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중이 전화를 받았을 때, 그는 병원에서 몸의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었다.이마가 찢어지고 얼굴도 부었고, 온몸의 멍들도 더 시퍼렇게 되었다. 그는 매번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마음속으로 호진에게 욕을 했다.‘이 몹쓸 자식 때문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런 꼴을 당했을까? 하마터면 바다에 잠길뻔했어!’그래서 호진의 전화가 걸려 왔을 때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붓고 싶었다. 하지만 건우 도련님의 당부가 생각나 다르게 해석했다."이 일은 더는 나한테 묻지 마, 나도 이젠 모르는 일이야! 나 지금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가려는데, 이 일은 네가 알아서 해!"이 말에 호진은 그 자리에서 화가 나 돌아버리는 것 같았다.’이 쓰레기 같은 녀석, 내 돈을 받고 일을 안 해줘?’하지만 호중은 만리상맹의 고위층인 김태원의 조카이니 그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호진은 곧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임 씨네 집은 면적이 매우 큰 장원이다. 건우의 일곱 번째 생일 때, 아버지 우진이 거금을 들여 생일 선물로 사준 거다. 비록 지금은 임봉과 임호진 부자에게 이 집을 빼앗겼지만 말이다.그가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할아버지 임원중은 그를 보며 빙그레 웃으며 맞이했다."호진아, 어디 놀러 갔다 오는 건데 안색이 별로 안 좋고 뾰로통해 있어? 누가 괴롭힌 거면 할아버지가 대신 따끈하게 혼내줄게!""건우 그 녀석요!""그 주워 온 자식이? 그 자식이 지금 가진 게 뭐가 있다고 너를 괴롭힌다는 거냐?""주워 온 자식? 할아버지, 그럼, 건우는 큰아버지의 친자식이 아닌가요?""아니, 할아버지 말은 그 개자식을 이미 내가 임가에서 쫓아냈으니 주워 온 자식과 같다는 말이야. 그 녀석이 어떻게 널 괴롭혔는지 말해봐 봐?""그 몹쓸 개자식이 능력도 없는 주제에 가연을 차지하며 이혼도 거부하고, 아주 뻔뻔하게 구는데 정말 역겨워요."."호진아, 너는 그 유가연이라는 계집애를 좋아하는 거냐?""맞아요, 저 가연이랑 결혼하고 싶어요!"다른 할아버지라면 손자
유 씨 집을 떠나고 나서....호진은 놀란 표정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이렇게나 대단하신 줄은 몰랐어요! 만리상맹의 어르신과 어떻게 아는 사이세요?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유 씨네를 도와 천억 원짜리 계약을 성사시켰다니.... 어쩐지 유 씨네 할머니께서 그렇게 흔쾌히 허락하신다고 했어요!”"천억 원짜리 계약이라.... 이건 나도 모르는 일이다.""어? 그럼, 아까는 왜…?""할아버지는 거저 그 기회를 빌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네가 어떻게 장가를 갈 수 있겠느냐? 유 씨 그룹이 만리상맹과 상업상 관계를 맺을 줄은 몰랐어. 호진아, 유가연과의 결혼을 잘 결정했다. 어쩌면 우리도 이 기회를 통해 장차 만리상맹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도...."호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유씨 집안을 도와준 사람이 누구일까? 천억 원짜리 계약이라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데.... 설마 건호 그 자식이? 아니, 이건 절대 불가능해! 무엇 때문이든, 내일 나는 드디어 가연을 얻게 되는 거야!’다른 한편,가연은 만리상맹으로부터 자기와 직접 천억 원짜리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듣자마자 꿈을 꾸는 줄 알았다. 여러 번의 확인 후, 그녀도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건우가 어제 큰 선물을 주겠다고 하였는데 설마 이 일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그녀는 급히 회의실로 가서 만리상맹 사람들과 계약에 관하여 상담을 진행하였는데 모든 것이 의외로 순조로웠다. 만리상맹의 천억 원짜리 계약은 하늘에서 선사한 선물과 같았다. 유 씨 건축에서 이 계약을 체결하기만 하면, 일반 계약보다 20%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그리고 이 계약을 최종 성사한 가연은, 내일 주년 연회에서 업적 1위로 높은 업적 보너스도 받을 수 있다.만리상맹으로부터 온 한 인사는 가연과 악수하며 말했다. "자, 유 사장님, 계약 건은 이렇게 하기로 하고 저희 내부 절차상 늦어도 내일까지는 날인된 계약서를 공유받으실
