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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7화

Author: 낭아감자
부산 용문당 회장 최종호?

그가 백요한의 배후라고?

아니, 그것보다, 최종호가 성남에 올 거라고?

오직 백요한을 위해서?

그러자 김예훈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놀라서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백요한을 쳐다보았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백요한은 대전 백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답게 인맥이 넓었다.

만약 용문당의 회장이 나타난다면 김예훈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최종호급의 사람은 전국 조직에서도 가장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조직뿐만이 아니라 기관이나 비즈니스 업계에서도 감히 용문당의 체면을 봐주지 않을 사람은 없었다.

오정범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경기도 조직의 왕이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경기도, 이곳은 역사적 원인 때문에 용문당이 아직 이곳까지 침투해 오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니 오정범이 조직의 왕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는다면 조직에서 가장 강한 조직은 용문당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용문당 회장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했다.

오늘의 일은 조금 크게 번지고 있었다.

물론 오정범이 봤을 때는 수습이 가능한 정도였다.

오정범은 사람을 더 불러올 생각도 없이 그저 흥미진진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백요한은 의기양양하게 걸어 나오더니 만족스러워하며 얘기했다.

“맞아, 내 배후인 최종호 님이 곧 경기도로 올 거야. 내가 아까 연락을 드렸더니 곧 도착한다고 하셨어.”

현장에는 숨을 헉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최종호가 그렇게 대단해?”

김예훈이 담담한 시선으로 백요한 앞에 서서 물었다.

“최종호가 온다고 해도, 날 건드리면 최종호도 내 앞에서 꿇어야 할 거야. 내 말 알아들었어?”

“하하하, 최종호 님이 네 앞에서 꿇는다고?”

백요한은 크게 소리 내 웃었다. 마치 미친놈을 보듯이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김예훈, 넌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네가 하늘인 줄 알아? 최종호 님을 무릎 꿇게 하겠다고? 진짜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너 같은 사람은 최종호 님의 손에 죽을 자격도 없어. 최종호 님이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널 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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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1498화

    이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 자료를 찾아 최종호의 신분을 확인했다. 그리고 모두 숨을 들이켰다.백요한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부산 용문당 회장까지 불러내다니. 정말 두 사람의 사이가 돈독한 것이 틀림없었다.공명진의 표정도 살짝 굳었다. 김예훈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 살짝 후회되었다. 너무 성급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백요한의 여자 파트너들은 바로 백요한의 품에 안기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녀들의 눈에 백요한은 너무 대단한 사람이었다.최종호가 등장했으니 다들 옆으로 찌그러져 있어야 할 것이다.경기도에서는 하정민과 국방부의 일인자인 원경훈만이 최종호 앞에서 허리를 펼 수 있을 것이다.경기도 일인자인 김세자는 최종호 앞에서 고개도 쳐들지 못할 것이다.왜냐하면 최종호는 부산 용문당의 회장이니까!아까처럼 허세만 부리던 김예훈은 당장 죽을지도 몰랐다.많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흥분한 기색이 드러났다. 그들은 김예훈의 결말을 보고 싶었다.“김예훈, 하마터면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네.”“공명진을 무릎 꿇게 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 김예훈이 최 회장님의 상대가 될 것 같아? 결국은 광대일 뿐이야.”“곧 최 회장님과의 격차를 몸소 느낄 수 있을 거야.”많은 사람들이 김예훈을 불쌍하게 쳐다보았다.강자가 약자를 동정하는 것은 천재가 바보를 가엾이 여기는 것과 비슷했다.태생이 약자인 김예훈이 뭘 할 수 있겠는가. 김예훈은 최종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절대적인 권력 앞에서 김예훈은 아무것도 아니다.“최종호 님!”“오셨군요!”“최 회장님!”백요한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다가갔고 주변의 사람들도 하나둘씩 최종호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이게 무슨 일이냐. 나를 이곳까지 오게 만들다니.”최종호가 뒷짐을 쥐고 걸어왔다.그는 부산에서 처리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백요한이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최종호에게는 아들과도 같은 백요한이었기에 최종호는 바로 달려온 것이다.백요

