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룸 안의 모든 사람이 놀라서 잠시 멍하니 있었다. 하지만 몇 초 뒤 폭소가 터졌다.호진도 웃고, 수옥도 웃고, 지연도 웃고 있었다. 유독 가연만 어리둥절해하다가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이때 수옥이 가까스로 웃음을 멈추더니 말했다."너, 육십억이나 되는 만인의 연인을 살 수 있겠어? 어젯밤, 길바닥에서 자다가 잠에서 덜 깬 것 같은데,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거야? 네가 만인의 연인을 살 수 있다면 내가 이 식탁을 먹어버린다!"고건우는 그에 담담하게 말했다. "어머님, 식탁은 그만두세요. 이가 안 좋아서 식탁을 못 뜯을 겁니다.""누가 네 어머님이야? 네 엄마는 아직도 병원에 누워 거의 죽어가고 있어. 오늘부터 내 첫째 사위는 호진일 뿐이야, 호진이만 날 어머님이라고 부를 자격이 있어! 넌 오후에 우리 가연이랑 이혼이나 해."수옥이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건우는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왜? 화났어? 이 병신같은 놈이, 감히 나한테 화를 내? 설마 날 때리려고?"수옥은 자기 머리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어서 여길 때려 봐. 네가 정말 때리기라도 하면 내가 진 거로 해줄게."건우는 이 무지막지한 부인네를 상대하기 싫어 가연을 보며 말했다."가연아, 내가 말했잖아, 난 이미 과거의 내가 아니라고! 지금의 난 널 보호할 능력이 있어,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함 속에 들어있는 만인의 연인이 바로 증명이야! 만성주얼리의 만인의 연인은 이 세상에 단 하나, 바로 내가 산 이것뿐, 다른 것은 모두 가짜야! 그리고 우리의 결혼반지도 이 상자 안에 같이 들어있어."말이 끝나기 바쁘게 수옥이 기가 찬다는 웃음소리를 냈다."들어봐, 가연아, 잘 들어봐! 도대체 무슨 개소리를 하는지? 틀림없이 미쳤구나, 자극받아 미쳐버린 것 같아. 감히 호진의 만인의 연인이 가짜라고 하다니, 그럼, 네 건 진짜야? 내가 보기엔 너란 인간도
호진은 자기가 산 것이 겨우 사십만원 정도의 가짜라는 것을 당연히 인정할 수가 없었다.인정하면 지금까지 공들인 것이 모두 수포가 될까 봐 두려웠다. 그는 벌떡 일어나 가희를 가리키며 말했다."너와 임건우 그 쓰레기가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왜 그 자식를 돕는 건데? 네가 뭔데 내가 준 보석이 가짜라고 의심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고나 있어?""당연히 알고 있지, 건우의 가산을 빼앗아 그걸로 놀고먹는 건달 2세잖아. 솔직히 말해서,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모두 가연의 것이어야 해. 가연의 재산을 빼앗고, 지금 또 가짜 보석으로 가연의 몸까지 빼앗으려 하다니, 정말 뻔뻔스러워!"가희는 이미 건우 편에 서려고 결심한 이상 끝까지 건우를 옹호하려고 결심했다. 그리고 이미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했으니.... 당연히 건우를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만인의 연인을 네가 팔았다고 했는데, 그럼, 누구한테 팔았어?""그건…"그녀는 임건우라고 말하려다가 갑자기 신분을 비밀로 하라던 건우의 경고가 떠올라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그걸 내가 왜 알려줘야 하는데?"호진의 안색이 사납게 변했다. 그는 손바닥으로 식탁 퍽퍽 두드렸는데, 그 때문에 물잔의 물이 사방으로 튕겼다."심 여사님, 이녀가 당신과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없는 사실을 지어내고 나를 막 모함하다니.... 이왕 이렇게 됐으니, 만리상맹이 당신들을 건드린다 해도, 나는 더는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가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내가 장담하건대, 만리상맹은 절대로 유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옥이 자신의 잔을 집어 들어 와인을 가희의 얼굴에 쏟아부었다."송가희, 임건우 그 쓰레기가 너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었기에 가연과 호진의 인연까지깨뜨리는 거야? 어서 꺼져! 앞으로 다시는 우리 유 씨 집에 발 들여 놓을 생각도 하지 마."그러고는 얼른 호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리 좋은 사위, 화 좀 풀어.