유가연이 놀래며 말했다. "신부라니?" 그러자 유여정이 대답했다."아직도 몰라? 그거 재밌군, 좀 있으면 알게 되겠네, 여기서 미리 축하해 줄게!" 유가연은 임건우와 눈을 마주치자 좋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특히나 임건우가 안을 들여다보았는데 뜻밖에도 임호진이 보이자 더더욱 안 좋은 예감이 들 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4시가 되었고, 연회장은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 유 씨 노부인은 밝은 혈색을 띠고 있었고, 남색 얇은 셔츠를 입은 채 플래시 사례 가장 앞에 서 있었다. 그녀가 두 손을 앞으로 쭉 뻗자 현장이 조용해졌다. "오늘은 우리 유 씨 건자재 설립 15주년이 되는 날인데, 이번 15주년 연회에 참석해 주신 친구 여러분, 비즈니스 파트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짝짝짝짝"연회장의 사람들이 손뼉을 쳤다."관례에 따라 우리 유 씨 집안 후배들은 오늘 업적을 내고 서열을 가리고 그 공로에 따라 상을 줘야 하는데, 이번에는 좀 특별합니다! 오늘 우리의 승자는 단 한 명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바로……”. 유 씨 노부인이 일부러 말을 잠시 멈추었다. "사악" 한 줄기 불빛이 유가연의 몸을 비췄다. “제 아름다운 손녀 유가연!” "가연이는 우리를 위해 만리상맹과의 천억짜리 프로젝트 계약을 따냈고, 그녀는 이번 연 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업적 1위입니다!" "가연아, 굉장히 잘 하고 있어. 이 할머니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이제 할머니 곁으로 와." 유가연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몸매가 날씬하며 아름다웠고 몸에 딱 맞는 오피스룩으로 매끈한 몸매를 감싸고 있어 순결함과 섹시함이 공존했다. 유가연은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임건우를 덥석 잡아당겨 단상으로 향했다. 임건우는 손을 떼려고 했지만, 유가연은 그의 손을 꽉 붙잡으며 말했다. "이것은 다 네 덕 이잖아, 당연히 나랑 같이 올라가야지." "그래!" 임건우가 손을 뒤집어
임원중이 나선 것은 최후 결정을 내린 것과 같았고, 임건우를 철저히 치욕의 기둥에 못 박았다. 그는 10개월 전 아버지 임우진도 임원중에게 한 방 먹어 치욕을 당했던 것이 생각이 났는데, 오늘, 그도 같은 일을 겪게 된 것이었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시선도 흐려졌다. "왜? 왜 거짓말을 하세요? 이해가 안 돼요, 우리 아빠는 당신 아들이고, 나도 당신 손자인데, 당신은 우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잖아요, 왜 그러시는 거예요?" "왜냐고? 너희들은 염치도 없고, 사람 같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다!"‘삐-‘ 임건우는 머리가 새하얘졌고 가슴도 심하게 아파져 결국 눈물을 흘렸다. "가연아, 날 믿어줘. 난 정말 거짓말한 적이 없어.” 유가연을 바라보는 임건우의 눈빛이 쓸쓸하고 비통했다. 그러나 유가연은 그의 뺨을 툭 때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넌 나를 실망시켰어. 나는 네가 정말 개과천선한 줄 알았는데, 너는 오히려 더 비열하고 파렴치하게 변했어. 나는 이미 너를 몰라. 너가 너무 무섭고 역겨워." 그녀는 소리 지르며 아까 꼈던 결혼반지를 빼서 임건우의 몸에 던졌다. 임건우의 안색이 바로 창백해졌고, 그날의 그 말이 귀에 맴돌았다. 유가연은 결혼반지가 한 번 더 떨어지면, 영원히 그녀에게 다시 끼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주변 하객들의 경멸하는 시선과 비아냥거리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바늘처럼 그를 찔렀고,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유가연의 낯선 증오의 시선이었다. 유 씨 노부인이 입을 열었다. "임건우, 내가 너를 부른 것은 내일 유가연과 이혼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임호진의 혼담 제의는 이미 승낙했어, 이제 넌 나가도 돼, 우리 유 씨 집안의 연회에 넌 참가할 자격이 없어." "잠깐만요, 할머니!" 이때 임호진이 갑자기 말을 했다."아무래도 가연 씨의 전 남편인데, 가연 씨에게 청혼하는 것을 직접 보게 하고 싶네요" 노부인은 즉시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좋아, 네가 원
"뭐? 만리의 어르신께서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신다고?" "임건우는 임 가문에서 쫓겨난 폐물이 아니냐, 어떻게 조 단위의 재산이 있는 어르신과 관계가 있을 수가 있지?" “설마, 임건우야말로 만리상맹의 배후에 있는 보스인 건가? 그럼 강주의 갑부이지 화국의 갑부가 될 수도 있겠다고는 못하겠네" "말도 안 돼, 진짜 대박이잖아!" 모든 사람들이 놀라 어리둥절해하며 한 명씩 무대 위를 쳐다보며 속삭였고, 유 씨 집안의 모든 사람들도 몹시 놀라 얼이 빠졌다. 노부인은 온몸이 떨렸고, 심수옥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곧 떨어질 것만 같았다. 유가연은 입을 막고 온 머리가 하얘진 채로 서있었다. 임건우는 지금 슬픔도 기쁨도 없는 눈빛으로 마동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르신, 어떻게 오셨습니까?""임 도련님, 유 씨 집안에서 송년회가 열린다고 해서 떠들썩하게 모시러 온 게 아닙니다, 마침 이 천억 계약의 절차도 다 끝나서 제가 직접 드리려고 왔는데 예상치 못하게…"마동재가 대답했다. 