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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마지막 힘으로 겨우 욕을 퍼부었던 남자는 그대로 한 방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흘러내린 피가 지아의 신발 밑창을 그대로 적시고 말았다.

요 몇 년 동안 지아는 손에 수많은 피를 묻혀왔었다.

하지만 마땅히 죽여야 할 사람만 죽였을 뿐이고 원칙을 지키면서 손에 피를 묻혔었다.

‘포로’라고 잡혀 온 그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보면 그냥 자기 국가를 사랑하는 서민으로 보였다.

죽기 직전의 남자 모습은 미연처럼 보였고 그녀 역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한 사람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지아는 여전히 이런 상황에 적응할 수 없었다.

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얼굴을 만졌는데, 그때 미연이가 흘렸던 피의 온도와 촉감을 다시 느끼는 것만 같았다.

두 눈을 부릅뜬 지아의 모습에 한대경은 무척이나 만족한 모습이었다.

천천히 일어나서 죽은 남자 쪽으로 서서히 다가가더니 허리를 굽혀 남자의 가슴에 꽂힌 칼을 도로 뽑아버렸다.

이윽고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바로 칼을 다른 사람 가슴을 향해 내던졌다.

그때 지아가 한대경의 손을 덥석 잡으면서 소리쳤다.

“안 돼!”

높이 치켜든 칼에는 남자의 피가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 피는 매끄럽고 차가운 칼날을 타고 지아의 얼굴 위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이제 치료할 수 있겠어?”

한대경은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귀처럼 나지막이 물었다.

지아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면서 대답했다.

“그래. 할게.”

한대경은 손뼉을 치면서 배신혁에게 남은 포로와 시체를 끌고 나가라고 했다.

바닥에 낭자한 피를 보고서 지아는 마치 악몽을 꾼 것만 같았다.

한대경이 얼마나 독한 사람이고 악질인지 이미 자료를 통해 알고 있었으나 직접 목격하게 되니 공포 그 자체였다.

한대경은 티슈로 칼을 깨끗이 닦고 나서 한쪽으로 훅 던지고 다시 침대에 엎드렸다.

“시작해.”

지아는 침을 들고 그의 목구멍을 노려보았는데, 귓가에 한대경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한테 문제가 생기면 여긴 지옥이 될 거야. 잘 생각하고 결정해.”

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차례로 침을 놓았지만 가슴 속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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