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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지아는 동물 가죽을 다시 정리하고 작은 담요를 가져왔다.

진환이 말했다.

“바네사, 좀 도와줄래요? 나 혼자서는 못 꺼내겠어요.”

문제는 도윤이 의식이 없는 상태라 혼자서는 사람을 옮기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지아는 짜증이 밀려왔다. 진봉이 호들갑만 떨지 않았어도 내보내지 않았을 텐데.

스스로 자초한 것 같으니 그냥 평범한 환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요.”

두 사람은 계단에 서서 힘겹게 도윤을 꺼내려 애썼고, 지아의 눈은 감히 주위를 둘러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도윤은 온몸에서 약인지 땀인지 모를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고, 안색도 전보다 조금 나아진 상태였다.

“조심해요.”

진환은 조심스럽게 도윤을 내려주었다.

지아도 조심스럽게 움직였지만 길이 고르지 않아 발밑을 조심하지 않은 진환이 그만 도윤의 몸을 놓치고 말았다.

도윤은 아무것도 가리지 않고 벌거벗은 채 시체처럼 지아를 동물의 가죽 위에 눌렀다.

하필 입으로는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지아야.”

진환은 얼굴을 붉히며 머쓱해했다.

“죄송합니다, 제 탓입니다.”

지아는 화가 났지만 낼 곳이 없었기에 힘겹게 도윤을 옮기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지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 도윤 때문에 젖은 옷을 털어냈다.

“얼른 약 먹여요.”

“네.”

진환이 막 한 입 먹였지만 도윤은 삼킬 생각이 없었고, 약이 입가에 조금씩 흘러내렸다.

진환은 약을 낭비할 수 없었기에 지아에게 얼른 물었다.

“바네사, 보스가 독 때문에 감각이 무뎌져 지금 약을 마실 줄 모르는 것 같은데 이 약을 어떻게 먹여야 할까요?”

지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병원에 있으면 먹지 못하는 인후암 환자처럼 몸에 구멍을 뚫고 기구를 이용해 배 속에 넣으면 약을 먹이기 편할 텐데...이곳의 낙후한 의료 환경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무무의 피는 독의 발병을 늦출 수 있을 뿐 치료할 수는 없었고, 이렇게 시간을 끌면 해독제가 있어도 도윤을 살릴 방법이 없었다.

“약혼자 있지 않아요? 이리 들어와서 입으로 먹이라고 해요.”

“안 돼요.”

진환은 황급히 거절했고 지아는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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