임건우는 유가연을 보며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런 꼴을 보이게 될 줄은 몰랐어……" 그는 마동재로부터 그 천억 원 계약서를 받아 천천히 찢었다. ‘쫘악!’ 계약서가 둘로 완전히 찢겼다. 유 씨 노부인이 달려들어 눈을 붉히며 소리쳤다. "아, 임건우, 네가 뜯은 게 뭐지?""이게 바로 만리상맹이 도장을 찍었던 천억 계약입니다."임건우가 속삭이며 말했다. "아..." 노부인이 놀라서 소리쳤다. "이놈이, 네…네가 감히 계약서를 찢어? 죽고 싶어?!" 어르신이 폭발하여 임건우로부터 계약서를 받아 다시 갈기갈기 찢어 노부인의 얼굴에다 세게 내리치며 분노했다. "당신이야말로 죽음을 자초한 거야!" 한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 해졌다. 노부인은 맞은 얼굴이 아파졌지만 당황스러운 게 더 컸다."어르신, 노여움을 가라앉히세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 천억 계약은 임호준이 저희 유씨 집안에 준 예물이 아닌가요
그러고는 임가연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임 사모님, 죄송합니다, 사과하러 왔습니다, 전에 술자리에서 저는 이 임호진 개자식의 꼬드김을 듣고 백억을 받고 일부러 소란을 피우고 당신을 위협했습니다, 그가 영웅이 되게 하려고 임 도련님의 손에서 당신을 빼앗아 갔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똑똑똑!’ 유가연의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김태원은 심수옥이 목에 걸고 있던 ‘만인의 연인’을 그대로 잡아채 땅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이건 짝퉁이잖아, 우리의 목걸이 ‘만인의 연인’을 모방한 유리 모조품을 착용하는 것은 우리의 목걸이에 대한 모욕이며 불법이다.” "아..." 충격적이었다. 임호진이 말한 모든 것이 뜻밖에도 모두 거짓말이었다. 그리고 임건우가 말한 것, 행동한 것이 바로 진짜였다. 그러나 그녀들은 그가 한 말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 임건우는 지금 약간 의기소침해져서 유가연이 방금 고개를 끄덕이며 임호진의 청혼을 승낙하는 장면만 떠올랐고, 그는 눈물을 흘리며 바람처럼 호텔을 뛰쳐나왔다. 유가연은 가슴이 쥐어짜듯이 아팠고 아파서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다. 그가 말했었다. “앞으로의 10개월, 넌 나한테 기대면 돼.” "앞으로 남은 인생 내가 의지하는 건 너야." 하지만, 그녀는 그를 믿지 않았고, 한 인간쓰레기를 믿었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서 그녀가 직접 던져버린 결혼반지를 미친 듯이 찾았고 반지를 찾자마자 다시 손에 끼고 급히 연회장을 뛰쳐나갔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 어디야?" 유 씨 집안의 노부인은 넋을 잃었고 간담이 서늘해졌다. 다 끝났다, 이제 정말 끝장이다. 원래는 굉장히 좋은 일이었지만, 지금은 나쁜 일이 되어, 많은 손님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천억 계약도 잃었고 유 씨 집안이 출세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깨졌을 뿐만 아니라, 만리상맹에게 죄를 지었다. 이 모든 것이 임원중과 임호진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그녀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
임건우는 놀라 말문이 막혔다. 유가연 못지않게 아름다운 외모에 유가연보다 더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이청하의 모습은 환상적이었다. 설마 그 목걸이가 사실 ‘만인의 연인’라는 걸 알았고 다만 말은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을 그녀의 남자친구로 삼겠다는 건가? 아니면 오늘 밤…. 혹시 이 사람은 외롭고 쓸쓸한 건가? 그럼, 도대체 동의를 해야 돼 말아야 돼? 방금 당한 일을 생각하면, 그는 마음이 더없이 답답하였고, 마침 울분을 참고 있었다. 차라리 승낙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청하가 다시 말했다."실은 오늘 저녁에 동창 모임이 있는데 어떤 남자가 절 쫓아다녀요, 정말 너무 귀찮아서 건우씨가 제 남자친구인 척해서 한 번에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요, 근데 건우 씨가 괜찮은 지 모르겠어요.” 이청하는 임건우가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인품이 좋아 보였기 때문에 때문에 이런 요구를 하게 된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랑 한다고 생각하니 그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임건우는 멍하니 웃으며 말했다."방패막이었군요, 그럼 뭐 더 말할 것도 없고 제가 도와드릴게요" 말하고 나서, 그녀의 매력적인 몸매를 보았는데 괜히 아쉽기도 했다. 