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는 호기심이 발동되어 참지 못해 물었다. "너 도대체 하은혜랑 무슨 사이야? 둘이 대학교때 사귀었던 거 아니지?"이 말을 할 때, 정민아도 좀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이 쓸모없는 남편이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지 잘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하은혜처럼 훌륭한 전 여자친구가 있을까?김예훈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여보, 이상한 생각하지 마. 우리 진짜 그런 사이 아니야. 그냥 사이가 안 좋은 걸로 해!”한쪽의 임은숙은 마치 김예훈의 약점을 잡은 듯 눈을 번쩍 뜨고 성을 냈다. "좋아! 너 같이 여자를 등쳐먹는 놈이 우리 딸 속이고 밖에서 여자를 만나. 김예훈, 잘 들어! 너 우리 딸하고 무조건 이혼해. 당장! 지금!”"엄마!" 정민아는 임은숙을 노려보았다.”집에 가서 얘기해.”"안 돼!"임은숙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정지용은 이미 차갑게 말했다. "이 일이 아직 안 끝났어. 김예훈, 너 지금 하은혜에게 전화해서 분명하게 얘기해.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나갈 생각하지 마.""정말 어디가 잘못된 거 아니죠?"김예훈은 어이가 없었으며 정지용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지?이때 윗자리에 있던 정민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김예훈, 만약 네가 하은혜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정지용에게 알려주면, 내일 정씨 일가에서 출근해. 월급 100만 원 줄게."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큰아버지, 잊으셨나 보네요. 저 지금 일자리 찾았어요."“헐, YE 투자 회사에서 청소하는 게 일이야?”누군가 차갑게 입을 열었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김예훈에게 개인감정으로 불쾌했다.하지만 이 말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겠는데, 입을 열자마자 정지용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김예훈, 혹시 YE 투자회사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어? 그래서 하은혜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따로 알아낸 거지? 하하하, 웃겨 죽겠네! 잘난 척하는 놈 봤어도 너처럼 이렇게 잘난 척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 정민아, 네 남편이 너무 웃긴다. 너 바보네. 저런 놈이랑 결혼하다니? 하하하…
별장 구역 밖으로 나가자 김예훈은 또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바로 연결이 되었다. 전화 저쪽에서 하은혜는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방금 지하 차고에 있어서 휴대폰에 신호가 없었어요.""괜찮아요. 나 데리러 이쪽으로 와줘요."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어차피 오늘 밤에 어디 갈 곳도 없으니, 회사에 가서 좀 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네? 아 네. 대표님 어디 계세요? 금방 갈게요.”하은혜는 어리둥절해 보였지만 곧 재빨리 대답했다.김예훈은 주소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10여 분 후에 빨간 페라리 한 대가 김예훈 옆에 멈춰 섰고 차창이 열리자 하은혜는 언제 가죽 외투에 미니스커트로 갈아입었는지 김예훈을 보며 약간 수줍어하면 말했다. "대표님, 제가 막 드라이브 나가려던 참인데, 전화가 왔어요.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어요.""괜찮아요. 내가 사적인 시간을 방해한 거 아닌가요?"김예훈이 말했다."아니에요. 24시간 대표님을 모시는 게 당연한 거예요."하은혜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 조수석으로 가서 김예훈을 도와 문을 열었다.김예훈은 이 장면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게 되면 자신은 정말 여자를 등쳐먹는 놈이 된다.페라리는 빠르게 시동을 걸고 굉음을 내며 달렸다.차 안에서 하은혜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조금 긴장하면서 물었다. "대표님, 어디 가실 거예요?"김예훈은 원래 회사에 바로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이 생각나서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송문영이 정씨 일가에 가서 물건을 돌려주는 건 괜찮은데, 당신은 정씨 일가에 왜 왔어요?"하은혜는 난처하면서 말했다."대표님, 송문영은 자신의 신분이 부족할까 봐 물건을 돌려준 후 정씨 일가에서 인정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저를 증인으로 내세운 거예요. 제가 보기에 그녀는 우리 회사의 직원이기도 하고 또 대표님의 대학 동창이기도 해서 거절하기 어려웠어요.”"그런데 정지용 그놈은 진짜 뻔뻔해요. 감히 송문영에게 청혼을 하다니, 자
