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행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중행은 팔을 들어 이리저리 살펴보며 자신의 팔이 정말로 다시 붙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그리고 그것뿐만 아니라 임건우가 자신의 몸에 주입한 금단의 힘도 함께 작용하고 있었다.원래 하중행은 현자급 초기 단계였고, 이제 막 현자급 중기로 진입하려던 참이었다.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그 금단의 힘이 하중행의 경맥 속을 거침없이 질주하며 그동안 막혀 있던 몇몇 혈도를 뚫기 시작한 것이다.퍽!가벼운 소리와 함께 하중행은 임건우의 힘이 자신이 그토록 돌파하지 못했던 혈도를 단숨에 뚫어버리는 것을 뚜렷하게 느꼈다.그리고 마치 도미노처럼 퍽하는 소리와 함께 경맥의 혈도가 잇따라 뚫렸다.하중행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자신이 현자급 초기에서 곧바로 중기로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멈추지 않고 곧바로 현자급 후기로 넘어간 것이다.그 강력한 에너지가 점차 소멸하며 마침내 사라졌다.하중행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하중행은 임건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 나 돌파했어요?”임건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축하해요!”하중행은 크게 소리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수위의 돌파가 이렇게나 쉽게 이루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하중행은 임건우를 깊이 바라본 뒤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숙였다.임건우는 깜짝 놀라 서둘러 하중행을 부축하려 했다.그러나 그 순간, 하중행이 진심으로 무릎을 꿇자 임건우의 금단에 또다시 변화가 일어났다.그 금빛 털 한 가닥이 금단 속에서 녹아내리더니 금빛 물방울로 변했다.그 물방울은 여전히 금빛을 띠고 있었지만 털 한 가닥에 비해 훨씬 더 큰 부피를 자랑했다.그리고 그 금빛 물방울이 생긴 순간, 임건우는 즉시 알아차렸다.“이건... 대위신력!”“이런 세상에, 지장왕의 대위신력이 이렇게 생기는 거였어! 도대체 이건 수위로 얻을 힘이 아니었어!”하지만 지장왕이 임건우에게 준 세 가지 법보와 전투 기술은 모두 대위신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짧은 시간 내에 그
“잠깐,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할 거예요?”“또 무슨 마법 같은 걸 쓰는 거 아니겠죠?” 진남아가 임건우의 손을 붙잡았다.진남아는 사실 임건우를 따라가고 싶었지만 자신의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따라가 봤자 임건우에게 짐이 될 뿐이었다.임건우가 있는 곳은 이미 자신이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있었다.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그러면서도 그녀는 이 늑대 요괴들이 갑자기 난동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임건우는 늑대 요수들을 바라보았다.하나같이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 낮은 소리로 으르렁거렸다.이런 상황에도 무릎 꿇고 구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임건우가 예전에 만났던 여우 요수 후연아 남매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이 요수들은 이미 배혈교의 마력에 의해 마음이 완전히 부패해 영원히 노예로 전락한 것이었다.다시 교화시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임건우는 결단을 내렸다.“살려둬 봤자 해를 끼칠 뿐이니 죽이자!”하중행은 가장 단호했다.칼을 들어 한 마리 늑대 요수의 목을 단칼에 잘라버렸다.피가 솟구쳤다.그리고 그 늑대 요수는 곧 죽음을 맞이했다.그런데 그 순간, 임건우는 또다시 한 가닥의 금빛 털이 그 죽은 늑대 요수의 몸에서 날아 나와 번개처럼 자신의 몸속으로 들어가 금단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털은 곧바로 대위신력으로 변환되었고, 그 과정에는 아무런 지체도 없었다.“이게 대체 뭐지?”임건우는 이해할 수 없었다.앞서 하중행이 자신에게 소원을 빈 것은 원력이었고 그 원력이 지장왕의 교리와 맞아떨어져 금빛 털로 변한 뒤 대위신력으로 전환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늑대 요수는 자신에게 원력을 제공한 적이 없었다.그런데 왜 대위신력으로 변환된 것일까?임건우가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하중행은 또 한 마리를 죽였다.그 즉시 또 한 가닥의 금빛 털이 몸속으로 들어와 대위신력으로 변환되었다.다만 이