어…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바로 이때, 유가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벌써 열세 번째 걸려온 전화였지만 임건우는 하나도 받고 싶지 않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을 떠올리면 답답한 마음에 피를 토할 것 같았다. 그리고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 이 모습을 본 이청하가 웃으며 물었다."건우 씨, 아내랑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정말 지금까지도 같은 방을 쓰지 않는 거예요?" "양지은이 알려줬나요?" 임건우가 굳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이청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걔가 가장 험담을 잘 할 텐데, 어째서 오늘은 보이지 않죠?" 임건우가 언짢은 기색을 띠며 물었다.“잘 모르겠어요, 듣기로는 어디 다쳤다고 해서 병가를 낸 거 같아요.”이청하가 고개
한순간, 임건우는 행복이 문을 두드린다고 생각했다. 설마 한때의 실패를 다른 기회로 보상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청하는 그에게서 떠나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고 금 새 얼굴이 붉어졌다. 이 상태로 1층까지 내려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올 때 이청하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작은 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너 한 번 더 이런 식으로 꾀를 쓰면 가만 안 둬!” 임건우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이…청하야, 날 탓하면 안 되지, 네가 내 덕을 본 거잖아." ...... 5시 30분에 두 사람은 강남천부라는 식당 앞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인파가 많지는 않았지만, 문 앞에 주차된 차는 하나같이 고급 차였고, 심지어 몇 십억짜리 고가의 차도 몇 대 있었다. “강남천부는 강주 전체에서 두 번째로 비싼 음식점이야.” "동창회가 여기서 열리다니, 너희 다 부자들이구나?" 임건우가 웃으며 말했다. "싫은 놈이 한턱내는 거야, 바로 오늘 밤 네가 상대해야 할 적의 계급이지."이청하가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오’ 라고 소리를 낸 임건우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바로 이청하를 쫓아다닌다는 그 사람이었다.“청아야!” 그때 갑자기 뒤에서 이청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수척한 모습의 양복을 입은 한 청년이었는데 표정은 설레고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다. "넌…황해준?" "맞아, 맞아, 네가 날 기억하다니 정말 기쁘네, 이분은…." 황해준은 임건우를 바라보며 약간 어색해했다. 청년이 약간 낯을 가리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는 이청하의 눈도 못 마주치고 있었다. 임건우는 그가 입은 양복도 별로 유명하지 않은 아주 평범한 길거리 상품이며, 심지어 약간 하얗게 세탁된 것을 발견했는데, 분명 경제 조건이 좋은 것 같지는 않았다."내 친구 임건우"이청하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황해준입니다." "반갑습니다."임건우가 그의 손을 잡고 인사했다. "황해준, 너 혼자 온 거
“누구냐!”임건우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문파 사람들에게 발각되었다.한 노인이 크게 외치며 오색 찬란한 빛을 띤 검을 휘둘렀다.날아든 검은 임건우를 허리부터 반으로 베려는 기세였다.그 순간, 임건우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압도적인 위기감이 몰려왔다.지금껏 겪어온 어떤 위험보다도 강렬한 공포였다.임건우는 본능에 따라 최강의 방어술인 현무방갑술을 발동하며 자신의 몸을 감쌌다.온몸에 무수한 주술 문양이 떠오르더니 하나로 모여 거대한 방패를 형성했다.임건우는 이 방패로 검격을 막아내려 했다.그 장면을 지켜보던 백옥은 겁에 질려 얼굴을 돌렸다.“안 돼...”부영록도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멍청하네. 이렇게 무모하게 덤비다니... 이 정도 실력으로 문파 고수의 공격을 정면으로 막으려 하다니 그건 스스로 죽으러 가는 거잖아.”푹!임건우가 힘겹게 형성한 현무방갑술은 단 한 번의 공격만 막아냈다.방패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고 날카로운 검날이 임건우의 몸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다.하지만 바로 그때였다.임건우의 몸속에 있던 혼돈 나무가 살며시 가지를 흔들었다.회색빛 혼돈 원기가 검날을 향해 뿜어져 나왔다.슛!순식간에 혼돈 원기가 검날을 휘감더니 그 검을 통째로 임건우의 자복궁으로 빨아들였다.“뭐야, 어떻게 된 거지?”임건우 자신도 어리둥절했다.임건우는 죽기는커녕 혼돈 원기가 그 검마저 흡수해버린 것이다.이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임건우는 급히 자신의 몸속을 내시했다.그리고 자복궁 안에서 한 가지 광경을 발견했다.그 검은 지금 혼돈 나무의 가지에 걸려 있었다.검은 온통 피처럼 붉었고 검신에는 세밀한 문양과 부적 같은 각인이 번쩍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제야 깨달았다.이 검은 조금 전 금강마원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바로 그 신검이었다.어마어마하게 날카롭고 법력이 강했던 검이 이런 처지로 전락하다니.그러자 임건우는 혼돈 나무가 얼마나 기적 같은 존재인지를 문득 깨달았다.그동안 임건우는