그녀의 뒤에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강문탁도 이때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이 아가씨가 낯설어 보이는데 우리 남해시에 온 지 얼마 안 됐나 봐요. 아가씨,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우리 남해시의 어떤 사람들은 할 일은 하지 않고 매일 빈둥거리기만 하거든요. 반드시 조심해야 돼요. 절대 엮이지 마세요. 매우 역겨워요. 만약 아가씨가 필요하시면 제가 모시고 이곳의 상가를 구경시켜 드릴 수 있어요. 저는 미자이 식당의 매니저예요. 이곳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어요.”분명히 강문탁은 하은혜에게 관심이 많다. 미녀이기도 하고 페라리를 몰고 다니고, 딱 봐도 신분이 만만치 않은데, 만약 이런 여자와 사귄다면 돈과 예쁜 여자를 다 얻을 수 있지 않을까?김예훈은 원래 정말 그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두 사람은 정말 짜증 나게 굴어서 그는 참지 못하고 강문탁을 쳐다보며 말했다. "강문탁, 식당에서 서빙하는 주제에 자꾸 까불지 말래? 내 사람이 너와 무슨 상관인데?"강문탁은 안색이 어두워졌으며 김예훈이 감히 말대꾸를 할 줄 몰랐다. 그는 이때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 너 같은 데릴사위가 여기서 잘난 척이냐? 여자를 등쳐먹는 게 정말 대단한 줄 알아? 이 예쁜 아가씨가 너의 실제 모습을 보고 나면 넌 여자를 등쳐먹을 기회도 없을 거야!"강문탁은 말하면서 하은혜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특히 여자를 등쳐먹는다는 말을 더 힘주고 말했다.이때 강문탁은 이미 김예훈이 여자를 등쳐먹는 놈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면 이 페라리가 하은혜 거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김예훈과 하은혜의 관계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김예훈이 냉소하는 것을 보고 강문탁은 계속 말했다. "김예훈, 너 정말 대단하다! 정씨 일가에서 3년 동안 공짜로 먹고살고, 여자를 등쳐먹는 것도 그렇다 치고 이제 또 돈 많은 여자한테 매달리다니. 너 같은 놈은 정말 남자의 얼굴에 먹칠하는구나!"이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었고, 김예훈의 옆에 명품 차에 예쁜 여자까지 있어서 원래
하은혜는 그녀를 쳐다보는 것도 귀찮아서 강문탁을 싸늘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널 때렸으니 어쩔 건데? 식당 서빙하는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해? 입도 화장실처럼 더러워 가지고 널 안 때리면 누굴 때려?"이때 하은혜는 평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시크했던 모습을 되찾았으며, 눈빛 하나, 말 한마디만으로 그는 강문탁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다.주위의 많은 사람들도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와우, 이 미녀의 성질이 불같네!""이거 완전 내 여신.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들어!""이런 여자는 보통 사람이랑 절대 어울리지 않아. 우리 같은 사람은 생각뿐!"많은 사람들이 다시 쑤군거렸지만, 감히 큰 소리를 내지 못했다. 분명 하은혜에게 들키면 있다가손바닥이 날라오면 변명할 곳이 없다.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때 하은혜는 뒤에 페라리에 기대어 있는 김예훈을 몰래 쳐다보았으며 김예훈이 입꼬리를 올려 칭찬의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그녀는 비로소 약간 숨을 내쉬었다."사람을 함부로 깔보는 새끼, 나랑 동창이 쇼핑하러 나온 게 어때서? 개 입에서는 상아를 토해 낼수 없지! 한 마디만 더 하면 내가 오늘 네 입을 찢어버릴 거야!"하은혜는 계속 욕을 했다.강문탁은 얼굴을 가리고, 이때 조금 정신을 차려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꼈고, 그의 눈은 거의 불을 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독살스레 김예훈과 하은혜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 그래! 그래! 연놈이 뭘 믿고 사람을 업신여겨? 내가 오늘 너네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아? 기다려!"말이 끝나자 강문탁은 휴대전화를 꺼내 재빨리 번호를 누르고 잘 보이려고 하는 얼굴로 통화했다. "임 대표님, 이쪽에서 귀찮은 일이 좀 생겼는데요. 누군가 제 앞에서 잘난 척 지랄하고 있는데 와서 저를 좀 도와주실래요? 네, 네!"전화를 끊자 강문탁은 날뛰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가리키며 욕했다. "씨발 새끼, 너 임 대표님이 누군지 알아? 바로 오늘 네 개 다리를 부러뜨릴 뻔했던 임중호거든! 오후에 네
