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6화

실내는 매우 조용해졌다.

유남준은 그제야 알았다. 박민정은 생화를 좋아하고 고향에 가고 싶어 하고 도쿄에 가고 싶어 하는 것 외에는 바라는 것이 없었다.

박민정은 어색한 기류를 눈치채고 얘기했다.

“이미 얘기했잖아요. 부부 행세 하지 않기로.”

유남준은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는 기분이었다.

“무슨 소리야. 그건 분명 너 혼자만의 결정이었어.”

혼자만의 결정이라.

모든 일이 두 사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면, 이지원을 만나러 가는 유남준은 뭐가 되는 것일까.

박민정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느새 얼굴에는 핏기가 사라졌다.

“그래요. 아직 19일이 남았으니 약속을 지켜줬으면 좋겠네요. 밥하러 갈게요.”

그렇게 말한 박민정이 바로 주방으로 갔다.

유남준의 가슴은 더욱 답답해졌다.

유남준이 그녀를 따라가며 얘기했다.

“내가 할게.”

박민정은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유남준은 이미 주방에서 일하고 있었다.

비싼 맞춤 정장을 입은 남자가 주방에서 일하고 있으니 조금 이상했다.

유남준이 나서서 하겠다고 했으니 박민정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며칠 지나면 유남준은 또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 박민정은 정정당당하게 그를 떠날 수 있었다.

유남준은 사업을 잘하는 편이지만 요리는 그럭저럭했다.

아침을 만드는 데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맛없으면 사람을 시켜서 밥을 사 오라고 할게.”

유남준이 자리에 앉아 얘기했다.

박민정은 희멀건 죽과 약간 타버린 계란말이를 보면서 저번에 먹은 해물 죽을 떠올리고 이상함을 느꼈다.

이지원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면 유남준은 요리를 잘하는 편이었는데...

“요리할 줄 몰라요?”

그녀가 의심스레 물었다.

유남준은 약간 굳은 채 대답했다.

“당연히 할 줄 알지.”

미간을 찌푸린 그는 계란말이의 탄 부분을 잘라낸 후 박민정에게 건넸다.

“이거 먹어.”

박민정은 유남준이 자기 그릇에 있는 계란말이를 꺼내 탄 부분을 베어버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유남준은 그녀의 시선을 보면서 해명했다.

“그저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야.”

그는 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