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구역 밖으로 나가자 김예훈은 또 한 통의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바로 연결이 되었다. 전화 저쪽에서 하은혜는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방금 지하 차고에 있어서 휴대폰에 신호가 없었어요.""괜찮아요. 나 데리러 이쪽으로 와줘요."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어차피 오늘 밤에 어디 갈 곳도 없으니, 회사에 가서 좀 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네? 아 네. 대표님 어디 계세요? 금방 갈게요.”하은혜는 어리둥절해 보였지만 곧 재빨리 대답했다.김예훈은 주소를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10여 분 후에 빨간 페라리 한 대가 김예훈 옆에 멈춰 섰고 차창이 열리자 하은혜는 언제 가죽 외투에 미니스커트로 갈아입었는지 김예훈을 보며 약간 수줍어하면 말했다. "대표님, 제가 막 드라이브 나가려던 참인데, 전화가 왔어요.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어요.""괜찮아요. 내가 사적인 시간을 방해한 거 아닌가요?"김예훈이 말했다."아니에요. 24시간 대표님을 모시는 게 당연한 거예요."하은혜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 조수석으로 가서 김예훈을 도와 문을 열었다.김예훈은 이 장면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게 되면 자신은 정말 여자를 등쳐먹는 놈이 된다.페라리는 빠르게 시동을 걸고 굉음을 내며 달렸다.차 안에서 하은혜는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조금 긴장하면서 물었다. "대표님, 어디 가실 거예요?"김예훈은 원래 회사에 바로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이 생각나서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송문영이 정씨 일가에 가서 물건을 돌려주는 건 괜찮은데, 당신은 정씨 일가에 왜 왔어요?"하은혜는 난처하면서 말했다."대표님, 송문영은 자신의 신분이 부족할까 봐 물건을 돌려준 후 정씨 일가에서 인정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저를 증인으로 내세운 거예요. 제가 보기에 그녀는 우리 회사의 직원이기도 하고 또 대표님의 대학 동창이기도 해서 거절하기 어려웠어요.”"그런데 정지용 그놈은 진짜 뻔뻔해요. 감히 송문영에게 청혼을 하다니, 자
그녀의 뒤에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강문탁도 이때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이 아가씨가 낯설어 보이는데 우리 남해시에 온 지 얼마 안 됐나 봐요. 아가씨,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우리 남해시의 어떤 사람들은 할 일은 하지 않고 매일 빈둥거리기만 하거든요. 반드시 조심해야 돼요. 절대 엮이지 마세요. 매우 역겨워요. 만약 아가씨가 필요하시면 제가 모시고 이곳의 상가를 구경시켜 드릴 수 있어요. 저는 미자이 식당의 매니저예요. 이곳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어요.”분명히 강문탁은 하은혜에게 관심이 많다. 미녀이기도 하고 페라리를 몰고 다니고, 딱 봐도 신분이 만만치 않은데, 만약 이런 여자와 사귄다면 돈과 예쁜 여자를 다 얻을 수 있지 않을까?김예훈은 원래 정말 그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두 사람은 정말 짜증 나게 굴어서 그는 참지 못하고 강문탁을 쳐다보며 말했다. "강문탁, 식당에서 서빙하는 주제에 자꾸 까불지 말래? 내 사람이 너와 무슨 상관인데?"강문탁은 안색이 어두워졌으며 김예훈이 감히 말대꾸를 할 줄 몰랐다. 그는 이때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 너 같은 데릴사위가 여기서 잘난 척이냐? 여자를 등쳐먹는 게 정말 대단한 줄 알아? 이 예쁜 아가씨가 너의 실제 모습을 보고 나면 넌 여자를 등쳐먹을 기회도 없을 거야!"강문탁은 말하면서 하은혜를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특히 여자를 등쳐먹는다는 말을 더 힘주고 말했다.이때 강문탁은 이미 김예훈이 여자를 등쳐먹는 놈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면 이 페라리가 하은혜 거라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김예훈과 하은혜의 관계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김예훈이 냉소하는 것을 보고 강문탁은 계속 말했다. "김예훈, 너 정말 대단하다! 정씨 일가에서 3년 동안 공짜로 먹고살고, 여자를 등쳐먹는 것도 그렇다 치고 이제 또 돈 많은 여자한테 매달리다니. 너 같은 놈은 정말 남자의 얼굴에 먹칠하는구나!"이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었고, 김예훈의 옆에 명품 차에 예쁜 여자까지 있어서 원래
