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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장민호는 지아를 바깥의 거리까지 데려다 주었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두 사람의 몸을 스치고 있었다.

이때 지아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연고는 제가 내일 아침 퀵으로 보내 드릴게요. 민호 씨...”

지아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무언가 주저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앞으로 더 이상 만나지 말아요.”

“왜요?”

장민호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지아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머뭇거렸다.

“저 두려워서요.”

장민호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뭐가 두려운 거죠?”

“그러니까 저는...”

지아는 얼굴이 새빨개졌고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이때 차량 한 대대가 지아 앞에 멈췄고 그제야 그녀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제가 민호 씨를 좋아하게 될까 봐서요. 그러니까 여기까지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가볼게요.”

지아는 부랴부랴 차에 탔고 엄청난 속도로 떠나 버렸다.

장민호는 그대로 멍하니 눈밭에 서서 지아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머릿속은 온통 새하얘졌다.

‘방금 뭐라고 한 거지? 날 좋아한다고?’

‘그녀의 집안을 부숴버린 나 같은 쓰레기가 뭐가 좋다고?’

하지만 장민호는 가슴이 미친 듯이 뛰어왔다.

장민호는 나뭇가지에 쌓였던 눈이 그의 몸에 우수수 떨어지고 나서야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는 자신이 집으로 어떻게 돌아갔는지도 모른다.

지아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뜨거운 품에 안겼고 도윤은 그녀의 귀를 깨물며 물었다.

“또 사람 꼬시러 간 거야?”

그녀는 귀걸이를 뺐고 두 손으로 도윤의 목을 감싸 안아 입을 맞추었다.

“화 났어?”

“어떨 것 같은데?”

“그냥 장민호 어머니의 병을 봐주러 그의 집에 간 것뿐이야. 이제 한 단계만 있으면 그는 날 완전히 사랑하게 될 거야.”

지아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도윤, 이제 장민호가 모든 진실을 알았을 때 무슨 표정을 지을까? 난 그가 강미연의 무덤 앞에서 무릎 끓고 후회할 모습이 벌써 너무 기대돼.”

“죄악을 저지른 자는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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