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맞은편에서 하은혜가 난감하게 말했다:"방금 들어왔는데 대표님께서 무슨 일인지 갑자기 종업원한테 쫓겨났어요, 지금 밖에서 찾는 중이에요."하은혜도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방금 그녀는 김예훈 곁에 없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그냥 김예훈이 사람한테 끌려 나가는 걸 목격했을 뿐이다."네? 무슨 일 처리를 그렇게 하는지?" 나동욱이 흠칫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이렇게 해요, 대표님한테 잠깐 기다리라고 하세요, 제가 곧 데리러 나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요..."전화를 끊고 나동욱은 로비로 쏜살같이 달려갔다."나 은행장님, 전..." 손건우가 나동욱을 보고는 옷을 툭툭 털며 정민아를 향해 윙크했다,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그가 나동욱한테 인사를 건넸다.근데 나동욱이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그의 곁을 지나갔다.손건우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내민 손을 거두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다.그의 뒤에 있던 조이영이 빠르게 반응했다:"방금 저분 나 은행장님 맞죠? 보아하니 귀한 손님을 맞이하러 가는 것 같은데...""맞아요 맞아요." 손건우 역시 반응이 빨랐다, " 나 은행장님은 불같은 성격을 가진 분이에요, 지금은 볼일이 있는 것 같으니 방해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잠시 후에 당신들을 데리고 은행장님을 방문하죠."......운정가든 로비 입구, 종업원 한 명이 입구 쪽에 서서 경비원 두 명을 훈계하고 있다:"두 사람, 생각 좀 하면서 살아요, 아무리 지하 주차장에서 초대장을 확인했어도 그렇지, 로비 입구에서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는 거 몰라요?""방금 저런 가난뱅이 같은 사람을 초대장도 확인해보지 않고 그냥 들여보낸 거예요? 경매에 영향을 줄 거라는 생각 안 해봤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요?"두 경비원은 계속 고개를 끄덕이었다,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운정가든의 종업원 또한 신분이 보통이 아닌 사람인데.바로 이때, 나동욱이 부랴부랴 이곳으로 걸어왔다, 그가 밖을 내
그의 몸이 살짝 떨렸다, 설마 이 여자가 나동욱의 여자는 아니겠지? 만약 그런 거라면, 이 찌질한 놈은...이때, 종업원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마터면 입을 함부로 놀릴 뻔했다.김예훈은 원래 조급해하지 않았다, 손건우가 자신이 YE 투자 회사의 고위 임원을 알고 있다며 정민아에게 접근했다. 문제는 어떤 사람을 안다 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이때 종업원이 다가오자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초대장이 없으면 경매에 참가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지금은 날 초대하러 온 거예요? 내가 우스워요?"종업원은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여자 덕 보고 사는 주제에 잘난 척은? 아니지, 그것도 보통 여자인가? 나동욱의 정부잖아, 어디서 잘난 척이야, 나 은행장님께서 입만 열면 네놈은 우리 운정가든에 발도 들일 자격이 없어.그러나 지금, 그는 감히 내색하지 못하고 공손하게 말했다:"손님, 아까는 제가 실례했습니다, 나 은행장님의 귀한 손님이신 줄 몰랐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종업원은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말했다, 억울해 죽을 것 같았다.그 두 경비원도 손을 모으고 서 있다, 어쩔 수 없었다, 이 두 사람은 나 은행장의 귀빈이니까, 모셔가지 않는다면 잘릴지도 모른다.운정 경매장의 VIP 룸 입구.이때 나동욱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김예훈과 하은혜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오셨습니까?"그의 주변에 서 있던 회사 대표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초라해 보이는 이 젊은이가 무슨 능력이 있어서, 나동욱같이 성공한 상업은행의 은행장이 이리도 중시하는 건지?나동욱은 다른 사람의 눈빛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뜻도 없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께서 조용한 성격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로비까지 마중 가지 않았습니다, 방금 그 종업원들은 대표님의 신분을 모르고 있으니 무례한 행동은 용서해주십시오."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들의 탓이 아니지요, 제가 가난해서 새 옷조차 살 수 없어서 그
