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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화

지아는 웃었다.

“재결합한 건 아니에요.”

전효의 얼굴에는 내가 바보인 줄 아냐는 표정이 역력했다.

지아는 두 손을 펼쳤다.

“그래요, 재결합은 안 했지만 했어요.”

“참 솔직하네.”

“나도 평범한 여자인데, 욕구가 있는 건 당연하지 않아요?”

지아는 전효 앞에서 다소 어리게 굴었다.

이성이 아니라 남매 같은 사이였다

전효는 그동안 지아를 많이 도와줬고, 지아의 마음속에는 이미 그를 의지하는 가족으로 대하고 있었다.

전효의 가족은 전부 죽었고 지아도 가족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널 보내주네.”

“어쩔 수 없죠. 지금은 그 사람이 뭘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

지아는 전효 옆에 앉더니 팔로 전효의 가슴을 쿡쿡 찔렀다.

“그러는 그쪽은 그 나이가 되도록 욕구를 어떻게 해결하는 거예요?”

전효가 지아를 힐끔 쳐다보자 지아는 두 손을 항복하듯 들었다.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참다가 병 나지나 마요.”

지아는 혀를 내밀었다.

남자의 손목에 오랫동안 차고 있던 염주를 보았다. 전효는 어떤 의미에서 욕망도 추구도 없는 불자 같았다.

하지만 사람을 죽일 때의 건조하고 날카로운 기운은 다른 사람 같았고, 빨리 죽이는 방법도 전효에게 배운 것이 많았다.

악마와 부처를 오갔다.

“오빠, 원하는 게 정확히 뭐야?”

전효가 손을 들어 머리를 만지자 염주에서 풍기는 나무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너처럼 나도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

“누구요?”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지아는 전효의 눈에서 혼란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처음에는 지아도 전효를 의심했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어디 있나.

전효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원하는 것도 없이 잘해주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르고 다른 속셈이 있었다면 진작에 드러났을 터라 지아는 경계를 풀고 진심으로 그를 가족으로 대했다.

지아는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오빠가 뭘 하든 나와 아이들이 뒤에 있다는 것만 기억해요. 이제 더는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있어요.”

전효는 지아가 읽을 수 없는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깊게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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