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의 눈에 김예훈 같은 거지는 정민아의 옆에 서 있을 자격이 없었다. 정민아는 이명재의 표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호기심에 물었다. “이 교수님, 여기서 출근하세요?”그 말을 들은 이명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 속에는 우월감이 감춰져 있었다. “맞아, 최근에 이 별장의 총지배인이 됐어. 이건 내 명함이야.” 말을 마친 이명재는 김예훈과 정민아에게 금색 테두리로 된 명함을 각각 건넸다. 명함을 건네받은 정민아는 명함을 몇 번 보고 예의를 갖춰 얘기했다. “교수님 지금 엄청나게 잘 나가시네요. 당시 계셨던 교수님들 사이에서 제일 대단하신 것 같아요.”정민아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진 이명재는 겸손하게 얘기했다. “우리 같은 사람은 그냥 돈 좀 많이 받는 알바야. 연봉이 20억도 되지 않는걸. 너희랑은 비교도 못 하지. 아, 그러고 보니 민아야. 갑자기 생각났는데, 며칠 전에 뉴스를 봤더니 네 회사가 임씨 가문 손으로 들어갔다며? 게다가 임씨 가문이 너희랑 연을 끊겠다는 말까지 했어! 민아야, 그때 넌 우리 학교에서 유명한 재벌이어서 애들 사이에서는 여신이었단 말이야. 그런 네가 지금은 이렇게 되었으니… 내가 보기에는 이게 다 네가 쓰레기 같은 남편과 결혼한 게 문제야! 이 남자가 능력만 있었다면 널 도와줬을 텐데.”이명재의 말이 끝나자 정민아와 김예훈은 다 입을 열지 않았다. 미소를 띤 이명재는 김예훈을 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어이, 당신. 남자로서 한마디 충고하는데. 남자가 돼서!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게 좋아?! 남자라면 자존심이 있어야지. 눈치가 있다면, 민아를 위해서라도 빨리 이혼하고 민아 발목 좀 잡지 마.”그렇게 얘기하는 이명재의 표정은 진짜 가슴 아파하는 듯했다. 마치 김예훈이 정민아를 떠나지 않는 것이 하늘이 무너질 만큼 큰 죄인 듯 했다. 김예훈은 그의 말에도 동요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이명재 교수님이라고 했죠?역시 교수들은 사람들 교육하기 좋아하나 봐요. 그럼 이명재 교수님께 묻죠. 제
이명재의 눈에 김예훈은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직 정민아뿐이었다. 깊게 숨을 들이쉰 그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민아야, 나랑 결혼하면 나한테 있는 집들, 다 네 앞으로 돌려놓을게. 그리고 네가 사업을 하는 걸 좋아하는 걸 아니까, 내가 이 별장 주식을 사둘게. 그럼 넌 이 별장의 주주 중 한 명이 되는 거야. 좋은 저택에서 살면서, 주식 놀음이나 하는 편안한 삶을 살게 해줄게. 너한테는 이런 삶이 더욱 어울려.“이명재의 표정은 어찌나 진지한지, 이미 그녀와의 결혼 생활을 상상하는 듯했다. 그는 이 조건을 거부할 수 있는 여자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게 아무리 정민아처럼 잘난 여자라고 해도 말이다. 동시에 이명재는 임씨 가문이 고마웠다. 임씨 가문에서 정민아의 주식을 다 가져가지 않았다면 그에게도 정민아를 가질 기회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명재에게 있어 이건 운명이었다. 결국 돌고 돌아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될 운명! 이때 무시당하던 김예훈이 끼어들었다. “이 교수님, 이 별장이 그렇게 값어치가 있나요? 이 별장의 주주가 되는게 그렇게 좋은거에요?”이명재는 그 말에 차갑게 웃었다. “당연하지. 이봐, 이 별장의 뒷배가 선우 가문이거든. 성남시에 둘밖에 남지 않은 명문 가문 중 하나 말이야. 그러니 별장의 주주가 되는 건 선우 가문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과 같으니 신분이 높아지게 되지.”오만해하는 이명재는 선우 가문이라는 네 글자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같은 김예훈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선우 가문이라, 대단한 모양이군요.”고개를 끄덕인 김예훈이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선우건이 씨 맞죠? 접니다, 김예훈. 선우 가문이 교외에 있는 별장…”말을 이어 나가던 김예훈이 갑자기 이명재를 훑어보며 물었다. “여기 별장 이름이 뭐라고요?”“금상 별장.”이명재는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네, 금상 별장. 꽤 괜찮아 보이는데 저한테 주시죠?”김예훈의 말에 이명재와 정민아 다 놀라서 그대로