예쁘고 도도한 여인이 이렇게 웃으니 너무 매력적이었다.나동욱을 힐끗 쳐다보고는 선우정아의 시선이 무의식중에 김예훈에게로 향했다, 그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나동욱이 어떤 신분인데? 그 옆에 이렇게 초라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 처세술에 능한 그녀는 경솔하게 입을 열지 않았다.이때, 손건우와 정민아도 경매장으로 들어왔다, 강문탁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선우정아의 외모에 홀려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내 그가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어머, 정씨 일가의 데릴사위 아니야? 방금 쫓겨난 거 아니었어? 왜 또 들어오는 거야?"강문탁이 말하면서 걸어왔다, 그가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나 은행장님, 이 사람은 우리 남해시에서 유명한 인물입니다, 정씨 일가의 데릴사위, 명성이 아주 고약하죠, 어떻게 이런 장소에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하지 않은 게 좋을 듯합니다."나동욱이 흠칫했다, 그 유명한 데릴사위가 김예훈이라니,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담담한 김예훈을 보며 그도 내색하지 않았다, 늙은 여우같은 것이 눈치가 아주 빠르다.김예훈이 자신의 신분을 밝힐 생각이 없는 것 같아 보여서, 그도 자연히 모른 척하려고 했다.선우정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김예훈을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하다.이 사람, 비록 초라해 보이기는 하지만 인물이 훤하고 찌질해 보이지 않았다, 근데 데릴사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남자는 꼴도 보기 싫다.강문탁은 선우정아가 자신 때문에 김예훈을 싫어하자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딱 봐도 우리 남해의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다른 곳에서 오셨어요?""하지만 괜찮아요, 우리 남해시는 손님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니까요, 괜찮으시다면 오늘은 제가 모시도록 할게요, 남해시를 대표해 잘 모시겠습니다!"강문탁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역시 여자한테 빌붙는 건 타고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선우정아 같은 미인한테 말을 걸다니.강문탁이 김예훈을 쳐다보며 차갑게 웃으면 말했다:"찌질한 놈, 그 여자분한테서
강문탁이 차갑게 웃었다:"나한테 고마워할 것 없어, 지금 네가 꺼진다고 해도 난 정씨 일가에 이 일을 알릴 거니까, 가문에 도둑놈 하나가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거슬리게 하고 있다고, 이 일에 대해서 나한테 사과를 해야 할 거야.""물론, 너한테 기회를 줄게,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빌어, 그럼 용서해줄게, 어때?"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대꾸하지 않았다.옆에 있던 나동욱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강문탁 씨, 제정신이에요?"나동욱은 예전부터 김예훈과 친구를 맺고 싶었지만 줄곧 기회가 없었다, 김예훈을 운정 경매에 초대한 것도 조금이나마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어서였다.김예훈이 겸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지금까지 쭉 지켜봤는데 누군가 자신을 멍청하다고 욕을 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나 은행장님, 이 데릴사위가 여기 있는 게 내 눈을 더럽히고 있는 겁니다!" 강문탁이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강문탁도 나동욱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옆에 그보다 더 큰 인물이 있는데 고작 은행장이 뭔 대수겠는가? 게다가 나동욱이 김예훈의 편을 드는 것 같아서 기분이 더러웠다.그는 자신이 여자한테 빌붙어 살게 된 것이 다 김예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김예훈을 죽이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오늘, 김예훈도 죽일 수 있고 또 선우정아와도 알고 지낼 수 있게 되었으니, 이참에 김 여사한테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젊고 예쁜 여자의 덕을 보고 살려면 분발해야 할 것 같다.그 생각을 하고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차가운 눈빛으로 나동욱을 쳐다보았다:"나 은행장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은행장님이 두렵지 않아요, 좋게 말해서 은행장이지 솔직히 부자들의 금고지기가 아닙니까? 만약 우리 같이 돈 있는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저축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위세를 부릴 자격이나 있나요? 나도 상업은행의 VIP 고객입니다, 그런데도 날 건드릴 생각입니까? 날 건드린다면 우리 강씨 가문의 돈을 은행에서 다 뺄 것입니다.""철썩-"이때, 나동
