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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4화

날이 채 밝기도 전에 한대경이 일어났다.

지아는 순간 화장실에 널어놓은 빨래가 떠오르면서 바로 달려가서 치우려고 했으나 문은 이미 닫겨 있었다.

‘망했어! 분명 봤을 거야!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고 난리야!’

지아는 거칠기 그지없는 한대경이라고 하더라도 남자 앞에서 자기 사적인 물건을 내놓고 싶지 않았다.

화장실로 들어선 한대경은 문을 닫고 돌아서자 선반에 걸려 있는 흰색 레이스 속옷 세트를 보게 되었다.

매끄러운 실크 소재에 옅은 레이스를 매치해 부드러움까지 더한 속옷이었다.

처음으로 여자의 속옷을 보게 된 한대경이다.

별거 아니지만, 머릿속에 순간 속옷 차림으로 서 있는 지아의 모습이 떠오르게 되었다.

그날 밤 지아의 옷을 잡아당겼을 때도 반쯤 나온 가슴을 봤었다.

순간 한대경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고 온몸에 열이 오르는 것만 같았다.

이윽고 몸에서도 즉각 반응이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한대경은 바로 샤워기를 열어 찬물에 몸을 적셔 몸을 식혔다.

지아의 작은 손이 온몸 여기저기를 마사지해 줄 때의 화면과 촉감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죽을 것만 같았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지아는 오늘 따위 유난히 샤워 시간이 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내 욕실에서 나온 한대경은 머리만 빼곡 내놓고 온몸을 이불 속에 꽁꽁 숨겨둔 지아를 보게 되었다.

한대경의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 떨어지게 되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아의 얼굴은 10점 만점에서 5점 정도밖에 안 된다.

차분한 이미지만 있을 뿐 미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조금 전 화장실에서 한 짓을 떠올리면서 한대경은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저런 여자한테 반응이 일어나다니!’

지아는 자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한대경을 보고서 도통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참다못해 손을 들어 흔들더니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화장실에 널어 둔 것뿐이야.”

한대경의 흰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지아의 팔이 소매 끝에서 살짝 드러났는데, 그 팔이 유난히 가늘고 하얗게 보였다. 그녀의 피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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