김예훈과 정민아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이명재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얼른 가서 저 둘이 어느 방에 묵는지 알아보고 마스터키를 줘.”“이 대표님, 그건 규칙에 어긋나는 일입니다!”한 웨이터가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퍽. 이명재가 바로 손찌검하며 얘기했다. “규칙? 무슨 규칙? 여기서는 내가 바로 규칙이야!”얼굴을 감싸 쥔 웨이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바로 가서 마스터키를 가져왔다. 마스터키를 손에 넣은 이명재는 의기양양해 했다. 처음 정민아를 만났던 그때부터, 이미 정민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지고 싶었다. 머리부터 집어삼키고 발끝까지 탐험하고 싶었다. 남편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해, 다른 여학생을 탐하다가 신고당해 결국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일을 마무리하고 해고당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명재는 진즉 정민아를 이곳저곳 탐했을 것이다. 지금 또다시 그의 앞에 나타난 정민아는 굶주린 사자 앞의 고깃덩이 같았다. 이명재는 하늘이 내려주신 은혜를 꼭 잡겠다고 생각했다. “흠, 민아야. 너라는 사람에 내가 꼭 들어가서 탐해 주마. 그 데릴사위는 너랑 하나도 어울리지 않아!”이명재는 스스로 꽤 매너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에 진정으로 매너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른 한 편. 김예훈과 정민아는 호숫가가 보이는 방에 들어가 묵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은 김예훈은 담담히 얘기했다. “계약서는 준비되었습니까? 그래요, 내일 사람을 시켜서 가져오면 제가 확인해 보도록 하죠.”전화를 끊자 정민아가 김예훈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 “예훈아, 네가 선우건이 씨랑 사이가 좋은 건 알지만 이런 일로 장난을 치면 안 되는 거야.”정민아는 김예훈이 늘 그렇듯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선우건이는 김예훈의 전화를 받고 바로 주식을 주려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김예훈이 선우 가문이 떼돈을 벌 수 있게
그 모습을 본 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게 식었다. 이명재라는 사람은 딱 봐도 선심을 쓸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김예훈은 이 음식에 수면제가 들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수면제의 종류가 누구나 다 살 수 있는 평범한 수면제였다. 몸에 해가 없고 수면을 보조해 주는 그런 약이었다. 김예훈은 정민아가 요 며칠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것을 알기에 수면제를 넣은 것을 바로 얘기하지 않고 평소처럼 식사를 했다. 김예훈은 수면제 따위에 전혀 영향 받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겪어보지 못한 독이 거의 없었다. 내성이 생기다 못해 거의 모든 바이러스와 독에 면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이명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어찌나 흥분되는지 몸이 바르르 떨렸다. 오늘 밤, 정민아를 구석구석 탐할 생각에 너무도 설렜다. 들은 바에 의하면 이 데릴사위는 결혼한 지 3년 동안이나 정민아를 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명재는 자기가 착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도와주는 거야.’김예훈과 정민아는 식사를 마친 후 바로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호숫가에서 산책을 했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나 정민아는 피곤이 몰려왔다. 두 사람은 그대로 방에 돌아왔다. 방에 돌아온 정민아는 바로 씻고 잠에 들었다. 그녀가 조용히 잠든 모습을 보며 김예훈은 잘 정리를 하고 불을 끈 채 어둠 속에서 기다렸다. 그는 이명재가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려는 것인지 두 눈으로 보려고 했다.이때 이명재는 사무실에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했다. 약효가 나타났으리라 생각한 그는 그제야 쭈뼛대며 두 사람의 방 앞에 나타났다. 그는 조심스레 행동하며 일단 벨을 눌러보았다. 그리고 반응이 없자 그제야 마스터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 불을 켠 그는 정민아가 예쁘장한 얼굴을 드러내고 자는 것을 보고 피가 끓어올랐다. 이명재는 다른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정민아를 덮치려고 했다. 하지만 곧 그는 눈앞이 까매지며 바로