호중은 뒤에 서 있는 노인의 얼굴을 보고 표정이 삽시에 변했다.‘어! 만리상맹의 보스, 지하 세력까지 손에 잡고 계시는 어르신? 내가 감히 어르신에게 욕을? 내가 미쳤지!!!’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순간 재빨리 웃으며 사과했다."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어르신인 줄 몰라뵈었습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제 말은 방귀 취급하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제가 김호중입니다, 부르셨다고 들었는데.... 혹시 저에게 매니저 자리를 맡겨주실 생각은 아니신지...? 어떻게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마동재의 표정은 어두웠고,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일단 들어가서 얘기해!"호중은 어르신이 화를 내지 않자 마음속으로 내심 기뻤다. 비록 어르신의 안색이 썩 좋아 보이진 않지만.... 틀림없이 옆에 서 있는 건우의 탓일 거로 생각했다.’바보 같으니라고, 넌 망했어! 하하!”이때 동재는 문지기에게 호중을 형당(고문 하는 장소)으로 데리고 가라고 분부한다.그 말에 문지그기는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니 바로 공손히 고개를 끄덕인다.그리고서 동재는 건우를 공손히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도련님!"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문지기인 그 사람은 무술을 몸에 익힌 사람이라 귀가 밝아 그 말을 들었고, 순간 온몸이 굳어져 하마터면 가다가 넘어질 뻔했다.’도련님? 뭔 도련님? 어르신께서 도련님이라고 부르다!!! 방금까지 이 젊은이에게 무릎 꿇게 사과하라고 하였는데.... ‘문지기는 망했다는 생각만 머릿속에서 맴돌며 가슴이 오싹해졌다.’내년 오늘이 나의 기일이 되진 않겠지? 눈앞에 이 김호중이란 놈은 완전히 뒤졌어.’우습게도 호중은 아직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여기.... 브라더! 브라더! 뭐라고 부르면 되죠? 안녕하세요, 저는 김호중이라고 합니다, 무지개도시의 사장님 김태원 아시죠? 바로 제 삼촌입니다! 아이고, 오늘 어르신께서 이렇게 직접 부르신 걸 보니 제가 어르신의 눈에 들었나 봅니다, 앞으로 자주 오게 될 것 같습니
동재는 호중의 몸에 발길질을 날리며 부분했다. "이제 와서 용서를 빌어도 늦었어! 끌고 나가 바다에 처넣어."문지기는 바로 호중에게로 다가왔다. 이때 호중은 살고 싶다는 강한 욕망하에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 이내 이마에 멍이 들고 피가 줄줄 흘렀다."어르신 살려주세요! 삼촌,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임 도련님, 임 도련님, 제발 살려주세요!"태원은 가슴이 아팠지만 참으면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건우는 그런 태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됐어, 목숨만은 살려둬! 아직 쓸만한 곳이 있을 거야."태원은 건우를 보며 감격의 표정을 지었다. 그는 황급히 조카를 차며 주의를 주었다."어서 도련님께 감사하다고 인사해! 똑똑히 기억해! 앞으로 임 도련님은 너의 주인인 거야.”호중은 황급히 다시 머리를 조아렸다. "감사합니다, 도련님!""호진 그 녀석은 죽어도 싸! 내가 곧 사람을 시켜 그 녀석을 잡아 와 갈가리 찢어놓고 말겠어.”건우는 오히려 호진의 속임수가 들통난 후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수옥이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표정도 궁금했다. 그래서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당분간은 놔둬요! 내가 직접 처리할게요! 그 녀석 영웅 질을 하기 좋아하고, 착한 사람인척 그러고 다니잖아요? 내가 쫄딱 망신시켜줄 거예요."그리고 호중에게도 일렀다. "기억해, 내 신분을 절대 비밀로 하는 거야, 만약 내 장모님이 알게 되면, 너는 고기밥이 될 거야!""네, 네, 네,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 도련님, 참 현명하신 생각이십니다. 그 정경이 벌써 상상이 가는데 생각만 해도 속 시원하네요.”건우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애써 비위를 맞추는 호중의 얼굴을 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그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장모가 기분 나빠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나는 계속 가난한 척하고 절대 이혼도 하지 않을 거야. 그럼 넌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겠지....’"됐어, 이제