  • 지존 사위   제1499화

    일 분이 지나고 나서야 최종호는 손을 저어 부하들을 제지했다. 그리고 차가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네가 우리 요한이를 건드린 거냐?!”“응.”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최종호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좋아, 아주 좋아!”김예훈이 이렇게 막 나오는 것을 본 최종호는 차갑게 웃었다.“내 사람을 건드린 대가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겠지?”김예훈이 담담하게 되물었다.“내가 왜 백요한을 건드렸는지는 묻지 않네?”그말에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지금 와서 갑자기 도리를 따진다고? 머리가 잘못된 게 분명하다!“안 물을 거다. 물을 필요가 없지.”최종호는 뒷짐을 쥐고 차가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노려보았다.“네가 우리 요한이를 건드렸다는 것만 알면 되거든.”백요한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으로 얘기했다.“최종호 님, 저 자식이 아까 말하기를, 최종호 님이 와도 자기 앞에서는 무릎을 꿇어야 한대요!”종성우 등 사람들도 입을 모아 얘기했다.“맞습니다, 그렇게 얘기했어요.”“나를 꿇게 만든다고? 정말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구나.”최종호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 웃음마저 터졌다.“너 이 자식, 용문당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 용문당이 무슨 일을 하는 건지는 알아? 내가 오늘 너를 제대로 손봐주지 않으면 넌 계속 네 주제도 모르고 살겠지.”김예훈이 되물었다.“그러면 최 회장님은 도리를 따지지 않겠다는 말인가?”“도리?”최종호는 차갑게 웃었다.“내 앞에서는 주먹이 곧 도리야. 강자의 말이 곧 법이라고! 그래서 용문당은 절대적인 진리야. 저자를 봐. 내가 저자의 손발을 다 잘라버렸지만 대구 공씨 가문은 나에게 와서 도리를 따질 자격도 없어.”그렇게 말하며 최종호는 바닥에 쓰러진 공명진을 가리키며 분노의 숨을 몰아쉬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을 보탰다.“보아하니, 정말 날 죽일 생각인가 본데. 도리를 안 따지겠다니 참 안됐네.”“도리를 따지는 것도 괜찮지. 대신 네가 무릎

  • 지존 사위   제1500화

    모든 사람들이 경악했다.사람들은 입을 떡하니 벌리고 그 장면을 지켜 보았다. 머리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 바로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 자리에 최종호도 있고 그의 보디가드들도 있는데, 김예훈은 그 앞에서 백요한을 떄린것이다.그렇게 빨리 죽고 싶은 건가?최종호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 최종호는 김예훈이 조금이라도 머리를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곧 머리를 숙일 것이라고 생각했다.왜냐하면 그는 부산 용문당의 회장으로서 높은 지위를 갖고 있었고 실력도 있었기에 김예훈을 밟아죽이는 것은 마치 개미를 밟아죽이는 것처럼 쉬웠기 때문이다.하지만 김예훈이 그런 최종호를 무시하고 사람들 앞에서 백요한의 뺨을 때리고 심지어 백요한을 밟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이건 최종호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고 동시에 용문당의 체면도 구겨지는 것이다. “죽여라! 모든 책임은 내가 질테니 죽여!”최종호는 화가 나서 발을 굴렀다.수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서른여섯 명의 보디가드들이 좌우로 김예훈을 포위했다. 김예훈 발 밑에 깔린 백요한이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바로 김예훈을 죽일 생각으로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고 스피커폰을 켰다.뚜-야심한 밤, 빈 주차장에서 그 소리는 더욱 잘 들렸다.“전화해서 사람을 부르려고? 드디어 무서운 줄은 알았나 보지?”최종호가 차갑게 웃었다.“네 배후가 누구인지 어디 한번 보자. 바로 죽여버릴 테니.”“여보세요? 누구입니까?”전화기 너머에서 조금 연세가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힘 있고 위엄 있는 목소리였다.그 목소리를 들은 최종호는 잠시 멈칫했다. 그의 얼굴에는 긴가민가하는 표정이 드러났다.이 목소리는 너무 익숙한 목소리였다.최종호에게는 너무 익숙한 목소리다.하지만 문제는, 김예훈이 어떻게 이분의 전화를...최종호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용인주 님, 안녕하십니

