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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너무 담담한 지아의 모습에 미셸은 살짝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마치 그녀가 자신을 전부터 알고 있은 듯한 느낌도 받았다.

미셸은 곧바로 머릿속으로 자기 주위의 모든 여자들을 돌이켜 보았다.

그러나 절대 지금 눈 앞에 가면을 쓰고 있을 만한 그런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고 단지 지아가 자신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라고 여겼다.

절대 지아에게 다시 속지 않을 것이라며 말이다.

한쪽에서 민연주와 부남진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두 사람 모두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지아는 물에 젖은 가면의 끝부분을 쥐고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아마 그녀가 장기간 가면을 쓰고 있었던 탓인지 피부는 티 없이 뽀얬고 턱은 날렵했으며 입술에는 아무런 화장기가 없지만 자연스러운 핑크색을 띄고 있었다.

콧대는 아주 오똑했는데 그것은 많은 연예인들조차 갖고 싶어 하는 그런 코였고 심지어 이마도 광택이 넘쳐났으며 큰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이 얼굴이 미셸의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그녀는 3년 전 처음 지아를 만났을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날 밤, 지아의 옷에는 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고 머리는 엉망으로 흐트러진 채 가냘픈 몸으로 복도에 서있었는데 그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우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 모습을 본 미셸은 여자로서 세상에 이렇게 놀랍도록 아름다운 미모의 여인이 있다는 것에 질투가 났다.

단지 지아가 미간을 조금 찌푸리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니 말이다.

당시 미셸은 도윤이 왜 지아를 위해 모든 것을 내주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치려 하는지 드디어 알 것 같았는데 그 모든 것은 다 지아의 여우 같은 얼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분노와 질투에 눈이 멀었던 미셸이 사람들 앞에서 지아의 뺨을 후려쳤던 것이다.

당시의 지아는 반격할 힘도 없이 그저 미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미셸은 이런 방식으로 두 사람 지위의 격차를 알려주려 했다.

오래 전의 그 한 번이 바로 미셸이 유일하게 지아를 이겼던 경험이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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