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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유남준은 불쾌한 감정을 꾹 내리누르며 박민정의 얼굴을 잡고 그대로 키스를 퍼부었다.

박민정은 그제야 유남준이 아까 손을 다쳐서 피가 계속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마음 아파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껏 유남준을 밀어냈다.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잊었어요? 당신과의 약속은 더 이상 지키지 않을 거예요.”

유남준의 입술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박민정의 말을 들으면서, 그의 호흡은 더욱 거칠어졌다.

“이지원한테 빚진 건 갚아야 해.”

유남준이 해명했다.

‘빚이라...’

박민정은 목에 무언가가 걸린 것 같았다.

“그럼 나한테는 빚진 게 없어요?”

이지원은 유남준 어머니를 살렸다.

그리고 박민정은 유남준을 살렸다. 하지만 유남준은 왜 이리도 뻔뻔한 걸까?

유남준은 박민정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박민정이 얘기하는 ‘빚’이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그녀를 무시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너와 잘 살겠다고 약속할게.”

다른 사람 앞에서 뜻을 굽히는 것은 처음이었다.

만약 이 얘기를 5년 전에 들었더라면 박민정은 매우 기뻐했을 것이다. 하지만 박민정은 이제 더 이상 유남준을 믿지 않았다.

“힘들어요. 쉴래요.”

유남준은 바로 박민정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

박민정은 벗어나지 못하고 유남준 품에 안겨있었다.

유남준은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눈만 감으면 오늘 저녁에 본 빈방이 떠올랐다.

손의 상처는 여전히 아릿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박민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이지원 씨가 남준 씨 어머니를 구한 일을 물어볼 수 있어요?”

박민정은 이 일에 대해 전혀 몰랐다.

유남준은 고영란과 김인우가 죽을 뻔한 일을 얘기해 주었다. 같은 차를 타고 회사로 가다가 교통사고가 났고, 후에 이지원이 그들을 구해주었다는 얘기를 다 털어놓았다.

그 얘기를 들은 박민정은 놀란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제야 김인우가 왜 이지원한테 잘 해주는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왜 유남준이 이지원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려고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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