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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고영란은 아이의 엄마가 변변치 않은 여자라 자기 아들이 여태껏 숨기고 있는 줄 알았다.

유남준은 그 말에 머리가 지끈해졌다.

만약 그게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해도 핏줄로 인정할 수 있을까?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어머니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 말을 끝으로 유남준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괜히 마음이 심란해져 휴대폰 앨범 폴더에 숨겨뒀던 사진 석 장을 꺼내 봤다.

첫 번째 사진은 박민정이 임신했을 당시의 신체검사 보고서 사진이었고 두 번째 사진은 박윤우의 사진,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청순가련한 한 여성의 뒷모습이었다.

이리저리 번갈아 보다 그의 시선은 결국 박윤우의 사진에 머물렀다.

이 아이가 정말 연지석의 아들인 걸까?

의심은 되지만 유전자 검사까지 할 용기는 없었다.

만약 검사 결과 아이가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보고가 나오면 모든 희망이 다 무너져내릴 테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유전자 검사는 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다.

한편 고영란은 갑자기 끊긴 전화에도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아이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야겠어.”

그녀는 비서에게 아이가 어디 있는지 알아 올 것을 명령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를 꼭 찾아내야 했다.

그녀가 손주에 집착하는 건 유남준에게 드디어 후계자가 생겨서일 뿐만이 아니라 유씨 가문 어르신들에게 그녀의 유전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몇십 년 전, 고영란은 쌍둥이를 임신했지만 낳고 보니 둘 중 작은 아이는 유전적 결함이 있었고 그 일 때문에 당시 시어머니에게 오랫동안 시달렸었다.

그러다 유남준이 유씨 가문을 이어받으면서 드디어 당당하게 설 자리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유남준과 박민정에게서는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이에 유씨 가문 사람들은 유남준에게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쉬쉬했다...

유남준에게 문제가 있으면 결국 돌고 돌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게 될 텐데 어떻게 그 꼴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을까.

유남준은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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