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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박예찬은 그녀의 말을 듣고 순결을 지키지 못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얼마 후 그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바로 자기 방으로 가서 쉬었다.

...

한편, 고씨 저택.

경호원은 유남준에게 박민정이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공관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그의 심드렁한 모습은 이지원과 고영란의 눈에 그대로 비쳤다.

“지원아, 너 오늘 어렵게 온 건데 그냥 여기서 자고 가. 내일 우리 남편도 돌아올 거야. 널 만나고 싶어 하셔.”

유명준은 사랑꾼 탕아로 쉰 살이 넘었건만 정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며 좀처럼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지원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유남준은 그녀들 사이의 대화에 무관심했고 아무렇게나 음식을 먹고는 의자에서 일어나 식탁을 떠났다.

“어디 가니, 남준아?”

고영란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집 갑니다.”

그녀는 더욱 어리둥절해질 수밖에 없었다.

‘거긴 남준이가 예전에 결혼한 뒤 박민정과 함께 살던 곳인데 무슨 집 이긴 집이야?’

“오늘은 여기 머물러 있어라. 내일 네 아버지가 돌아올 테니, 너와 지원이의 혼사도 상의해보자꾸나.”

‘혼사?’

유남준의 깊은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저 아직 이혼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혼사에요?”

그러자 고영란은 갑자기 마음 한쪽이 꽉 막히는 것 같았다.

한쪽에 있는 이지원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지만, 젓가락을 쥔 손이 저절로 조여졌다.

‘박민정이 죽은 지가 언젠데, 이혼하고 말고가 그렇게 중요한가?’

이윽고 유남준이 발걸음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고 이지원이 그의 뒤를 따랐다.

“오빠!”

유남준은 발걸음을 멈추었고 이지원은 서둘러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오빠, 내가 뭐 잘못했어요? 왜 지금까지도 나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거예요? 오빠가 박민정이랑 결혼한 후로 지금까지 나 8년 동안 오빠 기다렸어요.”

이지원은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말을 이어갔다.

“내가 오빠한테 어울리지 않을까 봐 줄곧 노력해 왔고, 어렵게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된 건데... 이제야 감히 오빠한테 다가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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