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는 한대 단단히 얻어맞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의아한 눈길로 유가연을 바라보았다.이청하도 옆에서 놀라 소리쳤다."아! 왜 때리세요?”이에 유가연은 이청하를 차갑게 쏘아보며 말했다. "내가 내 남편한테 손대는데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우리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고, 당신은 기껏해야 제삼자일 뿐이에요."이때 마침 한 간호사가 이청하를 찾으러 왔다가 들려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 간호사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빅 뉴스! 강주 신의의 손녀, 제일 병원의 여신이 제삼자가 되다니!!!’임건우는 그 간호사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급히 유가연을 끌어당겼다. "헛소리하지 마, 나는 이 선생님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이거 놔! 그럼 방금 뭐 하고 있었어? 내가 뭐 헛것이라도 보았다는 거야?”이쪽의 소란에 다른 간호사 몇 명이 찾아왔다. 임건우는 일이 더욱 커지기 전에 빨지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유가연을 끌고 밖으로 나가며 한편으로 이청하 쪽으로 말을 남겼다. "이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 그럼, 저의 엄마 좀 잘 부탁드릴게요! 우리 집 가연이가 정신 나간 장모님의 말에 속은 게 분명해요, 제가 바로 데려갈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 선생님.”그는 이청하에게 나쁜 소문이 돌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거의 강제적으로 유가연을 끌고 떠났다. 그러고는 아무도 없는 계단 입구에 도착했다.임건우가 유가연을 놓아주기도 전에, 그녀는 그의 팔을 한입 힘주어 깨물었다. 그러면서 눈을 붉혔다. 임건우는 그녀의 이런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질투심이 가득한 걸 보면, 여전히 날 마음속에 두고 있구나? 장모님께서 또 뭐라고 하셨어? 뭐 내가 이 선생과 사귀기라도 한다? 지금 동거하고 있다? 지연이도 옆에서 같이 뭐라고 했지? 가연이 넌 이 말들을 다 믿어?""아니.....""그럼 됐어, 장모님께서 한 두번 그러시는 것도 아니고....""그런데 방금 내 두 눈으로 직접 봤어."임건우
임건우는 차 밖에 나가서 전화를 받고 싶었지만, 그게 더 이상할 것 같았다."이 선생의 전화야, 전에 약을 처방을 내려달라고 부탁했거든.""스피커폰 켤 수 있어?""못할 게 뭐가 있어?"임건우는 스피커폰을 켜고 먼저 말을 건넸다.“이 선생님, 안녕하세요.”"왜 자꾸 이 선생이라고 불러요? 병원 밖에선 그냥 제 이름 불러요."이청하의 애교 부리는 듯한 말이 전해왔다. 임건우는 이 말에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유가연의 얼굴을 보니 이미 살기가 감돌고 있었다."아... 그러니까... 저기, 무슨 일 있어요?""그냥 물어보고 싶어서요, 혹시 괜찮아요?" "네, 저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전처분이 매우 사나우시던데, 방금 깜짝 놀랐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미 이혼한 거 아닌가요?"이 말에 유가연은 더는 화를 참지 못하며 휴대폰을 빼앗았다."아니 전처라니? 누가 전처라는 거예요? 우리는 이혼한 적도 없고, 이혼할 생각도 없으니 그만 단념하세요! 의사로서, 남의 가정을 파괴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세요?"임건우는 심장이 떨리며 안 좋은 느낌이 들었다. 강주 신의의 손녀인 이청하는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며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이었지만, 그녀도 유가연의 말에 더는 참지 못하고 반박하듯 말했다. "건우 씨가 당신 집에서 어떤 날들을 보내왔는지, 정말로 모르시는 거예요? 아내의 의무를 하지 못할지언정, 아직도 건우 씨를 붙잡고 이것저것 시켜 먹는 건 정말 이기적인 거예요! 당신은 건우 씨에게 어울리지 않아요!""내가 어울리지 않으면? 네가 어울려?"유가연은 정말 미치는 것 같았다. 이청하는 유가연의 말이 끝나자 일부러 콧방귀를 뀌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임건우는 식은땀이 났다. 그는 속으로 고통스럽게 외쳤다.‘아이고 이 선생님! 이 마마님! 제발 그만 말하세요, 지금 제 발밑에 지뢰를 묻는 것과 뭐가 다를 게 있어요?!!’"너 정말 뻔뻔하구나!"유가연은 화가 나서 이렇게 소리치
