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손건우가 조이영한테 문자를 보냈다.조이영이 핸드폰을 확인하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일어나 웃으면서 말했다:"민아야, 너 저 찌질한 놈이랑 같이 앉지 마, 너까지 없어 보이잖아, 오늘 밤 넌 운이 좋아야 해, 나랑 자리 바꿔, 좀 있다가 건우씨가 널 데리고 YE 투자 회사의 고위 임원을 만나러 간다고 했잖아!"정민아가 고민도 안 하고 바로 대답했다:"됐어, 그냥 여기 앉을게."이때, 정민아는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김예훈과 같이 있는 게 손건우와 같이 있는 것보다 안심이 되었다.돈이 많아서 안심되는 게 아니라, 뭔가 집으로 돌아온 것 같은,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는 것 같은 그런 편안함이 느껴졌다.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정민아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조이영을 거절했다.조이영이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은 너무 티 나게 하면 안 되니까, 그녀가 앉아서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찌질한 놈,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민아 앞길 막지 마, 사람이 자기 주제를 알아야지, 네 것이 아닌 물건에 욕심내지 말라고! 그래봤자 너만 손해이니까!"김예훈이 웃었다:" 욕심을 내든 안 내든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그만 좀 나대! 우리 부부 사이의 일에 네가 왜 끼어드는데! 내가 민아 남편이지 네 남편이야? 어이가 없어서 정말!"두 사람이 싸우자 정민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두 사람 그만해, 조이영, 결혼은 내 일이야, 그리고 생각해봤는데 당분간 나 이혼 안 해..."이 말을 듣고 조이영의 안색이 확 변했다, 옆에 있던 손건우의 얼굴도 어두워졌다.만약 정민아가 이혼하지 않는다면, 난 기회가 없는 거 아니야?"예훈 씨, 당신... 오늘 집에 들어올 거야?" 정민아가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머뭇거리며 말했다.김예훈이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그래, 저녁에 집에 데려다줄게."정민아의 얼굴이 밝아졌다, 한편 조이영이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민아를 데
"여보, 오늘 밤 이 사기꾼이랑 같이 갈 필요 없겠어, YE 투자 회사의 대표도 모르는데 무슨 소용이야? 나랑 내일 같이 내 동창 하은혜를 만나러 가자, 그게 더 효과 있을지도 몰라." 김예훈이 정민아한테 말했다."정말? 잘 됐어." 정민아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하은혜는 YE 투자 회사 대표의 비서이다, 만약 그녀한테 줄을 댄다면 어떤 임원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손건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때 조이영이 고개를 저으며 이제 그만하라고 손건우한테 눈치를 줬다, 이미 말실수를 한 상태이니 더 이상 만회할 수 없는 상태였다.이때, 경매장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는데, 역시 운정 경매회의 인기는 대단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매가 시작되었다.앞에 나온 몇 가지 경매품은 소장 가치가 있는 시계나 보석 같은 것들이었다, 비록 모두 보기 드문 물건이긴 하지만, 다들 큰 흥미는 없었다.이 물건들의 거래 가격은 몇억에서 몇백억까지 다 있다, 비록 비싼 물건이기는 하나 놀라울 정도는 아니다.하지만 다음 경매품이 나왔을 때, 장내의 여인들이 감탄을 감추지 못하고 눈빛이 반짝거렸다.그건 거대한 다이아몬드 반지였다, 눈대중으로 보아도 최소한 12, 13캐럿은 되었다, 투명하고 광택이 나는 것이 딱 봐도 좋아 보였다.이런 다이아몬드는 정말 희귀한 보석이다, 지금 그게 이 경매대에 놓여있다."세상에나! 이게 말로만 듣던 최상의 다이아몬드이군요, 듣기로는 남아프리카에서 발굴한 크리스탈 다이아몬드라고 해요.""제가 듣기로는 이 다이아몬드는 유럽의 다이아몬드 장인이 직접 만든 결혼반지라고 해요, "영원"을 뜻한다고 해요!""영원한 다이아몬드, 영원한 마음?!"이 물건이 이곳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 순간, 정민아가 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는데 귀여운 얼굴에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렇게 귀중한 다이아몬드 반지라면, 누구나 탐내는 귀한 물건이었다.만약 이런 반지를 끼고 사랑하는 사람의 청혼을 받을 수 있다면
