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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8화

뒤를 돌아보니 진봉과 진환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도윤이 이렇게 안심하고 술을 마신 이유도 두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하필 이 순간 사라졌으니 이런 일을 당한 거다.

여자는 자기의 외모와 몸매에 무척 자신 있어 했고, 저를 거절할 남자가 없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도윤의 눈빛에는 욕망 대신 위압감과 한기만 맴돌았다.

분명 도윤이 앉아 있고 본인이 서 있었지만, 도윤은 오히려 키리스마에서 저를 압도했고,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은 마치 왕좌에 앉아 세상을 군림하고 있는 제왕 같았다.

심지어 저를 개미만도 못한 존재로 여기는 듯한 눈빛에 여자는 달갑지 않아 이 모든 걸 약효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탓으로 돌렸다.

여자는 교태를 부리며 도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여자는 자기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몸매가 상대방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지아 씨가 있으면 난 끝났어. 도망칠 수 있을 때 도망쳐야지.’

도윤은 화가 극에 달하면 오히려 평온해지는데, 표정이 평온할수록 더 겉잡을 수 없는 분노를 감추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여자는 정작 자기가 교태를 부릴수록 도윤이 더 역겨워한다는 걸 알 리 없었다.

그때, 도윤이 싸늘하게 물었다.

“뭘 하고 싶은데?”

겨우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게 되자 여자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원하는대로 다 맞춰줄게요.”

“좋아요.”

도윤은 어두운 눈빛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

“소원대로 해줄게요.”

도윤이 동의했지만 여자는 왠지 등골이 오싹했다.

그러다 이내 시선을 도윤의 목울대로 옮기며 속으로 생각했다.

‘경험상으로 봤을 때 이 남자 틀림없이 죽여줄 거야.’

상대가 저 때문에 이성을 잃고 저를 탐할 걸 생각하니 여자는 피가 끓어올랐다.

이윽고 혀로 입술을 살짝 핥으며 대답했다.

“제 방으로 가요.”

사실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 풀장에 가자고 제안하고 싶었지만, 처음인 데다 어렵게 꼬신 상대가 놀라 도망치게 할 수는 없었다.

도윤은 가면으로 얼굴 반쪽을 가리고 있어 표정을 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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