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7화

지아는 어이가 없었다. 이제 막 조금 회복했는데 이렇게 미쳐 날뛰다니.

도윤의 청력은 조금 더 빨리 회복되었는데, 사람의 몸에서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작동을 멈추는 기관이 청각이라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시력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고, 지아가 가까이 있어도 흐릿한 윤곽만 볼 수 있었다.

옆에는 익숙한 목소리도 없었고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몰랐기에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려 지아의 목을 조르면서 도망칠 틈을 주지 않았다.

“죽고 싶으면 내 목을 조르세요.”

지아는 진환 일행도 눈치채지 못한 변조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지?”

“당신을 구해준 사람.”

도윤은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도록 조금 풀어주었다.

“미안합니다. 앞이 안 보여서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어요.”

“당신은 지금 욕조에 있어요. 여긴 투석 장비가 없어서 온도를 올려 천천히 독소를 몸 밖으로 빼내는 방법밖에 없죠. 방금은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려고 온 거예요.”

지아는 무심하게 도윤에게 설명했다.

도윤은 자신이 추태를 부린 것을 알았다.

“미안합니다.”

“이제 의식을 조금이나마 되찾으셨으니 저에게 협조해서 검사에 응하세요. 지금 느낌이 어떠세요? 어떤 부분이 불편한가요?”

도윤이 말했다.

“몸은 매우 뜨겁고, 눈은 보이지 않고, 귀는 들리지만 소리가 작고 가끔 이명이 들립니다. 두통에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고, 손발에 힘이 없어요...”

“몸의 모든 장기가 독소의 공격을 받아 당분간은 회복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부담은 갖지 마세요. 체질도 좋고 회복도 빨라요. 일어설 수 있겠어요? 내가 몸을 좀 볼게요.”

약물이 도윤을 검게 물들이고 그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기 때문에 지아는 도윤을 굳이 옮기기 싫었다.

도윤은 갑자기 문제를 하나 깨달았다.

“제가 지금 옷을 안 입고 있는 건가요?”

“네.”

“...”

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굳어진 얼굴로 협조하지 않았다.

“난 의사고 당신은 환자예요. 지금 당신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해요!”

“하지만 당신도 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