계집애야, 내가 한 말 못 들었어? 평소 같으면 너랑 천천히 놀아줬겠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네…." 임중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은혜의 핫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어렴풋이 보고 낯이 익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뒤에 있던 강문탁은 이 순간 거리낌 없이 웃으며 몸을 앞뒤로 크게 흔들었다.그의 웃음소리를 듣고 임중호는 멀지 않은 곳에 차에 기대어 있는 희미한 모습을 실눈으로 바라보며 흉악하게 웃었다."문탁아, 저 녀석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어?"강문탁은 김예훈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김예훈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는 교양 있는 사람이니 오늘은 좀 교양 있게 처리합시다. 그 새끼 보고 무릎을 꿇고 몇 번 절하고 할아버지라고 몇 번 부르라고 해요!""이 새끼야, 들었어? 알아서 무릎을 꿇어라. 그렇지 않으면......" 임중호는 다치지 않은 한쪽 손을 흔들었다.갑자기 경비원들이 모두 허리춤에 있던 몽둥이를 빼냈으며 하나같이 무시무시했다. 이 경비원들은 모두 그가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후에 그는 김예훈 때문에 사람을 모두 바꾸었지만 운이 없게도 이 신입들은 예하오를 전혀 모른다."아니면, 내가 심하게 했다고 탓하지 마. 내가 좋은 제안을 해줄 테니 그냥 얌전히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너는 무사히 떠날 수 있어." 임중호는 빙그레 웃었다. "아니면 내가 좀 있다가 손에 힘이 좀 들어갈 텐데 내 탓하지 마.”지금 강문탁도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고 앞으로 두 걸음만 나아가서 잠시 후 김예훈이 무릎을 꿇기만 하면 그는 녹화할 생각이었다.조이영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고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여태까지 김예훈을 싫어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말릴 생각은 없다. 게다가 김예훈이란 놈이 돈 많은 여자를 찾다니 더군다나 정민아 대신 그럴 가치가 없으며 지금 당장 김예훈을 죽이고 싶었다."임 대표님은 이 구역의 보스인데 이 예쁜 여자가 아무리 기세등등
"팍."임중호의 얼굴에 바로 맞은 이 발차기는 보기에도 매우 아름다운 발차기였고 아찔할 정도로 멋있었다.임중호는 한 방에 날아갔으며 허공에서 몇 바퀴를 돌다가 옆에 있는 꽃밭에 세게 떨어졌다.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고, 경비원들조차 어리둥절했다.잠시 후 질겁한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이 예쁜 여자 대단하네!""이 실력은 적어도 태권도 검은띠일걸?"잠시 멍하니 있다가 경비원들이 어쩔 수 없이 하나둘씩 달려들었다. 그들의 보스가 맞았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그만해! 다들 그만해!"임중호는 이가 빠져 내뱉었지만, 이 순간 놀라 죽을 뻔했으며 하은혜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마침내 낯익은 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YE 투자회사 대표의 비서이다! 자기가 평소에 만나면 무릎 꿇고 아첨해야 하는 대단한 사람이다!그녀를 때린다고? 말도 안 돼! 목숨을 버리고 싶은 건가?다음 순간,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빠른 걸음으로 강문탁의 옆에 가서 아직도 멍해 있는 강문탁의 얼굴에 손바닥으로 뺨을 쳤다!"팍."이 뺨은 정말 온몸의 힘을 다했으며 강문탁은 정신없이 내동댕이쳐 온 사람이 멍한 상태였다."임 대표님!" 강문탁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임 대표님, 바로 이 김예훈이라는 데릴사위가 한 여자를 데리고 와서 저와 시비를 걸었는데, 왜 저를 때려요?""팍!"임중호는 뺨 한 대 더 날리고 소리를 질렀다. “데릴사위가 어때서? 데릴사위가 너를 건드렸어? 너씨발 식당 서빙하는 새끼가 만날 여기서 사람 깔보고, 네가 뭔데! 너 그 죽은 아버지 아니었으면 너를 벌써 800번이나 죽였을 거야!"