심수옥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돌아온는 유가연의 모습에 속으로 은근히 기뻤다."어때? 이제 증명됐지? 엄마 말을 안 믿더니... 이제 됐어, 내일 바로 이혼 절차 밟아.”"누가 이혼한대요? 절대 안 헤어져요!""아이고, 우리 딸 귀신에 홀린 거 아냐? 이런 상황에 이혼하지 않겠다니, 그 녀석이 뭐가 좋다고 그래? 이 세상 남자들 다 죽었어? 엄마가 보기엔 호진이가 널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엄마가 내일 호진이한테 찾아갈게.”"엄마! 제발 좀! 그 자식이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잊었어?""그래도 건우 그 쓸모없는 자식보단 낫지 않겠어? 어디서 바람이나 피우고 다니면서!"유가연은 화를 가까스로 참으며 밥도 먹지 않은 채 말없이 계단을 올라갔다.저녁 일곱 시,유가연은 비서인 진소미의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방금 본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내일 오전 9시에 우리 지사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합니다. 세 명의 이사님도 참석하신다는데, 모든 지사장급 이상은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합니다. 회의 장소는 2동 3호 회의실입니다.”"그래, 알았어."유가연은 전화를 끊고 머리를 문지르며 강한 피로감을 느꼈다.’할머니께서 화나셔서 무슨 처벌이라도 주시려는 게 분명해, 내일 어떻게 될지....’9시, 임건우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11시, 임건우는 전화도 하지 않은 채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이 자식, 설마 진짜 그 여의사랑 같이 있는 건 아니겠지? 아까 차에서 쫒아내는 게 아니었나?’유가연은 도저히 참다못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디 있어?”"당연히 집이지!""집 같은 소리는, 너 혹시 그 여의사 집에 있는 거 아니지?""그럴 리가, 내가 말했잖아, 난 그 의사 선생님이랑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지금 집에서 엄마 돌보는 중이야.""어? 어머님이 퇴원하였어?""응, 잠에서 깨셨어, 상태고 괜찮으시고 해서 그냥 퇴원했어.""어머님이 깨셨는데 왜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쫓겨나
’진소미가 날 배신하다니.....’유가연은 화가 났다. 진소미는 그녀가 직접 고용하여 매니저급 대우를 줬을 뿐만 아니라, 생활에서도 큰 도움을 줬고, 인터넷 대출까지 대신 갚아주었다.하지만 그녀는 유여정 편에 섰을 뿐만 아니라 이런 치졸한 수단을 써서 지신을 중요한 회의에서 망신당하게 했다. 이것이야말로 늑대 새끼를 키운 격이었다.유여정은 바로 회의를 진행하는 유창민의 딸이자 유가연을 대신하여 지사장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이다. 그녀는 유가연을 보며 비웃는 듯 입을 열었다."비서가 잘못 전달했을 리가, 틀림없이 늦잠을 잔 거겠지. 아이고, 그날 임건우 씨가 천억 원짜리 계약을 가져왔다가 결국 너 때문에 다 무효가 됐잖아! 혹시 그게 미안해서 매일이다시피 너희 집 그 쓰레기랑 같이 있는 건… ? 그래도 너무 좋아하지 마, 회사 일도 중요하지, 안 그래? "“입 함부로 놀리지 마. 게다가 넌 회사 이사장도 아니고 우리 지사 사람도 아니잖아? 여기 앉아 있을 자격 없어. 그러니 그만 나가줘."유가연이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탁탁!이때 유창민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유가연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나가야 할 사람은 너다. 이제부터 넌 지사장이 아니야. 네 자리는 여정이가 대신할 거야!"그러자 유여정이 곧 일어서더니 주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유여정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자 웃는 표정으로 유가연을 바라보았다. 이때 유창민이 먼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몇몇 이사들도 따라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지사 사람도 서로를 쳐다보더니 따라서 하나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둘째 큰아버지, 저는 지사의 지사장이에요. 사장 자리는 큰아버지 말 한마디로 바뀔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요?"유가연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 줄 알았다. 이건 본사에서 내려온 지시다. 여기, 모든 이사장의 서명이 다 적혀있다. 어디 두 눈 똑똑이 뜨