이명재가 여태껏 결혼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의 아랫도리의 문제였다. 그래서 그는 항상 어쩔 수 없이 그런 저열한 방법으로 여자를 탐해 왔다. 그러지 않으면 다들 그를 무시하고 멸시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가장 큰 비밀이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나 버렸다. 이 순간, 이명재는 이미 멘탈이 붕괴되었다. “누구야! 누가 나를 여기에 매달았어! 내가 죽여버릴 거야!”금상 별장의 총지배인인 이명재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는 정신을 차린 후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이명재는 옆의 보안요원을 불러 자기를 내려놓게 하고 외투를 빌려 하반신을 덮었다. 그리고 쏜살같이 이곳을 떠났다. 하지만 다이닝룸까지 달려갔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어머, 이 교수님, 왜 보안팀 옷으로 하체를 가리고 계세요? 이게 요즘 유행하는 패션인가요?”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은 정민아가 이명재의 패션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이명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대로 굳어버렸다. 김예훈과 정민아는 아마도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지금 그들은 이명재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 “이 교수님, 별장의 총지배인이시면서 옷차림이 영 단정하지 못하네요. 혹시 밤중에 나가서 이상한 짓을 하고 온 건 아니죠? 게다가 팬티까지 벗고 엉덩이를 드러내고 다니다니… 아침마다 발가벗고 다니는 습관이 있는 건 아니죠? 설마 그런 취미가 있었다니, 역시 교육자들은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졌나 봅니다.”김예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명재는 창피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치욕감이 치밀어 올라 이명재는 바닥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었다. 살고 싶지 않았다! 김예훈은 또 물었다. “이 교수님, 여기는 뭘 숨기고 있는 겁니까?”그 말에 이명재는 순간 놀라서 손에 잡고 있던 옷을 놓쳤다. 그리고 외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손이 빠른 김예훈은 이미 정민아의 눈을 가려버렸다. “여보, 보지 마. 눈 버릴라.”“풉.”이명재는 하마터면 피
온몸을 바르르 떨던 이명재는 이 모든 영상을 지워버렸다. 왜냐하면 이 영상이 존재하는 것이 그에게는 흑역사기 때문이었다. CCTV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웃으면서 의문스럽게 물었다.“이 대표님, 어제 재미 좀 봤습니까? 또 영상 삭제하러 오셨구먼. 다음에는 저희도 데려가서 같이 재미 좀 봐요.”퍽.“재미는 개뿔!”이명재는 그렇게 말한 직원의 얼굴을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그는 창피함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오늘 아침의 그 장면만 생각하면 몸이 떨려서 바로 목매달고 죽고 싶었다. 하지만 이명재는 빠르게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김예훈에게 복수를 해야 했다. 그리고 빨리 복수를 해야 했다. 김예훈이 이곳을 떠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이명재는 보안요원 몇 명을 데리고 밖의 다이닝룸으로 왔다. “선생님, 저희랑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이명재가 차갑게 김예훈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깜짝 놀란 정민아가 물었다.“이 교수님, 제 남편이 뭘 했다고 같이 가줘야 해요?”이명재는 차갑게 얘기했다. “어제 투숙한 여성 고객님이 누군가가 방에서 염탐하고 있었다고 했다. 제가 CCTV영상을 돌려본 결과 그 염탐하는 사람이 바로 네 남편, 김예훈이야!”이명재는 김예훈을 낚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들어서 덮어버렸다. 진짜던 가짜던 상관은 없다. 일단은 김예훈을 데리고 가서 흠씬 패줄 생각이었다. 잠시 멍때리던 정민아는 일어서서 얘기했다. “이 교수님,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제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이명재는 차갑게 대답했다. “비켜.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나한테 말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내 손에는 증거가 있다고! 정민아, 내가 말하는데 나한테 잘 보여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네 쓸모없는 남편을 경찰서로 보내버리는 수밖에 없으니까.”눈알을 굴리던 이명재는 또 정민아를 넘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리 와. 와서