가연은 건우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건우가 한 말한 조금 믿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10개월 동안 건우의 쓸모없다는 인상이 마음속에 뿌리 깊이 박혔기 때문이다.건우는 호진을 차갑게 쳐다보며 비웃었다."네가 언제까지 이렇게 날뛸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티끌 한 점 없이 일 처리를 하였다고 생각해? 만리상맹을 빌려 나와 가연을 이혼하도록 강요할 수 있을 것 같아? 웃기는 소리 하고 있어! 김호중도 방금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용서를 빌었단 말이야, 사실을 모두 말하면서!”이 말이 나오자 모두가 코웃음을 쳤다. 가연도 그에게 크게 실망한 듯 더는 말이 없었다.호진은 배꼽을 끄러 잡고 웃었다."건우 너는 정말 망상증에 심하게 걸렸구나, 머리에 환각이 나타났어! 김호중이 너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다니, 너 그냥 만리상맹의 어르신이 네 동생이라고 말을 하지 그러니?"’동재가 정말 내 동생이긴 한데, 너한테 그럴 알려줄 것 같아?’그는 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가연아, 내가 말하는데 모든 것은 호진이가 뒤에서 버린 짓이야, 임호진이 김호중에게 여자 세명과 돈 십억을 주어 이 일을 시킨 거고, 이 일을 빌어 가연 씨를 자기의 여자로 말들 속셈이었어. 임호진! 내 말이 맞지? "호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건우가 한 말이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수옥은 빗자루를 잡고 건우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구라야! 전부 다 구라야! 너 같은 쓰레기가 상상해낸 거지? 뭐, 억을 주고 시켜? 너 머리가 돈 거 아니야?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어떤 여자를 못 찾겠어? 하필 우리 가연을 탐낼 이유가 있어?"건우는 날아오는 빗자루를 손으로 붙잡았다. "자기 큰형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변태 녀석을 누가 알겠어요?"이 말에 호진은 벌컥 화를 냈다. "미친 소리, 너랑 얘기하기도 귀찮아."수옥은 미친 듯이 마구 때리며 건우를 문밖으로 내쫓았다."꺼져! 어서 꺼져버려! 앞으로 너는 우리
호중이 전화를 받았을 때, 그는 병원에서 몸의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었다.이마가 찢어지고 얼굴도 부었고, 온몸의 멍들도 더 시퍼렇게 되었다. 그는 매번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마음속으로 호진에게 욕을 했다.‘이 몹쓸 자식 때문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런 꼴을 당했을까? 하마터면 바다에 잠길뻔했어!’그래서 호진의 전화가 걸려 왔을 때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붓고 싶었다. 하지만 건우 도련님의 당부가 생각나 다르게 해석했다."이 일은 더는 나한테 묻지 마, 나도 이젠 모르는 일이야! 나 지금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가려는데, 이 일은 네가 알아서 해!"이 말에 호진은 그 자리에서 화가 나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이 쓰레기 같은 녀석, 내 돈을 받고 일을 안 해줘?’하지만 호중은 만리상맹의 고위층인 김태원의 조카이니 그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호진은 곧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임 씨네 집은 면적이 매우 큰 장원이다. 건우의 일곱 번째 생일 때, 아버지 우진이 거금을 들여 생일 선물로 사준 거다. 비록 지금은 임봉과 임호진 부자에게 이 집을 빼앗겼지만 말이다.그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할아버지 임원중은 그를 보며 빙그레 웃으며 맞이했다."호진아, 어디 놀러 갔다 오는 건데 안색이 별로 안 좋고 뾰로통해 있어? 누가 괴롭힌 거면 할아버지가 대신 따끈하게 혼내줄게!""건우 그 녀석요!""그 주워 온 자식이? 그 자식이 지금 가진 게 뭐가 있다고 너를 괴롭힌다는 거냐?""주워 온 자식? 할아버지, 그럼, 건우는 큰아버지의 친자식이 아닌가요?""아니, 할아버지 말은 그 개자식을 이미 내가 임가에서 쫓아냈으니 주워 온 자식과 같다는 말이야. 그 녀석이 어떻게 널 괴롭혔는지 말해봐 봐?""그 몹쓸 개자식이 능력도 없는 주제에 가연을 차지하며 이혼도 거부하고, 아주 뻔뻔하게 구는데 정말 역겨워요."."호진아, 너는 그 유가연이라는 계집애를 좋아하는 거냐?""맞아요, 저 가연이랑 결혼하고 싶어요!"다른 할아버지라면 손자
유 씨 집을 떠나고 나서....호진은 놀란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이렇게나 대단하신 줄은 몰랐어요! 만리상맹의 어르신과 어떻게 아는 사이세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유 씨네를 도와 천억 원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니.... 어쩐지 유 씨네 할머니께서 그렇게 흔쾌히 허락하신다고 했어요!”"천억 원짜리 계약이라.... 이건 나도 모르는 일이다.""어? 그럼, 아까는 왜…?""할아버지는 거저 그 기회를 빌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어떻게 장가를 갈 수 있겠느냐? 유 씨 그룹이 만리상맹과 상업상 관계를 맺을 줄은 몰랐어. 호진아, 유가연과의 결혼을 잘 결정했다. 어쩌면 우리도 이 기회를 통해 장차 만리상맹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도...."호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유씨 집안을 도와준 사람이 누구일까? 천억 원짜리 계약이라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데.... 설마 건호 그 자식이? 아니, 이건 절대 불가능해! 무엇 때문이든, 내일 나는 드디어 가연을 얻게 되는 거야!’