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진은 자기가 산 것이 겨우 사십만원 정도의 가짜라는 것을 당연히 인정할 수가 없었다.인정하면 지금까지 공들인 것이 모두 수포가 될까 봐 두려웠다. 그는 벌떡 일어나 가희를 가리키며 말했다."너와 임건우 그 쓰레기가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왜 그 자식를 돕는 건데? 네가 뭔데 내가 준 보석이 가짜라고 의심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고나 있어?""당연히 알고 있지, 건우의 가산을 빼앗아 그걸로 놀고먹는 건달 2세잖아. 솔직히 말해서,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모두 가연의 것이어야 해. 가연의 재산을 빼앗고, 지금 또 가짜 보석으로 가연의 몸까지 빼앗으려 하다니, 정말 뻔뻔스러워!"가희는 이미 건우 편에 서려고 결심한 이상 끝까지 건우를 옹호하려고 결심했다. 그리고 이미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했으니.... 당연히 건우를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만인의 연인을 네가 팔았다고 했는데, 그럼, 누구한테 팔았어?""그건…"그녀는 임건우라고 말하려다가 갑자기 신분을 비밀로 하라던 건우의 경고가 떠올라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그걸 내가 왜 알려줘야 하는데?"호진의 안색이 사납게 변했다. 그는 손바닥으로 식탁 퍽퍽 두드렸는데, 그 때문에 물잔의 물이 사방으로 튕겼다."심 여사님, 이녀가 당신과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 나를 막 모함하다니.... 이왕 이렇게 됐으니, 만리상맹이 당신들을 건드린다 해도, 나는 더는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가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내가 장담하건대, 만리상맹은 절대로 유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옥이 자신의 잔을 집어 들어 와인을 가희의 얼굴에 쏟아부었다."송가희, 임건우 그 쓰레기가 너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었기에 가연과 호진의 인연까지깨뜨리는 거야? 어서 꺼져! 앞으로 다시는 우리 유 씨 집에 발 들여 놓을 생각도 하지 마."그러고는 얼른 호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좋은 사위, 화 좀 풀어.
호중은 뒤에 서 있는 노인의 얼굴을 보고 표정이 삽시에 변했다.‘어! 만리상맹의 보스, 지하 세력까지 손에 잡고 계시는 어르신? 내가 감히 어르신에게 욕을? 내가 미쳤지!!!’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순간 재빨리 웃으며 사과했다."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어르신인 줄 몰라뵈었습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제 말은 방귀 취급하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제가 김호중입니다, 부르셨다고 들었는데.... 혹시 저에게 매니저 자리를 맡겨주실 생각은 아니신지...? 어떻게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마동재의 표정은 어두웠고,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일단 들어가서 얘기해!"호중은 어르신이 화를 내지 않자 마음속으로 내심 기뻤다. 비록 어르신의 안색이 썩 좋아 보이진 않지만.... 틀림없이 옆에 서 있는 건우의 탓일 거로 생각했다.’바보 같으니라고, 넌 망했어! 하하!”이때 동재는 문지기에게 호중을 형당(고문 하는 장소)으로 데리고 가라고 분부한다.그 말에 문지그기는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니 바로 공손히 고개를 끄덕인다.그리고서 동재는 건우를 공손히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도련님!"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문지기인 그 사람은 무술을 몸에 익힌 사람이라 귀가 밝아 그 말을 들었고, 순간 온몸이 굳어져 하마터면 가다가 넘어질 뻔했다.’도련님? 뭔 도련님? 어르신께서 도련님이라고 부르다!!! 방금까지 이 젊은이에게 무릎 꿇게 사과하라고 하였는데.... ‘문지기는 망했다는 생각만 머릿속에서 맴돌며 가슴이 오싹해졌다.’내년 오늘이 나의 기일이 되진 않겠지? 눈앞에 이 김호중이란 놈은 완전히 뒤졌어.’우습게도 호중은 아직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여기.... 브라더! 브라더! 뭐라고 부르면 되죠? 안녕하세요, 저는 김호중이라고 합니다, 무지개도시의 사장님 김태원 아시죠? 바로 제 삼촌입니다! 아이고, 오늘 어르신께서 이렇게 직접 부르신 걸 보니 제가 어르신의 눈에 들었나 봅니다, 앞으로 자주 오게 될 것 같습니