"임 대표님... 아니... 중호 형님..." 강문탁이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오후에 저한테 하신 말 잊으셨습니까? 제 뒤를 봐주겠다고 형님께서 그러지 않으셨습니까?"임중호가 놀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욕설을 퍼부었다:"이놈이 미쳤나! 당장 쳐라, 오늘 이놈을 때려눕히지 않으면 너희들 다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달려들던 경호원들이 어안이 벙벙해졌다,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임중호가 경외의 눈빛으로 하은혜를 쳐다보았다, 하은혜의 차가운 눈빛을 본 임중호가 부들부들 떨면서 이를 악물었다:"네놈이 눈이 멀었구나? 이분이 누구이신지 알기나 하는 거야? 내 직속 상사야, 너 따위가 감히 이분을 건드려?!""뭐라고?!"주위에 둘러싸여 있던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강문탁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입을 크게 벌리고 멍한 얼굴로 하은혜를 쳐다보았다.임중호, 이 사람도 밖에서는 내로라하는 인물인데, 이 여자가 임중호의 직속 상사라니, 그럼, 이 여자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가!내가 저리 대단한 인물한테 찝쩍대었으니...강문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망했다, 이번에는 끝장이다.조이영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김예훈 이 자식이 이렇게까지 비겁할 줄 몰랐다, 정민아한테 빌붙어 사는 것도 모자라 이젠 하은혜한테까지 빌붙어있을 줄이야,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 말이다! 대단한 인간인 것 같다!"은... 은혜 누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임중호는 더는 강문탁을 상대하지 않고 사람들의 보는 앞에서 "털썩" 하은혜한테 무릎을 꿇었다."이게 다 저 자식 때문입니다, 제가 평소에 누님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아시지 않습니까? 오늘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임중호가 끊임없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고 피가 바닥에 줄줄 흘러내렸다."당장 이리 안 와?! 빨리 와서 무릎을 꿇어!" 임중호가 뭔가 생각이 난 듯 강문탁을 향해 사납게 외쳤다.강문탁이 부들부들 떨면서 기어갔다, 지금
"형수, 형수랑..." 강문탁이 이를 악물었다."그래!" 김예훈이 반쯤 쪼그리고 앉아 강문탁의 얼굴을 툭툭 쳤다, "이제 알겠지? 와이프 덕 보고 살아도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찌질한 놈이라고 그리 업신여기더니, 지금 내 앞에 무릎 꿇고 있는 네놈은 찌질한 놈보다 더 못한 놈이네.”말을 마치고 김예훈은 강문탁을 무시하고 돌아섰다, 핸드폰을 사러 가야 해서 여기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하은혜가 임중호를 노려보고는 두말없이 재빠르게 김예훈을 따라나섰다."저 자식 끌고 가서 다리 하나 부러뜨리고 병원 앞에 버리고 와!" 임중호가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소리쳤다."안돼! 안돼!" 강문탁이 비명을 질렀다.한편, 조이영은 벌써 어디로 도망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를 상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얼마 후, 병원 앞, 다리가 부러진 한 사람이 승합차에서 던져졌다, 강문탁이 험상궂은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김예훈! 너만 여자 덕 보고 사는 거 아니야! 나도 할 줄 안다고! 나도 이제 여자 덕 보고 살 거야, 죽고 싶을 만큼 내가 너 짓밟아주겠어!"욕설을 퍼붓던 강문탁은 다리의 상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부들부들 떨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여사님, 저, 저 결정했어요...""그래, 며칠 후에 사람을 보내 데리러 갈게." 전화기 너머로 50~60세로 들리는 여자 목소리가 전해왔다."네, 감사합니다, 여사님...""아직도 여사님이야?""아니에요, 자기야, 자기야, 사람 많이 보내줘요, 손봐 줄 놈이 하나 있어서..."강문탁이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알았어, 이미 결정을 했다니 할 수 없군, 어떤 놈이 감히 우리 문탁을 건드렸는지 내가 한번 봐야겠어!"전화를 끊고 강문탁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김예훈, 내 한쪽 다리를 병신으로 만들었으니 각오해야 할 거야, 네놈의 두 다리를 병신으로 만들어서 내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들 거야!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만들 거라고!......번화가 거리, 핸드폰 매장