  • 지존 사위   제1501화

    김예훈은 용문당의 사람들을 뒤로한 채 담담하게 말했다.“용인주님, 제가 어떻게 인주 님께 지시하겠습니까. 단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용문당을 창립하실 때 초심은 무엇이었습니까?”용인주는 어느 정도 눈치를 챘음에도 웃으며 대답했다.“나라를 위해 국경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나라를 위해 국경을 지킨다고요!?”김예훈이 비웃으며 말했다.“허세가 하늘을 찌르는 용문당 지사의 회장들조차 나 몰라라 하시면서 사기와 행패를 일삼는 이런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국경을 지킨다고요? 만약 이런 사람들이라면 용문당은 존재 가치가 없네요!”용인주는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김예훈 님,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어떤 일이든 이 늙은이가 다 해명하겠습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그저 부산 용문당의 회장 최종호가 저를 죽이려 할 뿐이죠. 제가 바로 해결하려다가 혹시 인주 님께서 지시하신 건 아닌지 해서 연락드려 본 겁니다. 그렇다면 서울이라도 한번 가려고 했죠.”“예훈 님, 실례지만 최종호에게 전화를 바꿔주시면 이 늙은이가 잘 말해 보겠습니다.”“좋습니다!”김예훈은 웃는 얼굴로 휴대전화를 최종호 앞에 던졌다.“당신들 당주가 전화 받으래.”최종호가 벌벌 떨며 전화를 귓가에 가져다 댔다.한참 후, 전화 너머로 차갑고도 쌀쌀맞은 말투가 들려왔다.창백한 얼굴로 온몸을 덜덜 떨며 전화를 끊은 최종호는 마치 혼이라도 나간 사람 같았다.용인주는 김예훈의 신분은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단 한마디만을 남겼다. 김예훈을 욕보인 대가는 죽음밖에 없으니 제대로 용서를 구하라는 것이었다.기세등등하던 최종호가 그 말을 듣고 움찔했다. 그러고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김예훈을 향해 천천히 몸을 숙였다.“예훈 도련님, 오늘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렸습니다. 저의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장은 온통 혼돈의 늪에 빠졌다. 수많은 사람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며 재차 확인했다.그토록 콧

  • 지존 사위   제1502화

    현장에 있던 모두가 놀라서 넋이 나갔고 두려움에 떨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한참 어린 후배 앞에 꿇어 않아 양쪽 뺨을 맞다니, 이 일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김예훈이 어떤 신분을 가졌든, 그가 누구에게 전화를 걸었든, 눈앞의 광경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승패는 이미 정해졌다고.최종호가 무릎을 꿇는 순간부터 그의 자존심과 오만함은 사라진 지 오래고 그를 따르는 서른여섯 명의 부하도 바닥에 꿇어 않은 채 머리를 들지 못했다.허세를 부리던 만큼 처참해진 모습이 대조를 이뤘다.이 모습을 보고는 백요한을 지지하던 사람들은 저마다 식은땀을 훔치며 소리 없이 물러섰다. 비록 자리는 뜰 수 없지만 마치 백요한과 친한 사람이 아닌 듯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다. 백요한과 종성우는 지금이라도 당장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억울할 뿐이었다. 그깟 데릴사위 하나쯤 마음대로 밟아 죽이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그러나 그 둘의 눈은 이내 광기 어린 눈빛으로 돌변했다. 김예훈이 제 아무리 높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들 상관없었다. 양아버지의 일 처리 방식대로라면 오늘 일이 지나고 나서 기필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복수 할 것임을 백요한은 굳게 믿고 있었다.’김예훈 딱 기다려, 당신뿐 아니라 당신의 가족 모두를 죽여줄 테니!’“내가 어르신을 앞세워 당신을 때린 것이 억울한가?”최종호의 뺨을 한참이나 후려 친 김예훈은 손을 닦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최종호의 눈빛은 독기로 가득 찼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억울함이 가득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아닙니다!”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다고 오늘은 그가 김예훈 앞에서 머리를 숙였지만, 용문당이 남아있는 한 오늘의 수모를 만회할 방법은 수만 가지는 남아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이미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최종호이기에 찌질해도 할 수 없었다. 김예훈은 담담하게 물었