두 사람이 계속 싸우게 되면 선우 가문도 피해를 보게 될지 모른다. 그리 된다면 선우정아한테는 시끄러운 일이다, 그녀가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은 경매 때문이니까."선우정아 씨, 잠시만요..." 강문탁이 다급해졌다, 내가 당신 때문에 뺨까지 맞았는데 어떻게 이대로 그냥 가버리는 건지?이때, 그가 선우정아를 따라가면서 고개를 돌려 사납게 말했다:"나동욱, 당신 이제 끝났어요, 두고 봐요, 내일 당장 강씨 가문의 돈을 은행에서 다 뺄 테니,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거예요!"나동욱은 강문탁을 쳐다보지도 않고 김예훈의 눈치를 살피며 한숨을 쉬었다:"대표님, 제가 충동적으로 그만, 신경 쓰지 마세요."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면전에서 욕을 먹고도 가만히 있었다면 제가 은행장님을 얕잡아봤을 겁니다.""갑시다, 우리도 경매장으로 들어갑시다, 제 개인 계좌의 자금은 은행에서 잠시 보관해주세요."말을 하고 김예훈이 태연하게 경매장으로 들어갔다.나동욱이 흠칫하더니 이내 기쁜 표정을 지었다, 보아하니 오늘 실수하지 않은 것 같다, 김예훈 대표가 화가 나지 않은 걸 보면.......운정 경매회의 경매장은 축구장 크기만큼 엄청 넓었다, 경매장에 거의 빈 좌석이 없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남해시의 상류층을 제외하고도 경기도 각 지역의 부자들이 다 모였다, 운정 경매회는 아주 유명하다, 매년 독특한 물건들을 구해와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이때, 하은혜는 나동욱이 안내한 VIP룸에 앉아있다.그리고 손건우와 정민아, 조이영은 경매장 맨 앞줄에 앉아있다, 보아하니 손건우 또한 신분이 남다른 사람인 것 같다, 아니면 이 자리에 앉아있지 못했을 것이다.선우정아와 강문탁 두 사람도 맨 앞줄에 앉았다, 강문탁이 그곳에 앉아있는 건 선우정아 때문일 것이다, 그의 신분으로는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맨 앞줄에 자리가 두 개 남았다, 마침 정민아의 옆자리였다, 김예훈이 나동욱을 향해 손짓한 후 그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정민아 곁에 앉
선우정아가 차가운 도시 여자라면 정민아는 전통적인 미인이다, 두 여인이 함께 앉아 있으니 그야말로 아름다운 세계 명화가 따로 없다, 그러나 이때 김예훈이 터벅터벅 걸어가 앉아 분위기가 싹 깨져버렸다.이 순간, 손건우와 강문탁의 안색이 변했다."데릴사위, 당신이 여긴 어떻게! 이봐요, 여기 경매회는 왜 이래요? 어떻게 초대장도 없는 사람을 한 번도 아니고 계속 들여보내는 거예요? 이곳은 규정을 어기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손건우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게 말이에요, 데릴사위가 되더니 감히 우리랑 겸상을 하려 드네요,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모르고 있나 보네요!" 강문탁이 비꼬는 말투로 맞장구를 쳤다."그래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주최 측에서 설명 좀 해봐요!""아무나 이렇게 경매에 참가하게 한다면, 운정 경매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뒤에 있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김예훈의 행동이 무척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 앉았더라면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문제는 두 미녀 사이에 앉았으니, 그것도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말이다.김예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손건우를 쳐다보고, 다시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하하하, 또 주머니를 뒤져요? 무슨 마술이라도 할 줄 알아요? 아까도 아무것도 꺼내지 못하더니, 지금..." 손건우가 큰소리로 웃었다, 그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웃음을 뚝 그쳤다.아까는 확실히 초대장이 없었다, 하지만 아까 하은혜가 나가서 김예훈의 외투를 가져왔다.이때, 김예훈이 초대장을 쥐고 무심하게 손건우의 얼굴에 던지며 담담하게 말했다:"이젠 그 입 좀 다물죠?""당신..." 손건우가 발끈했다, "어디 가서 가짜 초대장을 구해와서는 지금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예요?... 저기요, 이 초대장에 초대인도 초대받은 사람도 없는 걸 보면 가짜 맞죠?"양복 차림의 한 직원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이상한 표정으로 초대장을 받아보고는 잠시 후,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건네주었다, 그러