다른 한편,가연은 만리상맹으로부터 자기와 직접 천억 원짜리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듣자마자 꿈을 꾸는 줄 알았다. 여러 번의 확인 후, 그녀도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건우가 어제 큰 선물을 주겠다고 하였는데 설마 이 일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그녀는 급히 회의실로 가서 만리상맹 사람들과 계약에 관하여 상담을 진행하였는데 모든 것이 의외로 순조로웠다. 만리상맹의 천억 원짜리 계약은 하늘에서 선사한 선물과 같았다. 유 씨 건축에서 이 계약을 체결하기만 하면, 일반 계약보다 20%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그리고 이 계약을 최종 성사한 가연은, 내일 주년 연회에서 업적 1위로 높은 업적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만리상맹으로부터 온 한 인사는 가연과 악수하며 말했다. "자, 유 사장님, 계약 건은 이렇게 하기로 하고 저희 내부 절차상 늦어도 내일까지는 날인된 계약서를 공유받으실
유가연이 놀래며 말했다. "신부라니?" 그러자 유여정이 대답했다."아직도 몰라? 그거 재밌군, 좀 있으면 알게 되겠네, 여기서 미리 축하해 줄게!" 유가연은 임건우와 눈을 마주치자 좋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특히나 임건우가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뜻밖에도 임호진이 보이자 더더욱 안 좋은 예감이 들 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4시가 되었고, 연회장은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 유 씨 노부인은 밝은 혈색을 띠고 있었고, 남색 얇은 셔츠를 입은 채 플래시 사례 가장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두 손을 앞으로 쭉 뻗자 현장이 조용해졌다. "오늘은 우리 유 씨 건자재 설립 15주년이 되는 날인데, 이번 15주년 연회에 참석해 주신 친구 여러분, 비즈니스 파트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짝짝짝짝"연회장의 사람들이 손뼉을 쳤다."관례에 따라 우리 유 씨 집안 후배들은 오늘 업적을 내고 서열을 가리고 그 공로에 따라 상을 줘야 하는데, 이번에는 좀 특별합니다! 오늘 우리의 승자는 단 한 명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바로……”. 유 씨 노부인이 일부러 말을 잠시 멈추었다. "사악" 한 줄기 불빛이 유가연의 몸을 비췄다. “제 아름다운 손녀 유가연!” "가연이는 우리를 위해 만리상맹과의 천억짜리 프로젝트 계약을 따냈고, 그녀는 이번 연 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업적 1위입니다!" "가연아, 굉장히 잘 하고 있어. 이 할머니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이제 할머니 곁으로 와." 유가연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몸매가 날씬하며 아름다웠고 몸에 딱 맞는 오피스룩으로 매끈한 몸매를 감싸고 있어 순결함과 섹시함이 공존했다. 유가연은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임건우를 덥석 잡아당겨 단상으로 향했다. 임건우는 손을 떼려고 했지만, 유가연은 그의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이것은 다 네 덕 이잖아, 당연히 나랑 같이 올라가야지." "그래!" 임건우가 손을 뒤집어
웅!진원이 울려 퍼지며, 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빠르게 순환했다.임건우는 자신이 공간 틈새를 빠져나오면서 그를 공격한 허공수의 공격으로 입은 상처가 거의 치유된 것을 느꼈다.다만, 잘린 두 다리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화신 경지에 오르면 절단된 팔다리가 다시 자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하지만 임건우는 아직 화신에 도달하려면 멀고도 먼 길이 남았고, 심지어 자신이 과연 화신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그의 금단 안에 뿌리내린 이후, 그의 수련은 완전히 정체된 상태였기 때문이다.금단의 정점에 머물러 버린 임건우에게 더는 진전을 찾을 수 없었다.그런데 임건우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자신의 자복궁 안에 있는 혼돈 나무가 달라지고 있었다.불사족의 천신의 무덤에서 그 여자의 관 속에서 얻은 흙 한 덩이를 받은 이후, 그 나무는 마치 기운을 받은 듯 급격히 자라기 시작했다.이전에는 겨우 몇 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이제는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나무로 성장했다.푸르고 짙은 잎들이 무성히 자라났고,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숲처럼 보였다.그리고 나무는 아직도 계속 자라며 주변의 땅은 신성한 빛을 발하며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혼돈 나무에서 방출되는 혼돈 원기는 임건우의 몸속 진원까지 보충하고 있었다.“그 흙은 전설 속에서 여와가 하늘을 고친 후 남긴 시양일까?”“그렇다면 그 관 속의 여자는 도대체 누구였던 걸까?”임건우는 그 생각에 잠긴 채, 그 여자의 시체에서 뽑아낸 자홍옥을 꺼냈다.그것은 분명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때 급하게 보았을 때 그 안에 희미한 글씨를 봤었지만, 그 글씨는 어떤 규칙이 숨겨져 있어서 도무지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임건우는 생각을 정리한 후, 금단 속의 영력을 운용하여 그 옥 안으로 기운을 침투시켰다.잠시 후, 자홍옥 속의 글자가 영향을 받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이제 좀 되나?”임건우는 더욱 많은 영력을 쏟아 넣었다.그런데 예
