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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시즌 호텔.

지적이고 우아한 여자가 건물 맨 꼭대기 층에서 진주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 손가락사이에 낀 담배 한 개비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깊고 그윽한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똑똑똑!”

노크 소리가 나자 여자는 손에 든 담배를 눌러 불씨를 껐다.

“들어와.”

윤소현은 그제야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엄마.”

정수미는 돌아서며 매서웠던 눈매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리 와.”

윤소현이 가까이 다가가자 손을 들어 그녀의 옷매무시를 정리해 주며 물었다.

“요즘 잘 지내고 있었어?”

정수미는 해외에서 프로젝트를 처리하느라 매우 바빴지만 이번에 한수민이 살인했다는 소식을 듣고 딸 윤소현이 걱정되어 보러 왔다.

윤소현은 정수미 앞에서 어리숙한 아이처럼 행동했다.

“엄마, 나 잘 못 지내요. 요즘 너무 힘들어요.”

이 말에 정수미는 눈빛을 달리하며 물었다.

“누가 우리 딸을 힘들게 해? 유남우니?”

그녀는 손을 꽉 그러쥐었다.

유남우가 유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에 앉았다고 감히 그녀의 딸한테 함부로 하는 건가?

하나 윤소현은 얼른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사람 아니에요, 남우 씨는 저한테 잘해줘요.”

“그럼 누구?”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박민정이라고. 유남준의 와이픈데 나중에 제 형수님이 될 사람이에요.”

박민정이라는 이름을 듣더니 정수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하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허, 고작 그 여자야?”

아무 세력도 없는 귀머거리가 자신의 딸을 괴롭힌다고?

비록 윤소현은 수양딸이긴 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녀는 윤소현을 친딸처럼 키웠다. 그리하여 곱게 자란 윤소현은 소싯적부터 성격이 제멋대로여서 누구도 감히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다.

“엄마가 잘 몰라서 그래요. 그 여자가 엄청 계략적이고 호박씨 까는 스타일이에요. 글쎄, 몰래 남우 씨를 유혹하고 있더라니까요. 저도 제 눈으로 보지 못했으면 안 믿었을 거예요.”

윤소현이 흐느끼면서 하소연하는 말을 듣자마자 정수미는 버럭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내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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