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싼 차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 차조차도 평소에 정비를 했으니 어떻게 갑자기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겠는가?지아는 점차 깨달았다.“지난번에 우리의 아이를 죽이려던 사람인가?”“내 어머니는 그동안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으니, 어머니를 겨냥한 확률이 크지 않아. 그리고 내가 갔을 때 타던 그 차에 문제가 없었지만, 유독 네가 탄 이 차만이 사고가 났으니 십중팔구 너와 관련이 있을 거야.”지아는 눈을 부릅떴다.“정말 독한 사람이군.”기억을 잃고 깨어난 후, 지아는 도윤의 사랑과 보호만 듬뿍 받았다. 비록 도윤이 줄곧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오늘 죽음과 어깨를 스치고 나서야 지아는 비로소 실감이 들었다.완충대에 강제로 멈춰 선 차는 이미 변형되었다. 만약 완충하지 않고 직접 딱딱한 물건에 부딪힌다면, 이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까지 산산조각 날 것이다.지아는 자신의 손바닥을 호되게 꼬집었다.“예전의 나에게 깊은 원한을 품은 사람, 정말 없는 거야? 도대체 날 얼마나 싫어하길래 마음을 이토록 모질게 먹을 수 있는 거지?”“지아야, 난 절대로 그 사람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도윤은 두 사람을 집으로 데려갔다. 지아의 기분은 그리 좋지 않아 도윤은 줄곧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를 위로했다.석양이 수평선에서 사라지자, 지아는 마침내 잠이 들었다. 도윤은 그제야 방에서 나왔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심예지가 하얀 돌기둥에 기대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어머니, 담배는 몸에 좋지 않아요.”심예지는 담배를 끄고 옆에 앉았다.“습관됐어.”“이 시간에 왜 아직 운동하러 가시지 않는 거죠?”심예지는 아주 자율적이라, 만약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매일 저녁을 먹는 대신 요가를 하곤 했다.“너 기다리고 있었어.”심예지는 나른하게 의자에 기대었다.“말해봐, 오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다 보셨잖아요?”심예지는 손가락에 있는 반지를 만지작거렸다.“네 엄마는 비록 전에 미쳤지만 멍청하진 않아. 우리와 같
심예지는 도윤을 진지하게 바라보다 한참 후,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누가 그 남자 아들 아니랄까 봐, 독한 것까지 똑 닮았어. 넌 그 사이에 예상 밖의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조그마한 착오라도 생기면 차에 탄 사람들 모두 죽을 수 있다고!”“어머니, 제가 지아를 위험에 처하게 내버려 둘 줄 아셨어요? 그 사람은 정말 너무 교활하거든요. 비록 사람은 해외에 있지만 엄청난 능력이 있어요. 매번 내가 알아낸 사람들은 속죄양일 뿐, 그 사람의 종적을 좀처럼 알아낼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이 잡히지 않는다면 지아는 계속 이런 위험에 빠질 거예요. 그거 아세요? 저는 눈만 감으면 그 두 아이가 떠오르곤 했어요. 그들은 얼마나 어린데, 태어나자마자 호흡이 없어졌고 심지어 지금은 시체조차 찾지 못하고 있죠.”도윤은 먼 곳의 정원을 바라보았다. 나뭇가지 끝의 작은 새가 재잘거리며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만 뒤에 이미 뱀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기어올라 입을 크게 벌리고 그를 잡아먹을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도윤은 테이블 가장자리를 꽉 잡았다. 아이를 향한 그의 사랑은 지아보다 적지 않았고, 그는 아이와 만날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렸다.그러나 이런 결말이 나타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도윤은 모든 것을 배치했지만 유독 마지막 고비에서 공든 탑이 무너졌다.그는 지아의 정서에 영향을 미칠까 봐 스스로 아이를 잃은 고통을 삼키며 지아 앞에서 조금도 감히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깊은 밤이 찾아올 때마다, 도윤은 몸을 뒤척이며, 아이가 지아의 뱃속에 있을 때 찍은 영상을 한 번 또 한 번 바라보았다.길거리에서 유모차 안의 아이를 봐도 그는 잠시 멍을 때렸다. 도윤은 이 원수를 마음 깊이 새겨두었고 하루도 잊은 날이 없었다.이번에 그 사람이 다시 손을 쓴 이상, 도윤은 재삼 고민한 끝에 이번 계획을 짰다. 그 사람이 이토록 경계하는 이상, 그가 파견한 사람도 틀림없이 엘리트 중의 엘리트이며, 조심성이 매우 강할 것이다.도윤은 망설임 끝