윤동근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 집, 애초에 우리 윤씨 가문이 네게 상으로 준 것이 아니더냐?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 되찾아올 수 있는 걸 잊었어? “네 신분이 뭔지 상기해. 넌 우리 윤씨 가문이 키운 하녀일 뿐이야. 네 손에 들린 회춘단뿐 아니라 너 자신마저 우리 윤씨 가문의 소유라는 걸 명심해. 알겠어?”붕이는 연달아 뒤로 물러나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도... 도련님, 제가... 저는 지금 바로 아가씨를 찾아가겠어요.”“흥! 네가 제법 단단히 날개라도 달았다 이거야? 그 추녀가 널 위해 나서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원하는 걸 윤씨 가문의 그 누구도 막을 순 없어.”“여기! 이 계집애를 잡아라! 단단히 붙들고 몸수색해라!”“안 돼요...!”붕이는 비명을 질렀지만, 미약한 수련으로는 윤씨 가문의 고위 시위들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금세 그녀는 바닥에 꼼짝없이 눌려버렸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다 뺨까지 두어 대 맞고 말았다.그때였다.셋째 아가씨인 윤서희가 집안으로 들어섰다.“아가씨! 아가씨, 제발 도와주세요!”“그만둬!”윤서희는 단호히 소리쳤다.“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삼촌, 왜 붕이를 괴롭히는 거죠?”윤동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너희 할아버지가 요즘 몸이 좋지 않으셔. 그래서 네 하녀가 우연히 얻은 월 노부인께서 만든 회춘단을 가져다가 드시게 하려는데, 이 계집애가 주려 하지 않는 게 아니더냐? 이따위 하녀가 우리 윤씨 가문에 마음이 없다면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니요? 왜 저는 몰랐죠?”“네가 듣고 알게 될 때면 이미 늦을 테지! 흥, 이 계집애를 붙들어, 지금 당장 그 알약을 꺼내라!”“잠깐만요!”윤서희는 붕이와 사이가 워낙 좋았기에 그녀가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걸 더는 볼 수 없었다.“붕이야, 나에게 그 알약을 줘. 대신 나중에 내가 시가로 계산해줄게. 7천 영석을 줄 테니 됐지?”윤서희가 이 정도로 말했으니 붕이로서는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얼마 후, 윤서희는
시녀 붕이가 떠나자, 임건우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그래서, 여기가 아직 지구라는 말이군.”“여긴 고대 결계 안에 있는 곳이야. 다만, 그 사이에 불사의 해역이 가로막고 있지.”“그럼 내가 딸과 함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전송 장치라도 있을까?”모든 게 아직 불확실하다.하지만 임건우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이 있다.“그래도 살아있으면 희망은 있지.”임건우는 마음을 다잡고 임하나를 안고 결단을 내린다.“자, 이제 가장 중요한 건 내 발을 다시 회복시키는 일이야.”임건우는 이 집을 유심히 둘러봤다.여기, 보통의 수련 세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순수한 고대 사회는 아니었다.임건우가 지나면서 본 사람들 대부분이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여기에는 꽤나 현대적인 생활 철학도 존재했다.예를 들어 화장실 설계가 현대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발전된 기술로 꾸며져 있었다.임건우가 본 욕조는 오히려 영기를 품고 있는 물건이었다.즉, 이곳은 이미 영기 기술을 일상생활에 널리 적용한 사회였다.시간이 지나, 임건우는 자신과 딸을 모두 깨끗이 씻기기 위해 옷을 벗고 영기동력이 적용된 마사지 욕조에 들어갔다.임하나는 물속에서 펄떡거리며 깔깔 웃었다.약 30분을 푹 빠져서 씻고, 아이에게 생명수 한 모금을 먹이고 나서 아이는 곧 깊이 잠들었다.임건우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감회가 밀려왔다.“집에 아직 나를 기다리는 네 명의 아이들이 있고, 나를 걱정하며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으니 반드시 돌아가야만 해.”임건우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치료제를 꺼내 하나씩 입에 넣고는 방바닥에 축유부적을 그려 넣었다.이곳의 영기는 연호보다 적어도 10배 이상 농도가 짙었다.기문이 돌아가자, 효과도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몇 군데 상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공간 틈새에 의해 상처 입은 부위가 여전히 공간의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이 힘을 제거하지 않으면 상처가 완전히 치유될 수 없고, 새로운 뼈도 자라지 않을 것이다.
