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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진주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새해가 지나자 눈은 더욱 두껍게 쌓였다. 한 월셋집 안에서 바깥 형형색색의 불빛을 바라보던 이지원은 유난히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분명히 그녀도 화려하게 빛나며 사람들 속에 서 있을 수 있었는데, 모두 박민정의 탓이었다. 기사와 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진 것을 보며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예전처럼 무명이 되어 일반인으로 살아야 하는 거야?”

이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발신인은 유남우였다. 그녀는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

“남우 씨.”

“사진과 실시간 검색어도 줬는데 언제 박민정을 찾아갈 거예요?”

유남우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

“남우 씨, 제가 박민정을 찾아가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정말 두려워요.”

“뭐가 두려워요?”

“김인우가 자주 유남준을 찾아가는 걸 봤거든요. 김인우가 저를 볼까 봐 무서워요...”

이지원은 사실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해 줄 후원자가 필요했다. 유남우가 그녀를 도시의 구석진 곳에 숨어 죽은 사람처럼 살게 하는 방식에 그녀는 이미 진저리가 났다.

처음에는 유남우가 왜 자기를 시켜 박민정과 유남준의 사이를 파괴하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유남우가 박민정을 좋아해서 그랬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유남우를 제대로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유남우는 멍청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이지원의 뜻을 알았다.

“걱정하지 마요. 내가 있는 한 김인우가 지원 씨를 봐도 어떻게 하진 못할 거예요.”

“좋아요. 내일부터 계획해 볼게요.”

“네.”

유남우는 전화를 끊고 사무실에 앉아 홍주영에게 뜨거운 물을 따라 달라고 부탁하려 했는데 갑자기 자신이 홍주영에게 며칠 휴가 줬던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다른 비서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가 뜨거운 물을 유남우 앞에 내려놓았다. 잔을 들고 있는 손은 예쁜 네일을 하고 있었다.

유남우는 고개를 들자 윤소현의 예쁜 얼굴을 마주했다.

“여긴 왜 왔어?”

“아줌마한테 남우 씨가 회사에 출근했다는 소식을 들어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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