하은혜는 그녀를 쳐다보는 것도 귀찮아서 강문탁을 싸늘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널 때렸으니 어쩔 건데? 식당 서빙하는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잘난 척을 해? 입도 화장실처럼 더러워 가지고 널 안 때리면 누굴 때려?"이때 하은혜는 평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시크했던 모습을 되찾았으며, 눈빛 하나, 말 한마디만으로 그는 강문탁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다.주위의 많은 사람들도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와우, 이 미녀의 성질이 불같네!""이거 완전 내 여신.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들어!""이런 여자는 보통 사람이랑 절대 어울리지 않아. 우리 같은 사람은 생각뿐!"많은 사람들이 다시 쑤군거렸지만, 감히 큰 소리를 내지 못했다. 분명 하은혜에게 들키면 있다가손바닥이 날라오면 변명할 곳이 없다.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때 하은혜는 뒤에 페라리에 기대어 있는 김예훈을 몰래 쳐다보았으며 김예훈이 입꼬리를 올려 칭찬의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그녀는 비로소 약간 숨을 내쉬었다."사람을 함부로 깔보는 새끼, 나랑 동창이 쇼핑하러 나온 게 어때서? 개 입에서는 상아를 토해 낼수 없지! 한 마디만 더 하면 내가 오늘 네 입을 찢어버릴 거야!"하은혜는 계속 욕을 했다.강문탁은 얼굴을 가리고, 이때 조금 정신을 차려 자신의 얼굴이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꼈고, 그의 눈은 거의 불을 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독살스레 김예훈과 하은혜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 그래! 그래! 연놈이 뭘 믿고 사람을 업신여겨? 내가 오늘 너네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것 같아? 기다려!"말이 끝나자 강문탁은 휴대전화를 꺼내 재빨리 번호를 누르고 잘 보이려고 하는 얼굴로 통화했다. "임 대표님, 이쪽에서 귀찮은 일이 좀 생겼는데요. 누군가 제 앞에서 잘난 척 지랄하고 있는데 와서 저를 좀 도와주실래요? 네, 네!"전화를 끊자 강문탁은 날뛰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가리키며 욕했다. "씨발 새끼, 너 임 대표님이 누군지 알아? 바로 오늘 네 개 다리를 부러뜨릴 뻔했던 임중호거든! 오후에 네
계집애야, 내가 한 말 못 들었어? 평소 같으면 너랑 천천히 놀아줬겠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네…." 임중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하은혜의 핫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어렴풋이 보고 낯이 익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뒤에 있던 강문탁은 이 순간 거리낌 없이 웃으며 몸을 앞뒤로 크게 흔들었다.그의 웃음소리를 듣고 임중호는 멀지 않은 곳에 차에 기대어 있는 희미한 모습을 실눈으로 바라보며 흉악하게 웃었다."문탁아, 저 녀석을 어떻게 처리하고 싶어?"강문탁은 김예훈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김예훈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는 교양 있는 사람이니 오늘은 좀 교양 있게 처리합시다. 그 새끼 보고 무릎을 꿇고 몇 번 절하고 할아버지라고 몇 번 부르라고 해요!""이 새끼야, 들었어? 알아서 무릎을 꿇어라. 그렇지 않으면......" 임중호는 다치지 않은 한쪽 손을 흔들었다.갑자기 경비원들이 모두 허리춤에 있던 몽둥이를 빼냈으며 하나같이 무시무시했다. 이 경비원들은 모두 그가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후에 그는 김예훈 때문에 사람을 모두 바꾸었지만 운이 없게도 이 신입들은 예하오를 전혀 모른다."아니면, 내가 심하게 했다고 탓하지 마. 내가 좋은 제안을 해줄 테니 그냥 얌전히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너는 무사히 떠날 수 있어." 임중호는 빙그레 웃었다. "아니면 내가 좀 있다가 손에 힘이 좀 들어갈 텐데 내 탓하지 마.”지금 강문탁도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고 앞으로 두 걸음만 나아가서 잠시 후 김예훈이 무릎을 꿇기만 하면 그는 녹화할 생각이었다.조이영은 눈썹을 약간 찌푸리고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여태까지 김예훈을 싫어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말릴 생각은 없다. 게다가 김예훈이란 놈이 돈 많은 여자를 찾다니 더군다나 정민아 대신 그럴 가치가 없으며 지금 당장 김예훈을 죽이고 싶었다."임 대표님은 이 구역의 보스인데 이 예쁜 여자가 아무리 기세등등