조이영의 안색이 갑자기 변했다, 그녀는 손건우한테 관심이 있다, 하지만 손건우가 정민아한테 이렇게 목을 매고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그녀한테는 상처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손건우를 꼬셨을 거다, 정민아한테 소개해줄 일은 없을 것이다."김예훈, 넌 자기 와이프가 갖고 싶은 것도 해줄 수 없으면서 왜 나한테 잘난 척이야, 정말 재수 없어!" 조이영이 콧방귀를 뀌며 생각에 잠겼다."예훈 씨, 조이영, 두 사람 이제 그만 좀 해." 정민아는 머리가 아팠다, 조이영은 예전부터 김예훈을 싫어했다, 예전에는 김예훈이 말대꾸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이전과 전혀 달랐다, 조이영이 말싸움에서 몇 번이나 졌다.옆에 있던 손건우가 웃으면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갑자기."120억!""140억!""160억!"손건우한테 잘난 척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눈 깜짝할 새에, 다이아몬드의 가격은 배로 뛰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손건우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 여자들 완전 미쳤구나? 다이아몬드가 아무리 좋다고는 하나 반지일 뿐, 그렇게 돈을 퍼부을 가치가 있나?하지만 이미 큰소리를 쳐 놓은 상태이니, 만약 낙찰받지 못한다면...생각을 마치고, 손건우는 머리가 저렸지만 이를 악물고 말했다:"162억!" "죄송합니다, 낙찰 가격은 20억씩 추가합니다, 만약 2억을 더 부른다면 인정할 수 없습니다." 여자 경매사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귀띔했다."하하하-"말이 끝나자 장내에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운정 경매장이 어떤 곳인가? 손건우의 수작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아차렸다, 이 자식, 더 이상 가격을 높일 능력이 안 된다, 아니면 왜 이렇게까지 하겠는가?손건우의 안색이 어둡다, 돈이 있는 집안인 건 맞다, 하지만 유동자금이 제한되어 있어 함부로 쓸 수 없었다.손건우가 망설이고 있을 때 맨 앞줄에 앉아있던 선우정아가 무심하게 말했다:"180억!""180억! 이 여자분께서 180억을 외쳤습니다!" 여자 경매사가 흥분했다.경매품이 낙찰되면 그녀도
정민아의 안색이 어둡다, 손건우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 큰돈을 내놓는 걸 보고 조금 감동했었다, 하지만 자꾸만 김예훈을 비웃으니 마음이 안 좋았다.김예훈은 돈도 없고 데릴사위이기는 하지만, 3년 동안 밥하고 빨래하고 집안일을 도맡아왔다, 불평불만 없이 고생하는 그를 보며 정민아는, 처음에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그리고, 아무리 못난 남편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비웃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이때, 정민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손건우 대표님, 방금 한 말 취소해요, 예훈씨한테 사과하세요.""내가 저 사람한테 사과를요?" 손건우가 피식 웃었다, "이게 다 당신을 위해서예요, 민아씨, 능력도 없는 사람이 밖에서 이렇게 잘난 척하면 언젠가는 화를 불러 올 거예요, 나야 뭐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니 몇 마디하고 그냥 넘어가지만 다른 사람 같으면 벌써 주먹을 날렸겠죠!"옆에 있던 강문탁도 맞장구를 쳤다:"그래, 민아야, 넌 너무 순진해, 사람 마음이 얼마나 험악한데,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건 오히려 괜찮아, 무서운 건 뒤에서 원한을 품고 복수를 하는 거지, 그때 되면 한 사람이 아니라 한 가문이 피해를 입을지도 몰라, 민아야, 이렇게 작은 일로 큰 실수 하지마, 너랑 동창 사이가 아니라면 이런 말 절대 안 해."강문탁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옆에 있던 선우정아가 그를 힐끔 보았다, 그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다, 이 남자 괜찮은 사람 같다, 매너도 좋고 자기 동창을 위할 줄도 알고.반대로 김예훈은 너무 역겨웠다, 데릴사위라는 사람이 자기 주제도 모르고 이런 자리에서 손건우를 건드리다니, 데릴사위가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것인가?김예훈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민아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피식 웃더니 핸드폰을 꺼내 하은혜한테 문자 한 통을 보냈다.그의 핸드폰을 본 선우정아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3년 전 모델을 쓰다니, 역시 찌질한 놈이다.강문