말을 마친 유가연은 곧 돌아서서 회의실을 떠났다.곧 '유가연을 대신 유여정이 사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단체 메일이 사원 한 명 한 명의 우편함으로 전해졌다. 많은 사람은 이 임명이 유가연에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유가연을 따라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해온 사원들은 회사를 차근차근 키워나가며 심혈을 기울인 유가연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다.그러나….유가연이 물건을 정리하여 떠나는 동안 배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마치 그녀를 보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오는 찰나, 유가연의 눈시울이 마침내 붉어졌다.그녀는 입구에서 진소미와 마주쳤다."내가 널 그렇게 잘해줬는데, 왜 날 배신한 거야?""좋은 새는 나뭇가지를 골라 앉는 법입니다. 저를 탓하지 마세요. 당신이 유씨 가문에서 처한 위치가 너무 낮은 걸 탓해요."유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후에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당연히 후회 안 해요. 그럼 잘 가세요!"말을 마친 진소미는 치마 아래 작은 엉덩이를 흔들면서 하얀 하이힐을 밟으며 거만한 태도로 떠났다......한편, 유씨 건자재 본사에서.....예쁘장하게 생긴 비서 한 명이 급급히 사무실 문을 두드리며 안에 앉아 있던 유홍민에게 말했다."사장님, 이슈가 생겼어요. 방금 마케팅팀 쪽에서 소식 전해 받았는데 문성부동산이 우리 유씨 건자재와의 재계약을 취소했답니다.""뭐라고?"홍민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문성부동산은 강주에서 가장 큰 부동산 회사로서 최근 성북의 4군데의 땅을 연달아 사들였는데 그 면적이 30만 평을 넘는다. 성북을 주택, 상업, 음식, 복합 단지 등을 포함한 강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수요되는 건축 자재는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문성부동산의 건자재 공급계약은 강주의 모든 건자재 업체가 꿈꿔왔던 거라 할 수 있다, 하지반 유 씨 그룹이 이미 문성부동산과 손을 잡고 있어 그들은 침만 삼키고 있는
"뭐? 문성부동산 주성문 사장의 딸이라고?"유가연은 건축건자재 사업을 하고 있고, 유씨 집안 이윤의 70%가 문성부동산에서 나오고있기에 주성문을 모를 수가 없었다. 다만 주성문은 아직 그녀를 모르고 있을 뿐이다. 유가연은 너무 놀라 그저 멍하니 주지민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이때 주지민이 유가연을 바라보며 애티난 목소리로 물었다."아줌마가 건우 삼촌 와이프인가요? 이혼한 거 아니었어요?"유가연은 다시 어리둥절해졌다."네가 어떻게... 지민아, 내 이름은 유가연이야. 날 가연 이모라고 부르면 돼. 이모는 건우 삼촌이랑 이혼하지 않았어."이 말에 주지민은 갑자기 입을 삐죽 내밀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이혼을 안 했다고요? 그럼 나 삼촌과 결혼 못 하잖아요, 짜증 나!"유가연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때 임건우가 옆에서 말했다."어린애가 이혼이고 결혼이고 어떻게 알겠어, 그냥 무시해."“누가 모른다고 그래요? 나도 알아요, 결혼하면 같이 자는 거죠? 우리 유치원의 김소명은 나랑 결혼하고 싶어 하는데 난 싫다고 했어요. 갠 바지에 오줌을 싸는데, 함께 자면 내 치마에 오줌을 쌀까 봐 걱정돼요."주지민의 순진한 말에 임건우와 유가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차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가연은 심수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심수옥은 딸이 면직되었다는 말을 듣고 마치 가마 속의 개미처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이것은 그들 모녀 셋의 돈줄이 끊긴 것과 마찬가지다. "가연아, 너 회사에서 잘렸다며? 정말이니? 아니지? 엄마 좀 놀라게 하지 마!"폰에서 들려오는 심수옥의 말을 똑똑히 전해 들은 임건우는 의아한 듯 유가연을 바라보았다. 이에 유가연이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네, 정말 잘렸어요.”순간, 심수옥은 갑자기 꼬리를 밟힌 것처럼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이젠 어떡하면 좋아, 이제부터 밥도 못 먹게 생겼구나. 설마 여기저기 구걸하며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 모두