동재는 호중의 몸에 발길질을 날리며 부분했다. "이제 와서 용서를 빌어도 늦었어! 끌고 나가 바다에 처넣어."문지기는 바로 호중에게로 다가왔다. 이때 호중은 살고 싶다는 강한 욕망하에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이내 이마에 멍이 들고 피가 줄줄 흘렀다."어르신 살려주세요! 삼촌,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임 도련님, 임 도련님, 제발 살려주세요!"태원은 가슴이 아팠지만 참으면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건우는 그런 태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됐어, 목숨만은 살려둬! 아직 쓸만한 곳이 있을 거야."태원은 건우를 보며 감격의 표정을 지었다. 그는 황급히 조카를 차며 주의를 주었다."어서 도련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해! 똑똑히 기억해! 앞으로 임 도련님은 너의 주인인 거야.”호중은 황급히 다시 머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도련님!""호진 그 녀석은 죽어도 싸! 내가 곧 사람을 시켜 그 녀석을 잡아 와 갈가리 찢어놓고 말겠어.”건우는 오히려 호진의 속임수가 들통난 후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수옥이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표정도 궁금했다. 그래서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당분간은 놔둬요! 내가 직접 처리할게요! 그 녀석 영웅 질을 하기 좋아하고, 착한 사람인척 그러고 다니잖아요? 내가 쫄딱 망신시켜줄 거예요."그리고 호중에게도 일렀다. "기억해, 내 신분을 절대 비밀로 하는 거야, 만약 내 장모님이 알게 되면, 너는 고기밥이 될 거야!""네, 네, 네,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 도련님, 참 현명하신 생각이십니다. 그 정경이 벌써 상상이 가는데 생각만 해도 속 시원하네요.”건우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애써 비위를 맞추는 호중의 얼굴을 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그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장모가 기분 나빠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나는 계속 가난한 척하고 절대 이혼도 하지 않을 거야. 그럼 넌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겠지....’"됐어, 이제
가연은 건우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건우가 한 말한 조금 믿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10개월 동안 건우의 쓸모없다는 인상이 마음속에 뿌리 깊이 박혔기 때문이다.건우는 호진을 차갑게 쳐다보며 비웃었다."네가 언제까지 이렇게 날뛸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티끌 한 점 없이 일 처리를 하였다고 생각해? 만리상맹을 빌려 나와 가연을 이혼하도록 강요할 수 있을 것 같아? 웃기는 소리 하고 있어! 김호중도 방금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용서를 빌었단 말이야, 사실을 모두 말하면서!”이 말이 나오자 모두가 코웃음을 쳤다. 가연도 그에게 크게 실망한 듯 더는 말이 없었다.호진은 배꼽을 끄러 잡고 웃었다."건우 너는 정말 망상증에 심하게 걸렸구나, 머리에 환각이 나타났어! 김호중이 너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다니, 너 그냥 만리상맹의 어르신이 네 동생이라고 말을 하지 그러니?"’동재가 정말 내 동생이긴 한데, 너한테 그럴 알려줄 것 같아?’그는 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연아, 내가 말하는데 모든 것은 호진이가 뒤에서 버린 짓이야, 임호진이 김호중에게 여자 세명과 돈 십억을 주어 이 일을 시킨 거고, 이 일을 빌어 가연 씨를 자기의 여자로 말들 속셈이었어. 임호진! 내 말이 맞지? "호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건우가 한 말이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수옥은 빗자루를 잡고 건우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구라야! 전부 다 구라야! 너 같은 쓰레기가 상상해낸 거지? 뭐, 억을 주고 시켜? 너 머리가 돈 거 아니야?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어떤 여자를 못 찾겠어? 하필 우리 가연을 탐낼 이유가 있어?"건우는 날아오는 빗자루를 손으로 붙잡았다. "자기 큰형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변태 녀석을 누가 알겠어요?"이 말에 호진은 벌컥 화를 냈다. "미친 소리, 너랑 얘기하기도 귀찮아."수옥은 미친 듯이 마구 때리며 건우를 문밖으로 내쫓았다."꺼져! 어서 꺼져버려! 앞으로 너는 우리
