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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진주시.

한수민의 상해치사 사건은 온 시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논란이 잠재울 수 없을 만큼 커져 아무리 많은 돈을 갖고 있어도 일시적으로 풀려나긴 힘들게 되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공포를 맛보았다.

진주시에 돌아온 박민정은 구치소에 그녀를 만나러 갔다.

잘 나가던 사모님의 화려한 겉모습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창백하고 초췌한 얼굴만 남은 한수민은 박민정을 보자 다짜고짜 물었다.

“그 가정부는 어디 갔어?”

“죽었어요. 당신이 해쳐서.”

아무리 은정숙이 한수민은 억울하다고 했어도 박민정은 그녀가 아주 미웠다. 이제 가슴속에 일말의 모녀의 정도 남아있지 않았다.

은정숙이 참으로 어렵사리 그녀를 감옥에 보낸 만큼, 박민정 역시 이대로 풀려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야, 그 여자가 날 모함한 거야. 내가 죽인 거 아니라고!”

“누가 목숨을 대가로 당신을 모함해요?”

차갑기만 한 박민정의 눈동자를 보며 한수민은 그녀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걸 알고, 답답하고 분한 마음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가 어떻게 알아, 왜 갑자기 그런 미친 짓을 하는지! 나야말로 묻고 싶어, 왜 죽을 각오로 날 해치려 드는지!”

한수민의 말에 박민정의 마음은 더 씁쓸해졌다.

이 세상에 오로지 남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목숨을 내놓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지키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박민정은 일어서며 말했다.

“여사님, 한가지 말씀드릴 게 있어요.”

“그게 뭔데?”

한수민이 의문스러운 눈길로 박민정을 쳐다봤다.

“가까이 와보세요.”

박민정은 자신의 말대로 한수민이 가까이 다가오자 오직 둘만 들을 수 있게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

“당신이 한 짓이 아니라는 걸 난 알아요. 모함을 당했다는 증거도 갖고 있어요.”

한수민의 동공이 순간 움츠러들었다.

“뭐라고? 증거 어디 있어? 얼른 내놔, 증거! 가서 증언하라고!”

“우리 엄마가 목숨으로 당신 여기까지 데려왔는데, 내가 풀어줄 리가 있어요? 방금 한 말은 단지, 당신한테 나올 희망이 있는데 나올 수 없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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