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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이혼을 결심한 이후로 박민정은 유남준과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유남준은 그녀의 잔머리를 정리해주며 말했다.

“내 이름 불러줘.”

박민정의 빨간 입술이 서서히 움직였다.

“남준 씨.”

유남준은 다시 한번 그녀에게 입 맞출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 소리 때문에 아쉽게도 분위기가 깨져버렸다.

도우미가 두 사람의 식사를 올려왔다.

그리고 한 시간 뒤, 식사를 마친 후 박민정이 물었다.

“오늘 정말 출근 안 해도 되겠어요?”

유남준은 그녀가 자신을 회사로 보내려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응, 직원들이 알아서 해 줄 거야.”

사실 처음부터 이래야 했다. 한 회사의 대표가 많은 것을 끌어안기보다는 적당히 부하 직원에게 업무를 나눠줄 줄도 알아야 한다.

박민정은 조금 곤란해졌다. 그가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정자가 들어있는 그 유리병을 찾기 힘들 테니까.

유남준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왜? 내가 회사로 갔으면 좋겠어?”

“아뇨.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박민정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이번 달은 일에서 손을 뗄 생각이야. 너한테 더 신경 쓸 거니까.”

일에서 손을 뗀다고...

박민정은 조금 믿기 힘든 얼굴을 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참, 너 전에 신림현으로 가고 싶다고 했었지?”

그가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를 건네자 컵을 쥔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두 사람이 막 결혼했을 당시 박민정은 자주 그에게 자신이 크고 자란 곳을 언급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걸 공유하고 싶었으니까.

“그랬죠.”

“그럼 이따 거기로 갈 거니까 준비해.”

한 달간 진짜 부부가 되기로 약속은 했지만, 정확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몰랐다. 하여 그는 문득 누군가가 허니문 얘기를 했던 것이 생각나 이런 제안을 꺼낸 것이다.

박민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알겠어요. 지금 준비할게요.”

자기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휴대폰을 집어 들다가 조하랑으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걸려온 것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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