심예지는 방 문을 밀었고, 침대 위의 지아가 두 눈 꼭 감고 누워있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정말 불쌍한 아이구나.”도윤은 그녀와 이남수의 고집을 그대로 물려받았는데,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대체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른다.“안 돼!”지아는 악몽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도윤이 아니라 심예지가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온몸에 땀을 뻘뻘 흘리는 자신이 추태를 보였다고 생각했다.“어머님.”“얘야, 나야. 네가 괜찮은 지 보러 왔는데, 좀 어때?”“괜찮아요.” 지아는 머리를 감쌌다.“악몽을 꾼 것뿐이에요.”“무슨 꿈이지?”구체적으로 어떤 꿈인지는 지아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단지 그 꿈이 매우 혼란스럽고 또 피비린내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 사람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자신의 얼굴에 튄 그 사람의 피는 무척 따뜻했고, 마치 그녀 스스로 경험한 것처럼 실감이 났다. 바닥에 이리저리 쓰러진 그 사람들은 피가 빗물에 섞여 온 바닥을 어지럽혔으니 만약 정말 발생한 일이라면, 그 현장은 또 얼마나 참혹할까?지금 이 순간, 지아는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질 지경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잊어버렸어요. 아무튼 끔찍하다는 것밖에 기억이 안 나요.”그녀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심예지는 지아를 위로했다.“A시에서 고양이 한 마리 키웠다고 들었는데, 내가 사람 시켜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할게. 이국의 땅에서 자신이 키우던 애완동물을 보면 기분이 좀 좋아질 거야.”“고마워요, 어머님.”심예지에 대한 호감이 점차 많아지면서 지아는 그녀가 무척 섬세한 사람이란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런 남자 때문에 이 지경에 이르렀다니, 지아는 사뭇 안타까움을 느꼈다.“하…….”지아는 자신의 위를 감쌌다. 오후 내내 공포에 잠겨 그녀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에 지금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고 무척 아팠다.“또 위가 아픈 거야?”“네, 배가 좀 고프네요.”“먹을 거 가져오라
“대표님, 방금 문자 받았는데 이제 들어가면 된답니다! 제가 이 망할 자식을 잡아올 테니 앉아서 기다리시죠.” 진봉은 흥분해하며 즉시 사람들 데리고 안으로 돌진했다.오늘의 일은 분명히 그가 세심하게 짠 계획이었지만, 도윤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진봉이 씩씩하게 앞으로 돌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윤은 심지어 은근히 후회하기 시작했다.도윤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진봉을 부르려고 했다.염경훈은 몇 달 전 다리와 발을 다쳤는데, 비록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지금은 이런 행동에 참여하기 불편했다.도윤의 표정이 좀 이상한 것을 보고 그는 즉시 물었다.“왜 그러십니까, 대표님?”“느낌이 별로 좋지 않아.”“걱정하지 마십시오, 대표님. 진환은 줄곧 실수를 하지 않은 데다, 오늘은 대표님께서 직접 나서셨으니 아무 문제도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상대방도 단 한 사람뿐이죠.”도윤은 눈살을 찌푸렸다.“전에 그 사람 번화가에서 한참 동안 돌고 나서야 이곳에 온 거 아니었어? 만약 진작에 매복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독 안에 든 쥐가 우리라는 말씀이십니까?”도윤은 이 근처를 힐끗 둘러보았는데,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럴 가능성이 있으니 진환더러 먼저 철수하라고 해.”도윤의 예감은 줄곧 틀린 적이 없었고 심지어 지금까지 그를 여러 번 구해주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그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꼈다.염경훈은 줄곧 도윤의 판단을 믿었기에 즉시 진환과 진봉에게 사람들 데리고 철수하라고 알려주었다.문자가 발송되자마자, 앞의 버려진 창고에서 갑자기 귀청이 터질 듯한 폭파 소리가 터져 나왔다.아직 들어가지 않은 진봉은 갑자기 터져 나온 화염에 휩싸였고, 그는 바닥에 엎드려 창고를 향해 소리쳤다.“형!”아무도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도윤은 확실히 틀리지 않았다. 그들은 함정에 빠졌던 것이다.불길이 번지기 시작하자, 주변에도 불꽃이 튀더니 연달아 폭발하기 시작했다.“대표님, 매복
