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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방안에는 그녀의 아버지인 박형식의 유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중 그녀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그림은 그의 아버지가 직접 그린 것이었다.

박형식이 죽은 후 그녀의 어머니인 한수민과 동생 박민호는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종국에는 집안에 돈이 되는 물건들은 전부 다 경매에 넘겨버렸다.

박민정이 귀국한 이유 중에는 그의 아버지 유품들을 되찾기 위함도 있었다. 특히 자신을 그린 이 작품을 말이다.

박형식이 이 그림을 그렸을 때 그녀는 막 10살이었고 흰색 원피스를 입은 채 베란다에 앉아 꽃을 들고 웃고 있었다.

박민정은 한 걸음 한 걸음 그림을 향해 다가갔다. 그림을 보면 볼수록 흰색 머리로 뒤덮인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에게 그림을 그려줄 때 그의 아버지는 항상 인자하고 다정한 얼굴을 했었다.

박민정은 손을 들어 그림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다시는 못 찾을 줄 알았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만 같았다.

이 그림은 특별함 따위는 없는 그림이라 분명히 어딘가에 버려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걸 유남준이 찾아낼 줄이야...

유남준은 박민정의 표정을 보며 이번에야말로 그녀가 원하는 걸 선물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것들 전부 두원 별장으로 옮겨가도 돼.”

그는 그녀가 두원 별장을 떠나기 싫어지도록, 그녀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집에 들이고 싶었다.

박민정은 격앙된 감정을 가라앉히고 고마움 가득 한 눈빛을 그에게 보냈다.

“고마워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원하는 게 있으면 나한테 말을 해. 괜히 이상한 투정부리지 말고.”

이상한 투정...

그 마지막 한마디 때문에 박민정의 눈동자가 다시 차갑게 식었다.

유남준은 이때다 싶어 블랙카드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건 네가 원하는 대로 써.”

두 사람이 결혼했을 당시 유남준은 항상 서다희를 통해 그녀에게 생활비를 주곤 했었다. 그러다 박민정이 떠나고 나서야 그녀가 서다희가 건네준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박민정은 눈앞에 놓인 카드를 보며 전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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