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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왜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 유남준조차도 그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박민정이 기분 좋게 몸을 회복했으면 해서일까? 어쩌면 과거의 죄책감과 며칠 전 고소를 취하하라고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이런 식으로 달래려는 것일 수도 있다.

이한석은 갑작스러운 지시에 의문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 당장 말씀이십니까? 어떤 꽃으로 하면 될까요? 손님맞이용이신가요?”

유남준은 창문 가까이에 다가가 밖에 있는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알아서 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네, 알겠습니다.”

두원 별장의 정원 설계를 알고 있는 이한석은 곧장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꽃을 구하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 여러 대의 트럭이 두원 별장 안으로 줄지어 들어왔고 작업복을 입은 정원사들은 차에서 내려 꽃을 심기 시작했다. 유남준이 어떤 꽃인지를 얘기해주지 않은 바람에 현재 진주시에 있는 꽃들은 전부 다 공수해왔다.

늦은 시각이었던지라 박민정은 그들이 작업하고 있을 때 꿈나라에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박민정은 베란다로 향했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룻밤 사이에 정원에 꽃밭이 펼쳐져 있었으니까.

볼을 꼬집지 않았더라면 아직 꿈속인 줄 착각했을 것이다.

서둘러 계단을 내려와 보니 유남준은 벌써 출근하고 없었다.

거실을 지나쳐 정원으로 가보자 거기에는 어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 펼쳐졌고 그녀는 놀라움에 더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젯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편, 유남준은 회사로 가는 차 안에서 끊임없이 재채기했다.

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많을 줄은 몰랐다.

오늘 아침 창문을 열었을 때부터 그는 줄곧 이 상태였다. 가벼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그에게 정원을 가득 채운 꽃들은 그야말로 고역이나 다름없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병원으로 모실까요?”

운전기사가 룸 미러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오늘 아침 유남준을 데리러 갔을 때 운전기사조차 별장의 풍경에 깜짝 놀랐다. 이건 단순히 정원을 꾸민 것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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