‘이건 무슨 개념이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임건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만약 독수리 부대에 이런 전력이 있었다면 고대 결계 저편에서 벌써 승리하지 않았겠어?’부영록이 말했다.“너 아직 못 알아챘어? 저 사람들 옷이 전부 같은 디자인이잖아. 이건 같은 문파 소속이라는 증거야. 아마도 문파 내에서 누군가 자연 신전을 발견하고 이를 문파 고위층에 보고했을 거야. 그래서 문파의 전력을 총동원해 자연 신전을 탐색하러 온 거지.”부영록의 말에 임건우와 백옥은 그제야 그 사실을 눈치챘다.“저 흰 털 원숭이가 설마 금강마원이야?”“그런데 체형이 우리가 발견한 발자국과 전혀 맞지 않잖아. 혹시 이건 새끼고 진짜 큰 게 따로 있는 건가?”부영록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금강마원은 체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만약 천 장 크기로 변신했다면 인간의 이런 연합 공격 앞에 커다란 표적이 되는 셈이잖아. 그러면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들 테니까. 이 정도 크기라도 여전히 너무 큰 거고.”그들은 금강마원의 몸을 둘러싼 청색 강기를 발견했다.마치 방어막처럼 보였고 인간들의 법보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하지만,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고수로 보이는 노인 몇 명의 무기는 심상치 않았다.먼저 은빛 채찍이 하나 있었다.길이가 무려 백 미터는 되어 보였는데 채찍이 금강마원의 몸에 닿을 때마다 공간이 뒤흔들렸고 금강마원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비록 청색 강기가 뚫리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었다.또 하나는 새빨간 영검이었다.그 칼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고 금강마원에게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무기였다. 칼이 닿을 때마다 금강마원의 몸에 피구멍이 뚫렸고 땅에는 피가 흥건히 고였다.“으악!”그 순간, 하늘을 찢을 듯한 고음이 전장을 뒤덮었다.갑자기 전장에 난입한 한 여성이 전투가의 노랫소리를 터뜨렸다.그 소리는 강력한 관통력을 지니고 있었고 최고 수준의 정신력을 담고 있었다.마치 아홉 하늘의 천둥과 끝없는
눈앞에 펼쳐진 청동 고전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거대한 고전은 원시 숲 깊은 곳에 우뚝 서 있었고 그 끝이 구름 속에 닿을 정도로 높았다.마치 하늘 위의 신성한 도시처럼 압도적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고전은 고풍스럽고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표면에는 푸른 녹이 내려앉아 있었다.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은 고대의 아득한 세월을 넘어온 듯 거대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세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완전히 압도당했다.임건우와 백옥은 이 고전이 뿜어내는 웅장한 기세에 깊은 충격을 받았고 부영록은 놀란 눈으로 말문을 열었다.“이거... 설마 자연 신전인가? 너무 말도 안 되는걸.”임건우와 백옥은 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뭐라고요? 자연 신전이라고요?”“그게 뭔데? 신들이 사는 곳인가?”부영록이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했다.“자연 신전은 자연의 규칙을 담고 있는 장소야.전설에 따르면, 자연 여신이 도를 깨우치며 규칙을 응집시켰던 곳이지. 삼국 시대, 자연 여신이 신이 되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인간 여자였다고 해.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기회를 잡아 자연의 힘을 깨닫게 되었고 이 신전에서 도를 깨우치며 3천 년을 수련했대. 그렇게 신성에 도달한 그녀는 전무후무한 자연 여신이 되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자연 신전도 자취를 감췄지. 그 후로 만 년 동안 수많은 선역과 태고 성지에서 이 자연 신전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어. 그런데 여기에 있다니... 믿을 수가 없네.”부영록의 눈빛이 열정으로 타올랐다.“크아!”그때 갑작스럽게 금강마원의 거대한 포효가 들려왔다.이번에는 더 강렬한 소리와 함께 대지를 울리는 진동이 전해졌다.숲은 땅이 흔들리며 흔들렸고 나무가 휘청였으며 바위들이 굴러내렸다.그뿐만 아니라 하늘 위로 칼날처럼 날카로운 검광이 솟구쳤고 찬란한 빛 무리가 허공을 가로지르며 날아갔다.분명 앞쪽에서 엄청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백 리나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세 사람조차도