“쨍그랑!”지아는 한창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분명히 배가 고팠지만 그녀는 아까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고 실수로 그릇까지 땅에 떨구어 산산조각 냈다.지아는 바로 허리를 굽혀 주우려 했고 심예지는 입을 열어 그녀에게 말했다.“상관하지 마. 하인 시키면 되니까.”말을 마치기도 전에 손가락은 도자기에 긁혀 새빨간 피가 새하얀 도자기 위에 뚝뚝 떨어졌다.“그만하라니깐.”심예지는 즉시 하인을 불러 지아에게 싸매주었다. 지아는 피 흘리는 것을 보고 약간 넋을 잃었다.“도윤이 떠난 지 얼마나 됐죠?”“걱정 마, 금방 돌아올 거야.” 심예지가 위로하던 때에 테이블 위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 좀 받을게.”심예지는 지아의 손을 놓아주며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줄곧 냉정하던 심예지는 표정이 돌변하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알았어, 당장 사람 더 보내.”지아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어머님, 무슨 일이에요?”“아무것도 아니야. 작은 문제가 좀 생겨서 그래. 계속 먹어, 난 가서 처리할 일이 좀 있어.”말을 마치자 심예지는 몸을 돌려 가버렸고 심지어 평소처럼 인내심도 없어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지아는 이 일이 도윤과 관계가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때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그녀는 재빨리 도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에는 아무도 받을 수 않다는 차가운 알림이 들려왔고, 지아는 또 다른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다들 연결할 수 없거나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다급한 마음에 지아는 얼른 심예지를 쫓아갔지만 심예지가 차에 올라타 떠나는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지아는 심예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는 줄곧 통화 중이었는데 지금 매우 바쁜 게 분명했다.매일 심예지의 곁에 있던 이 집사도 지금 행방을 알 수 없었다.지아는 집에서 조마조마했다. 그녀는 방금 이 도시에 왔기에 아직 이곳이 많이 낯설었다.결국 방법이 없었던 지아는 어쩔 수 없이 어르신이 있는 별장을 향해
지아는 마치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녀는 연신 뒤로 물러서더니 테이블에 닿아서야 겨우 몸을 바로잡았다. 이때 지아의 다리는 무척 나른했다.“얘야, 이 세상에 절대적인 일은 없어. 나도 단지 당시의 상황을 결합하여 분석할 수밖에 없어. 폭발의 열기와 유독 가스까지 더해졌으니 일반인이라면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 그러나 도윤은 일반인이 아니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 데다 또한 일찍이 각종 극단적인 도전을 겪은 적이 있으니 우리는 그냥 도윤만 믿고 그가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면 돼. 그럼 도윤은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 거야.”어르신은 애써 지아를 위로하려 했지만, 지아는 통하지 않는 전화를 떠올리며 도무지 안심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지금 무슨 상황이에요?”“아직은 행방불명이야. 나도 너와 마찬가지로 아직 정확한 소식을 얻지 못했어. 폭발로 인한 영향이 너무 크거든. 그쪽은 폐기된 공장이라 사람들이 살지 않았기에 감시 카메라가 없어. 그래서 아무도 현장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지아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그녀가 깨어난 후부터 도윤은 끊임없이 누군가 그녀에게 불리한 짓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지아는 예전의 기억이 없어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러나 이 순간, 도윤은 행방불명된 데다 심지어 화재 현장에 묻혔을 가능성이 아주 컸고, 그와 함께 들어간 사람들조차 나오지 못한 것을 보고 지아는 당황하기 또 두려워하기도 했다.“할아버님, 저를 그곳에 데려다 주실 수 있나요? 집에 있어도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요.”“안 돼, 현장은 아직 위험할 수도 있어. 게다가 수많은 유해 물질이 있다고 말했잖아. 지금은 아무도 그쪽의 구체적인 상황을 몰라. 상대방은 너를 겨냥했으니 도윤에게 손을 대는 것도 단지 너를 보호하려는 사람을 제거하려는 게 분명해. 지금은 오직 우리 집안이 가장 안전하니까 넌 절대로 떠나지 마라.”“하지만…….”어르신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이것은 네가 도윤의 아내로 되는 것을 선택했을 때 반드시 겪어야