임건우의 손가락이 이미 그 혈운에 닿았고 그 순간 유령혈독이 곧바로 임건우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이를 본 여민지는 깜짝 놀라서 임건우를 붙잡고 여기저기 살피며 말했다.“건우 씨, 이런 걸 어떻게 만질 수 있어요? 큰일 날 수 있다고요! 이 독은 굉장히 강력해요. 보통 사람이 닿으면 바로 전염된다고요. 괜찮아요? 대체 어떻게 해야 하죠?”임건우는 눈을 감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자신의 몸을 내관하자, 유령혈독이 몸 안으로 들어간 순간, 금단 속에 있던 아주 미미한 양의 대위신력이 순식간에 금빛으로 변해 튀어나오더니 유령혈독을 감싸서 금단 안으로 끌어들이고 곧바로 삼켜버렸다.잠시 후, 임건우는 대위신력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전까지의 양이 대략 12포인트 정도였다면, 이제는 14포인트가 되었다.한 덩어리의 유령혈독이 2포인트의 대위신력으로 변환된 것이다.꽤 괜찮은 성과였다!그런데 여민지와 진남아 등은 임건우를 걱정하며 속으로 손에 땀을 쥐고 있던 와중에 임건우는 갑자기 손을 뻗어 또 다른 유령혈독 덩어리를 잡아 금단 속으로 흡수해 다시금 대위신력으로 전환했다.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넋을 잃었다.이건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점점 더 과감하게 행동하는 임건우를 보고 중독되어 제정신이 아닌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스승님, 진짜 스승님 맞으세요?”진남아가 조심스레 물었다.임건우는 진남아의 하얀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기며 말했다.“물론이지. 내가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한 거야? 걱정하지 마. 이 정도 유령혈독으론 날 어쩔 수 없어! 오히려 이런 독이 더 많이 있으면 좋겠어.”여민지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건우 씨, 유령혈독을 두려워하지 않으시다니,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하죠?”임건우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이 유령혈독의 양이 너무 적어서 큰 위협이 되지 않아. 오히려 내 수위에 도움이 될 정도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지금 당장 모여 있는 본거지로 가자. 분명 유령혈독이 잔뜩 있을 거야.”
“이건 대체...” 임건우는 다가오는 무리를 보며 기분이 한층 더 나빠졌다.눈앞에 다가온 자들은 50명이 넘었다.그중 절반은 늑대 소녀와 비슷한 요수들이었는데 수위 상태는 높지 않았고 심지어 화형을 유지하는 것조차 불안정해 보였다.특히 몇몇은 반인반요의 모습으로 아주 괴이했고 꼬리를 끌고 다니는 자도 있었다. 입고 있는 옷 역시 엉망이었다.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인간이었다.이들 또한 시장에서 만났던 쌍둥이와 비슷하게 타고난 특별한 혈통을 지녔지만 배혈교의 독에 중독되어 본성을 잃어버린 자들이었다.그뿐만 아니라 몸은 이미 변형되기 시작해 머리카락은 바싹 말라 빠졌고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된 상태였으며 얼굴에는 기이한 마문이 가득했다.“건우 씨, 이 마을은 이미 완전히 함락되었어요.”여민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 인간들과 요수들은 이미 아수라족한테 동화된 상태예요. 아직 완전히는 아니지만 돌이킬 수 없게 되었어요.” 임건우의 눈에 슬픔이 서렸다.임건우는 말했다.“민지야, 넌 고대 결계의 저편에 전부 이런 요수들만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본 적 있어? 만약 그렇다면 이미 고대 결계 안은 아수라족한테 장악된 것이고 심연 또한...”임건우는 지금 가나절에서 지장왕의 불상 앞에서 봤던 과거의 격전을 떠올렸다.불사족과 아수라족은 협력 관계였고 연합해 인간을 상대했다.그리고 배혈교도 그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이렇게 되자 임건우의 머릿속에 있던 정보들이 점차 명확해졌다.‘배혈교는 아수라족이 인간 세계에 침투한 세력이었던 걸까? 궁극적인 목적은 고대 결계를 완전히 깨부수고 인간 세계를 침략하는 것이었을지도 몰라.’“큰일이네.”임건우는 이 생각에 이르자, 마음속의 불안감이 더욱더 커졌다.바로 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귀에 울려 퍼졌다.“36번, 지금 뭐 하는 거야? 고대 혈맥도 없는 두 명의 범인을 데려왔잖아. 죽고 싶어?”그 순간, 한 여자가 걸어 들어왔다.그 여자의 얼굴을 본 순간, 임건우의 몸이 심하게 흔들렸고 얼굴 가득한 충격과 함
