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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유남준은 박민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뭐해?]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박민정은 오늘 하루 정말 너무 바빴다. 새벽 한 시가 되어서야 자택에 돌아와 대충 씻고서 바로 잤다.

휴대폰을 아예 보지 않아서 유남준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도 몰랐다.

유남준은 그녀의 답장을 기다리며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모두가 일어났다. 남자가 여자 쪽으로 신부를 맞으러 가야 했다.

고영란은 윤우보고 들러리를 하라고 했다. 박윤우는 정장을 차려입었는데 잘생기고 귀여운 외모를 뽐냈다.

박예찬도 김훈을 따라왔는데 고영란은 큰손자를 보고 더욱 기뻐했다.

“예찬아, 어서 할머니한테로 와. 우리 예찬이 좀 보자.”

그녀도 김훈의 건강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박예찬이 김씨 가문에 머무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박예찬은 고영란을 향해 걸어갔는데 더없이 평온한 표정으로 덤덤하게 말했다.

“할머니.”

“아이고, 우리 예쁜 강아지.”

고영란이 박예찬을 안으려 했는데 박예찬이 비켜섰다. 그는 할머니에게 안기는 것이 싫었다.

그는 고영란보다 자신을 엄청나게 아끼는 김훈을 더 좋아한다.

고영란의 손은 허공에 뻣뻣하게 굳어져 있다가 조금 서운한 듯 손을 내렸다.

집사가 와서 전했다.

“사모님, 신부가 곧 올 것 같아요.”

“그래.”

고영란은 먼저 결혼식을 준비하러 갈 수밖에 없다.

김훈은 박예찬이 고영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눈치채고 다가가서 물었다.

“예찬아, 할머니한테 왜 그렇게 차가운 거야?”

“증조할아버지, 저와 동생은 어릴 때부터 엄마 손에 자랐어요. 할머니랑 별로 안 친해요.”

박예찬이 또박또박 말했다.

“그렇구나.”

김훈은 박예찬을 나무라지 않고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럼 나는 예외네.”

박예찬은 김훈을 정말로 좋아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면서 당당한 성격이고 나쁜 꿍꿍이가 없는 마음씨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다.

“예찬아.”

멀리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하랑의 아버지였다. 그는 박예찬을 반짝이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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