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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잠에서 깨어보니 이마는 땀으로 가득했고 몸은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외침에 옆에 있는 보호자 방에서 유남준이 뛰쳐나왔다. 그러다 별다른 일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그녀에게 물었다.

“왜 그래?”

박민정의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방금 죽는 꿈을 꿨어요.”

비록 꿈이었지만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해 마음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한편 죽음이라는 단어에 유남준은 그녀를 품에 와락 끌어안고는 천천히 등을 토닥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꿈이야. 현실 아니니까 무서워할 필요 없어.”

박민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이성을 되찾았고 고개를 들어 그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그러고는 그의 손을 조심스럽게 풀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마치 선을 그으려는 듯한 그녀의 태도에 유남준은 기분이 언짢아졌다. 그는 보호자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불을 걷더니 박민정의 곁에 누워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그의 행동에 박민정의 몸이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

“내가 필요한 일이면 언제든지 얘기해도 돼.”

그녀는 갑자기 목이 막혀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밖에는 거센 바람과 함께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무더웠던 날이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인해 조금은 시원해졌다.

아까의 악몽으로 아직 불안함이 가시지 않던 그녀의 마음은 유남준이 곁에 있어 줌으로써 많이 괜찮아진 듯했다.

3년이라는 결혼생활 동안 결벽증 탓에 실수로라도 안으려 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당신은 내가 아직도 싫어요?”

그녀를 안고 있던 그의 손이 멈칫했다.

그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박민정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난 정말 당신을 모르겠어요...”

유남준은 누군가가 목구멍을 막아놓은 듯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답답하고 복잡한 지금 이 마음을 그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박민정에게 특별한 감정이 생긴 건 아닐 것이다. 단지 누군가를 새롭게 알아가야 하는 일이 귀찮을 뿐이고 지금은 그저 그녀가 죽는 게 두려운 것뿐이다.

한참을 그렇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유남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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