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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임수호는 아직 이지원에게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 희망도 얼마 가지 않아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임수호는 검은색 승용차 안에 앉아 풀숲에 잠복해 있는 경찰들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봤어? 그 여자는 애초에 당신을 구할 생각이 없었던 거야. 이제까지 당신을 이용하기만 했지.”

임수호를 감시하던 경호원이 말했다. 그러자 임수호가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럴 리가 없어. 경찰들이 지원이 휴대폰을 도청한 게 분명해!”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를 보며 경호원은 혀를 끌끌 찼다. 그가 받은 임무는 임수호가 이지원의 실체를 확실히 깨닫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꽤 시간이 걸릴 듯하다.

임수호를 체포하러 왔던 경찰들은 당연하게도 허탕을 치고 말았다. 그리고 임수호가 금방 잡힐 줄 알았던 이지원은 상황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게 되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

두원 별장.

퇴원 후 집에 도착한 박민정은 바로 조하랑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통화버튼을 누르니 박예찬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잘 지내고 있어?”

박민정의 부탁으로 연지석은 조하랑과 아이들에게 교통사고에 관해서는 전하지 않았다. 하여 박예찬은 그녀의 사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엄마는 잘 지내고 있지.”

박민정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예찬이는 유치원 잘 다니고 있었어? 하랑이 이모 힘들게 하지는 않았고?”

“엄마, 나 이제 어린애 아니야.”

박예찬은 고개를 돌려 잔뜩 어질러진 방 한가운데서 법률 서적을 외우고 있는 조하랑을 보았다. 그러고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는 아마 모를 것이다. 조하랑이 자신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조하랑을 돌보고 있다는 것을.

심지어 박예찬은 조하랑이 조금 바보 같다는 생각까지도 했다.

그때 그 시선을 느꼈던 건지 조하랑이 법률 서적을 끌어안고 아이를 향해 배시시 웃었다.

“역시...”

바보 같다.

박민정은 박예찬과 조금 더 대화한 다음 조하랑을 바꿔 달라고 했다.

박예찬은 조하랑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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