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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밖에 서 있는 박민정과 윤우는 정말로 한 쌍의 아름다운 모자였다. 이목구비가 또렷한엄마와 귀엽고 깜찍한 만찢남 아들.

친척 중 어떤 사람은 슬그머니 나와 둘을 살펴보기까지 했는데, 아이가 정말 유남준을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그들의 호의적이지 않은 시선을 감지한 윤우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역시 쓰레기 아빠 집에는 좋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

윤우는 박민정을 올려다보며 얘기했다.

“엄마, 나 오줌 마려워.”

“그래? 엄마가 화장실로 데려다줄게.”

박민정은 윤우를 데리고 근처 화장실로 갔고, 도착하자 윤우는 말했다.

“엄마는 먼저 돌아가서 아저씨를 기다려. 아저씨가 나와서 우릴 못 찾으면 어떡해. 내가 길 아니까 이따 엄마 찾아갈게.”

화장실이 별로 멀지도 않은 것 같아 박민정은 승낙했다.

“그러면 나와서 엄마를 못 찾겠으면 전화해, 알았지?”

윤우와 예찬이는 모두 아이용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다녔다.

“응, 알겠어.”

윤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다른 한편, 홀 안에는 유남준의 친척들이 대부분 와 있었지만 유독 유남우만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유남준의 사촌 형 유성혁도 자리에 있었는데, 그는 고개를 푹 떨구고 유남준을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전에 박민정을 희롱하다가 유남준에 의해 차가운 강물에 던져져 하마터면 얼어 죽을 뻔했던 그 일이 있고 난 뒤, 최현아는 그와 이혼하겠다고 한바탕 난리를 쳤지만 그가 온갖 다짐을 하고 손이 발이 되게 빌어서야 이혼소동을 가까스로 무마하게 되었다.

그 생각에 유성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또한 박민정이 어떤 아이와 같이 왔다는 소리를 듣고, 최현아한테 얼른 나가보라고 했다.

최현아가 나가보니 무심하고도 도도한 표정의 박민정이 홀로 바깥에 서 있었다. 그녀의 외모가 자신보다 우월하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남편이 한때 그녀한테 홀렸었다는 생각만 하면 속에서 천불이 날 것만 같았다.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번뜩이면서 거만한 얼굴로 하이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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