데리러 가요!”김예훈은 자세히 물어보려고 했지만 동하임의 안색이 좋지 않을 걸 보자 침묵을 지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하임의 포로쉐 911은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리다 진주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동씨 가문의 사람은 이미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동하임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급히 달려가 주차를 도와주고 한 레스토랑의 위치를 알려주었다.안색이 좋지 않은 동하임은 에르메스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갔다.김예훈은 뭔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일단 입을 꾹 다문 채 따라나섰다.그는 도대체 무슨 상황이길래 평소에 냉담한 동하임을 이토록 화나게 하는지 궁금했다.곧 두 사람은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다.거대한 레스토랑은 이미 통째로 예약된 상태라 다른 손님은 없었고 모든 웨이터가 한 테이블 귀빈들한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테이블 중앙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앉아 있었는데 남자는 서울 사람으로 잘생긴 외모에 큰 키를 가지고 있는 듯했고 금색 안경을 끼고 있었으며 점잖고 우아한 귀족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의 맞은편에는 영국 제국의 외국 여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녀의 외모와 몸매는 그런대로 괜찮았고 관건적인 것은 독특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김예훈은 그것이 영국 제국 황족만이 가질 수 있는 기질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차렸다.그녀의 외모는 영국 제국의 장공주과는 조금 차이가 났지만 특유의 기질은 숨길 수 없었다.그러한 사람이 진주 국제 공항에 나타났다는 자체만으로 뭔가 있어 보이는 듯했다.몇몇 젊은이들이 레스토랑 바깥 구석에 몰래

  • 지존 사위   제2568화

    “제 기억이 맞다면 전에 손자분이 동씨 가문과 혼약을 맺었었죠?”“명목상으로는 동하임의 약혼자 맞죠?”김현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장현준은 약간 어리둥절해했다가 그 당시 동씨 가문이 아직 집권하지 않았을 때 장씨 가문과 혼약을 맺었던 게 떠올랐다.하지만 그의 손자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오만하고 자부심이 강해서 서울 사람들을 경멸했고 오직 영국 제국 황실의 사위가 되기만을 원했다.그래서 그는 영국 제국으로 유학 갔고 황실 방계인 여친을 찾은 후에는 진주로 돌아오는 일이 거의 없었다.김현민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장현준은 그 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을 거다.김현민은 이어서 말했다.“어르신의 표정을 보니 제가 제대로 기억한 것 같네요.”“오늘 동하임이 현장에서 김예훈을 건드리려면 자신의 시체를 밟고 가라는 둥, 그런 말을 했다고 들었어요.”“그 말이 퍼지게 되면 장씨 가문의 체면이 구겨질 게 뻔해요.”“어쨌든 동하임은 어르신의 손자며느리이고 아직 파혼하지 않았잖아요.”“제가 보기에는 손자분이 돌아와서 동하임을 교육 좀 시켜야한다고 생각해요. 진주에서 누가 더 권력이 있는지 동씨 가문에 단단히 알려야죠!”“고작 동씨 가문 주제에 집권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장씨 가문의 은혜는 싹 다 잊은 거잖아요.”“게다가 동씨 가문을 망가뜨리면 김예훈이 계속해서 큰소리칠 수 있을까요?”“그 사람이 평성에서 아무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주에서는 뿌리 없는 초목일 뿐이에요.”“동씨 가문과의 인연만 끊어버린다면 얼마든지 밟고 올라설 수 있지 않겠어요?”“게다가 그 사람이 이번에 영국 제국을 거듭해서 모욕했는데 어르신 손자분과 황실 여자 친구가 같이 돌아와서 김예훈의 낯짝을 세게 후려갈겨 버리면 얼마나 속 시원하겠어요?”장현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김 수장님 역시 명성대로 인재시네요. 직접 나서지 못하는 대신 전략과 배치를 아주 완벽하게 짜놓으셨네요.”“어떻게 체면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한참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급한 마