  • 지존 사위   제1503화

    프리미엄 가든김예훈은 살금살금 집 안으로 들어와 욕실로 향했다. 탁!어두컴컴했던 거실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소파에는 정민아와 정소현 자매가 잠옷을 입은 채 제각기 팔짱을 끼고는 김예훈을 주시하고 있었다. 금방 용문당의 부산 지사 회장을 처리하고 온 김예훈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민아야, 소현아, 다들 아직 안 잤어?”“당신 뭐 하러 갔어? 왜 이렇게 늦었어?”정민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김예훈은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백요한의 양아버지랑 잘잘못을 따지러 갔다 온 거야.”“그래서?”“그래서 그 둘 부자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성남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그러고는 둘이 손 꼭 잡고 떠났지.”김예훈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정민아와 정소현 두 사람은 당연히 믿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지만, 문제는 김예훈의 몸 그 어디에서도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 보였기에 아마 싸우러 간 것은 아닌 듯싶었다. 김예훈이 계속해서 말했다. “맞다, 앞으로는 웬만하면 낯선 사람과 식사 자리는 피하는 게 좋겠어. 혹시 있게 되더라도 나한테 꼭 알려주고. 그리고 요즘은 밖에 나가지 않도록 해. 최대한 집에 있어. 특히 너, 별일 없이 나다니며 사고 좀 치지 말고!”김예훈은 정소현을 노려보았다. “내가 뭘요!”정소현은 억울했다.김예훈은 정민아에게 정소현을 혼 좀 내라는 눈치를 주고는 곧바로 욕실로 향했다. 백요한과 최종호의 등장으로 김예훈은 기분이 엄청 더러웠다. 이번 사건은 이렇게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서울, 성남에서는 거리가 멀지만, 그곳은 한국의 정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이다.한국에서의 최강, 최고층 계급의 사람들만이 이곳에 발붙일 자격이 있었다. 서울 도심 속, 이 시각, 한 채의 오래된 전통가옥 내에는 하얀색 한복을 차려입고 나무 의자에 기대어 있는 누군가가 있다. 그의 앞에는 전통 화로가 놓