어르신은 약을 복용한 후, 자신의 심장박동수가 그리 빠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도윤은 애송이가 아니고, 이런 일에 있어 줄곧 경험이 있었으니 틀림없이 살아서 돌아올 거야.’‘하지만…….’어르신은 두 눈을 감으면 불이 활활 타오르는 그 장면을 상상할 수 있었다. 이런 거대한 재해를 마주할 때, 인간은 가장 무기력한 존재였다. 마치 눈사태가 닥쳤을 때, 아무리 솜씨가 대단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집사는 어르신이 피곤한 기색을 띠는 것을 보고 재빨리 설득했다.“회장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현장의 불은 아직 꺼지지 않은 데다 유해 가스까지 풍기고 있어 밑의 사람들은 지금 최대한 빨리 도련님을 찾고 있습니다. 곧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어르신은 나무 의자에 등을 기대고 두 손을 이마에 걸쳤다.“만약 도윤이 정말 그 자리에서 죽었다면, 나중에 저승에 갈 때, 난 도윤이 할머니를 볼 면목이나 있겠나.”집사는 한쪽에 서서 어르신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순간에야 그는 어르신이 정말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련님은 항상 운이 좋으셨죠.”지아는 그렇게 멍한 채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고, 문을 닫는 순간, 문에 기대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끊임없이 도윤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신을 바라볼 때 바다처럼 그윽한 눈빛과 뜨거운 포옹까지 모두 선하게 눈앞에 나타났다.눈시울이 시큰시큰하더니, 따뜻한 액체가 지아의 팔에 떨어졌다. 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볼을 어루만졌다. ‘눈물인가?’‘심장이 이렇게 아픈 거 보면, 난 도윤이 그렇게도 걱정되는 건가?’이 순간에야 지아는 자신에게 있어 도윤이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제일 아쉬운 것은, 그녀는 분명히 걱정이 됐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지아는 자신이 마치 갇힌 짐승과 같다고 느껴졌다. 그녀는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또 자신의 적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지
불빛에 비친 바다는 마치 포효하는 괴물과 같았다.이 집사는 당시의 상황을 정리했다.“사모님, 저희의 사람들이 접근하기도 전에, 도련님 쪽에서 폭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불빛 속에서 저는 심지어 총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저희는 되도록 빨리 달려갔지만, 상황은 이미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방독 마스크를 챙겨오지 않은 데다 화재가 또 너무 심각했고, 심지어 멀리서 저격수까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이 집사의 눈빛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도윤이 생각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녀조차도 상대방이 이렇게 악독한 수단을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치명의 타격까지 남겨 도윤 그들에게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그들은 도윤이 산 사람을 원한다는 이 점을 이용하여 치밀하게 계획을 짰고, 오히려 큰 함정을 만들어 도윤이 뛰어들게 했다.심예지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몇 달 전에 상대방이 수백 명의 엘리트 용병을 동원하여 지아를 암살했다고 들었는데, 지금 지아는 이미 출국했고, 상대방은 이렇게 빨리 그녀의 움직임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준비했어.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누구든 아마 일반 사람이 아닐 겁니다. 이번에 저희는 상대방을 너무 얕잡아 보았습니다. 지금은 도련님이 무사하시기를 바랄 수밖에 없죠.”헬리콥터가 공중에서 끊임없이 맴돌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내려갈 수도 없어 심예지는 그저 속이 답답할 뿐이었다.“조사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조사해. 도대체 누가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리려 하는지 한 번 봐야겠어.”심예지는 눈살을 찌푸렸다.“넌 그 잡종을 좀 조사해 봐, 그에게 동기가 있거든.”“알겠습니다, 사모님.”깊은 밤, 호텔의 최고급 스위트룸 테라스에서, 한 사람이 가운을 입고 와인잔에 든 술을 쾌적하게 한 모금 마셨다.‘모든 것을 짓밟고 있는 이런 느낌은 정말 좋다니까.’이씨 집안사람들은 거의 밤새 잠을 자지 못했고, 지아는 더욱 눈을 뜬 채로 하룻밤을 기다렸다.핸드폰은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