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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박민정은 나쁜 짓을 하고 들킨 아이 얼굴을 한 채 그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유남준은 화를 내지 않았고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이제 알려 줘. 네가 원하는 게 뭔지.”

박민정은 그와 금방이라도 코가 닿을 거리에서 유남준의 시선을 마주하며 거짓말했다.

“그냥 단순히 당신과 하룻밤 보내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녀는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

유남준은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품에 끌어안고는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은 언뜻 슬퍼 보이기도 했다.

“그럼 그 다음은? 이제 날 떠나려고?”

박민정은 그에게 꽉 잡힌 어깨가 부서질 듯 아파 났다.

“나는...”

하지만 그녀가 말을 채 잇기도 전에 유남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너는 내 허락 없이 진주시에서 절대로 못 나가. 벌써 잊었어?”

박민정의 몸이 살짝 떨렸다.

“잊은 적 없어요. 당신 돈 다 갚고 떠나겠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윤우가 여기 있는데 내가 몰래 떠날 리가 없잖아요.”

“그 많은 돈은 어떻게 마련하게?”

유남준이 물었다.

박민정이 해외에서 꽤 유명세를 떨치는 작곡가인 건 맞지만 그가 준 돈을 다 갚으려면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돈은 내가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어요.”

박민정은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고개를 들어 말했다.

“당신 돈 갚기 전에는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하지만 유남준은 그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힘을 더 꽉 주었다.

“아파요.”

박민정이 미간을 찌푸리고 나서야 그는 손에 힘을 풀었다.

박민정은 이불로 몸을 가리며 천천히 뒤로 갔다.

“그럼 난 먼저 씻을게요.”

원래 그녀는 옷을 입으려고 했지만, 바닥에 널브러진 그녀의 옷을 보니 전부 찢어져 있고 유남준의 옷과 함께 뒤엉켜 있는 바람에 이불이라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불을 돌돌 말은 채 침대에서 내려오려는데 유남준이 다시 한번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뭐가 그렇게 급해?”

그의 목소리는 살짝 젖어있었다.

“네가 전에 그랬지? 나와 부부처럼 지내고 싶다고. 손도 잡고 포옹도 하고 키스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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