주변의 천지 영기가 말도 안 되게 진했다.임건우가 공법을 전환하자마자 그의 몸 주변에 수많은 영기 소용돌이가 생겨났고 끝도 없는 영력이 마치 물고기 떼처럼 그의 몸속으로 빠르게 스며들었다.그것도 아주 순수한 영력이었다.임건우는 숨 한 번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꼈다.그때 부영록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입을 열었다.“뭔가 이상한데?”부영록은 주변 환경을 살피며 말했다.“이 발자국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자연 속성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이건 꽤 비정상적이야.”백옥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앞에 있는 숲을 봐봐. 울창하게 우거진 원시림이잖아. 이런 곳에 자연의 기운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아?”그러나 부영록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넌 모르는 거야. 내가 말하는 자연 속성은 자연 규칙이 담긴 속성을 말하는 거야. 영기와는 아주 다른 개념이지.”임건우가 부영록을 보며 물었다.“그러니까 뭘 의미하는 거죠?”부영록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자연 속성의 규칙은 일종의 신의 힘이야. 그걸 자연선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이런 게 그냥 생기는 게 아니야. 그리고 금강마원 같은 존재가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이 말은 어쩌면 이 안에... 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야.”“신이라고?”임건우와 백옥은 깜짝 놀랐다.특히 백옥은 더더욱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 세계의 규칙이 불완전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로서는 신의 존재는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삼천 년이라는 기록된 역사를 통틀어 지구에서는 단 한 명의 신도 나타난 적이 없었다.그것은 완전히 깨진 허공 너머에 있는 손에 닿을 수 없는 꿈 같은 존재였다.백옥이 입을 열었다.“삼국 시대부터 지금까지, 삼천 년 동안 이 땅에 신이 나타난 적은 한 번도 없었어.”부영록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그건 확실히 알 수 없지.”그렇지만 이곳에서 느껴지는 자연 속성의 규칙의 힘은 그들에게 있어 나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기회였다
임건우는 몹시 걱정스러웠다.이렇게 거대한 금강마원을 당자현이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는가?생각 끝에 고대 결계에서 요수와 수십 년간 싸워온 백옥이 이 원시의 거대 요괴에 대해 알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즉시 가나절의 문을 열고 백옥을 불러냈다.“금강마원이란 게 대체 뭔가요?”하지만 의외로 백옥은 그 이름을 듣고는 영문을 모른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금강마원? 처음 듣는데?”백옥은 하늘로 날아올라 거대한 발자국의 전모를 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어떻게 이런 큰 발자국이 있을 수 있어? 그렇다면 이 고릴라는 대체 얼마나 크다는 거야?”옥 목걸이를 매고 있던 부영록이 입을 열었다.“금강마원은 고대 태고 시대에서 기원한 존재로 원시의 이형종이야. 태고 요계에서도 가장 정점에 서 있는 존재 중 하나로 금강마원 중 최강자는 심지어 신체를 이룰 수 있고 한 주먹으로 행성을 부수고 한 발로 허공을 찢어 놓을 수 있다네.”임건우와 백옥은 부영록의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그때 백옥은 부영록의 얼굴을 주의 깊게 살펴보다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리고 깜짝 놀라 말했다.”응? 너 중해의 치안 관리관이었던 나문천의 딸 아니야? 그런데 이런 걸 어떻게 알고 있어? 너의 수련 수준은...”부영록은 백옥을 무심하게 쳐다보며 대꾸도 하지 않았다.비록 지금의 백옥이 부영록보다 높은 수련 단계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부영록의 눈에는 여전히 발끝으로 밟아 죽일 수 있는 하찮은 존재로 보였을 뿐이었다.부영록은 백옥의 질문에 답하기도 귀찮다는 듯 대신 임건우에게 말했다.“만약 네 여자가 정말 금강마원을 만난 거라면 미안하지만 결과는 뻔해. 그건 십중팔구 생존 가능성이 없는 결말이야. 금강마원은 몹시 흉포하고 잔인해서 네 여자는 아마 단번에 한입에 삼켜졌을 거야.”임건우의 표정이 굳어졌다.임건우는 이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난 그녀의 시신을 찾기 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아. 난 믿을 수 없어.”세 사람은 그 근처를 샅샅이 뒤졌다.30분 동안 반경 50리를
