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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지아는 장민호와 한 음악회를 함께 보기로 했는데 장민호가 이 음악회의 음악가를 좋아한다는 정보를 어렵게 알아내고 도윤을 통해 티켓을 구했던 것이다.

지아는 집으로 돌아가 예쁘게 단장을 했고 장민호가 지아를 만났을 때 그녀는 한 나무 밑에 서 있었다.

아마 서 있은 지 꽤 된 듯 보였는데 지아의 머리에는 눈이 쌓여 있었고 머리를 들고 청초한 눈빛으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자신이 언제 그녀의 곁에 왔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뭘 보는 겁니까?”

순간 지아는 토끼처럼 깜짝 놀랐다.

“민호 씨, 저 방금 다람쥐 한 마리 봤어요.”

지아의 눈빛은 아주 티 없이 맑았고 장민호는 지금까지 이런 여인은 본 적이 없었다.

때로는 순진하고 또 때로는 끝없이 매혹적이었으니 말이다.

“설마 그래서 이 눈밭에 그렇게 오래 서 있은 거예요?”

지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런 도시에서 저런 동물을 볼 수 있다는 게 엄청 희귀하지 않아요?”

“희귀하긴 하죠. 갑시다, 음악회가 곧 시작할 겁니다.”

“좋아요.”

지아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걸어갔고 장민호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했다.

장민호는 친구가 거의 없었고 평소 혼자 다니는 것이 익숙했다. 심지어 매번 외출할 때마다 위험이 따른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지아의 요청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마치 무슨 마법에 걸린 듯 장민호는 평소 두 사람의 메시지 대화 기록을 보며 멍을 때리곤 했다.

전에는 단지 허상의 인물이었지만 그 상대가 지아라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장민호는 경계하던 데로부터 점차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이제 스스로도 자신이 도대체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매번 지아가 말을 할 때마다 그녀의 모습이 상상이 갔고 그 말을 할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 지까지도 눈이 훤히 보이는 듯했다.

알게 모르게 장민호의 감정은 점점 더 깊어져 갔고 그가 스스로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였다.

“요 며칠 많이 바빴나 봅니다?”

심지어 장민호가 먼저 지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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