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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5화

순간 지아는 온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머릿속에는 갖은 해결책들이 번쩍이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싸워봤자 승산은 얼마 있을까?

설령 이 문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해도 밖에 있는 사람들한테 체포되지 않을까?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고 야단치고 싶은 심정이다.

대전이 시작되기 전에 모든 걸 마치고 도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에 섣불리 움직였던 것이다.

‘어떡하지?’

지아는 옷 한 벌을 꽉 잡아당기고 말을 다듬어 보려고 했다.

‘믿어줄까?’

한대경은 문을 열자 그의 반팔 티셔츠를 입은 지아를 보게 되었다.

옷은 딱 마침 허벅지까지 중요한 그 부위를 가릴 수 있을 정도였다.

매일 청바지를 입고 있던 지아의 두 다리가 모델 뺨칠 정도로 길고 하얗고 매끈할 줄은 몰랐다.

검은 다리털로 뒤덮인 자신의 다리와 달리 발바닥까지 잡색이 없을 정도로 하얀 피부를 자랑하고 있으니 한대경은 서서히 넋이 나갔다.

그리고 지금 지아는 아무런 이너도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순간 온몸이 불타오르면서 한대경은 침을 삼켰다.

애매한 분위기와 더불어 야릇한 불꽃까지 방 안 곳곳에서 터지는 것만 같았다.

지아는 마음속으로는 무서워 죽을 것만 같았다.

며칠 전 한대경이 사람을 마구 찔러 죽이는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지아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애써 덤덤한 척하고 말했다.

“바지가 아직 안 말라서 그러는데 바지 좀... 너도 없고 그래서 함부로 뒤진 거야... 미안...”

이 핑계는 완벽하지만 그가 믿는지 안 믿는지 봐야 한다.

한대경은 한 걸음씩 지아를 향해 걸어왔다.

지아는 점점 더 죽을 것만 같아 애꿎은 옷만 꽉 잡고 있었다.

어느새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

한대경은 어둡기 그지없는 얼굴로 천천히 다가왔는데, 저승사자가 따로없었다.

이윽고 코 앞까지 다가온 한대경에게서 숨막히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때 한대경은 갑자기 지아의 허리를 한 손으로 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지아는 이미 필사적으로 달려들려고 했으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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