붕이는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설마요? 이런 것도 모르다니. 당신이 살던 곳이 정말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 짐작도 안 가네요! 이건 아주 간단한데 이곳 모든 지역을 통틀어서 연호 세계라고 부른답니다.”임건우는 황당해서 입만 벙긋거렸다.“네?”세상 전체를 연호 세계라 부르다니 이건 정말 충격적이었다.붕이는 계속해서 설명했다.“대륙으로 나누자면 예전에는 외연호와 내연호로 나뉘었어요. 하지만 불사족이 침략하기 전에 외연호가 봉인돼 지금은 폐토라고 불리죠.”“지금은 불사 해역으로 완전히 격리됐고, 그곳 상황은 아무도 몰라요. 내연호는 네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동황, 서막, 남릉, 북해예요. 우리가 있는 이곳은 남릉에 속하죠.”“나라 개념은 없어요. 지역이 너무 넓어서 가장 큰 행정 단위가 성이고, 대부분 대형 문파에 속해 있거든요. 천성성은 월야파에 속해 있어요.”“주변에는 작은 문파도 꽤 많고요. 어때요? 이 정도면 당신의 회춘단 몇 알 정도 값어치는 되겠죠?”아가씨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는 이 정보는 지역지에 나온 걸 그대로 읊은 것뿐이잖아. 너 같은 애송이가 뭘 알겠어? 천성성 밖에도 나가본 적 없는 주제에. 참고로 지역지는 영석 한 개면 열 권도 살 수 있어. 방금 네가 받은 회춘단 한 알은 영석 천 개에 팔릴 정도로 귀하다고. 얼른 돌려줘. 그 사람 딸 키우기도 힘들어 보이잖아.”“알겠어요.”붕이는 울상을 지었다.임건우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붕이 아가씨, 저와 딸이 처음 이곳에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정말 막막해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회춘단은 그냥 가지세요. 대신 우리 부녀가 머물 수 있는 신분증을 마련해 주고 집도 하나 구해 주세요.”“가능하면 누가 곁에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 다리가 이래서 제대로 움직이질 못하거든요.”붕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동의했지만, 곧바로 자기 아가씨를 힐끔 쳐다봤다.아가씨는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히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가씨는 손에 들고 있던 임건우의 침이 묻은 회춘단을 다시 건네며 말했다.“이건 월 노부인이 만든 회춘단인데 하나가 꽤 값비싸고 약효도 강력해요. 당신처럼 별다른 수련을 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이걸 먹으면 아마도 과하게 먹어서 몸이 버틸 수 없을 거예요.”“아... 그럼 한 알씩 먹을게요.”임건우는 회춘단을 한 알 삼켜넣었다.몇 초 후, 또 한 알을 삼켰고 또 몇 초 후에 다시 한 알을 삼켰다.“미쳤어요? 죽고 싶어요?”시녀인 붕이가 급히 임건우의 손에서 남은 회춘단을 빼앗아 갔다.“내 발이 잘려서 다시 자라나지나 않을까 해서요.”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설명했다.붕이는 짧게 말을 이어갔다.“미친 게 아니라 그냥 바보가 된 거네요. 자른 발이 어떻게 다시 자라냐고요? 무슨 고수도 아니고, 화신 이상이 아닌 이상 불가능해요.”그러고는 잠시 생각한 뒤, 덧붙였다.“회춘단은 많이 먹으면 경맥이 터져서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 약은 제가 보관할게요.”붕이는 작은 회춘단을 손에 쥐며, 그것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듯 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행동에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다.임건우는 그런 붕이를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시간이 지나 거대한 마차가 천성성의 대문 앞에 도착했다.임건우는 그 대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게 대문이야? 이게 어떻게 100미터 높이로 만들어져 있지? 완전히 거대한 도시야!”이곳은 마치 거인들의 도시 같았다.아가씨가 말했다.“당신은 통행증도 없고, 혼자서는 이 도시로 못 들어가요. 하지만 제 차에 타고 있으면 검문 없이 들어갈 수 있어요. 이제 들어가면 저는 당신을 내려줄게요. 문제없죠?”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실제로 성문에 있던 수문장이 마차의 안내판을 보고 바로 존경하며 길을 열어줬다.붕이는 약간 자랑스럽게 말했다.“우리 아가씨는 천성성의 윤씨 가문, 셋째 아가씨에요. 윤씨 가문은 이 도시에서 최고 권력을 자랑하는 집안은 아니지만, 상업적으로는 꽤 유명해요.
