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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하민재는 연예인들의 본모습을 질리도록 잘 알고 있기에 연지석의 선택을 말릴 수밖에 없었다.

연지석은 그의 오해를 바로잡았다.

“내가 말하는 건 그 여자가 아니야.”

그러자 하민재가 조금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누군데?”

그가 알고 있는 건 유남준과 이지원의 소문뿐이었으니까.

“박민정.”

박민정...

하민재는 곰곰이 이 이름을 떠올리고는 몇 초 뒤 더욱더 황당한 듯 소리를 질렀다.

“유남준 와이프??”

만약 이지원을 좋아하는 거라면 아직 잘 될 가능성이라도 있었지만, 상대가 박민정이라면...

하민재는 생각에 잠겼다. 그의 기억 속 그녀는 박씨 가문의 청각장애 아가씨로 유남준의 유일한 흠으로 소개되고 있는 여자였다.

게다가 듣기로 결혼 당시 그녀의 남동생과 어머니가 그녀의 앞으로 온 예물들을 전부 꿀꺽해버린 데다가 유남준은 이 결혼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하여 그의 결혼사는 상류층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그 당시 그 소문을 안주 삼아 웃고 떠들던 사람 중에 하민재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박민정이라는 존재는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점차 잊혀 갔다. 이렇게 오늘 연지석이 그녀의 이름을 말하기 전까지 그는 유남준에게 아내가 있었다는 사실 또한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형, 미쳤어? 그 여자 유부녀야. 게다가 귀머거...”

하민재는 아차 싶었는지 단어 선택을 달리하고 말을 이었다.

“청각장애가 있는 여자잖아. 형이랑은 안 어울려.”

“어울리고 말고는 내가 결정해. 그리고 난 그런 것 따위에 흔들리지 않아.”

단호한 그의 말에 하민재는 연지석이 여자에게 아주 단단히 빠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문득 박민정이 무슨 수로 이런 냉혈한을 홀렸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좋아하는 건 둘째치고 유남준이 과연 자신의 아내를 순순히 넘겨줄까?

유남준은 자신에게 필요 없는 여자라 할지라도 그게 자신의 수중에 있는 한 절대 다른 남자에게 건네줄 사람이 아니었다.

“됐다. 이만 끊어.”

연지석은 하민재의 입에서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들이 튀어나올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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