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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미셸은 순간 머리가 띵했고 안색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아빠가 지금 뭐라고 한 거지? 내가 잘못 들었나?’

“아빠, 이게 그렇게까지 할 일이예요? 제가 그 여자에게 물을 부었단 이유만으로 부녀 간의 연을 끊는다고요?”

부남진은 의자에 앉은 채 여전히 싸늘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방금 그의 목소리는 분명 크지 않았지만 엄청난 위압감을 주었는데 미셸과 민연주는 그를 직시할 수조차 없었다.

“당시 내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너무 많아 곁에 있으면 혹시 너에게 피해가 갈까 네 엄마와 함께 너를 먼 시골로 보냈어.”

“그 후에는 일이 바쁘고 시간이 나질 않아 널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더니 어떻게 이런 못난 아이로 커버린 거야? 설마 진짜 네가 여태껏 저질러온 일들을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부남진이 하나씩 말하기 시작했다.

“학생 때 성적은 엉망이었고 그 때문에 공부는 때려 치고 군에 입대를 하겠다고 했지? 뭐, 나라에 보답한다는 같잖은 이유로 말이야. 난 네가 도윤이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걸 다 알고 있었어.”

“그래도 혹시 부대에 들어가서 지내면 네가 철이 조금은 들겠지 싶어서 허락했더니 입대한 뒤 넌 어떻게 했어?”

“매일 게으름만 피우면서 다른 사람의 공은 네가 다 뺏아갔었지? 네가 출신이 남다르고 신분이 높다는 이유로 다들 네 비위를 맞춰 줬으니 말이야.”

“7년 전에는 너의 그 멍청함 때문에 특수 부대 하나가 통째로 날아갔어. 국가에서 그런 인재들을 한 번 양성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 지 알기나 해?”

“또 그 군인들 뒤에는 얼마나 많은 가족들과 식구들이 있는 지 생각해봤어? 고작 너 같은 멍청한 사람 한 명 구하느라 말이야!”

부남진은 인재를 아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었기에 분통한 듯 손으로 가슴을 치며 말했다.

“넌 다른 사람의 목숨을 길바닥의 잡초인양 너무 쉽게 보고 있어. 하지만 당시 넌 나이가 어렸으니 너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어.”

“그런데 너를 다시 데려오고 난 뒤에는 또 어떻게 했어? 단지 한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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