  • 지존 사위   제2567화

    장현준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다가 물었다.“용현성이 김예훈을 제압하지 못할 거란 걸 진작에 예상했던 거예요?”“용현성은 용문당 집법부대의 부당주고 용문당 36개 지회를 총괄하는 사람이에요.”“그런데 김예훈이 어떻게 감히 용현성의 체면을 구길 수 있어요?”김현민은 직접 장현준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면서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간단해요. 김예훈이 부산 용문당 회장 신분만 갖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회장이라는 신분은 그 사람한테 단지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덤일 뿐이에요.”“그 사람의 진짜 정체는 아마 어르신도 들어봤을 거예요.”“경기도 김세자요!”“진주 이씨 가문의 이일메 큰 어르신도 그 사람을 건드렸다가 패배의 쓴맛만 봤어요.”“심지어 경기도 제일의 명문가의 모든 자원이 그 사람의 손에 들어가 있어요.”“그런 사람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죠.”“게다가 용 어르신과 어르신께서 아무런 준비 없이 공격해서 큰 코만 다치게 된거예요.”김현민의 담담한 말투와 달리 그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장현준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다가 김현민을 응시하며 약간 화가 난 듯이 말했다.“그럼 왜 우리가 움직이기 전에 얘기하지 않았어요?”“제가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도 제 말을 안 들으셨잖아요.”“제가 어르신한테 그 사람의 진짜 정체를 미리 말해줬다고 해도 어르신의 성격과 용어르신의 독단성을 감안했을 때 제 말을 들어주고 믿어줬을까요?”김현민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그에게 차근차근 미끼를 던졌다.“어르신과 용 어르신께서 정신을 집중하고 힘을 합쳐서 세상 물정 모르는 그놈을 처리해 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두 분께서 미리 패배의 쓴맛을 맛보는 거예요.”“그래야 두 분께서 그런 놈을 상대하려면 아예 손을 쓰지 않거나 손을 쓴다면 바로 죽여버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거니깐요.”그 말을 들은 장현준의 표정이 바뀌었고 안색이 많이 누그러졌다.잠시 후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김 수장님은 날 위해서 나설

  • 지존 사위   제2566화

    남윤지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곧 김현민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리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애초에 그 두 늙은이를 내보낸 건 단지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였잖아요.”“첫 번째 목적은 이 기회를 빌려 용문당이 김예훈에 대해 얼마나 관대한지 그 한계를 알아내기 위해서였고요.”“그리고 두 번째는 일본이 김예훈 측과의 싸움에서 패배돼서 이번에는 영국 제국의 힘을 빌려서 그놈을 죽이려고 했잖아요.”“이제 그 두 늙은이는 도련님이 예상했던 대로 쓸모가 없어졌고 마침 저희가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으니 잘된 거 아니에요?”김현민은 담담하게 말했다.“계획은 그렇긴 한데 안타깝게도 변수가 생겼어.”“어떤 사람들은 자기 주제도 모르고 아직도 자신이 권력을 쥐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단 말이지.”김현민의 얼굴에 비웃음이 번졌다.“어떤 사람들이요?”남윤지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거실 문 앞에서 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코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얼굴이 부어오른 장현준이 거실 문을 열고 김현민 앞으로 걸어가 앉았다. 그의 얼굴은 끊임없이 일그러지면서 변화하는 동시에 원한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 수장님, 김예훈 그놈 뭐예요?”“고작 용문당 회장 주제에!”“어떻게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요!”“게다가 날 서양 놈들의 개라고까지 했어요!”“그놈을 당장 죽여버려요! 김 수장님, 내 원한을 꼭 갚아줘요!”“별거 아닌 놈이 감히 전임 총독의 얼굴을 때리다니!”“그놈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진주·밀양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어요?”“또 어떻게 영국 제국 황실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겠어요?”장현준은 자신과 김현민의 신분 차이를 잊은 채 붉게 부어오른 얼굴에는 증오와 사나움만 가득했다.이어서 장현준은 그의 부하들 앞으로 다가가서 그들의 얼굴을 내리치기 시작했다.“쓸모없는 것들! 이 쓸모없는 것들아!”“날 보호하지 않고 뭘 했던 거야?”“영국 제국의 퇴역 기사라면