호중이 전화를 받았을 때, 그는 병원에서 몸의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었다.이마가 찢어지고 얼굴도 부었고, 온몸의 멍들도 더 시퍼렇게 되었다. 그는 매번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마음속으로 호진에게 욕을 했다.‘이 몹쓸 자식 때문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런 꼴을 당했을까? 하마터면 바다에 잠길뻔했어!’그래서 호진의 전화가 걸려 왔을 때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붓고 싶었다. 하지만 건우 도련님의 당부가 생각나 다르게 해석했다."이 일은 더는 나한테 묻지 마, 나도 이젠 모르는 일이야! 나 지금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가려는데, 이 일은 네가 알아서 해!"이 말에 호진은 그 자리에서 화가 나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이 쓰레기 같은 녀석, 내 돈을 받고 일을 안 해줘?’하지만 호중은 만리상맹의 고위층인 김태원의 조카이니 그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호진은 곧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임 씨네 집은 면적이 매우 큰 장원이다. 건우의 일곱 번째 생일 때, 아버지 우진이 거금을 들여 생일 선물로 사준 거다. 비록 지금은 임봉과 임호진 부자에게 이 집을 빼앗겼지만 말이다.그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할아버지 임원중은 그를 보며 빙그레 웃으며 맞이했다."호진아, 어디 놀러 갔다 오는 건데 안색이 별로 안 좋고 뾰로통해 있어? 누가 괴롭힌 거면 할아버지가 대신 따끈하게 혼내줄게!""건우 그 녀석요!""그 주워 온 자식이? 그 자식이 지금 가진 게 뭐가 있다고 너를 괴롭힌다는 거냐?""주워 온 자식? 할아버지, 그럼, 건우는 큰아버지의 친자식이 아닌가요?""아니, 할아버지 말은 그 개자식을 이미 내가 임가에서 쫓아냈으니 주워 온 자식과 같다는 말이야. 그 녀석이 어떻게 널 괴롭혔는지 말해봐 봐?""그 몹쓸 개자식이 능력도 없는 주제에 가연을 차지하며 이혼도 거부하고, 아주 뻔뻔하게 구는데 정말 역겨워요."."호진아, 너는 그 유가연이라는 계집애를 좋아하는 거냐?""맞아요, 저 가연이랑 결혼하고 싶어요!"다른 할아버지라면 손자
유 씨 집을 떠나고 나서....호진은 놀란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이렇게나 대단하신 줄은 몰랐어요! 만리상맹의 어르신과 어떻게 아는 사이세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유 씨네를 도와 천억 원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니.... 어쩐지 유 씨네 할머니께서 그렇게 흔쾌히 허락하신다고 했어요!”"천억 원짜리 계약이라.... 이건 나도 모르는 일이다.""어? 그럼, 아까는 왜…?""할아버지는 거저 그 기회를 빌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어떻게 장가를 갈 수 있겠느냐? 유 씨 그룹이 만리상맹과 상업상 관계를 맺을 줄은 몰랐어. 호진아, 유가연과의 결혼을 잘 결정했다. 어쩌면 우리도 이 기회를 통해 장차 만리상맹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도...."호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유씨 집안을 도와준 사람이 누구일까? 천억 원짜리 계약이라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데.... 설마 건호 그 자식이? 아니, 이건 절대 불가능해! 무엇 때문이든, 내일 나는 드디어 가연을 얻게 되는 거야!’다른 한편,가연은 만리상맹으로부터 자기와 직접 천억 원짜리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듣자마자 꿈을 꾸는 줄 알았다. 여러 번의 확인 후, 그녀도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건우가 어제 큰 선물을 주겠다고 하였는데 설마 이 일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그녀는 급히 회의실로 가서 만리상맹 사람들과 계약에 관하여 상담을 진행하였는데 모든 것이 의외로 순조로웠다. 만리상맹의 천억 원짜리 계약은 하늘에서 선사한 선물과 같았다. 유 씨 건축에서 이 계약을 체결하기만 하면, 일반 계약보다 20%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그리고 이 계약을 최종 성사한 가연은, 내일 주년 연회에서 업적 1위로 높은 업적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만리상맹으로부터 온 한 인사는 가연과 악수하며 말했다. "자, 유 사장님, 계약 건은 이렇게 하기로 하고 저희 내부 절차상 늦어도 내일까지는 날인된 계약서를 공유받으실