  • 지존 사위   제1504화

    다음 날 아침.김예훈은 아침 일찍 최종호가 저격수에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곧바로 여운기에게 전화를 걸고는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최종호의 신분이 특별했기에 장례식장에는 여운기뿐만 아니라 양정국도 있었다. 장례식장 영안실에는 창백한 얼굴을 한 시체 한 구가 누워 있었다. 누가 봐도 그는 최종호였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의 미간 사이에는 붉은색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김예훈은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어떻게 된 일입니까?”여운기는 크게 심호흡하고는 말했다. “어젯밤, 최종호 일행이 주차장을 떠나 에드워드 병원에 가서 간단히 상처를 치료하고는 곧장 성남국제공항으로 갔어요. 시내를 벗어나 공항까지 20킬로 미터도 남지 않은 곳에서 최종호가 답답하다며 창문을 내리라 했다더군요. 그 순간 누군가 총을 쐈고 그의 미간에 적중되면서 즉시 사망했어요! 그 한발이 백발백중이라니, 전장에서 수십 년을 단련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정확할 리가 없죠. 사고 후 우리 경찰이 주변을 물색하던 중 한 주민아파트에서 의심되는 곳을 발견했는데 현장 정황으로 보았을 때 상대방은 아마도 기존에 있는 총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조립한 총을 사용한 것 같아요. 그 때문에 수사를 해도 범인의 신분을 알아내기란 절대 쉽지 않을 것 같네요.”김예훈은 담담하게 물었다. “의심 가는 상대가 있습니까?”“네. 여러 명 있죠.”여운기는 쓴웃음을 지었다. 경기도에는 비록 용문당 지사가 없지만 최종호가 나름 큰 인물이었기에 사고직후 기타 지역의 용문당 지사 회장들은 가장 빠른 시간안에 그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의 전말을 물었다. 성남뿐만 아니라 경기도 상류층에도 최종호의 친구들이 적지 않으므로 모두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빠른 시간 안에 진상규명을 부탁했다.여운기는 비록 성남경찰서의 서장이라지만 큰 인물들 앞에서는 그 또한 피동적일 수밖에 없었다.“그중에서도 가장 의심되는 자가 누구인가요?”김예훈은 계속해서 물었다.여운기는 잠깐 망설였지만 결국 대답하지 못했다.

  • 지존 사위   제1505화

    김예훈은 덤덤했다. 곁에 있던 여운기가 문득 입을 열었다.“김 대표님, 대표님이 생각하기엔 범인의 의도는 무엇일까요?”김예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꼭 나를 향한 것이 아닐 가능성도 있어요. 그러나 성남을 들썩이게 하려는 의도는 확실한것 같네요. 필경 지금의 성남은 마치 탄탄한 철통과도 같아 규칙이 없는 외부인이 들어오기란 쉽지 않죠. 그런데 만약 저를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면 경기도 기관에서는 무조건 저를 앞세워 명분을 갖고 용문당에 찾아간다면 외부에서도 성남에 들어올 기회가 있지요.”여기까지 생각한 김예훈은 말을 이어갔다.“만약 예상한 대로라면 범인의 목적은 최종호를 죽이는 것도, 나를 죽이는 것도 아닌 단지 용문당이 몰락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 틈에 그들은 물갈이를 하는거죠...”“그 말은 즉, 그들은 김세자를 향해 온 것이고 또한 총사령관님을 향해 온 것이겠죠...”이 말을 꺼내는 순간 김예훈의 입가에는 쌀쌀한 미소가 번졌다. 양정국과 여운기는 서로를 쳐다보았고 그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그들이 향한 화살은 단지 김세자를 향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듣고 보니 총사령관님을 향한 화살일 가능성도 있었다. 김세자를 향한 것이라면 상업적 비즈니스를 위한 싸움이라 생각하겠지만 총사령관님을 향한 것이라면 아마도 더 중요한 무언가와 연관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이번 사건은 여러분께서 절차대로 조사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김예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요즘 성남이 분주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남은 절대로 어지럽혀져서는 안 됩니다! 감히 누가 성남을 먹칠하려 한다면 그를 당장 잡아들이세요! 그 누구든 의견이 있다고 하면 저를 찾아오라고 하세요.”“네!”양정국과 여운기는 얌전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분께서 말을 꺼낸 이상 더 이상의 반박은 불가하다.앞으로 성남은 더욱 혼잡해질 것이다.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의 고요함이라!대화하며 영안실에서 걸어 나온 세 사람은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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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759화