고수아는 명령을 내린 후,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고수아에게는 아직 다른 일이 남아 있는 듯했다.곧바로 동화된 요수들과 특수 혈맥을 지닌 자들이 임건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아이고. 이제 정말 대대적인 학살을 벌일 수밖에 없겠네! 내가 지옥에 들어가지 않으면 누가 들어가겠는가, 아미타불!”임건우는 순식간에 몸을 움직여 유룡처럼 빠르게 날아들었다.오른손에는 견곤검, 왼손에는 지장십륜주가 있었다.늑대 소녀가 임건우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날카롭게 덤벼들었다.“지장십륜주, 성제광명인!”쾅!임건우가 견곤검을 다시 한번 휘두르자, 늑대 소녀의 머리가 순식간에 날아갔다.“첫 번째야!”임건우는 늑대 소녀의 시신에서 흩어진 유령혈독을 한입에 삼키며 말했다.“늑대 소녀, 편히 가. 나중에 네 부족을 만나면 그때는 특별히 봐줄게.”그 순간, 여민지는 푸른빛으로 변해 임건우의 몸으로 들어갔다.즉시 응룡갑옷이 활성화되었다.퍽!임건우의 견곤검이 10미터 길이로 확장되며 큰 소리를 내며 또 한 요수를 허리부터 두 동강 냈다.“두 번째야!”하지만 이들 요수들은 유령혈독에 동화되어 아수라족의 일부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그들은 피를 갈망하고 싸움을 좋아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데다 고통이란 감각조차 없었다.50명 넘는 자들이 한꺼번에 달려드니 정말로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삼계사명, 귀신들아 명을 받들어라, 변신!”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종이 인형들을 뿌려 적들의 전투력을 분산시켰다.그 후, 엽지원을 불러내어 도움을 요청했다.퍽퍽!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기 시작했다.임건우의 몸 안에 대위신력이 점점 더 많이 쌓였다.알고 보니 이들 몸 안에 있는 유령혈독의 양은 제각각이었다.그리고 처치할 때마다, 임건우 역시 대위신력을 얻을 수 있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임건우는 피할 수 없는 상처를 입기 시작했다.“건우 씨, 이 녀석들 정말 강해요! 건우 씨의 숙모는 아직 손도 안 댔는데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전멸할지도 몰라요
임건우는 소리가 난 쪽을 보았다.‘헉!’마지영이었다!마지영은 수위가 아주 약했다.미친 요수과 혈맥 변이자들에게 쫓기다 한 대라도 맞으면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려와 임건우를 돕겠다고 적에게 뛰어들었다.“가! 어서 가!”임건우는 마지영에게 큰 소리로 외치며 이 혼란에 휘말리지 말고 빨리 떠나라고 했다.하지만 마지영은 임건우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았다.마지영은 몇 마리 요수를 향해 곧장 돌진했다.“용신의 명령을 받들고 귀신의 힘을 빌려 모든 사악함을! 없애!”쾅!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이 요수들은 유령혈독에 동화되어 힘이 강하고 방어력도 높았다.요수들의 몸에는 이미 아수라족의 특성이 보이기 시작했고 일반 공격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절반 이상이 면역되어버리니 임건우가 불공을 사용해 상대로 하지 않았으면 벌써 포위당해 죽었을 것이다.마지영은 한 요수에게 한 방 맞고 멀리 날아갔다.마지영은 공중에서 피를 토했다.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곧장 몸을 날려 마지영을 받아 안았다.이때, 요수들이 다시 다가와 두 사람을 포위했다.“지영아!”멀지 않은 곳에서 한 인물이 날아와 나타났다.바로 마지영의 어머니 마정희였다.마정희는 자신의 소중한 딸이 다친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분노했다.“용신 강림!”마정희는 외치며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었다.마정희는 손바닥을 뒤집어 길이 20미터에 달하는 대검을 꺼냈고 인간형 맹수처럼 신이 막아도 베어내고 부처가 막아도 부숴버렸다.마치 수박을 썰듯 몇 번의 숨 고르기 사이에 그 무리를 모조리 베어버렸다.“헉!”임건우는 마지영을 안은 채 두 발이 굳어버리고 멍해졌다.임건우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뒤엉키며 세상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마지영의 엄마, 너무 강한 거 아니야? 이교림보다 더 무섭잖아!’마정희는 큰 소리를 내며 손에 든 20미터 대검을 땅에 던졌다.헐떡이며 숨을 고르고는 말했다.“아이고, 허리가 끊어지겠네. 이놈들 방어력이 왜 이렇게 높아? 고대 결계의 고희
