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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신림현으로 가는 길에 장대비가 내렸다.

박민정은 조수석에 앉아 우연히 운전석에 있는 유남준의 옆얼굴을 보고는 숨을 흡 하고 들이켰다. 그러다 이내 시선을 거두고 차창 밖을 바라봤다.

솔직히 유남준을 얻기 전에는 그의 곁에 다가가는 것조차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그가 있었다.

유남준은 아주 잠깐 자신에게 머물었던 박민정의 시선을 알아채고는 휴게소에 거의 다다를 때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네가 조용하니까 적응이 안 돼.”

그에 박민정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전에는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 말에 박민정은 쓰게 웃었다.

“그런 내게 말 많은 거 싫다고 한 건 당신이었죠.”

그녀의 말에 차 안의 분위기가 바로 차갑게 가라앉았다.

박민정은 괜한 얘기를 했다는 생각에 얼른 화제를 돌렸다.

“여기 휴게소에서 조금만 더 가면 단풍나무 숲이 보일 거예요. 되게 예뻐요.”

벌써 가을이 훌쩍 다가온 시점이라 해가 빨리 지기 시작했고 비 때문인지 날씨도 점점 추워졌다.

단풍나무 숲을 지나갈 때 저녁이기도 하고 비도 와 날이 어둡기는 했지만, 다행히 예쁜 단풍나무는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때 유남준은 실로 오랜만에 활짝 웃는 박민정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순진무구한 그녀와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단풍나무 숲 풍경은 금세 사라졌고 박민정은 심심함을 달래려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배터리가 없는 바람에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그때 유남준이 자신의 휴대폰을 건넸다.

“이거 써. 비번은 없어.”

박민정은 조금 고민하더니 결국에는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그의 핸드폰에는 업무에 필요한 앱들과 연락할 때 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 흔한 노래를 듣는 앱도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최근 뉴스를 확인하러 포털에 들어갔다.

그러자 인기 검색어에 이지원의 [공개 사과문]이라는 다섯 글자가 보였다.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인 줄 알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유남준이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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