유가연은 눈을 깜빡이며 놀랍기도 하고 믿기지도 않았다. 우나영이 생생하게 살아있는게 눈앞에 보이다니..... 옆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 있었는데, 남자는 사진에서 본 적이 있는 주성문이였고 용모가 단정한 여자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바로 주성문의 부인인 양홍미였다.지금 주성문과 양홍미는 우나영을 도와 채소를 다듬고 있었다. 이 장면을 본 가연은 놀라서 하마터면 턱이 떨어질 뻔했다."어머니, 진짜 다 나으셨네요? 정말 잘됐어요!”"가연아. 오기만 하면 되지, 뭘 이렇게 가득 사 왔어?"우나영이 웃으며 말했다. 우나영은 원래 유가연에게 불만이 많았다. 하나뿐인 귀한 아들이 유 씨네 집에서 머슴 노릇을 하고 있는데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임건우가 그건 단지 소문일 뿐, 다 못난 자기 탓이고, 특히 유가연은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자기 가슴까지 찔렀다고 말하자 화가 풀렸다."건우 동생, 이리 좀 와봐, 내가 요리할테니 옆에서 좀 도와줘."양홍미는 웃으며 임건우를 끌고가면서 지민이보고 아빠한테 찾아가라고 했다.‘건우가 어떻게 주성문가족과 이렇게 친할 수 있는거지?’......한편, 유여정은 비서 진소미를 데리고 신심 가득히 문성부동산으로 향했다."소미야, 내가 너를 데리고 온 것은 너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야, 절대 날 실망하게 하지 마, 설사 잠자리를 같이하자는 요청받더라도 넌 절대 물러서면 안 된다. 이번 계약이 체결되면 너에게 보너스로 1억을 줄게, 알았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사이좋은 자매가 되는 거야."진소미는 이를 악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문성부동산 현관 앞에 도착하자마자 쫒겨나고 말았다. 경비원은 유씨 건축자재라는 말을 듣고 바로 그들을 내쫓았다."어서 가세요, 문성부동산은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습니다."유여정은 곧 진소미에게 눈짓했다."오빠, 무슨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린 유씨 건축자재에서 왔어, 문성부동산과 아주 친밀한 협업 관계란 말이야."눈치를 알아챈
이게 만일 주성문이 유가연을 만나기 전이라면 그는 바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임건우와 유가연이 화해한 상황이라 임건우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다. 임건우는 주성문이 그를 위해 이렇게까지 일을 해줄 줄을 생각지도 못했다. 주성문의 말을 듣고 의아해하던 임건우는 유여정의 이름이 나오자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방금 가연이가 유씨 건자재에서 해임당했는데 그 자리를 대신한 사람이 바로 이 유여정인 것 같아요.""그래?"주성문은 유가연이 유씨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유씨 건자재에서 해임당했다니 무척 놀랐다."이 일은 내 탓이에요. 며칠 전 유씨 가문 할머니한테 미움을 샀는데, 지금은 가연이가 나 대신 화를 입고 있는 셈이죠."임건우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바로 이때 임건우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고, 유지연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임건우는 머뭇거리다 결국 전화를 받았다."임건우. 우리 가연이가 너쪽에 있는거야?"심수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 있어요? 없으면 이만 끊겠습니다.""아니, 끊지 마, 큰일 났어. 가연이가 해임당했어. 할머니가 말씀하셨는데, 유씨 집안 사람중 누구라도 문성부동산과의 계약을 따내면, 그를 유씨 건자재의 차기 사장으로 만들겠다네. 유씨 지분의 10%를 가질 수 있다고 가연한테 꼭 얘기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집도 망하고, 너도 망하고, 네 엄마도 망하는 거야, 알아들었어?”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성문한테도 다 들렸다."유씨 건자재 퀄리티는 괜찮은데, 음...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어!"주성문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이윽고 유여정은 주성문의 목소리를 들었다."들어오세요! 8동에서 기다릴게요."유여정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격동됐다.‘이건 좋은 조짐이야. 시작이 절반이라고,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다.’진소미도 흥분해서 어쩔 줄 몰랐다. 마치 10억이 이미 자기를 향해 손짓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미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상상하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