정민아는 부정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김예훈은 정민아의 손등에 손을 포개며 미소를 지었다.“너에게 줄게.”정민아가 흠칫했다.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오히려 선우정아가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인간아, 능력이 없는 것도 모자라 나댈 줄도 모르네. 이 물건이 김 씨 가문에 들어가면 누가 되찾을 수 있겠어? 데릴사위 따위가 할 수 있겠어?’…“다음은 여섯 번째 경매품입니다. 이 물건은 우리 감정사들도 진위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출처가 평범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앞에 오셔서 직접 감상하면서 입찰을 할지 말지…”그때 무대 위에 있던 여성 경매사가 경매장 분위기가 훈훈한 것을 발견하고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손 벽을 치더니 곧 커다란 나무 틀이 경매장 뒤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모두의 시선이 그 나무 선반에 모였다. 무슨 물건인지 신기했다. 오죽하면 경매장에 있던 감정사조차 눈을 뗄 수 없었다.곧 그림 한 장이 선반에 위에 나타났다. 강화유리로 표면을 덮어 가까이 볼 수 있지만 만질 수는 없었다.그림을 본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때 누가 입을 열었다. “이건 황공망의 ‘부춘산거도’ 아닙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뭐요? 전설 속에서 10대 명화 중 하나인 ‘부춘산거도’라고요?”“입찰가는 얼마부터 시작합니까?”모두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골동품을 볼 줄 아는 거물들이 모두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경매사가 웃으며 말했다.“여러분이 이 물건을 알아보셨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판매자의 신분이 신비로워서 이 그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도 진위를 보장할 수 없고요. 그러니 입찰가는 여려분이 결정하세요. 여러분이 원하는 값을 내보세요. 오만 원이라도 됩니다.”경매사의 말에 모두 가짜라고 확신했다. 아니면 오만 원이라는 가격을 입에 내놓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 그림을 갖고 온 사람 신분은 평범하지 않다. 안 그러면 딱 봐도 가짜인 물건을
”물론, 진짜 그림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모방품이야. 게다가 현대 작품이거나 온라인에서 구매한 공예품일 가능성이 커. 오만 원도 아깝다 이거야.”강문탁이 악센트를 주면서 말하는 동시에 경매사를 힐끗 쳐다봤다.“아가씨, 내가 당신들 운정경매장을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라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니까 신경 쓰지 마십시오.”경매사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이 그림에 대해 저희 감정사도 진위를 밝히지 못했습니다. 저도 그 이유를 알고 싶었는데 이미 두 폭으로 나뉘었군요. 저는 참 모방을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감정사는 가짜라고 말을 못했는데 이제 보니 굳이 감정하지 않아도 가짜인 것이 증명됐네요.”“이제 모두 아셨습니까? 이 그림은 오만 원도 아깝습니다.”강문탁이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그 말에 여기저기서 박수갈채가 울려 퍼졌다.고수! 진정한 고수야!이 젊은이는 ‘부춘산거도’의 진위를 고전를 통해 분석해내다니.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 수 위라고 칭찬했다.남해시에 이렇게 대단한 감정 고수도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특별히 골동품을 매우 좋아하는 거물들도 강문탁을 감상하듯이 쳐다봤다. 방금까지도 그림의 진위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누가 입찰까지 하는 바람에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강문탁이 모든 사람의 꿈을 깨워줬으니 정말 대단하다며 고마워했다.필경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니 가짜를 산다면 얼마나 찝찝할까!강문탁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손건우도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데릴사위는 역시 또라이야. 운정 경매장에서 이득을 볼 줄 알았어? 개망신도 유분수지 강문탁만 위세 떨게 됐네.”방금까지만 해도 김예훈을 엄청 꺼려했는데 이런 또라이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그때 선우정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 도현님, 시간 되면 우리 집에 발걸음 하시겠어요? 당신 수준이라면 우리 가문에서 특약 감정사가 될 수 있습니다.”강문탁이 빙긋 웃으며 말을 아꼈다. 확실히 보물 감정에 재주가 있지만 오늘은 운이 좋게 마침 그 일을 알았