  • 지존 사위   제2565화

    김예훈은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그리고 김현민이 일본, 영국과 결탁한 의혹이 있는 것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날 김현민이 상속받으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주세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여러가지 버전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퍼뜨려 주세요. 김현민이 밖에 나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긴장감을 줘야죠. 맨날 집에서 음모와 계략을 연구하는 것도 정신상태에 좋지 않거든요.”김현민이라는 사람은 너무 계산적이고, 자기 보호에 강했다. 그런 그에게 짜증 날 대로 짜증 난 김예훈은 이렇게라도 그를 압박하고 괴롭혀 보기로 했다.그가 미쳐 날뛰기 시작해야 자기가 짜놓은 판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동씨 가문은 그래도 진주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어서 이런 일은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김예훈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했다.김현민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너무 의도적으로 계획하면 안 되었다. 너무 티 나게 하면 그가 눈치챌 수 있었다.오히려 이런 무심한 계획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있던 동하임은 갑자기 웃더니 그에게 다가가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도련님께서 저희 동씨 가문에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마땅히 내놓을 것도 없고 해서 제 몸을 바치는 거 어떨까요?”농담처럼 보이지만 사실 큰 용기를 낸 것이다.김예훈만 원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튈 것이 분명했다.“하하하.”김예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오른손으로 동하임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하임 씨, 농담도 참. 아무리 그래도 저는 하임 씨 아버지의 친구이자 하임 씨의 삼촌이 되는 사람이에요. 이런 농담으로 저를 화나게 하면 제가 어떤 벌을 내릴지도 몰라요.”동하임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도련님께서 이런 걸 좋아하셨어요? 그러면 삼촌, 저한테 어떤 벌을 주실 건데요?”김예훈은 갑자기 주제가 잘못된 것 같아 순

  • 지존 사위   제2564화

    “그렇다면 덕망 높은 두 분의 끊임없는 호소 끝에 김현민은 반드시 전략을 바꿔야겠죠. 만약 도련님께서 상대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멀리 놓고 봤을 때 저 두 사람은 김현민이 자신을 위해 분풀이를 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겠죠. 그렇다면 저 두 사람이 김현민의 마음을 흔들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다 단단한 고리에 작은 균열이 생길 수도 있어요. 만약 김현민이 오늘 일때문에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선다면 계획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그중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겠죠. 어쩌면 도련님께서 이 기회를 이용해 그를 뿌리째 뽑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도련님은 이 건물에 들어선 순간부터 함정에 빠진 것이 틀림없어요.”동하임은 손에 들고 있던 수표를 김예훈에게 건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예훈이 흥분한 나머지 일을 너무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아버지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언을 듣고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김예훈의 행동이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사실은 신중한 움직임이었고, 걸음마다 김현민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비록 김예훈과 김현민이 아직 정식으로 붙지 않았지만, 신경전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현재 파악된 상황을 봤을 때 적어도 김현민은 김예훈에게서 그 어떠한 이득도 본 적이 없었다.이로써 동하임은 왜 아버지가 진주·밀양에서 아무런 기반도 없는 김예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였지만 안타깝게도...동하임은 김예훈이 미혼일 때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이때 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힐끔 쳐다보았다.비록 동태원의 조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사람은 조금만 더 가르쳐주면 곧 큰 인물이 될 사람이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인정하지 않고 피식 웃을 뿐이다.“너무 과대평가하신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사람을 때렸을 뿐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신 거 아니에요? 저를 너무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말아

  • 지존 사위   제2563화

    잠시 후, 용현성과 장현준은 처참한 모습으로 이곳을 떠났다.동하임은 손에 든 2,000억 원의 수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 이번 만남은 정말 실패네요. 아무쪼록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줄 알았는데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냬요. 이 2,000억 원, 더 두 분이 여기저기 연락해서 겨우 모은 거예요.”동하임은 여전히 한숨이 나왔다.‘그렇게 거들먹거리더니 돈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어. 2,000억 원을 울며불며 여기저기서 빌려야 한다니.’김예훈은 그들에게 2,000억 원을 내놓으라고 한 것은 그들의 뺨을 때리는 것보다도 더 심했다.그들의 노후 자금마저 탈탈 턴 것과도 같았다.이로써 쌍방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평화롭게 지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저희가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고 해도 저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었을 거예요. 어차피 저들 눈에는 제가 죽어야 마땅한 존재니까요.”김예훈은 다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공진해가 보내온 자료를 확인했다.“소식에 따르면 용현성은 특별한 능력 없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암암리에 일본 쪽과 연락하는 것 같더라고요. 류서우가 초대하지 않았더라도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기 위해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러 왔을 거예요. 장현준은 원래부터 식민지 시대 때 영국에서 기르던 개였을 뿐이에요. 평생 무릎 꿇고 개처럼 살더니 외국인이 하느님인 줄 아나 봐요. 이런 사람은 아무리 체면을 세워주고, 또 기회를 줘봤자 절대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튼 제가 회장 패쪽을 내놓지 않고, 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일본에 가서 사죄하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는 죽는 운명이었다고요.”김예훈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말했다.“어차피 죽고 못 살 판에 2,0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한 것도 많이 봐준 거예요. 오늘 이렇게 많은 눈이 지켜보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 오늘 이곳을 벗어나지도 못했어요.”김예훈의 담담한 말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에게는 외국과 은밀히 연락하고 국민을 해치려는 비겁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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