    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본인이 말 잘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오늘 그걸 직접 경험할 줄이야. 대한민국 무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했으면 분명 믿었을 거야. 그런데 입만 번지르르하고 배신에 익숙한 일본인이 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내가 곧 죽을 나이가 된 건 맞지만 알건 다 알아. 남양국과 대한민국 간의 분쟁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언젠가 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우리 남양국도 좋은 날이 없을 건 확실해. 공과 사를 불문하고 내가 너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설득에 실패한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얼마든지 덤벼. 지옥으로 보내줄 거니까.”아마미네 토시로는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속으로는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진주·밀양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거지? 김예훈을 죽이지 않았다간 앞으로 일본인이 진주·밀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불가능할 텐데? 지금은 물론 전성기 시절에도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나를 죽이려면 아마 야마자키파 전 수장인 야마모토 타케시를 모셔 와야 할 거야.”양상철은 태연하기만 했다.“넌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분은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 너 같은 잡것들이 어르신을 방해하지 않게 내가 노력할 수밖에.”아마미네 토시로는 또 알약을 하나 삼켰다.알약을 삼키자마자 그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눈동자가 새빨개지기 시작했다.다음 순간 양상철을 향해 비수를 날렸다.양상철은 넓은 소매를 휘둘러 비수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펑.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숲속에 불꽃이 튀겼다.이 모습에 양상철은 속으로 일본인이 정말 뻔뻔하다고 욕했다.‘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옆길로 샐 궁리만 한다니. 정말 염치가 없네.’공격을 피한 양상철은 앞으로 나

  • 지존 사위   제2758화

    오륜 사찰 금지구역.아마미네 토시로는 복부 상처를 감싸 쥔 채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그는 곧 알약 하나를 삼키고는 절벽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 상황을 지켜보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이 약간 창백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혜선 스님이 아직 저 자식을 죽이지 않았다니. 역시 여자 등이나 처먹는 기생오라비가 맞았어. 여자들마다 아까워서 죽이지 못하잖아.”아마미네 토시로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곳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재빨리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검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1분 1초가 흘러가면서 주변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순간은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마침내 숲속에서 어떤 노인이 뒷짐을 쥐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그는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아마미네 토시로를 쳐다보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맞은편에 있는 노인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남양 무신 양상철?”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를 알아봤으면 너의 아들보고 너한테 전하라고 한 말도 들었을 텐데. 지금 보니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모양이군. 왜. 10년 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냈더니 나를 잊은 거야?”남양 무신 양상철을 알고 있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남양국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섬라국과 화국에 의해 멸망하지 않은 것도, 심지어 동해 해역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양상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출신인 그의 조상님이 남양국으로 이주한 뒤 혼자 힘으로 이 나라를 일궈냈다고 했다.남양 무신은 남양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양국을 쥐락펴락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남양국에는 무신이 한 명뿐이지만 단 한 명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적어도 아마미네 토시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 지존 사위   제2757화

    “총사령관님은 젊고 멋있는 분이야. 포스까지 장난 아니라고. 그분은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무슨 염치로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거야? ‘총사령관’이라는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혜선 스님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이유만으로도 난 네가 너무 싫어졌어. 오륜 사찰에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규칙만 없었더라면 넌 오늘 살아서 나가지도 못했을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네.”혜선 스님은 김예훈이 우상인 총사령관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김예훈을 쫓아내. 저 자식이 원하든 말든 진주 밖으로 쫓아내라고. 그리고 앞으로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 자칭하거나 진주·밀양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륜 사찰에서 죽여버릴 거라는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혜선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열몇 명의 오륜 사찰 제자들이 나타나 검으로 김예훈을 겨냥했다.그중 한 명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김예훈, 꺼져.”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혜선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선 스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해. 나를 오륜 사찰에서 쫓아내는 건 상관없는데 진주·밀양에서 쫓아낼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한마디만 물을게. 김현민이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걔가 과연 전설 속 당도 부대 총사령관일까? 나이, 실력은 막론하고, 정말 김현민이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해? 총사령관님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단숨에 제압하고 혼자 힘으로 일본의 수많은 검신, 음양 대가들을 물리치신 분이야. 총사령관님 같은 분이 굳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탐내서 일본인에게 굽신거릴까? 솔직히 말해서 김현민 같은 사람한테 총사령관이라는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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