김예훈은 호주머니를 한참이나 뒤져서야 겨우 오만 원짜리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아쉬운 듯 경매사에게 건넸다.현금이 이것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푸하하하하.”“하하하하, 너무 웃겨. 진짜 오만 원을 주고 ‘부춘산거도’를 샀잖아.”“돈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관했으면. 잃어버릴가봐 그랬나?”“그랬겠죠. 아마 지금 전 재산이 오만 원일지 어떻게 알아요.”“김예훈, 그림 잘 보관해. 내가 시간 나면 가서 감상할게. 오만 원에 산 명화잖아. 하하하하…”손건우와 강문탁은 너무 웃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예훈 이 자식 정말 웃기다. 살아 있는 연극 배우인가?’김예훈은 원래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민아의 안색이 점점 구겨지자 한숨을 내쉬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요즘 세월에 그 따위 고전을 좀 안다고 누구나 다 감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조용…한순간이었지만 모든 사람이 김예훈을 바라봤다.‘이 자식 또라이 아니야? 아직도 ‘부춘산거도’가 진짜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돈에 미쳤나봐.’강문탁도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을 계속 노리고 있었는데 한 번도 모자라 이번엔 자초해서 드리대니 어이가 없었다.‘이 자식 진짜 죽고 싶어?’“민아, 저 자식 입 좀 다물라고 하면 안 돼? 창피해 죽겠어.”조이영도 얼굴을 구기면서 말했다. 김예훈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이쪽을 쳐다보는 게 너무 싫었다.정민아가 어색하게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저러겠지?”정민아도 자신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몰랐다. 설마 김예훈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나?김예훈은 조이영의 말을 들은 척도 안 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정민아를 보면서 싱긋 웃었다.“’부춘산거도’의 전고를 말하자면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그해 무용사가 이 그림을 받은 후 직접 모사해 나중에 세상에 알려진 ‘부춘거사도’가 되었습니다. 거기엔 박물관에 전시된 잔본도 포함해서요. 사실은 모두 무용사가 모사한 잔본입니다. 제 말은 잔본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필경 무용사가 모사한 것이니
김예훈이 계속 망신을 당하면 강문탁은 음모를 꾸밀 기회가 생기게 된다.김예훈이 웃으면서 천천히 말했다. “여러분들도 황공망은 ‘원사가’ 중의 일원이고 가장 잘 그리는 그림은 산수화라는 것도 알고 계시겠죠. 수목화를 그리는 필력이 노련하고 단순하며 깊습니다. 전설 속의 ‘천강산수’ 수법입니다. 그로 인해 작품마다 웅장하고 수려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그러니 저 그림을 보십시오. 제가 말한 것과 같은지 말입니다.”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그림을 쳐다봤다. 김예훈의 말처럼 그럴 듯 해보였다.강문탁만이 콧웃음을 쳤다.‘이걸 갖고 시비를 건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림이 모두 복사기로 프린터한 걸 모르나? 원작처럼 프린트할 수도 있는데 말이야.’ 강문탁은 냉소만 칠 뿐 속으로 김예훈을 비웃었다. 김예훈은 주제넘게 나서서 사람들에게 자기가 오만 원을 주고 산 것이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을 뿐이라 생각했다.하지만 골동품 가문 출신이자 보석 감정에 진심인 선우정아는 진지하게 말했다.“당신이 한 말이 맞아요. 하지만 가짜는 가짜예요. 단순히 필법만 보고 분석한다면 진품을 찍은 사진으로도 충분히 그 효과를 알 수 있거든요. 당신이 산 그림이 정말로 진짜라면 말보다 증거를 내놔야죠. 만약 증거를 내놓았다면 저에게 무엇을 요구해도 흔쾌히 받아드리죠.”“확실합니까? 저를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해도요?”김예훈이 냉정하게 말했다.“좋아요.”선우정아는 이를 갈면서 대답했다. “이 그림이 진품이라는 증거를 내놓으면요!”“와…”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경매장은 환성 소리로 떠들썩했다. 모두 김예훈의 표정을 보면서 속으로 애도했다.‘저 자식이 죽고 싶은가 보네. 감이 이런 말을 하다니.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구먼.’“그래요. 증거를 내놓으시오!”“내가 보기엔 저 데릴사위는 문맹에 도라이야.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갖고 막말을 해대면 되는 줄 아나? 감정의 감자도 모르는 것 같아.”“진정한 감정사라면 일리가 있고 증거가 있어야죠! 그런 헛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