“아까 김 회장님께서 아빠를 섬라 3대 마승의 손에서 구해주셨어. 그러고도 총으로 쏴 죽이고 싶어? 유주야, 담이 너무 커진 거 아니야? 세상 사람들이 우리 허씨 가문을 배은망덕하다고 수군거려야 속이 시원하겠어? 지금 당장 김 회장님께 사과해! 사과 안 하면 바로 집에서 쫓아낼 거야! 우리 허씨 가문에는 막무가내이자 상황 파악마저 못 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허순재는 허유주가 김예훈한테 무례해서 많이 화난 모양이다.김예훈과 허순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는 허준서 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가 왜 김예훈을 저렇게 감싸고 도는 거지?’허순재의 아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의문에 빠지고 말았다. 김예훈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허순재가 가장 예뻐하는 허유주가 욕을 먹자 하나같이 고개 숙이고 차만 마실 뿐이다.허유주의 얼굴에는 분노가 사라지고 두려움이 밀려왔다.지금까지 허순재가 이 정도로 화를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도포를 입은 여자 스님은 평온한 표정으로 일어서더니 허유주를 뒤에 숨기고는 웃으면서 말했다.“도박왕님, 유주도 흥분해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을 것입니다. 열여덟 살짜리 여자아이가 무슨 나쁜 마음을 품고 있겠습니까. 이분이 바로 어제 한마디로 진주·밀양 용전 전주를 교체시킨 김 세자님이자 김 회장님이시겠네요? 배포가 넓으시다고 들었는데 이런 어린 여자아이가 한 말을 마음에 두진 않겠죠?”여자 스님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면서 말했다.“유주야, 얼른 김 세자님께 사과해야지.”허유주는 눈가를 파르르 떨고 말았다. 내심 속으로 내키진 않았지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김 세자님, 죄송해요.”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허순재가 집안사람들을 교육하든, 허씨 가문이 이 기회를 빌어 허순재의 권력에 도전장을 내밀든, 김예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저 피도 안 마른 어린애가 앞에서 거들먹거려서 불쾌할 뿐이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살짝 시간을 확인한 김예훈은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도박왕님께서 초대하셨는데 말 나온 김에 오늘 바로 가서 확인하시죠.”“여기서 멀지 않아요. 제가 길을 안내해 드릴게요.”허순재는 차를 부르지 않고 고즈넉한 길로 안내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앞을 내다보았다. 이순간 허순재의 몸에서 왠지 모르게 검은 기운이 뿜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혹은 살기라고 할까......별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몇 분도 안 지나 바로 허씨 가문에 도착하게 되었다.앞장서는 허순재를 본 순간 문을 지키고 있던 보디가드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더니 공손하게 길을 비켜드렸다.“김 회장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허씨 가문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김 회장님께 달렸습니다.”...거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김예훈과 일면식이 있는 허성빈, 허도겸, 허준서 등 외에 기껏해 18살로 보이는 소녀가 앉아있었다.김예훈이 걸어들어오는 모습을 본 허씨 가문 3형제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18살짜리 소녀 역시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네가 바로 우리 둘째 오빠의 손을 부러뜨리고, 셋째 오빠의 다리를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 넷째 오빠 뺨까지 때린 김예훈이야?”이 사람은 딱 봐도 허씨 가문의 다섯째, 허유주로 보였다.그녀의 뒤에는 허준서의 약혼녀인 허영미도 서 있었다.아까 허유주의 귓가에 속삭이는 것을 보니 김예훈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허씨 가문 자녀들 외에 도포를 입고있어도 몸매가 좋아보이는, 얼굴까지 예쁜, 속세를 벗어난 것만 같은 여자 스님이 앉아있었다.허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를 신처럼 모시듯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김예훈은 허유주를 힐끔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네. 제 이름은 김예훈이 맞습니다.”“이런 젠장!”김예훈이 신분을 인정하자 허유주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 허씨 가문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감히 우리 구역을 침범해? 저 자식을 그냥 총으로 쏴서 죽여버려