"팍."임중호의 얼굴에 바로 맞은 이 발차기는 보기에도 매우 아름다운 발차기였고 아찔할 정도로 멋있었다.임중호는 한 방에 날아갔으며 허공에서 몇 바퀴를 돌다가 옆에 있는 꽃밭에 세게 떨어졌다.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고, 경비원들조차 어리둥절했다.잠시 후 질겁한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이 예쁜 여자 대단하네!""이 실력은 적어도 태권도 검은띠일걸?"잠시 멍하니 있다가 경비원들이 어쩔 수 없이 하나둘씩 달려들었다. 그들의 보스가 맞았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그만해! 다들 그만해!"임중호는 이가 빠져 내뱉었지만, 이 순간 놀라 죽을 뻔했으며 하은혜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마침내 낯익은 미녀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YE 투자회사 대표의 비서이다! 자기가 평소에 만나면 무릎 꿇고 아첨해야 하는 대단한 사람이다!그녀를 때린다고? 말도 안 돼! 목숨을 버리고 싶은 건가?다음 순간,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빠른 걸음으로 강문탁의 옆에 가서 아직도 멍해 있는 강문탁의 얼굴에 손바닥으로 뺨을 쳤다!"팍."이 뺨은 정말 온몸의 힘을 다했으며 강문탁은 정신없이 내동댕이쳐 온 사람이 멍한 상태였다."임 대표님!" 강문탁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 "임 대표님, 바로 이 김예훈이라는 데릴사위가 한 여자를 데리고 와서 저와 시비를 걸었는데, 왜 저를 때려요?""팍!"임중호는 뺨 한 대 더 날리고 소리를 질렀다. “데릴사위가 어때서? 데릴사위가 너를 건드렸어? 너씨발 식당 서빙하는 새끼가 만날 여기서 사람 깔보고, 네가 뭔데! 너 그 죽은 아버지 아니었으면 너를 벌써 800번이나 죽였을 거야!"
"임 대표님... 아니... 중호 형님..." 강문탁이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오후에 저한테 하신 말 잊으셨습니까? 제 뒤를 봐주겠다고 형님께서 그러지 않으셨습니까?"임중호가 놀라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욕설을 퍼부었다:"이놈이 미쳤나! 당장 쳐라, 오늘 이놈을 때려눕히지 않으면 너희들 다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달려들던 경호원들이 어안이 벙벙해졌다,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임중호가 경외의 눈빛으로 하은혜를 쳐다보았다, 하은혜의 차가운 눈빛을 본 임중호가 부들부들 떨면서 이를 악물었다:"네놈이 눈이 멀었구나? 이분이 누구이신지 알기나 하는 거야? 내 직속 상사야, 너 따위가 감히 이분을 건드려?!""뭐라고?!"주위에 둘러싸여 있던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강문탁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입을 크게 벌리고 멍한 얼굴로 하은혜를 쳐다보았다.임중호, 이 사람도 밖에서는 내로라하는 인물인데, 이 여자가 임중호의 직속 상사라니, 그럼, 이 여자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가!내가 저리 대단한 인물한테 찝쩍대었으니...강문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망했다, 이번에는 끝장이다.조이영도 어안이 벙벙해졌다, 김예훈 이 자식이 이렇게까지 비겁할 줄 몰랐다, 정민아한테 빌붙어 사는 것도 모자라 이젠 하은혜한테까지 빌붙어있을 줄이야, 그것도 아주 당당하게 말이다! 대단한 인간인 것 같다!"은... 은혜 누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임중호는 더는 강문탁을 상대하지 않고 사람들의 보는 앞에서 "털썩" 하은혜한테 무릎을 꿇었다."이게 다 저 자식 때문입니다, 제가 평소에 누님한테 어떻게 했는지 다 아시지 않습니까? 오늘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임중호가 끊임없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고 피가 바닥에 줄줄 흘러내렸다."당장 이리 안 와?! 빨리 와서 무릎을 꿇어!" 임중호가 뭔가 생각이 난 듯 강문탁을 향해 사납게 외쳤다.강문탁이 부들부들 떨면서 기어갔다, 지금