임건우는 말문이 막혔다.‘유전자라니, 그거 DNA 말하는 거잖아?’그들이 어떻게 확인하는지는 몰랐지만, 3분 뒤 그 여자가 다시 내려왔다.“확인해봤더니 둘이 정말 부녀 사이 맞아! 차에 타. 남수야, 이 장애인 좀 부축해줘. 아이는 내가 안을게. 차 안에 삼록 우유도 있어.”“뭐라고요? 삼록 우유?”임건우가 깜짝 놀라 외쳤다.삼록이라니 그거 독이 든 우유 아니었나?여자가 대답했다.“삼록 우유 맞아. 삼록은 4등급 요수인데 영양이 엄청 풍부해. 인공 분유보다 훨씬 낫지.”그러자 임건우는 이 세계에도 인공 분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어떤 브랜드인지는 알 수 없었다.차에 타면서 임건우는 자세히 살폈다.이건 진짜 배가 아니었다.겉모양만 배 같을 뿐이었다.이 물건은 바퀴가 달려 있었고 그 아래에서 계속해서 영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즉 이 차는 일종의 영기 엔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냄새가 고약하네요. 혹시... 바지에 똥이라도 쌌어요?”붕이가 임건우를 보며 말했다.“바지에 싼 게 아니라 목에 묻은 거예요. 냄새 맡아볼래요?”임건우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차... 아니, 배처럼 생긴 이 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임건우는 다시 작은 숲 쪽을 돌아봤다.미친 할머니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정말 죽은 걸까?그렇다면 그녀는 대체 왜 딸을 데려간 걸까?미친 할머니는 워낙 기이한 사람이었기에 이 질문에는 답이 없을 터였다.임건우는 아가씨의 품에 안긴 딸을 보았다.못생긴 얼굴의 이 여자는 의외로 아이를 좋아하는 듯했다.마치 자기 아이를 보는 것처럼 모성애가 가득했다.“진짜 냄새나잖아!”붕이는 임건우의 목을 가까이 들이대고 냄새를 맡더니 입을 틀어막았다.“어떻게 똥을 목에 묻히고 다녀요?”“...아이를 낳아보면 알 거예요.”임건우는 점점 긴장이 풀리는 걸 느꼈다.부상도 빠르게 회복 중이었고 이 일행의 수련 경지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아가씨가 가
그 아가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아내를 데려가는 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 일만 영석도 안 된다면 아내를 맞이할 수 없다고! 데릴사위면 모를까.하물며 다리가 없는 사람은 아마 그 누가 받아들여 줄지도 의문이잖아?임건우는 그 아가씨가 자신을 바라보며 동정하는 눈빛을 보며 마음속으로 씁쓸해졌다. 이 여자가 너무도 솔직해서 그런지, 뭔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그리고 그녀가 보며 눈에 띄게 이상한 점이 있었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무릎부터 밑이 온전하지 않게 끊어져 있었고 그 길이도 다르고 각도도 달랐다.“그... 당신 딸은 왜 나무에 걸려 있는 거죠?”“어, 그게...”임건우는 잠시 머뭇거리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때 아가씨가 먼저 말했다.“알겠어요. 도둑을 만난 거죠? 이 길이 좁고 인적도 드물어서 도적들이 자주 들락날락해요. 당신도 분명 외지인이죠?”임건우는 그 길이 30미터를 넘는 큰 도로인 걸 보고는 내심 의아해하며 생각했다.‘이 도로가 작은 거라고? 아마 그 여자는 좁은 길을 본 적이 없을 거야.’임건우는 갑자기 생각이 스쳤다.‘혹시 미친 할머니가 나를 지구에서 데려온 건가?’“아, 네. 맞아요, 저는 도둑을 만났어요!”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아가씨, 정말 예리하시네요... 그럼 제 딸을 좀 내려주실 수 있나요?”그때 갑자기 배에서 몇 명이 내려왔다.하나는 궁수 복장을 한 시녀였고, 두 명은 호위무사처럼 보였다.“아가씨! 조심하세요! 이 근처에 도적이 많아요!”시녀가 활을 겨누며 임건우를 향해 소리쳤다.“괜찮아!”아가씨는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그냥 다리가 없는 불쌍한 사람일 뿐이야. 이곳에서 도적을 만난 거지.”‘헉!’임건우는 심각히 불쾌했다.이 아가씨는 정말 말이 거칠고 상대방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 같았다.그렇게 말하면서도 딸을 안고 내려놓기 시작했다.딸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애가 왜 그러죠?”시녀가 물었다.“배고파서 그래요!”임건우가 대답했