유가연이 놀래며 말했다. "신부라니?" 그러자 유여정이 대답했다."아직도 몰라? 그거 재밌군, 좀 있으면 알게 되겠네, 여기서 미리 축하해 줄게!" 유가연은 임건우와 눈을 마주치자 좋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특히나 임건우가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뜻밖에도 임호진이 보이자 더더욱 안 좋은 예감이 들 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4시가 되었고, 연회장은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 유 씨 노부인은 밝은 혈색을 띠고 있었고, 남색 얇은 셔츠를 입은 채 플래시 사례 가장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두 손을 앞으로 쭉 뻗자 현장이 조용해졌다. "오늘은 우리 유 씨 건자재 설립 15주년이 되는 날인데, 이번 15주년 연회에 참석해 주신 친구 여러분, 비즈니스 파트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짝짝짝짝"연회장의 사람들이 손뼉을 쳤다."관례에 따라 우리 유 씨 집안 후배들은 오늘 업적을 내고 서열을 가리고 그 공로에 따라 상을 줘야 하는데, 이번에는 좀 특별합니다! 오늘 우리의 승자는 단 한 명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바로……”. 유 씨 노부인이 일부러 말을 잠시 멈추었다. "사악" 한 줄기 불빛이 유가연의 몸을 비췄다. “제 아름다운 손녀 유가연!” "가연이는 우리를 위해 만리상맹과의 천억짜리 프로젝트 계약을 따냈고, 그녀는 이번 연 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업적 1위입니다!" "가연아, 굉장히 잘 하고 있어. 이 할머니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이제 할머니 곁으로 와." 유가연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몸매가 날씬하며 아름다웠고 몸에 딱 맞는 오피스룩으로 매끈한 몸매를 감싸고 있어 순결함과 섹시함이 공존했다. 유가연은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임건우를 덥석 잡아당겨 단상으로 향했다. 임건우는 손을 떼려고 했지만, 유가연은 그의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이것은 다 네 덕 이잖아, 당연히 나랑 같이 올라가야지." "그래!" 임건우가 손을 뒤집어
임원중이 나선 것은 최후 결정을 내린 것과 같았고, 임건우를 철저히 치욕의 기둥에 못 박았다. 그는 10개월 전 아버지 임우진도 임원중에게 한 방 먹어 치욕을 당했던 것이 생각이 났는데, 오늘, 그도 같은 일을 겪게 된 것이었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시선도 흐려졌다. "왜? 왜 거짓말을 하세요? 이해가 안 돼요, 우리 아빠는 당신 아들이고, 나도 당신 손자인데, 당신은 우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잖아요, 왜 그러시는 거예요?" "왜냐고? 너희들은 염치도 없고, 사람 같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다!"‘삐-‘ 임건우는 머리가 새하얘졌고 가슴도 심하게 아파져 결국 눈물을 흘렸다. "가연아, 날 믿어줘. 난 정말 거짓말한 적이 없어.” 유가연을 바라보는 임건우의 눈빛이 쓸쓸하고 비통했다. 그러나 유가연은 그의 뺨을 툭 때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나를 실망시켰어. 나는 네가 정말 개과천선한 줄 알았는데, 너는 오히려 더 비열하고 파렴치하게 변했어. 나는 이미 너를 몰라. 너가 너무 무섭고 역겨워." 그녀는 소리 지르며 아까 꼈던 결혼반지를 빼서 임건우의 몸에 던졌다. 임건우의 안색이 바로 창백해졌고, 그날의 그 말이 귀에 맴돌았다. 유가연은 결혼반지가 한 번 더 떨어지면, 영원히 그녀에게 다시 끼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주변 하객들의 경멸하는 시선과 비아냥거리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늘처럼 그를 찔렀고,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유가연의 낯선 증오의 시선이었다. 유 씨 노부인이 입을 열었다. "임건우, 내가 너를 부른 것은 내일 유가연과 이혼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임호진의 혼담 제의는 이미 승낙했어, 이제 넌 나가도 돼, 우리 유 씨 집안의 연회에 넌 참가할 자격이 없어." "잠깐만요, 할머니!" 이때 임호진이 갑자기 말을 했다."아무래도 가연 씨의 전 남편인데, 가연 씨에게 청혼하는 것을 직접 보게 하고 싶네요" 노부인은 즉시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좋아, 네가 원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