"형수, 형수랑..." 강문탁이 이를 악물었다."그래!" 김예훈이 반쯤 쪼그리고 앉아 강문탁의 얼굴을 툭툭 쳤다, "이제 알겠지? 와이프 덕 보고 살아도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찌질한 놈이라고 그리 업신여기더니, 지금 내 앞에 무릎 꿇고 있는 네놈은 찌질한 놈보다 더 못한 놈이네.”말을 마치고 김예훈은 강문탁을 무시하고 돌아섰다, 핸드폰을 사러 가야 해서 여기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하은혜가 임중호를 노려보고는 두말없이 재빠르게 김예훈을 따라나섰다."저 자식 끌고 가서 다리 하나 부러뜨리고 병원 앞에 버리고 와!" 임중호가 비틀거리며 일어서더니 소리쳤다."안돼! 안돼!" 강문탁이 비명을 질렀다.한편, 조이영은 벌써 어디로 도망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를 상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얼마 후, 병원 앞, 다리가 부러진 한 사람이 승합차에서 던져졌다, 강문탁이 험상궂은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김예훈! 너만 여자 덕 보고 사는 거 아니야! 나도 할 줄 안다고! 나도 이제 여자 덕 보고 살 거야, 죽고 싶을 만큼 내가 너 짓밟아주겠어!"욕설을 퍼붓던 강문탁은 다리의 상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부들부들 떨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여사님, 저, 저 결정했어요...""그래, 며칠 후에 사람을 보내 데리러 갈게." 전화기 너머로 50~60세로 들리는 여자 목소리가 전해왔다."네, 감사합니다, 여사님...""아직도 여사님이야?""아니에요, 자기야, 자기야, 사람 많이 보내줘요, 손봐 줄 놈이 하나 있어서..."강문탁이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더니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알았어, 이미 결정을 했다니 할 수 없군, 어떤 놈이 감히 우리 문탁을 건드렸는지 내가 한번 봐야겠어!"전화를 끊고 강문탁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김예훈, 내 한쪽 다리를 병신으로 만들었으니 각오해야 할 거야, 네놈의 두 다리를 병신으로 만들어서 내 앞에 무릎을 꿇게 만들 거야!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만들 거라고!......번화가 거리, 핸드폰 매장
그 뒤에는 하은혜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다, 예쁘게 생긴 여인이 김예훈의 뒤를 따라다니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대표님, 제가 아랫사람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김예훈이 열심히 핸드폰을 고르고 있자 하은혜가 뒤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런가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데요."하은혜가 안절부절 해하며 말했다:"대표님,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대표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전 늘 대표님께 충성을 다했습니다, 이번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그쪽을 탓할 생각 없어요, 오랜 시간 김씨 가문에 충성을 다한 사람 아닙니까? 나 대신 회사 경영도 잘 해왔고요, 하지만 아랫사람들한테 지나치게 방임하는 것 같네요.""대표님,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하은혜가 조용히 말했다."이런 일은 빨리 처리해요, 앞으로 우리한테는 이런 사소한 일을 처리할 시간이 없을 테니까." 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을 바꾸었다,"마음에 드는 핸드폰 있나요? 제가 선물할게요."김예훈이 화가 풀린 걸 보고 하은혜가 안도하면서 말했다:"대표님,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요, 제일 비싼 걸로 사주세요."말을 하면서 하은혜가 진열대에 있는 폴더블폰을 집어 들었다, 올해 최신형 모델, 하나에 천만 원을 호가하는 모델이다."저기 미녀분, 한참 당신을 지켜봤어요, 그 모델은 한정판이에요, 가격은 천오백만 원, 갖고 싶다면 내가 선물해줄게요, 나한테 당신의 연락처만 주면 됩니다, 어때요?" 이때, 보기에 27~28살 된 양복을 입은 사내가 걸어왔다.이 남자, 분명 젊고 돈 많은 남자다, 하은혜를 바라보는 눈빛에 자신감이 가득 차있다, 천만 원 정도는 그한테 껌값에 불과했다, 미녀를 알 수 있다면야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하지만 하은혜는 그의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하은혜의 눈에는 대표님밖에 없다.마음에 드는지 그녀가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김예훈이 그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제가 마침 소식을 듣고 진주로 왔기 다행이지 하마터면 용문당의 기둥인 김 회장님이 용전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유사한 사건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수 없어요. 용전은 대한민국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전도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고요.”