“허공수? 그게 뭔데요?”“엄청 강하잖아? 할머니, 잘 버텨주겠죠?”임건우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급히 딸을 찾아 나섰다.그제야 이곳이 이미 불사족의 영토를 벗어났음을 알게 되었다.여기는 작은 숲 가장자리였고 백여 미터쯤 앞에는 큰 길이 보였다.그때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임건우의 딸은 열 미터쯤 떨어진 나무 위에 걸려 있었다.나뭇가지에 몸이 낀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하나야, 아빠 지금 다리가 없어서 너한테 갈 수가 없구나. 아빠 좀 쉬게 해줘. 네가 잠깐만 울고 있어라!”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그러고는 공간 반지에서 약을 한 움큼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곧바로 치료에 들어갔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허공의 균열에 잘려나간 상태였다.하지만 천의도법의 신비로운 치유 능력으로 살린 자를 다시 살리고 뼈도 붙일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었다.그래도 살아 돌아왔으니 다행이었다.“미친 할머니, 정말 좋은 사람이네!”“만약 돌아가셨다면 나한테 꼭 알려줘야 해. 초하루 보름마다 딸 데리고 가서 향이라도 피울 테니까!”임건우는 강렬한 고마움을 느끼며 지금쯤이면 당연히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당자현과 백옥을 떠올렸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당자현의 번호를 눌렀다.그러나 곧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큰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차량이 오는 듯했다.임건우는 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했다.사람만 지나가면 됐다.병원에 데려다주는 건 물론, 딸의 분유와 기저귀도 사야 했다.치료를 멈추고 온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임건우가 본 광경은 차라리 농약이라도 마신 기분을 들게 했다.“저게 뭐야?”“저게... 배인가?”임건우는 눈을 비벼 확인했다.그러나 분명히 보였다.큰길 저쪽에서 정말로 배 한 척이 다가오고 있었다.게다가 그 배의 디자인은 아주 특이했다.배에는 상자가 잔뜩 실려 있었고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와, 도로에서
“와, 진짜 손으로 틈새를 찢어서 억지로 공간을 넘는다고요?”“할머니! 아니, 선배님! 저희 부녀를 죽이시려는 거예요? 멈춰요, 제발 멈추라고요!”임건우는 혼이 쏙 빠질 정도로 겁에 질렸다.이건 너무도 무서운 상황이었다.아까까지만 해도 겨우 전에 열렸던 통로를 통해 불사족 영토로 넘어갔는데도 거의 죽을 뻔했다.그런데 지금은 통로도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공간을 건너려 하다니!그 과정에서 받아야 할 공간 압박은 이전의 백 배는 더 강할 터였다.게다가 공간 틈새는 아주 불안정하다.조금만 잘못해도 몸이 반으로 잘려나갈 수 있다.임건우는 미친 할머니의 몸에서 고대 문자로 가득한 에너지 구체가 뿜어져 나와 자신과 임하나를 감싸는 것을 보았다.하지만 임건우는?그녀가 임건우의 손만 겨우 감쌌을 뿐이었다.틈새를 만난 에너지 구체는 충돌하자마자 그 힘에 밀려 흩어져 사라졌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목격하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그 에너지 구체가 뚫린 부분을 통해 공간의 틈새들이 임건우의 온몸으로 돌진해 오는 것을 보자 입 밖으로 욕설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이 미친 할망구야! 구체를 조금만 더 크게 만들어서 내 머리까지 좀 감싸주면 안 돼?”그리고 임건우의 눈앞에는 무려 백여 개나 되는 공간 틈새들이 일제히 몰려오고 있었다.임건우는 서슴없이 미친 할머니의 치마 속으로 몸을 웅크렸다.할머니가 만든 에너지 구체는 구형이었다.그리고 딸은 구체의 중심에 잘 보호되어 있었지만, 임건우는 그 딸 바로 아래 틈에 몸을 구겨 넣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두 다리는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슛!밖으로 드러난 두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그리고... 뭔가 중요한 게 없어졌다는 기분이 들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빼내 확인했다.“젠장! 내 발이 없어졌잖아!”공간 틈새에 그대로 잘려나가 알 수 없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것이었다.고통이 엄습해왔다.피도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임건우는 황급히 진원으로 상처를 감싸 지혈했다.발이 없는 건 그래도 참을 만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