얼마 지나지 않아, 손건우가 조이영한테 문자를 보냈다.조이영이 핸드폰을 확인하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일어나 웃으면서 말했다:"민아야, 너 저 찌질한 놈이랑 같이 앉지 마, 너까지 없어 보이잖아, 오늘 밤 넌 운이 좋아야 해, 나랑 자리 바꿔, 좀 있다가 건우씨가 널 데리고 YE 투자 회사의 고위 임원을 만나러 간다고 했잖아!"정민아가 고민도 안 하고 바로 대답했다:"됐어, 그냥 여기 앉을게."이때, 정민아는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김예훈과 같이 있는 게 손건우와 같이 있는 것보다 안심이 되었다.돈이 많아서 안심되는 게 아니라, 뭔가 집으로 돌아온 것 같은,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는 것 같은 그런 편안함이 느껴졌다.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정민아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조이영을 거절했다.조이영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은 너무 티 나게 하면 안 되니까, 그녀가 앉아서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찌질한 놈,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민아 앞길 막지 마, 사람이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네 것이 아닌 물건에 욕심내지 말라고! 그래봤자 너만 손해이니까!"김예훈이 웃었다:" 욕심을 내든 안 내든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그만 좀 나대! 우리 부부 사이의 일에 네가 왜 끼어드는데! 내가 민아 남편이지 네 남편이야? 어이가 없어서 정말!"두 사람이 싸우자 정민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두 사람 그만해, 조이영, 결혼은 내 일이야, 그리고 생각해봤는데 당분간 나 이혼 안 해..."이 말을 듣고 조이영의 안색이 확 변했다, 옆에 있던 손건우의 얼굴도 어두워졌다.만약 정민아가 이혼하지 않는다면, 난 기회가 없는 거 아니야?"예훈 씨, 당신... 오늘 집에 들어올 거야?" 정민아가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머뭇거리며 말했다.김예훈이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그래, 저녁에 집에 데려다줄게."정민아의 얼굴이 밝아졌다, 한편 조이영이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민아를 데
"여보, 오늘 밤 이 사기꾼이랑 같이 갈 필요 없겠어, YE 투자 회사의 대표도 모르는데 무슨 소용이야? 나랑 내일 같이 내 동창 하은혜를 만나러 가자, 그게 더 효과 있을지도 몰라." 김예훈이 정민아한테 말했다."정말? 잘 됐어." 정민아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하은혜는 YE 투자 회사 대표의 비서이다, 만약 그녀한테 줄을 댄다면 어떤 임원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손건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때 조이영이 고개를 저으며 이제 그만하라고 손건우한테 눈치를 줬다, 이미 말실수를 한 상태이니 더 이상 만회할 수 없는 상태였다.이때, 경매장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는데, 역시 운정 경매회의 인기는 대단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매가 시작되었다.앞에 나온 몇 가지 경매품은 소장 가치가 있는 시계나 보석 같은 것들이었다, 비록 모두 보기 드문 물건이긴 하지만, 다들 큰 흥미는 없었다.이 물건들의 거래 가격은 몇억에서 몇백억까지 다 있다, 비록 비싼 물건이기는 하나 놀라울 정도는 아니다.하지만 다음 경매품이 나왔을 때, 장내의 여인들이 감탄을 감추지 못하고 눈빛이 반짝거렸다.그건 거대한 다이아몬드 반지였다, 눈대중으로 보아도 최소한 12, 13캐럿은 되었다, 투명하고 광택이 나는 것이 딱 봐도 좋아 보였다.이런 다이아몬드는 정말 희귀한 보석이다, 지금 그게 이 경매대에 놓여있다."세상에나! 이게 말로만 듣던 최상의 다이아몬드이군요, 듣기로는 남아프리카에서 발굴한 크리스탈 다이아몬드라고 해요.""제가 듣기로는 이 다이아몬드는 유럽의 다이아몬드 장인이 직접 만든 결혼반지라고 해요, "영원"을 뜻한다고 해요!""영원한 다이아몬드, 영원한 마음?!"이 물건이 이곳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 순간, 정민아가 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는데 귀여운 얼굴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렇게 귀중한 다이아몬드 반지라면, 누구나 탐내는 귀한 물건이었다.만약 이런 반지를 끼고 사랑하는 사람의 청혼을 받을 수 있다면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제가 마침 소식을 듣고 진주로 왔기 다행이지 하마터면 용문당의 기둥인 김 회장님이 용전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유사한 사건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수 없어요. 