그런데 뜻밖에도 마지영이 말했다.“안 돼. 우리 엄마는 지금 움직일 수 없어.”임건우는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뭐가 움직일 수 없어? 너희 엄마한테 움직이라고 한 것도 아니잖아. 너만 움직이면 되잖아.”“나도 못 움직여.” 임건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마지영이 설명했다.“우리 엄마는 지금 우리 구마용족의 비술을 쓰고 있어. 앉아서 회복하는 비술인데, 지금 이 상태에서는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할 수 없어. 어디로도 갈 수 없어.”임건우는 그 말을 듣자 아주 멍해졌다.“이런 비술도 있어? 앉으면 일어날 수 없게 되는 거야? 엉덩이가 땅에 붙은 거야?”마지영의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말했다.“우리 엄마는 지금 기운이 지맥과 연결되어 있어서 중간에 끊어질 수가 없어. 이게 이 비술의 단점이야. 근데 다행히도 30분만 지나면 엄마의 모든 내공이 회복될 거야.”“근데...”더 말할 새도 없이, 고수아가 다시 나타났다.고수아는 땅에 흩어져 있는 난장판의 시체들을 보자마자 즉시 분노를 폭발시키며 강한 마기를 내뿜는 피눈으로 임건우와 마씨 모녀를 노려보며 사납게 외쳤다.“내 부하들을 모조리 죽였어? 이거 다 너희 두 계집애 짓이야?”고수아는 임건우가 고작 무술 좀 배운 정도라 생각하며 자신의 부하들을 상대할 수 없다고 여겼기에 당연히 갑자기 나타난 두 여자가 범인일 것이라 확신했다.고수아는 크게 외치자 뒤에 거대한 마신의 환영이 떠올랐다.아직 바로 공격하진 않고 대신 임건우를 노려보며 말했다.“임건우, 네가 많이 놀랐겠지. 내가 어떻게 이 정도로 변할 수 있었는지 말이야? 이건 천명이야! 넌 태어날 때부터 천하디천한 운명을 타고났고 임씨 성을 가질 자격조차 없어. 넌 버림받은 자의 아들이야!”“지금 너한테 그 차이를 알려줄게!”임건우는 마정희를 슬쩍 보며 속으로 급해졌고 욕이 절로 나왔다.‘아니, 이 여자가 도대체 뭔 생각을 하는 거야?’자신이 앉아서 회복하는 비술을 써야 해서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알았으면 처음부터 초강력 기술을
“아니, 뭐야 이 상황?” 임건우는 눈앞의 상황에 완전히 얼이 빠졌다.마정희는 땅에 앉아 기를 회복하고 있었는데, 고수아가 내리친 강력한 공격에도 아무런 일도 없었다.반전이 너무 심해 이해하기 어려웠다.마정희는 아무 일도 없었고 오히려 고수아가 날아가 버렸다.게다가 고수아는 바닥에 쓰러지더니 연거푸 피를 토했다.고수아는 명백히 큰 상처를 입었다.충격에 휩싸인 고수아는 커다란 눈을 뜨고 놀라 외쳤다.“넌 대체 누구야? 이게 무슨 사악한 기술이지?” 하지만 마정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마정희는 눈을 감고 전혀 움직이지 않으며 마치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방금 한 방을 맞고도 고수아는 아무리 어리석다 해도 이 여자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더는 공격을 하지 않았다.그러나 임건우의 몸속에 있던 여민지는 놀라며 말했다.“건우 씨, 저 땅에 앉아 있는 여자는 정말 이상해요. 여자한테서 제 동족의 기운이 느껴져요.”임건우는 신념으로 답했다.”마정희는 구마용족의 후손이야. 나도 구마 용족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용족의 일종이겠지?”여민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에요. 마정희한테서 느껴지는 건 조용의 기운이에요. 근데 이건 너무 이상해요. 우리 응룡 일족의 고대 기록에 따르면 조용은 이미 육계에서 사라졌어요. 어떤 사람들은 조용이 너무 강력해 천도를 거슬러 육계에서 살 수 없게 되어 결국 부주산에서 천도로 죽임을 당했다고 해요. 그 결과, 부주산 전체가 용의 무덤이 되었죠! 제 선조도 한때 그 용의 무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리 찾아도 발견하지 못했어요.”“설마 마정희가 조용의 환생일까?”이건 너무나 놀라운 일이었다.조용이라니!모든 용족의 선조인 조용의 힘은 얼마나 강력할까?마정희가 조용의 환생이 아니라 해도 조용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이미 대단한 존재임이 틀림없다.그때, 고수아가 갑자기 크게 외쳤다.고수아의 뒤에서 마신의 환영이 나타나 커다란 입을 벌리고 땅을 강하게 빨아들였다.그 과정에서 땅 위에 있던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