김청미가 죄를 인정하면서 용인주, 장덕수, 하은우는 하나둘씩 용전에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용문당, 용연옥, 용의 부대의 절대다수의 힘은 국내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감시하고, 서로 다툼없이 평화롭게 지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질 리가 없었다.하지만 대외적인 업무를 맡은 용전은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운 발전을 보였기 때문에 차마 간섭할 방법이 없었다.오늘 이 사건을 빌미로 용전을 대대적으로 수색하자는 것도 어쩌면 대한민국 고위층의 뜻일 수도 있었다.김서하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태양혈을 어루만지고 있었다.그녀는 각 대표들의 발언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여러분, 김청미 씨가 잘못한 것도 사실이고, 용전도 책임을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다들 정의로운 척하지 말고 뭘 원하시는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장덕수와 하은우가 힐끔 쳐다보자 용인주가 말했다.“저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김 회장님께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용인주를 힐끔 쳐다보았다.‘내가 이 기회를 빌어 용전을 손봐주고 싶어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김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김 회장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가요? 혹은 저희가 어떻게 보상해 드리면 좋을까요?”김예훈이 김서하를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보상은 필요 없습니다. 괜히 정의로운 척하기도 싫고요. 용전이 대외적으로 어떤 업무를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오늘부로 진주·밀양 용전은 용전 본부에서 계속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하고, 모든 고위직은 자리에서
‘큰 죄를 지었습니다?’간단하기 그지없는 말에 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 용문당 대표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김예훈마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힐끔 쳐다볼 정도였다.사실 그녀가 쉽게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김씨 가문 사걸 중에세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이렇게 쉽게 잘못을 인정하다니.’“김예훈 씨는 경기도에 있을 때 저희 김씨 가문을 풍비박산 내버리고 진주까지 쫓아냈기 때문에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래서 진주에 오고부터 계속 계획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성남에서 부산까지, 모두 저의 계획대로였죠. 김예훈 씨는 결국 제가 함정을 파놓은 진주와 밀양에 올 수밖에 없었어요. 두 번이나 암살 작전에 나선 킬러 역시 저였고요. 그런데 운이 얼마나 좋은지 전부 다 비켜 가더라고요.”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밀양 국제공항 사건이 너무 크게 벌어진 바람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공권력을 남용하여 김예훈 씨를 짓밟아 버리는 것이었어요. 1부터 100까지 전부 다 짜놓은 판에 발만 내디디면 총살감이었어요. 그런데 용문당 당주님께서 직접 진주에 와서 4자 대면까지 진행할 정도로 김예훈 씨를 아낄 줄 몰랐어요. 그리고 임현우 저 자식도 돈 받고 저를 배신할 줄 몰랐고요.”김청미는 씁쓸한 표정이었다.“정말 세상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나 보네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요. 제가 용전을 먹칠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떠안겠습니다.”김예훈은 김청미를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다. 도도하기만 하던 그녀가 갑자기 모든 책임을 떠안겠다고 해서 수상한 느낌이었다.김청미의 신분과 힘으로는 일을 이렇게 크게 벌였을 리가 없었다.간단히 말해서 뒤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김청미가 나서서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김청미 씨, 당신은 진주·밀양 용전 서열 2위로써 공권력을 남용한 것도 모자라 용문당 김 회장님까지 모함하려고 했어요. 용전을 먹칠한 것도 모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