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8화

박민정이 흠칫했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유남준이 소파에 앉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몸이 많이 불편해서 그러는데, 남아서 나 간호해 줘.”

“내가 간호해 주면 하랑이를 풀어줄 거예요?”

“응.”

유남준의 잠긴 목소리는 유난히 감미롭게 들렸다.

“알겠어요.”

박민정도 어차피 유남준에게 접근하려던 참이었으니 그의 제의에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유남준은 위가 조금씩 아프기 시작해 소파에 등을 기댔다. 어젯밤에 에스토니아로 출국한 후로 지금까지 그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직 요리하는 거 까먹은 건 아니지? 나 배고파.”

“배달 음식을 주문할게요.”

박민정이 휴대폰을 꺼내 주문하려던 참에 유남준이 미간을 구긴 채 그녀를 말렸다.

“당신이 만든 음식을 먹고 싶은데?”

“요리하려면 적어도 한두 시간 걸려요.”

박민정이 말했다.

“기다릴 수 있어.”

유남준은 그윽한 눈망울로 박민정을 바라보며 그녀에게서 한 시라도 눈을 떼지 않았다.

박민정은 그런 그의 눈빛이 불편하게만 느껴졌다.

“그럼 지금 요리 시작할게요.”

그녀의 늘씬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남준은 저도 모르게 목구멍을 살짝 움직였다.

주방은 마치 금방 인테리어를 끝낸 듯이 깨끗했다. 물론 냉장고도 새것처럼 텅 비어 있었다.

‘내가 떠난 후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거야?’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인터넷으로 식자재를 주문했다.

유남준은 거실 소파에 누워 눈을 지그시 감고는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여자의 소리를 들었다. 마치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간 듯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그는 휴대폰을 꺼냈다.

법무팀 책임자는 인터넷에서 떠도는 여론을 정리해 유남준에게 보고했다.

이지원의 부정적인 여론을 보면서도 유남준은 평온한 얼굴을 유지하면서 책임자에게 말했다.

“조하랑 풀어줘.”

그러고는 휴대폰을 껐다.

이지원은 고영란의 생명 은인일 뿐, 그녀의 사생활에 관해서 유남준은 신경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주상 엔터테인먼트는 유앤케이 그룹 산하의 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