회의장은 금세 흥분과 격앙으로 가득 찼다.긴급 동원 회의는 어느새 백옥에 대한 재판장으로 바뀌었고 마침내 백옥과 임건우에 대한 수배령이 정식으로 결정되었다.30분 후. 백옥과 임건우의 이름은 수배 명단에 올랐다.연호 전역은 물론, 전 세계 언론에 이 사실이 공표되었다.백옥과 임건우는 반사회적 악당으로 규정되었고 이와 함께 체포를 독려하는 정보가 공개되었다.이 소식이 퍼지자마자, 각종 정보망은 다시 한 번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백옥과 임건우를 알고 지냈던 많은 이들은 충격에 휩싸였다.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들을 추적하는 일에 가담하기 시작했다.이틀 후,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백옥과 임건우는 마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한편 이 시각, 임건우와 부영록은 마침내 당자현이 과거 몸을 기댔던 나무와 그녀가 전투를 벌였던 장소에 도착했다.그곳은 완전히 황폐해져 있었다.땅에는 아직도 말라붙지 않은 핏자국이 선명했다.주변에는 수많은 요수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그중 가장 많은 것은 몸길이가 무려 3~4미터에 달하는 순백의 털을 가진 커다란 늑대들이었다.또 하나는 온몸이 새까맣고 사자와 돼지를 섞어놓은 듯한 괴상한 짐승이었다.부영록이 땅에 쓰러진 늑대의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건 설도 늑대야. 얼음 속성을 가진 요수지.”부영록은 다시 검은 괴수를 가리키며 덧붙였다.“이건 혈아마돈인데 공격력이 아주 강해.”부영록은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하듯 말했다.“보아하니 네 여자의 실력이 만만치 않은데? 혼자서 이렇게 고등급 요수들을 쓰러뜨린 걸 보면 적어도 분신 단계의 고수일 가능성이 커.”“분신?”임건우는 의아해하며 반문했다.“그 정도로 강하다고?”임건우도 알았다.당자현이 그를 떠나 비밀 경지로 들어갈 당시 그녀는 정신력을 조금 다룰 줄 아는 수준에 불과했다.그나마도 임건우가 우연히 얻은 정신력 수련법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었다.사실, 그녀는 제대로 된 수행자조차 아니었다.닭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약했었
이 순간, 독수리 학원의 모든 학생들이 공포에 떨며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너무도 끔찍했고 너무도 강력했다.이런 존재는 애초에 이곳에 있어선 안 될 존재였다.마치 규칙을 깨는 반칙자처럼 보였다.표범 요괴에 치인 학생들과 교사들은 그야말로 불운의 극치였다.한 번이라도 접촉하면 죽음은 피할 수 없었고 반항할 틈조차 없었다.표범 요괴는 본래의 모습을 드러냈는데 온몸이 금빛으로 빛났고 몸집은 마치 빌딩만큼 거대했다.그의 긴 꼬리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와 같아서 한 번 휘두르면 높은 건물이 무너지고 산이 갈라졌다.피난처에 숨어 있던 학원생들조차도 대지를 울리는 진동을 느꼈다.마치 강력한 지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모든 것이 끝난 후, 학생들이 피난처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이 본 광경은 경악 그 자체였다.고층 건물은 부서져 있었고 땅은 꺼져 있었다.연혼탑 근처의 지면은 무려 10미터 이상 내려앉았다.유일하게 온전한 것은 연혼탑 아래의 지반뿐이었다.탑은 거대한 그릇 모양의 깊은 구덩이 한가운데에 홀로 서 있었다.이 소식은 곧 독수리 학원 상층부와 연호 정부의 고위층에게 전해졌다.곧이어 조사관들과 연구원들이 독수리 학원에 몰려와 각종 장비를 들고 현장을 조사하며 데이터를 분석했다.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연호 대재앙이 다가오고 있다.그 요괴의 파괴력은 도를 넘어섰다.도겁 단계를 넘어선 존재일 가능성이 컸다.고대 결계 너머 요괴족 중에서도 최강자이며 지위가 높은 존재로 보였다.이번에 연호에 나타난 것은 정보를 탐색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컸다.20분 후, 연호 정부, 독수리 부대, 독수리 학원, 그리고 각계 군사 준비 측이 긴급회의를 열었다.이때 방금까지 현장에 있던 독수리 학원의 한 고위층이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잠깐, 뭔가 이상합니다. 여러분, 그 표범 요괴가 떠나기 전에 한 말을 기억하십니까? 그는 자기 아내를 온전한 상태로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암표범은 중상을 입고 영혼탑에 갇혀 있습니다. 오래 버티지 못할