선우정택이 웃으면서 말했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다니.” 그렇게 얘기하며 그는 김예훈 앞에 와서 허리를 숙여 90도 경례를 했다. “김 씨 어르신, 저번에 남해시에서 만난 후 오랫동안 못 만났군요! 어젯밤 회장님이 분부하셨습니다. 이 서류를 꼭 직접 가져다드리라고요. 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이 별장은 이제 김 씨 어르신의 것이 됩니다.”이럴 수가.선우정택의 말투는 평온했지만 이명재의 귀에는 청천벽력이었다. 이명재는 금방이라도 충격으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김예훈이라니!진짜 김예훈이라니! 어젯밤 그는 진짜 선우 가문을 통해 별장을 손에 넣었다. 전화 한 통이면 될 일에 선우 가문의 최고 권위자 중 하나인 선우정택이 오늘 아침에 직접 와서 계약서를 가져온다니.이이이이...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드라마 각본도 이렇게 쓰지는 못할 것이다.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놈이 아니던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놈 따위가 이런 힘이 있다고?정민아도 그저 놀라서 입만 딱 벌렸다. 김예훈이 선우건이와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은 알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자주 연락이 오고 갔으니까. 하지만 정민아는 선우 가문에서 김예훈을 이렇게 생각해 줄 줄 몰랐다는 것이다. 김예훈은 웃으며 얘기했다. “계약서는 내 아내한테 사인하라고 하지. 아내 명의로 돌리면 되거든. 그리고 지금 이 별장은 내가 관리하는 것이 맞지?”“네!”선우정택이 공경하게 얘기했다. “그럼 이 사람들도 다 내가 관리하는 거지?”김예훈이 보안요원들을 보며 얘기했다. “당연하죠. 저들의 월급이나 해고 여부도 모두 김 씨 어르신 한마디면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만 하시면 저들이 다시는 이곳에 발을 못 붙이게 블랙리스트에 올려서 영원히 일을 못 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는 선우정택이지만 그는 두뇌 회전이 빨라 김예훈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좋아.”김예훈은 테이블의 커피를 들고 한입 마시더니 차갑게 얘기
이명재가 왜 김예훈한테 차갑게 대하는 것인지, 선우정택은 바로 알았다. 그의 등으로 식은땀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정민아가 아무 일이 없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선우 가문 전체가 이 일로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털썩.이명재는 바로 바닥에 꿇어앉았다. 그는 자기가 끝장났음을 알고 있었다. 그가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빌었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김예훈 씨, 민아야, 제발 살려만 주십쇼!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정민아가 이명재를 보는 시선은 마치 쓰레기를 보는 듯했다. 여자의 눈에 이명재는 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예훈은 옆에서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그대로 흐지부지 끝날 일이 아니었다. 선우정택이 차갑게 얘기했다. “와서 이놈의 사지를 끊어버려라.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도록.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솔직하게 다 말하게 해라!”이명재는 몇몇 보안요원들한테 끌려 나갔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법의 심판이었다. 아마도 남은 인생은 감옥에서 썩어가야 할 듯했다. 이 사건은 이렇게 종료되었다. 금상 별장도 정민아의 명의로 돌려놓았다. 정민아는 계속 거절했지만 선우정택도 끈질겼다. 게다가 김예훈과 정민아 덕분에 선우 가문 기업에 숨어든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었으니. 작은 감사의 표시라고 말하니 받지 않을 수도 없었다.어쩔 수 없이 정민아는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녀도 어이가 없었다. 그저 금상 별장에 와서 하룻밤 묵은 것뿐인데 하루아침에 이 별장이 그녀의 것이 되었다. 이별장의 시가가 적어도 몇천억은 될 텐데. 그러니까 정민아가 하루아침에 또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김예훈을 쳐다보는 정민아의 눈에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자기의 남편이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인지. 왜 전화 한 통으로 선우 가문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인지. 진짜 그 보물을 감별하는 그 능력 덕분인가?정민아는 항상 김예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