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7화

고영란이었다.

그녀는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

“이지원이 이렇게 더럽게 노는 아이인 줄은 몰랐어! 차라리 박민정이 낫지. 그 애는 우리 집에 3년 동안 있으면서 아무 논란도 만들지 않았잖아!”

3년.

박민정은 유씨 가문 사람을 보살피지 않으면 집에만 있었기에 알고 지내는 남자가 거의 없었다.

유남준은 어머니의 원망을 들으면서 한참 있다가 입을 열었다.

“어머니. 아까 알아보니 그때 어머니를 구한 게 이지원이 아니라고 합니다.”

고영란은 멍해졌다.

“그럼 누군데.”

“박민정이요.”

유남준은 자기가 조사한 것들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옛 저택의 고영란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박민정은 왜 말하지 않은 거야!”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겠죠. 이지원이 공로를 빼앗아 간 걸 몰랐을 수도 있고요.”

고영란은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책상에 놓인 사진을 보면서 박민정에게 한 짓을 떠올리고 약간 죄책감을 느꼈다.

“내일 민정이를 데리고 와. 밥이나 먹자.”

“떠났어요.”

그 한 마디만 하는데 유남준은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만 같았다.

“떠나다니? 어디로?”

고영란이 물었다.

“몰라요. 다른 일이 없으면 이만 끊겠습니다.”

유남준은 더이상 박민정이 떠난 일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은 그는 관자놀이를 짓누르며 창밖을 쳐다보았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게 그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고영란은 원래 유남준에게 동생 유남우의 일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유남준은 간밤 자지 못했다.

이튿날 아침. 유남준은 회사로 가지 않고 박민정을 찾아 나섰다. 다만 행방을 알아낼 수는 없었다.

연지석을 감시하는 사람 말에 따르면 연지석은 에스토니아로 돌아갔다고 한다.

유남준은 그 보고를 들으면서 속이 탔다.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이 며칠 동안 그는 정말 미칠 것 같았다.

박민정은 그저 그렇게 도망쳤다.

이번에는 그가 보는 앞에서 도망쳤다.

유남준은 그녀의 편지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을 설명해줄 박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