도중에 학원의 여러 교수가 급히 달려왔지만, 그들 역시 하나도 빠짐없이 늙은 표범 요괴에게 처참히 죽임을 당했다.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말았다.독수리 학원 전체가 비명과 공포로 뒤덮였고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학원 포럼에는 혼란과 두려움의 글들이 폭발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쾅! 쾅! 쾅!학원의 비상 경고 종이 빠르게 울리기 시작했다.이 종소리는 학원이 극도의 위험 상황에 부닥쳤을 때 발령되는 1급 경보였다.학원 내에 있던 강주은도 그 경보를 들었다.“어서 피난처로 가자!”누군가가 강주은의 손을 잡고 바깥으로 뛰어갔다.독수리 학원은 초강력 적이 출현했을 때를 대비해 비상 대피소를 운영하고 있었다.학생들은 그곳으로 몸을 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같은 시각 연호 고위층과 독수리 부대에도 긴급 정보가 전해졌다.독수리 부대의 최고 통령인 양용진 역시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도대체 누가 독수리 학원에서 이런 학살극을 벌이는 거야? 미쳤어?’양용진은 즉시 독수리 부대의 정예 병력을 대량으로 학원에 파견했다.한편, 늙은 표범 요괴는 이미 연혼탑을 찾아낸 상태였다.그는 자신의 와이프가 그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여옥, 여옥아!”그는 애타게 부르짖었다.연혼탑 안에서 최근 번개와 불꽃의 힘이 더 강해졌다.갓 출산을 마친 어미 표범 여옥은 인간들에게 붙잡히고 심한 상처를 입어 이미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다.여옥은 힘겹게 속삭였다.“여보, 날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을 찾아요, 아이들...”“여옥! 아이들은 찾았어! 다섯 마리가 있더군!”“뭐라고요? 다섯 마리요? 우리 아이들은 일곱 마리인데요?”“뭐라고? 두 마리가 없단 말이야?”표범 요괴는 즉시 새끼 표범을 팔던 상인을 붙잡아 다그쳤다.“말해! 나머지 두 마리는 어디에 있지?”상인은 공포에 떨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저, 저도 몰라요. 그건 우리 삼촌이 가져온 건데 아마... 다른 사람에게 준 거 아닐까요?”“으악!”표범 요괴는 더
“세상에, 세상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저 노인은 대체 뭐야? 이렇게 대담할 수가 있어? 우리 독수리 학원의 집행대를 죽이다니 정말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 건가?”거래소는 순식간에 술렁거렸다.독수리 학원은 본래 전쟁터에 나갈 학생들을 훈련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라 싸움 자체에 익숙한 학생들이 많았다.그러나 노인의 이러한 행동은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학원 내부에서 집행대를 살해하다니 아무리 강한 존재라도 그 결과는 비참할 게 뻔했다.곧이어 다른 집행대원들이 달려왔다.그들은 노인을 체포하려고 했지만, 이건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었다.한 발차기로 집행대원을 폭살시킨 노인을 그렇게 쉽게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노인의 마음속엔 지금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그 살기는 마치 별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사방을 뒤덮었다. 그런 그에게 달려든 집행대원들은 그야말로 제 발로 지옥문을 두드린 셈이었다.노인은 발을 세게 구르며 땅을 울렸다.그러자 땅에서 날아오른 돌조각들이 노인의 요력을 머금고 날아갔다.퍽! 퍽! 퍽!돌조각은 총알보다도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며 집행대원들의 이마를 관통했다.이내 피가 흘러내렸고 그들은 단숨에 전원 사망했다.순식간에 현장은 정적에 휩싸였다.표범을 팔던 상인은 입을 떡 벌린 채 얼어붙었다.‘이건... 대체 뭐야? 저 노인은 무슨 존재란 말인가?’영초를 팔던 상인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저렇게 강하고 무자비한 사람이었다니... 내가 방금 그를 그렇게 비꼬았는데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도 기적이군.’노인은 그런 상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그러더니 표범을 팔던 상인의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며 으르렁댔다.“데리고 가서 찾아. 한순간이라도 더 지체하면 네놈은 살아 있는 걸 후회하게 될 것이다.”“으악!”상인은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렸다.얼굴은 창백해졌고 더는 반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그는 공포에 떨며 급히 대답했다.“연... 연혼탑이에요! 연혼탑에 있습니다!”“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