용전은 대한민국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전도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고요.”김청미가 죄를 인정하면서 용인주, 장덕수, 하은우는 하나둘씩 용전에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용문당, 용연옥, 용의 부대의 절대다수의 힘은 국내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감시하고, 서로 다툼없이 평화롭게 지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질 리가 없었다.하지만 대외적인 업무를 맡은 용전은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운 발전을 보였기 때문에 차마 간섭할 방법이 없었다.오늘 이 사건을 빌미로 용전을 대대적으로 수색하자는 것도 어쩌면 대한민국 고위층의 뜻일 수도 있었다.김서하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태양혈을 어루만지고 있었다.그녀는 각 대표들의 발언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여러분, 김청미 씨가 잘못한 것도 사실이고, 용전도 책임을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다들 정의로운 척하지 말고 뭘 원하시는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장덕수와 하은우가 힐끔 쳐다보자 용인주가 말했다.“저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김 회장님께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용인주를 힐끔 쳐다보았다.‘내가 이 기회를 빌어 용전을 손봐주고 싶어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김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김 회장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가요? 혹은 저희가 어떻게 보상해 드리면 좋을까요?”김예훈이 김서하를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보상은 필요 없습니다. 괜히 정의로운 척하기도 싫고요. 용전이 대외적으로 어떤 업무를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오늘부로 진주·밀양 용전은 용전 본부에서 계속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하고, 모든 고위직은 자리에서
‘큰 죄를 지었습니다?’간단하기 그지없는 말에 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 용문당 대표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김예훈마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힐끔 쳐다볼 정도였다.사실 그녀가 쉽게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김씨 가문 사걸 중에세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이렇게 쉽게 잘못을 인정하다니.’“김예훈 씨는 경기도에 있을 때 저희 김씨 가문을 풍비박산 내버리고 진주까지 쫓아냈기 때문에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래서 진주에 오고부터 계속 계획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성남에서 부산까지, 모두 저의 계획대로였죠. 김예훈 씨는 결국 제가 함정을 파놓은 진주와 밀양에 올 수밖에 없었어요. 두 번이나 암살 작전에 나선 킬러 역시 저였고요. 그런데 운이 얼마나 좋은지 전부 다 비켜 가더라고요.”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밀양 국제공항 사건이 너무 크게 벌어진 바람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공권력을 남용하여 김예훈 씨를 짓밟아 버리는 것이었어요. 1부터 100까지 전부 다 짜놓은 판에 발만 내디디면 총살감이었어요. 그런데 용문당 당주님께서 직접 진주에 와서 4자 대면까지 진행할 정도로 김예훈 씨를 아낄 줄 몰랐어요. 그리고 임현우 저 자식도 돈 받고 저를 배신할 줄 몰랐고요.”김청미는 씁쓸한 표정이었다.“정말 세상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나 보네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요. 제가 용전을 먹칠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떠안겠습니다.”김예훈은 김청미를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다. 도도하기만 하던 그녀가 갑자기 모든 책임을 떠안겠다고 해서 수상한 느낌이었다.김청미의 신분과 힘으로는 일을 이렇게 크게 벌였을 리가 없었다.간단히 말해서 뒤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김청미가 나서서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김청미 씨, 당신은 진주·밀양 용전 서열 2위로써 공권력을 남용한 것도 모자라 용문당 김 회장님까지 모함하려고 했어요. 용전을 먹칠한 것도 모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