그야말로 올킬이었다!3대 마승은 김예훈 앞에서 마치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고, 대마승도 곧 숨통이 끊어질 것만 같이 경련을 일으켰다.김예훈은 아까의 격투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서 있었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두 명의 동생이 자기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본 대마승은 마지막 힘을 다해 총을 꺼내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피융! 피융! 피융!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전에 담담한 표정으로 한쪽에 서 있던 허순재가 갑자기 예술품과도 같은 총을 꺼내 대마승의 급소를 향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겼다.그러고선 손수건을 꺼내 아무렇지않게 총을 닦았다.김예훈은 확장된 동공으로 대마승의 시체를 쳐다보았다.총알마다 완벽하게 대마승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대마승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라고 없었다.이런 사격술은 몇십 년 연습하지 않았다면 이루어 낼 수 없는 기술이었다.“도박왕님, 사격 솜씨가 장난이 아니네요.”김예훈은 허순재에게 경계심을 품으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그러다 갑자기 굳이 자기가 나서지 않았어도 3대 마승은 허순재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허순재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는데 이게 웬걸.’그 사람들은 허순재에게 총을 맞아도 무슨 영문인지 모를 것이다.“도박왕님!”이때, 전신 무장한 보디가드들이 허순재가 습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달려왔다.사처에 깔린 수백 명의 보디가드를 보고 있자니 밀양에서는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허순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보디가드들더러 물러가라면서 김예훈의 곁으로 걸어갔다.“김 회장님, 역시 실력이 대단하시네요. 아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허순재는 옷에 피 한 방울조차 묻지 않은 김예훈을 보고도 표정 변화 하나 없었지만 그를 기피 대상 리스트에 추가하기로 마음먹었다.심지어 김예훈과 한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쨕! 쨕!귀가 째질 듯한 거대한 뺨 소리가 울려 퍼지고, 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은 움찔도 잠시 저 멀리 바닥에 떨어졌을 때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김예훈은 뒤로 몇발짝 물러서면서 여력을 흡수시켰다.그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마승을 향해 발길질했다.퍽!김예훈의 발에 얼굴이 차인 대마승 역시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김예훈의 덤덤한 표정을 보고있던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김 회장님,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섬라 마승이라고 해도 그냥 그렇네요, 뭐.”예전에 전쟁터에서 일당백으로 수백 명의 장병을 때려눕혔는데 이 세 명의 장병급 실력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허순재 앞에서 진정한 실력을 숨기지만 않았다면 뺨 한 대로 아예 죽여버렸을 것이다.대마승은 얼굴을 감싸쥔 채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희들 괜찮아?”둘째 마승과 셋째 마승도 얼굴을 감싸쥔 채 휘청거리면서 일어서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비록 크게 다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움직일 수는 있었다.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이 세 명의 마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김예훈의 실력에 표정이 심각해지고 말았다.‘이런 천재는 절대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아니면 대한민국이 더욱더 강해질 수밖에 없어.’섬라는 대한민국에 총사령관급 실력자가 존재하기를 절대 바라지 않았다.“대마승, 실력이 그냥 그 정도라면 너무 실망인데?”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앞으로 걸어갔다.“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아예 너희 셋이 동시에 붙어.”“죽여버려!”대마승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명령했다.“속전속결로 죽여버려!”이때, 세 명의 마승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자신의 도사 지팡이를 챙겼다.“황금 삼각 법진!”세 명의 마승은 동시에 하늘로 솟더니 김예훈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세 자루의 도사 지팡이를 교차하면 무신 급 실력자를 진압할 수 있는 일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황금 삼각 법진을 알아본 허순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